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재판장만 8번째 사퇴” 22년 끌어온 출구 없는 재판
입력 2023.09.21 (06:40)
수정 2023.09.21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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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쿠바 관타나모에서 열리고 있는 9.11 테러용의자들에 대한 재판, 국내 언론 중 KBS가 현지에서 단독 취재 중입니다.
3년 만에 열린 재판 전 심리에 테러 용의자 5명이 모두 참석했는데, 이들은 법정에서 대화를 나누고 심지어 웃는 모습도 보였는데요.
그러나 정식 재판이 열리기까지의 길은 상당히 멀어 보입니다.
김양순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3년 만에 재개된 9.11 테러 공판.
9.11 테러 설계자인 칼리드 모하메드를 비롯해 용의자 5명이 모두 출석했습니다.
성고문의 후유증으로 특수 의자에 앉거나 시력이 손상돼 검은 안경을 쓰기도 했습니다.
용의자들은 미국 법정에서 인정하는 문화적 다양성에 따라 이슬람 고유의 복장을 갖춰 입었습니다.
때로는 용의자들 간에 대화와 웃음도 오갔습니다.
그러나 공판은 용의자의 건강 문제를 두고 시작부터 삐걱거렸습니다.
[제임스 코넬/수석 변호인 : "검찰 측은 용의자가 (고문 트라우마를 극복했고) 재판에 참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판사는 변호인과 검찰이 맞서는 상황에서 용의자에 문제가 없는지 판단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심지어 재판장인 매콜 대령은 갑작스럽게 내년 4월에 물러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9.11 테러 용의자에 대한 정식 재판은 열지도 못한 채 판사만 벌써 8명째 바뀌게 된 겁니다.
재판을 열지, 말지, 반복되는 지리한 공방을 끝내기 위해 검찰 측은 감형 없는 무기징역을 제안했고, 변호인도 용의자들을 독방에서 빼주는 조건으로 동의했습니다.
하지만 최종 결정권자인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주 이를 거부했습니다.
[모르스 단/미 국제 형사사법재판소 전임 대사 : "만약 그들이 그런 식으로 형량을 협상하게 된다면, 사형 선고를 받을 수 없게 됩니다. 저는 고문에 반대합니다. 절차적 정당성을 중시합니다. 하지만 법은 실체적 정의를 구현해야 합니다."]
테러 용의자들에게 법적으론 최고형 선고가 불가피하지만, 고문 논란이 이어지면서 백악관은 사실상 관타나모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9.11 재판은 미국 역사상 최장의, 그리고 최악의 형사재판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재판 없이 이렇게 22년째 수감돼 있지만 이대로 20년이 더 흐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관타나모에서 KBS 뉴스 김양순입니다.
촬영기자:오범석/영상편집:황보현평/그래픽:채상우 김지훈/자료조사:이은결
쿠바 관타나모에서 열리고 있는 9.11 테러용의자들에 대한 재판, 국내 언론 중 KBS가 현지에서 단독 취재 중입니다.
3년 만에 열린 재판 전 심리에 테러 용의자 5명이 모두 참석했는데, 이들은 법정에서 대화를 나누고 심지어 웃는 모습도 보였는데요.
그러나 정식 재판이 열리기까지의 길은 상당히 멀어 보입니다.
김양순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3년 만에 재개된 9.11 테러 공판.
9.11 테러 설계자인 칼리드 모하메드를 비롯해 용의자 5명이 모두 출석했습니다.
성고문의 후유증으로 특수 의자에 앉거나 시력이 손상돼 검은 안경을 쓰기도 했습니다.
용의자들은 미국 법정에서 인정하는 문화적 다양성에 따라 이슬람 고유의 복장을 갖춰 입었습니다.
때로는 용의자들 간에 대화와 웃음도 오갔습니다.
그러나 공판은 용의자의 건강 문제를 두고 시작부터 삐걱거렸습니다.
[제임스 코넬/수석 변호인 : "검찰 측은 용의자가 (고문 트라우마를 극복했고) 재판에 참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판사는 변호인과 검찰이 맞서는 상황에서 용의자에 문제가 없는지 판단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심지어 재판장인 매콜 대령은 갑작스럽게 내년 4월에 물러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9.11 테러 용의자에 대한 정식 재판은 열지도 못한 채 판사만 벌써 8명째 바뀌게 된 겁니다.
재판을 열지, 말지, 반복되는 지리한 공방을 끝내기 위해 검찰 측은 감형 없는 무기징역을 제안했고, 변호인도 용의자들을 독방에서 빼주는 조건으로 동의했습니다.
하지만 최종 결정권자인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주 이를 거부했습니다.
[모르스 단/미 국제 형사사법재판소 전임 대사 : "만약 그들이 그런 식으로 형량을 협상하게 된다면, 사형 선고를 받을 수 없게 됩니다. 저는 고문에 반대합니다. 절차적 정당성을 중시합니다. 하지만 법은 실체적 정의를 구현해야 합니다."]
테러 용의자들에게 법적으론 최고형 선고가 불가피하지만, 고문 논란이 이어지면서 백악관은 사실상 관타나모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9.11 재판은 미국 역사상 최장의, 그리고 최악의 형사재판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재판 없이 이렇게 22년째 수감돼 있지만 이대로 20년이 더 흐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관타나모에서 KBS 뉴스 김양순입니다.
촬영기자:오범석/영상편집:황보현평/그래픽:채상우 김지훈/자료조사:이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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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3-09-21 06:40:54
- 수정2023-09-21 07:53:09
[앵커]
쿠바 관타나모에서 열리고 있는 9.11 테러용의자들에 대한 재판, 국내 언론 중 KBS가 현지에서 단독 취재 중입니다.
3년 만에 열린 재판 전 심리에 테러 용의자 5명이 모두 참석했는데, 이들은 법정에서 대화를 나누고 심지어 웃는 모습도 보였는데요.
그러나 정식 재판이 열리기까지의 길은 상당히 멀어 보입니다.
김양순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3년 만에 재개된 9.11 테러 공판.
9.11 테러 설계자인 칼리드 모하메드를 비롯해 용의자 5명이 모두 출석했습니다.
성고문의 후유증으로 특수 의자에 앉거나 시력이 손상돼 검은 안경을 쓰기도 했습니다.
용의자들은 미국 법정에서 인정하는 문화적 다양성에 따라 이슬람 고유의 복장을 갖춰 입었습니다.
때로는 용의자들 간에 대화와 웃음도 오갔습니다.
그러나 공판은 용의자의 건강 문제를 두고 시작부터 삐걱거렸습니다.
[제임스 코넬/수석 변호인 : "검찰 측은 용의자가 (고문 트라우마를 극복했고) 재판에 참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판사는 변호인과 검찰이 맞서는 상황에서 용의자에 문제가 없는지 판단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심지어 재판장인 매콜 대령은 갑작스럽게 내년 4월에 물러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9.11 테러 용의자에 대한 정식 재판은 열지도 못한 채 판사만 벌써 8명째 바뀌게 된 겁니다.
재판을 열지, 말지, 반복되는 지리한 공방을 끝내기 위해 검찰 측은 감형 없는 무기징역을 제안했고, 변호인도 용의자들을 독방에서 빼주는 조건으로 동의했습니다.
하지만 최종 결정권자인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주 이를 거부했습니다.
[모르스 단/미 국제 형사사법재판소 전임 대사 : "만약 그들이 그런 식으로 형량을 협상하게 된다면, 사형 선고를 받을 수 없게 됩니다. 저는 고문에 반대합니다. 절차적 정당성을 중시합니다. 하지만 법은 실체적 정의를 구현해야 합니다."]
테러 용의자들에게 법적으론 최고형 선고가 불가피하지만, 고문 논란이 이어지면서 백악관은 사실상 관타나모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9.11 재판은 미국 역사상 최장의, 그리고 최악의 형사재판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재판 없이 이렇게 22년째 수감돼 있지만 이대로 20년이 더 흐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관타나모에서 KBS 뉴스 김양순입니다.
촬영기자:오범석/영상편집:황보현평/그래픽:채상우 김지훈/자료조사:이은결
쿠바 관타나모에서 열리고 있는 9.11 테러용의자들에 대한 재판, 국내 언론 중 KBS가 현지에서 단독 취재 중입니다.
3년 만에 열린 재판 전 심리에 테러 용의자 5명이 모두 참석했는데, 이들은 법정에서 대화를 나누고 심지어 웃는 모습도 보였는데요.
그러나 정식 재판이 열리기까지의 길은 상당히 멀어 보입니다.
김양순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3년 만에 재개된 9.11 테러 공판.
9.11 테러 설계자인 칼리드 모하메드를 비롯해 용의자 5명이 모두 출석했습니다.
성고문의 후유증으로 특수 의자에 앉거나 시력이 손상돼 검은 안경을 쓰기도 했습니다.
용의자들은 미국 법정에서 인정하는 문화적 다양성에 따라 이슬람 고유의 복장을 갖춰 입었습니다.
때로는 용의자들 간에 대화와 웃음도 오갔습니다.
그러나 공판은 용의자의 건강 문제를 두고 시작부터 삐걱거렸습니다.
[제임스 코넬/수석 변호인 : "검찰 측은 용의자가 (고문 트라우마를 극복했고) 재판에 참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판사는 변호인과 검찰이 맞서는 상황에서 용의자에 문제가 없는지 판단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심지어 재판장인 매콜 대령은 갑작스럽게 내년 4월에 물러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9.11 테러 용의자에 대한 정식 재판은 열지도 못한 채 판사만 벌써 8명째 바뀌게 된 겁니다.
재판을 열지, 말지, 반복되는 지리한 공방을 끝내기 위해 검찰 측은 감형 없는 무기징역을 제안했고, 변호인도 용의자들을 독방에서 빼주는 조건으로 동의했습니다.
하지만 최종 결정권자인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주 이를 거부했습니다.
[모르스 단/미 국제 형사사법재판소 전임 대사 : "만약 그들이 그런 식으로 형량을 협상하게 된다면, 사형 선고를 받을 수 없게 됩니다. 저는 고문에 반대합니다. 절차적 정당성을 중시합니다. 하지만 법은 실체적 정의를 구현해야 합니다."]
테러 용의자들에게 법적으론 최고형 선고가 불가피하지만, 고문 논란이 이어지면서 백악관은 사실상 관타나모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9.11 재판은 미국 역사상 최장의, 그리고 최악의 형사재판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재판 없이 이렇게 22년째 수감돼 있지만 이대로 20년이 더 흐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관타나모에서 KBS 뉴스 김양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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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순 기자 ysoon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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