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의 아침] “눈물나게 고맙습니다…여객기 참사 현장 봉사·후원 물결”
입력 2025.01.03 (11:21)
수정 2025.01.03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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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 [출발 무등의 아침] ■ 방송시간 : 08:30∼09:00 KBS광주 1R FM 90.5 MHz ■ 진행 : 정길훈 앵커 ■ 출연 : 허강숙 전라남도 자원봉사센터장 ■ 구성 : 정유라 작가 ■ 기술 : 김기덕 감독 |
▶유튜브 영상 바로가기 주소 https://www.youtube.com/watch?v=MLXj8Vay80E
◇ 정길훈 (이하 정길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오늘로 엿새째입니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유가족들은 큰 상실감을 겪고 있는데요. 이들의 곁을 묵묵히 지켜주는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자원봉사자들인데요. 유가족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환경 정화, 물품 지원 등 다양한 봉사활동으로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고 합니다. 허강숙 전라남도 자원봉사센터장 연결해서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허강숙 전라남도 자원봉사센터장 (이하 허강숙): 안녕하십니까?
◇ 정길훈: 참사가 일어난 지 오늘로 엿새째인데요. 참사 당일부터 무안공항에서 봉사활동 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현재 상황은 어떻습니까?
◆ 허강숙: 지금도 밤 12시부터 자원봉사자 분들이 접수 계속하고 계시고요. 새벽 5~6시부터 오늘 벌써 105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접수했고 물품 후원도 이른 아침부터 계속 들어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유가족 분들도 간혹 오시는 분들도 계시고 아직 현장 상황이 혼잡합니다.
◇ 정길훈: 매일매일 자원봉사자 신청을 받고 계신 건가요?
◆ 허강숙: 그렇습니다. 매일매일 하기도 하고요. 또 단체 분들은 예약을 미리 주십니다. 그 인원도 감안해서 하는데 전국에서 자원봉사자 분들이 워낙 많이 오셔서 거의 하루에 많을 때는 1000명 가까이 오시다 보니까 자원봉사자 분들이 여기저기 현장에 지원하는 데 있어서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을 합니다.
◇ 정길훈: 자원봉사자들은 주로 어디에서 어떤 봉사 활동을 펴고 있습니까?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허강숙: 가장 많은 데는 식사 문제거든요. 식사 지원 그래서 1일 한 3000명분에서 4000명분 정도 식사를 만들어야 되기 때문에 음식 지원하는 데 봉사자들이 많이 가 계시고요. 그다음에 차라든가 음료, 날씨가 춥다 보니까 그런 지원도 많이 하고요. 교통 정리를 밖에서 합니다. 오신 분들 차 정리도 하고 안에 들어오시는 분들 질서 유지 관리도 하고 있고요. 분향소 쪽 안내한다든지 후원 물품 접수하고 그런 데 인력이 많이 필요하고요. 또 그것을 지원하는 그런 부분 그리고 환경 정리, 밥차가 6대 정도 있거든요. 현장에서 밥차 하는 데 그쪽에도 자원봉사자들이 상당히 많이 투입되어 있습니다.
◇ 정길훈: 조금 전에 전국에서 자원봉사자 신청이 늘고 있다고 하는데요. 대략 하루 평균 몇 명 정도가 자원봉사 활동에 투입되고 있습니까?
◆ 허강숙: 오늘까지 누계가 5일 동안 3400명 정도 됩니다. 많은 날은 940명, 순수하게 저에게 전남자원봉사센터에 등록해서 활동하신 분이 제일 많은 날은 그저께 휴일이었잖아요. 그때 940명 지원했을 때 가장 많았고요. 주로 600~700명은 고정적으로 봉사자들이 오시고 계십니다.
◇ 정길훈: 전남자원봉사센터 외에도 다른 기관에서도 아마 봉사 활동 펴는 분들이 있을 텐데 서로 역할 분담은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허강숙: 그분들도 현장에 물품 가지고 오셔서 지원하는 것을 하고 계세요. 종교계에서도 종교별로 들어와서도 계시고 그렇게 해서 물품을 갖고 오셔서 지원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 정길훈: 현장에서 음식을 만들거나 교통정리하거나 이런 분들 외에도 그런 물품 후원을 하시는 분들이 많은 모양이네요.
◆ 허강숙: 한 군데에서 이렇게 자리를 해놓고 만들어놓고 거기에서 또 오시는 분들 유가족 분들이나 자원봉사자 분들이나 여기 분향하러 오신 분들을 차라든가 지원해 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 정길훈: 방송 뉴스를 보면 지금 유가족들이 공항 대합실에 있는 텐트에서 주로 생활을 하기 때문에 그분들이 생활하는 데 필요한 물품이 많을 것 같은데 주로 어떤 물품이 후원되고 있습니까?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허강숙: 처음에는 따뜻한 차라든지 죽이라든가 주로 드시는 쪽에 신경을 썼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분들이 여기 계속 상주를 하고 계시다 보니까 속옷이라든지 편하게 입을 수 있는 트레이닝복이라든가 슬리퍼 또 밤에 추워지면 핫팩이라든지 라면이나 차 종류 이런 것을 많이 찾으십니다.
◇ 정길훈: 누적해서 자원봉사자가 닷새 동안 3500명 된다고 했는데요. 자원봉사자들 그분들도 저마다의 사연이 있을 것 같아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자원봉사자 어떤 분이 있습니까?
◆ 허강숙: 딱 10년 전에 2014년에 세월호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때 정말 장기였잖아요. 그 현장에서 봉사하셨던 분들이 다시 여기 와서 10년 만에 이렇게 와서 또 장기적으로 여기서 지금 주무시고 하시면서 철야도 하시고 가끔 쪽잠 주무시면서 하시는 분들이 여러 분이 계세요. 좋은 일로 자주 보면 좋겠는데 안 좋은 일로 전남에서 이런 상황이 생겨서 너무 안타깝다고 해서 그런 분들을 보면서 10년 전 그 사건이 또다시 생각이 났고요. 참사 있었던 첫날에 저희 식사 지원이나 이런 준비하는 과정이 안 되어 있을 때 서울에서 피자 가게 하신 분이 직접 피자를 가지고 만들어서 오셔서 4시간을 자가용으로 운전을 해서요. 그래서 현장에 사실은 수습하는 데 경찰, 군인, 소방대, 과수대 이런 직원들이 한 350명 정도 있거든요. 첫날부터 지금까지. 그분들에게 일단 지원을 했는데 그분들이 피자를 맛있게 잘 드셨다고 하셔서 그런 부분이 정말 감사했고 그런 기억이 납니다.
◇ 정길훈: 최근 뉴스에 안유성 셰프가 200인분의 김밥을 만들어서 후원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는데요.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허강숙: 그분 흑백요리사에서 더 유명해지셨는데 김밥이랑 샌드위치 지원을 제가 좀 받았는데 그분도 바쁘시고 하실 텐데 오셨더라고요. 그리고 만들면 금방 매진 되는 것이라네요. 그런데 여기 갖고 오셔서 직접 요리도 해서 죽도 해서 주셔서요. 그때 안 셰프님 보려고 많이 몰려들고 했었는데 그것도 참 인상깊었던 것 같습니다.
◇ 정길훈: 지금 센터장님도 현장에서 매일 유가족들을 마주하실 텐데 유가족들이 호소하는 지금 필요하다는 물품이나 그런 것이 있을까요?
◆ 허강숙: 주로 전복죽이라든지 죽을 많이 지원하지만 사실 그분들이 마음이 제일 힘들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여기도 쓰러지신 분도 계시고 하다 보니까 지금 영양제라든가 수액을 계속해서 공급을 해서 맞게 하고 있고요. 그런 부분이 필요하더라고요. 심리 지원도 해드려야 되고 또 지금 아이들도 같이 있는 그런 텐트가 많아요. 아이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돌봄이나 놀이 이런 것을 할 수 있도록 부모와 함께 와서 거기도 지금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 정길훈: 사고 수습을 위해서 현장이 매우 정신없이 돌아갈 것 같은데요. 인력 부족이나 자원봉사자들에게 또 다른 어려움은 없습니까?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허강숙: 처음 왔을 때는 자원봉사자 분들이 밤에 오셔서 야간에 활동해주시겠다고 오신 분들도 상당히 계시거든요. 아무래도 잠을 안 주무시고 봉사를 한다고 한두 시간이라도 누워서 좀 쉴 수 있는 공간이 처음에는 부족했는데 지금 차츰차츰 야간 봉사자들이 늘어나다 보니까 그런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여기 공항이다 보니까 공간 마련이 쉽지 않더라고요. 그것을 공항과 협의하는 과정들이 조금 힘들고 그랬는데 지금은 협조가 되고 있고요. 그리고 또 워낙 후원 물품이 많이 들어오다 보니까 후원 물품을 보관할 수 있는 창고로 쓸 수 있는 그것이 너무 부족해서 또 많이 차면 또 다른 공간을 요구해서 해야 되고 또 차면 그런 부분들도 사실은 좀 많이 힘듭니다. 그런데 지금은 서로서로 협조해 가면서 하고 있습니다.
◇ 정길훈: 자원봉사자들이 봉사활동 중간에 쉴 수 있는 공간, 그런 공간이 마련돼 있습니까?
◆ 허강숙: 네. 그래서 그런 부분을 지금 여기 공항에 또 오니까 아이들과 같이 기저귀도 갈 수 있고 엄마랑 같이 있을 수 있는 그런 공간들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공간을 협조해서 그런 데를 자원봉사자들이 가끔씩 쉬기도 하고 안에 들어가서 식사도 하시고 교대로 그렇게 쓰고 있습니다. 그런 공간들이 공항이다 보니까 많지 않더라고요. 협조를 받아서 여자 샤워실을 자원봉사자 분들 샤워할 수 있다고 그런 공간을 지금 현재는 마련을 해놓고요. 그냥 사무실을 쓰는 공간들을 여성 휴게소, 남성 휴게소 해서 분리해서 그것도 마련을 해놨습니다. 그리고 하다 또 부족하면 또 하나 공간을 마련해주도록 부탁을 드리고 있습니다.
◇ 정길훈: 지금 전남자원봉사센터의 경우 2014년 세월호 참사 때도 자원봉사 활동을 했었잖아요. 그때 경험이 여객기 참사 현장에서의 자원봉사 활동에도 일정 정도 도움을 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 허강숙: 많이 도움이 됩니다. 그때 하셨던 분들이 어떤 매뉴얼이 그분들 머릿속에 있는 것이잖아요. 저희도 매뉴얼이 있어서 그 매뉴얼대로 하지만 그분들이 어찌 보면 현장에서 하신 분들이 더 많이 아세요. 그러다 보니까 이런 부분은 그때 보니까 이렇게 하니까 좋더라 하는 부분들을 처음에 우왕좌왕할 때 말씀을 해주셔서 도움이 많이 되고 그랬습니다. 그분들은 어떻게 해달라는 이야기를 안 해도 알아서 찾아서 하시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굉장히 편하기도 하고요. 그분들이 또 많이 야간에 하시면서, 다른 분들은 들어가서 좀 주무시기도 하고 그러는데 그분들은 주무시지도 않고 정신력으로 버티고 계시는 것 같아요. 유가족보다 우리가 더 힘들겠느냐 이런 말씀을 하시는데 참 그런 것이 눈물겹고 그렇습니다.
◇ 정길훈: 이 방송을 듣는 청취자들 가운데서도 나도 봉사활동에 직접 참여하고 싶다 또는 현장에 가지는 못하지만 물품 후원이라도 하고 싶다 이런 분들이 있을 것 같아요. 어떻게 참여할 수 있습니까?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허강숙: 전국에서 구호 물품 보내주시고 자원봉사 등록해서 와서 활동해주시고 바빠서 못 오시지만 정말 여기를 안타깝게 생각하고 계시는 분들 정말정말 눈물나게 고맙게 생각하고요. 혹시 후원 물품을 보내주신다면 저희에게 전화를 미리 주셔서 어떤 물품이 필요한가 해서 여기에 정말 필요한 물건으로 지원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고요. 또 그리고 자원봉사자 분들도 미리 단체로 오신 분들은 미리 전화를 주시면 저희가 인력 배치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고요. 그리고 택배로 너무 많이 익명으로도 오고요. 그렇게 하는데 그런 부분도 저희에게 전화로 문의하셔서 현장에 필요한 물품으로 보내주시면 우리가 지원을 하는 데 좀 더 편리하겠다 이런 말씀을 드립니다. 정말 이렇게 많이 지원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 정길훈: 나눔과 연대의 정신이 빛을 발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허강숙: 감사합니다.
◇ 정길훈: 지금까지 허강숙 전라남도 자원봉사센터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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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2025-01-03 11:23:02
■ 프로그램명 : [출발 무등의 아침] ■ 방송시간 : 08:30∼09:00 KBS광주 1R FM 90.5 MHz ■ 진행 : 정길훈 앵커 ■ 출연 : 허강숙 전라남도 자원봉사센터장 ■ 구성 : 정유라 작가 ■ 기술 : 김기덕 감독 |
▶유튜브 영상 바로가기 주소 https://www.youtube.com/watch?v=MLXj8Vay80E
◇ 정길훈 (이하 정길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오늘로 엿새째입니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유가족들은 큰 상실감을 겪고 있는데요. 이들의 곁을 묵묵히 지켜주는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자원봉사자들인데요. 유가족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환경 정화, 물품 지원 등 다양한 봉사활동으로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고 합니다. 허강숙 전라남도 자원봉사센터장 연결해서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허강숙 전라남도 자원봉사센터장 (이하 허강숙): 안녕하십니까?
◇ 정길훈: 참사가 일어난 지 오늘로 엿새째인데요. 참사 당일부터 무안공항에서 봉사활동 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현재 상황은 어떻습니까?
◆ 허강숙: 지금도 밤 12시부터 자원봉사자 분들이 접수 계속하고 계시고요. 새벽 5~6시부터 오늘 벌써 105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접수했고 물품 후원도 이른 아침부터 계속 들어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유가족 분들도 간혹 오시는 분들도 계시고 아직 현장 상황이 혼잡합니다.
◇ 정길훈: 매일매일 자원봉사자 신청을 받고 계신 건가요?
◆ 허강숙: 그렇습니다. 매일매일 하기도 하고요. 또 단체 분들은 예약을 미리 주십니다. 그 인원도 감안해서 하는데 전국에서 자원봉사자 분들이 워낙 많이 오셔서 거의 하루에 많을 때는 1000명 가까이 오시다 보니까 자원봉사자 분들이 여기저기 현장에 지원하는 데 있어서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을 합니다.
◇ 정길훈: 자원봉사자들은 주로 어디에서 어떤 봉사 활동을 펴고 있습니까?
◆ 허강숙: 가장 많은 데는 식사 문제거든요. 식사 지원 그래서 1일 한 3000명분에서 4000명분 정도 식사를 만들어야 되기 때문에 음식 지원하는 데 봉사자들이 많이 가 계시고요. 그다음에 차라든가 음료, 날씨가 춥다 보니까 그런 지원도 많이 하고요. 교통 정리를 밖에서 합니다. 오신 분들 차 정리도 하고 안에 들어오시는 분들 질서 유지 관리도 하고 있고요. 분향소 쪽 안내한다든지 후원 물품 접수하고 그런 데 인력이 많이 필요하고요. 또 그것을 지원하는 그런 부분 그리고 환경 정리, 밥차가 6대 정도 있거든요. 현장에서 밥차 하는 데 그쪽에도 자원봉사자들이 상당히 많이 투입되어 있습니다.
◇ 정길훈: 조금 전에 전국에서 자원봉사자 신청이 늘고 있다고 하는데요. 대략 하루 평균 몇 명 정도가 자원봉사 활동에 투입되고 있습니까?
◆ 허강숙: 오늘까지 누계가 5일 동안 3400명 정도 됩니다. 많은 날은 940명, 순수하게 저에게 전남자원봉사센터에 등록해서 활동하신 분이 제일 많은 날은 그저께 휴일이었잖아요. 그때 940명 지원했을 때 가장 많았고요. 주로 600~700명은 고정적으로 봉사자들이 오시고 계십니다.
◇ 정길훈: 전남자원봉사센터 외에도 다른 기관에서도 아마 봉사 활동 펴는 분들이 있을 텐데 서로 역할 분담은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 허강숙: 그분들도 현장에 물품 가지고 오셔서 지원하는 것을 하고 계세요. 종교계에서도 종교별로 들어와서도 계시고 그렇게 해서 물품을 갖고 오셔서 지원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 정길훈: 현장에서 음식을 만들거나 교통정리하거나 이런 분들 외에도 그런 물품 후원을 하시는 분들이 많은 모양이네요.
◆ 허강숙: 한 군데에서 이렇게 자리를 해놓고 만들어놓고 거기에서 또 오시는 분들 유가족 분들이나 자원봉사자 분들이나 여기 분향하러 오신 분들을 차라든가 지원해 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 정길훈: 방송 뉴스를 보면 지금 유가족들이 공항 대합실에 있는 텐트에서 주로 생활을 하기 때문에 그분들이 생활하는 데 필요한 물품이 많을 것 같은데 주로 어떤 물품이 후원되고 있습니까?
◆ 허강숙: 처음에는 따뜻한 차라든지 죽이라든가 주로 드시는 쪽에 신경을 썼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분들이 여기 계속 상주를 하고 계시다 보니까 속옷이라든지 편하게 입을 수 있는 트레이닝복이라든가 슬리퍼 또 밤에 추워지면 핫팩이라든지 라면이나 차 종류 이런 것을 많이 찾으십니다.
◇ 정길훈: 누적해서 자원봉사자가 닷새 동안 3500명 된다고 했는데요. 자원봉사자들 그분들도 저마다의 사연이 있을 것 같아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자원봉사자 어떤 분이 있습니까?
◆ 허강숙: 딱 10년 전에 2014년에 세월호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때 정말 장기였잖아요. 그 현장에서 봉사하셨던 분들이 다시 여기 와서 10년 만에 이렇게 와서 또 장기적으로 여기서 지금 주무시고 하시면서 철야도 하시고 가끔 쪽잠 주무시면서 하시는 분들이 여러 분이 계세요. 좋은 일로 자주 보면 좋겠는데 안 좋은 일로 전남에서 이런 상황이 생겨서 너무 안타깝다고 해서 그런 분들을 보면서 10년 전 그 사건이 또다시 생각이 났고요. 참사 있었던 첫날에 저희 식사 지원이나 이런 준비하는 과정이 안 되어 있을 때 서울에서 피자 가게 하신 분이 직접 피자를 가지고 만들어서 오셔서 4시간을 자가용으로 운전을 해서요. 그래서 현장에 사실은 수습하는 데 경찰, 군인, 소방대, 과수대 이런 직원들이 한 350명 정도 있거든요. 첫날부터 지금까지. 그분들에게 일단 지원을 했는데 그분들이 피자를 맛있게 잘 드셨다고 하셔서 그런 부분이 정말 감사했고 그런 기억이 납니다.
◇ 정길훈: 최근 뉴스에 안유성 셰프가 200인분의 김밥을 만들어서 후원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는데요.
◆ 허강숙: 그분 흑백요리사에서 더 유명해지셨는데 김밥이랑 샌드위치 지원을 제가 좀 받았는데 그분도 바쁘시고 하실 텐데 오셨더라고요. 그리고 만들면 금방 매진 되는 것이라네요. 그런데 여기 갖고 오셔서 직접 요리도 해서 죽도 해서 주셔서요. 그때 안 셰프님 보려고 많이 몰려들고 했었는데 그것도 참 인상깊었던 것 같습니다.
◇ 정길훈: 지금 센터장님도 현장에서 매일 유가족들을 마주하실 텐데 유가족들이 호소하는 지금 필요하다는 물품이나 그런 것이 있을까요?
◆ 허강숙: 주로 전복죽이라든지 죽을 많이 지원하지만 사실 그분들이 마음이 제일 힘들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여기도 쓰러지신 분도 계시고 하다 보니까 지금 영양제라든가 수액을 계속해서 공급을 해서 맞게 하고 있고요. 그런 부분이 필요하더라고요. 심리 지원도 해드려야 되고 또 지금 아이들도 같이 있는 그런 텐트가 많아요. 아이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돌봄이나 놀이 이런 것을 할 수 있도록 부모와 함께 와서 거기도 지금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 정길훈: 사고 수습을 위해서 현장이 매우 정신없이 돌아갈 것 같은데요. 인력 부족이나 자원봉사자들에게 또 다른 어려움은 없습니까?
◆ 허강숙: 처음 왔을 때는 자원봉사자 분들이 밤에 오셔서 야간에 활동해주시겠다고 오신 분들도 상당히 계시거든요. 아무래도 잠을 안 주무시고 봉사를 한다고 한두 시간이라도 누워서 좀 쉴 수 있는 공간이 처음에는 부족했는데 지금 차츰차츰 야간 봉사자들이 늘어나다 보니까 그런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여기 공항이다 보니까 공간 마련이 쉽지 않더라고요. 그것을 공항과 협의하는 과정들이 조금 힘들고 그랬는데 지금은 협조가 되고 있고요. 그리고 또 워낙 후원 물품이 많이 들어오다 보니까 후원 물품을 보관할 수 있는 창고로 쓸 수 있는 그것이 너무 부족해서 또 많이 차면 또 다른 공간을 요구해서 해야 되고 또 차면 그런 부분들도 사실은 좀 많이 힘듭니다. 그런데 지금은 서로서로 협조해 가면서 하고 있습니다.
◇ 정길훈: 자원봉사자들이 봉사활동 중간에 쉴 수 있는 공간, 그런 공간이 마련돼 있습니까?
◆ 허강숙: 네. 그래서 그런 부분을 지금 여기 공항에 또 오니까 아이들과 같이 기저귀도 갈 수 있고 엄마랑 같이 있을 수 있는 그런 공간들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공간을 협조해서 그런 데를 자원봉사자들이 가끔씩 쉬기도 하고 안에 들어가서 식사도 하시고 교대로 그렇게 쓰고 있습니다. 그런 공간들이 공항이다 보니까 많지 않더라고요. 협조를 받아서 여자 샤워실을 자원봉사자 분들 샤워할 수 있다고 그런 공간을 지금 현재는 마련을 해놓고요. 그냥 사무실을 쓰는 공간들을 여성 휴게소, 남성 휴게소 해서 분리해서 그것도 마련을 해놨습니다. 그리고 하다 또 부족하면 또 하나 공간을 마련해주도록 부탁을 드리고 있습니다.
◇ 정길훈: 지금 전남자원봉사센터의 경우 2014년 세월호 참사 때도 자원봉사 활동을 했었잖아요. 그때 경험이 여객기 참사 현장에서의 자원봉사 활동에도 일정 정도 도움을 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 허강숙: 많이 도움이 됩니다. 그때 하셨던 분들이 어떤 매뉴얼이 그분들 머릿속에 있는 것이잖아요. 저희도 매뉴얼이 있어서 그 매뉴얼대로 하지만 그분들이 어찌 보면 현장에서 하신 분들이 더 많이 아세요. 그러다 보니까 이런 부분은 그때 보니까 이렇게 하니까 좋더라 하는 부분들을 처음에 우왕좌왕할 때 말씀을 해주셔서 도움이 많이 되고 그랬습니다. 그분들은 어떻게 해달라는 이야기를 안 해도 알아서 찾아서 하시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굉장히 편하기도 하고요. 그분들이 또 많이 야간에 하시면서, 다른 분들은 들어가서 좀 주무시기도 하고 그러는데 그분들은 주무시지도 않고 정신력으로 버티고 계시는 것 같아요. 유가족보다 우리가 더 힘들겠느냐 이런 말씀을 하시는데 참 그런 것이 눈물겹고 그렇습니다.
◇ 정길훈: 이 방송을 듣는 청취자들 가운데서도 나도 봉사활동에 직접 참여하고 싶다 또는 현장에 가지는 못하지만 물품 후원이라도 하고 싶다 이런 분들이 있을 것 같아요. 어떻게 참여할 수 있습니까?
◆ 허강숙: 전국에서 구호 물품 보내주시고 자원봉사 등록해서 와서 활동해주시고 바빠서 못 오시지만 정말 여기를 안타깝게 생각하고 계시는 분들 정말정말 눈물나게 고맙게 생각하고요. 혹시 후원 물품을 보내주신다면 저희에게 전화를 미리 주셔서 어떤 물품이 필요한가 해서 여기에 정말 필요한 물건으로 지원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고요. 또 그리고 자원봉사자 분들도 미리 단체로 오신 분들은 미리 전화를 주시면 저희가 인력 배치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고요. 그리고 택배로 너무 많이 익명으로도 오고요. 그렇게 하는데 그런 부분도 저희에게 전화로 문의하셔서 현장에 필요한 물품으로 보내주시면 우리가 지원을 하는 데 좀 더 편리하겠다 이런 말씀을 드립니다. 정말 이렇게 많이 지원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 정길훈: 나눔과 연대의 정신이 빛을 발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허강숙: 감사합니다.
◇ 정길훈: 지금까지 허강숙 전라남도 자원봉사센터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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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길훈 기자 skynsk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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