[이슈대담] 응원봉에 K팝까지…‘달라진 집회 문화’

입력 2025.04.14 (19:54) 수정 2025.04.1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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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2.3 계엄부터 탄핵선고까지 창원광장에서 목소리를 냈던 이들 중엔 촛불 대신 응원봉을 들고 K-POP 떼창을 불렀던 10대 청소년과 2·30대 청년들이 있었습니다.

오늘 이슈대담에서는 창원 촛불집회 사회자를 맡았던 경남청년유니온 김인애 위원장과 청년의 정치적 참여와 달라진 집회 문화에 관한 얘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창원시청 광장 집회 참여자들 사이에서 "진행 잘한다"는 호평을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동의하십니까?

[답변]

제가 잘했다기보다는 사람들이 잘 봐주셔서 너무 감사하고요.

호응이 잘 됐던 것 같아요.

의견도 많이 주시고 제가 "소녀시대가 명하노니" 하면 새로운 구호인데도 불구하고 "탄핵하고 체포해라"고 하고 기차놀이나 파도타기나 바로바로 해 주시더라고요.

[앵커]

집회를 준비하거나 참여하는 것까지는 마음을 낼 수 있겠지만, 사실 무대 위에서 사회를 본다는 건 또 다른 영역 같은데 재능이 있으셨던 건지.

어떻게 마이크를 잡게 되셨나요?

[답변]

제가 12월 8일부터 사회를 봤는데 7일에 국회 앞에 갔었거든요.

그래서 탄핵이 아예 투표 자체가 안 되게 국회의원,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제 나갔었잖아요.

그때 울면서 그 광경을 보면서 아 지역에 돌아오면 뭐라도 해야지 이런 마음을 먹고 내려왔었는데 마침 그다음 날 잡힌 긴급 집회에 저 같은 분들이 쏟아져 나왔더라고요.

그래서 10·20·30 여성들이 한 천 명 이상 나와서 보통 집회의 80% 이상을 차지했었어요.

그날 그래서 그때 “아, 이거는 감수성이 비슷한 사람이 해야겠다” 그렇게 해서 마이크를 잡게 됐습니다.

[앵커]

그런 용기가 사실 필요한 일이었을 것 같은데 그 순간 딱 용기가 나셨나 봐요.

[답변]

쏟아지는 이 응원봉을 어떻게든 이 분노를 같이 쏟아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던 거요.

기존에 다른 사회자가 계셨는데 그게 조금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아요.

[앵커]

집회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답변]

저는 가결된 날에 저희가 행진하고 돌아와서 무대에서 거의 스탠딩 파티가 이어졌었거든요.

다 같이 손 흔들고 노래를 신청하시고 같이 부르고 아는 사람 있으면 나와서 부르고 춤도 추고 그다음에 자기 피켓 나와서 흔들고 이런 게 있었고 신청곡 트는 동안 시간이 걸릴 때 제가 마이크를 이렇게 드렸어요.

그럴 때 다 한마디씩 하시더라고요.

짧게 “엄마가 오늘 마트에서 나오는 거 봤어. 언니랑 오늘만 같이 못 나왔어” 이런 분 계셨고 청소년 중에 한 분이 이제 저희는 할 일을 다 했으니 어른들 똑바로 해라, 뭐 이렇게 경고하시는 분도 계셨고 그런 게 너무 멋있었고요.

그다음에는 행진할 때인데 사실은 불안감이 높아졌을 때 제가 인스타에 댓글로 욕이 많이 달렸거든요.

“가만두지 않겠다” 걱정이 많았는데 행진을 막상 해보니까 엄청나게 호응이 좋고 또 이 불안감을 오히려 저희 행진 대오를 보고 조금 자신감 있게 보시는 분도 계시고 힘 받으시는 분도 계시고 저희야 맨날 하지만 그분들은 그 한 번으로 힘 많이 받으시는 것 같아서 더 기운 있게 한 것 같아요.

[앵커]

집회 현장에 2, 30대 청년뿐 아니라 10대 청소년들도 많았잖아요.

이들이 만들어가는 새로운 집회 문화도 화제가 됐죠?

[답변]

네, 당연히 응원봉 들고 나오시면 대단하시고 어떤 분은 응원봉 계속 들고 나오다가 안 끝나니까 깃발을 만들어서 이제 들고 나오시는데 그 깃발이 헤져서 박물관에 기증하신다고 하더라고요.

다들 그런 것도 있었고 또 아이돌 팬덤이 무난하다 보니까 아이돌 신청곡도 그 가사 좋은 거, 좀 희망찬 거, 힘내는 거, 승리하는 거 많이 제안해 주시기도 하고 또 록 페스티벌에 보니까 슬램이라는 문화가 있더라고요.

같이 퍼졌다가 소리 지르면서 뭉치는 그런 것도 저희가 광장이니까 가능했어요.

기차놀이도 신나게 하고 그런 것도 신나게 하고.

[앵커]

탄핵 집회에 10대 청소년과 2·30대 청년들의 참여가 두드러졌는데, 이들이 광장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답변]

정치가 원래는 멀어서 좀 자기 게 아니었는데 아마 자기 일상이 정치 한방으로 무너질 수 있다는 그 공포감이었던 것 같아요.

많이들 그 얘기하시고 또 하나는 내가 살아갈 미래에 누가 대신 어떻게 해주지 않는다는 걸 많이 깨달아서 내가 해야 하겠구나.

그 마음 갖고 많이 오시고 또 못 나오시는 분들은 오늘 일 있어서 못 나왔는데 부채감 그게 또 공동체가 돼서 가능했던 것 같아요.

[앵커]

마지막으로 청년이 바라는 대한민국의 정치는 어떤 모습입니까?

[답변]

이번 파면으로 대통령 한 명의 문제가 아니었다는 거를 아주 뼈저리게 다들 느낀 것 같고요.

그 내란 세력 청산을 하는 정치를 바라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또 대한민국의 출산율이나 취업률 많이 얘기하시는데 그게 어떤 청년 의제가 아니라 사실은 대한민국의 지금 판을 다 갈아엎어야 하는 거 아니냐, 기존 제도들의 한계가 속속들이 보여서 이번 기회에 판을 대한민국의 판을 새로 짜는 정치를 바라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미래세대의 바람대로 바른길로 나아가는 정치가 되길 바랍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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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대담] 응원봉에 K팝까지…‘달라진 집회 문화’
    • 입력 2025-04-14 19:54:18
    • 수정2025-04-14 20:20:29
    뉴스7(창원)
[앵커]

12.3 계엄부터 탄핵선고까지 창원광장에서 목소리를 냈던 이들 중엔 촛불 대신 응원봉을 들고 K-POP 떼창을 불렀던 10대 청소년과 2·30대 청년들이 있었습니다.

오늘 이슈대담에서는 창원 촛불집회 사회자를 맡았던 경남청년유니온 김인애 위원장과 청년의 정치적 참여와 달라진 집회 문화에 관한 얘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창원시청 광장 집회 참여자들 사이에서 "진행 잘한다"는 호평을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동의하십니까?

[답변]

제가 잘했다기보다는 사람들이 잘 봐주셔서 너무 감사하고요.

호응이 잘 됐던 것 같아요.

의견도 많이 주시고 제가 "소녀시대가 명하노니" 하면 새로운 구호인데도 불구하고 "탄핵하고 체포해라"고 하고 기차놀이나 파도타기나 바로바로 해 주시더라고요.

[앵커]

집회를 준비하거나 참여하는 것까지는 마음을 낼 수 있겠지만, 사실 무대 위에서 사회를 본다는 건 또 다른 영역 같은데 재능이 있으셨던 건지.

어떻게 마이크를 잡게 되셨나요?

[답변]

제가 12월 8일부터 사회를 봤는데 7일에 국회 앞에 갔었거든요.

그래서 탄핵이 아예 투표 자체가 안 되게 국회의원,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제 나갔었잖아요.

그때 울면서 그 광경을 보면서 아 지역에 돌아오면 뭐라도 해야지 이런 마음을 먹고 내려왔었는데 마침 그다음 날 잡힌 긴급 집회에 저 같은 분들이 쏟아져 나왔더라고요.

그래서 10·20·30 여성들이 한 천 명 이상 나와서 보통 집회의 80% 이상을 차지했었어요.

그날 그래서 그때 “아, 이거는 감수성이 비슷한 사람이 해야겠다” 그렇게 해서 마이크를 잡게 됐습니다.

[앵커]

그런 용기가 사실 필요한 일이었을 것 같은데 그 순간 딱 용기가 나셨나 봐요.

[답변]

쏟아지는 이 응원봉을 어떻게든 이 분노를 같이 쏟아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던 거요.

기존에 다른 사회자가 계셨는데 그게 조금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아요.

[앵커]

집회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답변]

저는 가결된 날에 저희가 행진하고 돌아와서 무대에서 거의 스탠딩 파티가 이어졌었거든요.

다 같이 손 흔들고 노래를 신청하시고 같이 부르고 아는 사람 있으면 나와서 부르고 춤도 추고 그다음에 자기 피켓 나와서 흔들고 이런 게 있었고 신청곡 트는 동안 시간이 걸릴 때 제가 마이크를 이렇게 드렸어요.

그럴 때 다 한마디씩 하시더라고요.

짧게 “엄마가 오늘 마트에서 나오는 거 봤어. 언니랑 오늘만 같이 못 나왔어” 이런 분 계셨고 청소년 중에 한 분이 이제 저희는 할 일을 다 했으니 어른들 똑바로 해라, 뭐 이렇게 경고하시는 분도 계셨고 그런 게 너무 멋있었고요.

그다음에는 행진할 때인데 사실은 불안감이 높아졌을 때 제가 인스타에 댓글로 욕이 많이 달렸거든요.

“가만두지 않겠다” 걱정이 많았는데 행진을 막상 해보니까 엄청나게 호응이 좋고 또 이 불안감을 오히려 저희 행진 대오를 보고 조금 자신감 있게 보시는 분도 계시고 힘 받으시는 분도 계시고 저희야 맨날 하지만 그분들은 그 한 번으로 힘 많이 받으시는 것 같아서 더 기운 있게 한 것 같아요.

[앵커]

집회 현장에 2, 30대 청년뿐 아니라 10대 청소년들도 많았잖아요.

이들이 만들어가는 새로운 집회 문화도 화제가 됐죠?

[답변]

네, 당연히 응원봉 들고 나오시면 대단하시고 어떤 분은 응원봉 계속 들고 나오다가 안 끝나니까 깃발을 만들어서 이제 들고 나오시는데 그 깃발이 헤져서 박물관에 기증하신다고 하더라고요.

다들 그런 것도 있었고 또 아이돌 팬덤이 무난하다 보니까 아이돌 신청곡도 그 가사 좋은 거, 좀 희망찬 거, 힘내는 거, 승리하는 거 많이 제안해 주시기도 하고 또 록 페스티벌에 보니까 슬램이라는 문화가 있더라고요.

같이 퍼졌다가 소리 지르면서 뭉치는 그런 것도 저희가 광장이니까 가능했어요.

기차놀이도 신나게 하고 그런 것도 신나게 하고.

[앵커]

탄핵 집회에 10대 청소년과 2·30대 청년들의 참여가 두드러졌는데, 이들이 광장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답변]

정치가 원래는 멀어서 좀 자기 게 아니었는데 아마 자기 일상이 정치 한방으로 무너질 수 있다는 그 공포감이었던 것 같아요.

많이들 그 얘기하시고 또 하나는 내가 살아갈 미래에 누가 대신 어떻게 해주지 않는다는 걸 많이 깨달아서 내가 해야 하겠구나.

그 마음 갖고 많이 오시고 또 못 나오시는 분들은 오늘 일 있어서 못 나왔는데 부채감 그게 또 공동체가 돼서 가능했던 것 같아요.

[앵커]

마지막으로 청년이 바라는 대한민국의 정치는 어떤 모습입니까?

[답변]

이번 파면으로 대통령 한 명의 문제가 아니었다는 거를 아주 뼈저리게 다들 느낀 것 같고요.

그 내란 세력 청산을 하는 정치를 바라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또 대한민국의 출산율이나 취업률 많이 얘기하시는데 그게 어떤 청년 의제가 아니라 사실은 대한민국의 지금 판을 다 갈아엎어야 하는 거 아니냐, 기존 제도들의 한계가 속속들이 보여서 이번 기회에 판을 대한민국의 판을 새로 짜는 정치를 바라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미래세대의 바람대로 바른길로 나아가는 정치가 되길 바랍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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