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특허침해 소송…알고보니 경쟁사 방해 ‘위장소송’

입력 2021.03.03 (19:21) 수정 2021.03.03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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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웅제약이 경쟁사의 적법한 복제약 판매를 방해한 혐의로 공정위에 적발됐습니다.

경쟁사의 약품 판매를 막기 위해 위장 소송까지 제기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정유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2015년 대웅제약에서 위장약 알비스D 정 관련 특허 업무를 맡았던 직원들 사이에 오간 이메일입니다.

"데이터가 없어 특허출원이 어렵다"고 토로하고, 촉박한 시간에 대한 압박감도 호소합니다.

직원마저도 곤란해 한 특허 추진.

경쟁사의 복제약 판매를 방해하려는 목적이었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입니다.

기존 특허에 대한 보호기간이 끝나 다른 기업에서 복제약이 출시되자 새로운 특허를 빌미로 경쟁사들의 복제약 판매를 막으려 한 겁니다.

여기에는 허위 실험 데이터까지 동원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임경환/공정위 지식산업감시과장 : "특허침해소송이 제기되면 병원이나 도매상 등의 거래처가 향후 판매중단 우려가 있는 복제약(제네릭)으로 거래를 전환하기 어렵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었습니다."]

새로운 특허는 복제약을 출시한 안국약품에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하는 데 이용됐습니다.

안국약품은 소송이 진행된 2년 동안 복제약 판매에 어려움을 겪어야 했습니다.

또 파비스제약을 상대로는 알비스 정의 복제약이 자사 특허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고, 패소가 확실해지자 관련 없는 보고서까지 재판부에 제출하며 시간을 끌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위장 소송 결과, 2014년 경쟁사에서 복제약이 출시되며 잠시 줄었던 대웅제약의 매출은 2015년부터 회복됐습니다.

공정위는 대웅제약이 부당한 소송으로 경쟁사와 고객의 거래를 방해했다며 과징금 22억 9천만 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특허권 위장 소송과 관련한 공정위의 첫 적발 사롑니다.

대웅제약 측은 "공정위의 지적사항에 대해 성실히 바로잡을 예정"이라며 "앞으로 특허 관련 문제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정유진입니다.

촬영기자:강희준/영상편집:최찬종/그래픽:김현석 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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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웅제약 특허침해 소송…알고보니 경쟁사 방해 ‘위장소송’
    • 입력 2021-03-03 19:21:20
    • 수정2021-03-03 19:33:26
    뉴스 7
[앵커]

대웅제약이 경쟁사의 적법한 복제약 판매를 방해한 혐의로 공정위에 적발됐습니다.

경쟁사의 약품 판매를 막기 위해 위장 소송까지 제기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정유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2015년 대웅제약에서 위장약 알비스D 정 관련 특허 업무를 맡았던 직원들 사이에 오간 이메일입니다.

"데이터가 없어 특허출원이 어렵다"고 토로하고, 촉박한 시간에 대한 압박감도 호소합니다.

직원마저도 곤란해 한 특허 추진.

경쟁사의 복제약 판매를 방해하려는 목적이었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입니다.

기존 특허에 대한 보호기간이 끝나 다른 기업에서 복제약이 출시되자 새로운 특허를 빌미로 경쟁사들의 복제약 판매를 막으려 한 겁니다.

여기에는 허위 실험 데이터까지 동원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임경환/공정위 지식산업감시과장 : "특허침해소송이 제기되면 병원이나 도매상 등의 거래처가 향후 판매중단 우려가 있는 복제약(제네릭)으로 거래를 전환하기 어렵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었습니다."]

새로운 특허는 복제약을 출시한 안국약품에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하는 데 이용됐습니다.

안국약품은 소송이 진행된 2년 동안 복제약 판매에 어려움을 겪어야 했습니다.

또 파비스제약을 상대로는 알비스 정의 복제약이 자사 특허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고, 패소가 확실해지자 관련 없는 보고서까지 재판부에 제출하며 시간을 끌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위장 소송 결과, 2014년 경쟁사에서 복제약이 출시되며 잠시 줄었던 대웅제약의 매출은 2015년부터 회복됐습니다.

공정위는 대웅제약이 부당한 소송으로 경쟁사와 고객의 거래를 방해했다며 과징금 22억 9천만 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특허권 위장 소송과 관련한 공정위의 첫 적발 사롑니다.

대웅제약 측은 "공정위의 지적사항에 대해 성실히 바로잡을 예정"이라며 "앞으로 특허 관련 문제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정유진입니다.

촬영기자:강희준/영상편집:최찬종/그래픽:김현석 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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