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호관세 유예 결정…여파와 과제는? [뉴스in뉴스]

입력 2025.04.11 (12:50) 수정 2025.04.11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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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이 중국을 제외한 나라들에 상호관세 적용을 석 달간 미루기로 했죠.

정부와 기업들은 일단은 한시름 놓았다는 반응이지만 앞으로가 걱정입니다.

이번 조치에 따른 여파가 무엇이며 어떤 과제들이 남은 건지, 경제산업부 이지은 기자와 자세히 살펴봅니다.

이 기자, 미국이 상호관세를 시작한 지 하루도 채 안 돼서 유예 결정을 했는데 그 배경이 뭔가요?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지시각으로 9일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한다고 전격 발표했습니다.

관세 발표 13시간 만이었는데요.

중국을 제외한 나라엔 앞으로 90일 간은 10% 기본 관세만 적용됩니다.

관세 유예 이유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사람들이 겁을 먹은 것 같다"고 답했는데요.

증시가 급락하고, 국채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금융시장의 경고음이 높아지자, 미국 내 비판 여론이 거세진 게 영향을 미쳤을 거란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수출 기업 입장에선 한 고비 넘긴 건데, 우려는 여전하다고요?

[기자]

일단 기업들은 한숨 돌린 분위기입니다.

그러나 10% 관세가 그대로 남아있죠.

특히 중국에 대한 관세율이 145%까지 높아지면서, 중국산 제품의 미국 수출길이 막힐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요.

중국 제품 생산에 필요한 부품을 수출하는 우리 기업의 피해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또 대미 수출길이 좁아진 중국 제품이 유럽 등 나라로 옮겨 가면 우리 수출 시장 축소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앵커]

유예 기간 동안 재협상이 관건인데, 미국의 요구 조건이 만만치 않다고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의 통화에서 방위비를 거론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한국이 '머니 머신'이라며, 방위비를 100억 달러, 우리 돈 14조 7천억 원으로 10배 이상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죠.

관세를 앞세워 주한미군 전략자산 전개 비용을 청구하고, 미국 무기 대량 구입을 요구하는 등 안보 비용을 무역과 같이 테이블에 올리려 할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은 또 자국 LNG를 한국이 수입하고 조선업도 협력해주길 원하고 있죠.

관세 협상을 하려면 뭐든 카드를 내놓으라고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건데, 정부는 보복 형태로 대응할 경우 피해가 더 클 거로 보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관세를 피하려면 여력이 되는 기업은 결국 미국 생산을 늘리는 방향으로 갈텐데, 이러다보면 우리 제조업에도 영향이 있지 않을까요?

[기자]

이미 대기업들은 잇따라 생산기지를 미국으로 옮기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국내 생산 기지 축소는 불가피한 거 아니냐, 우려가 나오는데요.

한 예로, 한국 GM은 생산하는 차량의 80% 넘게 미국에 수출하다보니, 공장 폐쇄설까지 돌고, 지역도 술렁입니다.

현장의 목소리 들어보시죠.

[김형희/군산시 오식도동 발전협의회장 : "지금 뭐 그냥 버틴다는 게 맞거든요. 기업체들에 의존도가 높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지금은 빚을 내서 버티시는 분들도 있고."]

[GM 부평공장 인근 상인/음성변조 : "(손님) 거의 반 이상은 GM이죠. 직원이 한두 명이 아니니까."]

미국의 자국 제조업 부흥 전략에 우리 지역 산업이 소멸되는 거 아니냐, 우려가 나옵니다.

[앵커]

그런에 이 관세 때문에 오히려 미국 금융시장이 불안을 겪는 모양새입니다.

최근 며칠 간 미국 증시가 요동을 쳤죠?

[기자]

상호관세 유예 소식에 어제는 미국 나스닥 지수가 12% 넘게 폭등했죠.

그래프를 보면 상호 관세 유예 소식이 전해진 미국 동부 시각 9일 오후 1시 직후부터 주가지수 그래프는 급격한 상승 곡선을 그렸습니다.

그런데 하루 만에 뉴욕 주식 시장 3대 지수가 폭락 마감했습니다.

다우지수는 2.5%, S&P500지수는 3.46%, 나스닥지수는 4.31% 하락했는데요.

미·중 간 관세전쟁이 본격화되는 모습이 부각되면서 미국의 물가 상승과 경제 둔화 등을 우려한 시장의 반응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우리나라도 주가와 환율이 큰 폭으로 오르내리면서 영향을 받고 있죠?

[기자]

상호관세가 정식 발효된 9일 코스피가 2,300선까지 주저앉고 환율도 1,500원선에 다가섰죠.

그런데 다음날 유예 결정이 나오자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반등했는데요.

최근 '팔자' 흐름을 이끌었던 외국인과 기관이 모처럼 순매수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환율도 1달러에 1,450원대로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미국 증시와 마찬가지로 오늘 우리 주가도 개장 후 소폭 하락 출발한 모습인데요.

관세 갈등과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세계 금융 시장을 흔들고 있습니다.

[앵커]

앞으로 남은 시간 어떻게 진전된 협상을 이끌어 낼 것인가가 중요한데 우리 정부의 계획은 뭔가요?

[기자]

정부는 상호관세가 유예된 90일 간 관세 협상에 집중한다는 입장입니다.

범정부 TF를 꾸려 부처 간 신속한 정보 공유로 공동 대응해 나갈 계획입니다.

다만 방위비 분담금에 대해선 최대한 말을 아끼는 분위기입니다.

관세와 경제 현안을 묶은 이른바 '패키지 딜'을 준비하고 안보 비용은 향후 협상 카드로 남겨두려 할 거로 보입니다.

정부는 특히 그동안 우리가 국방비 증액 등을 통해 한미 연합방위 태세에 얼마나 크게 기여해 왔는지를 미국에 적극 설득한다는 방침입니다.

영상편집:강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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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4-11 12:50:33
    • 수정2025-04-11 22: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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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이 중국을 제외한 나라들에 상호관세 적용을 석 달간 미루기로 했죠.

정부와 기업들은 일단은 한시름 놓았다는 반응이지만 앞으로가 걱정입니다.

이번 조치에 따른 여파가 무엇이며 어떤 과제들이 남은 건지, 경제산업부 이지은 기자와 자세히 살펴봅니다.

이 기자, 미국이 상호관세를 시작한 지 하루도 채 안 돼서 유예 결정을 했는데 그 배경이 뭔가요?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지시각으로 9일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한다고 전격 발표했습니다.

관세 발표 13시간 만이었는데요.

중국을 제외한 나라엔 앞으로 90일 간은 10% 기본 관세만 적용됩니다.

관세 유예 이유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사람들이 겁을 먹은 것 같다"고 답했는데요.

증시가 급락하고, 국채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금융시장의 경고음이 높아지자, 미국 내 비판 여론이 거세진 게 영향을 미쳤을 거란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수출 기업 입장에선 한 고비 넘긴 건데, 우려는 여전하다고요?

[기자]

일단 기업들은 한숨 돌린 분위기입니다.

그러나 10% 관세가 그대로 남아있죠.

특히 중국에 대한 관세율이 145%까지 높아지면서, 중국산 제품의 미국 수출길이 막힐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요.

중국 제품 생산에 필요한 부품을 수출하는 우리 기업의 피해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또 대미 수출길이 좁아진 중국 제품이 유럽 등 나라로 옮겨 가면 우리 수출 시장 축소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앵커]

유예 기간 동안 재협상이 관건인데, 미국의 요구 조건이 만만치 않다고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의 통화에서 방위비를 거론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한국이 '머니 머신'이라며, 방위비를 100억 달러, 우리 돈 14조 7천억 원으로 10배 이상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죠.

관세를 앞세워 주한미군 전략자산 전개 비용을 청구하고, 미국 무기 대량 구입을 요구하는 등 안보 비용을 무역과 같이 테이블에 올리려 할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은 또 자국 LNG를 한국이 수입하고 조선업도 협력해주길 원하고 있죠.

관세 협상을 하려면 뭐든 카드를 내놓으라고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건데, 정부는 보복 형태로 대응할 경우 피해가 더 클 거로 보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관세를 피하려면 여력이 되는 기업은 결국 미국 생산을 늘리는 방향으로 갈텐데, 이러다보면 우리 제조업에도 영향이 있지 않을까요?

[기자]

이미 대기업들은 잇따라 생산기지를 미국으로 옮기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국내 생산 기지 축소는 불가피한 거 아니냐, 우려가 나오는데요.

한 예로, 한국 GM은 생산하는 차량의 80% 넘게 미국에 수출하다보니, 공장 폐쇄설까지 돌고, 지역도 술렁입니다.

현장의 목소리 들어보시죠.

[김형희/군산시 오식도동 발전협의회장 : "지금 뭐 그냥 버틴다는 게 맞거든요. 기업체들에 의존도가 높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지금은 빚을 내서 버티시는 분들도 있고."]

[GM 부평공장 인근 상인/음성변조 : "(손님) 거의 반 이상은 GM이죠. 직원이 한두 명이 아니니까."]

미국의 자국 제조업 부흥 전략에 우리 지역 산업이 소멸되는 거 아니냐, 우려가 나옵니다.

[앵커]

그런에 이 관세 때문에 오히려 미국 금융시장이 불안을 겪는 모양새입니다.

최근 며칠 간 미국 증시가 요동을 쳤죠?

[기자]

상호관세 유예 소식에 어제는 미국 나스닥 지수가 12% 넘게 폭등했죠.

그래프를 보면 상호 관세 유예 소식이 전해진 미국 동부 시각 9일 오후 1시 직후부터 주가지수 그래프는 급격한 상승 곡선을 그렸습니다.

그런데 하루 만에 뉴욕 주식 시장 3대 지수가 폭락 마감했습니다.

다우지수는 2.5%, S&P500지수는 3.46%, 나스닥지수는 4.31% 하락했는데요.

미·중 간 관세전쟁이 본격화되는 모습이 부각되면서 미국의 물가 상승과 경제 둔화 등을 우려한 시장의 반응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우리나라도 주가와 환율이 큰 폭으로 오르내리면서 영향을 받고 있죠?

[기자]

상호관세가 정식 발효된 9일 코스피가 2,300선까지 주저앉고 환율도 1,500원선에 다가섰죠.

그런데 다음날 유예 결정이 나오자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반등했는데요.

최근 '팔자' 흐름을 이끌었던 외국인과 기관이 모처럼 순매수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환율도 1달러에 1,450원대로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미국 증시와 마찬가지로 오늘 우리 주가도 개장 후 소폭 하락 출발한 모습인데요.

관세 갈등과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세계 금융 시장을 흔들고 있습니다.

[앵커]

앞으로 남은 시간 어떻게 진전된 협상을 이끌어 낼 것인가가 중요한데 우리 정부의 계획은 뭔가요?

[기자]

정부는 상호관세가 유예된 90일 간 관세 협상에 집중한다는 입장입니다.

범정부 TF를 꾸려 부처 간 신속한 정보 공유로 공동 대응해 나갈 계획입니다.

다만 방위비 분담금에 대해선 최대한 말을 아끼는 분위기입니다.

관세와 경제 현안을 묶은 이른바 '패키지 딜'을 준비하고 안보 비용은 향후 협상 카드로 남겨두려 할 거로 보입니다.

정부는 특히 그동안 우리가 국방비 증액 등을 통해 한미 연합방위 태세에 얼마나 크게 기여해 왔는지를 미국에 적극 설득한다는 방침입니다.

영상편집:강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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