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 기반 강화

박성범 앵커 :

그동안 사실상 당과 인민대회를 모두 장악하고 있는 고르바초프가 대통령제 도입과 대통령 선출을 위한 회의 운영방식과 절차를 보면은 매우 세련된 지도자라는 느낌이 듭니다. 회의를 연기하면서도 토론도 열띠게 벌이고 반대자들의 반론도 들어가면서 목적을 달성하는 묘미를 보여준 것 같습니다.

그러나 남선현 기자는 고르바초프가 막강한 권한을 한손에 쥐기는 했지만 민족 문제와 경제 문제라는 난제에 묶여서 큰 시련이 예상된다고 분석했습니다.

남선현 기자 :

급진 개혁파화 보수파들의 반발로 대통령직의 채택이 막바지에 진통을 거듭했으나 역시 고르바초프는 노련한 솜씨로 자신의 뜻을 성취시켰습니다. 이제 소련은 각료 임명권에서부터 비상사태 선포권은 물론이고 의회 해산권까지 부여된 대통령의 권한 아래 개혁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채비를 갖추었습니다.

소련시민 1 :

누구도 고르바초프 대적 못 해...

소련시민 2 :

고르바초프는 충분한 권력을 쥐고 있다.

남선현 기자 :

이처럼 막강한 권한이 주어지자 반 고르바초프 세력들은 그가 대통력직을 차지하는 대신 당에서의 지위는 포기해야 한다고 나서 권한 못지않게 앞으로 그에 대한 도전이 결코 만만치 않을 것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소련시민 3 :

정치에 경쟁이 없으면 병이 든다.

남선현 기자 :

고르바초프가 실각의 위기까지도 불사하고 대통령직을 신설한 이유 가운데는 개혁의 걸림돌이 되는 이들 보수 세력들의 제거도 큰 몫을 해서 대통령으로서의 첫 과제는 보수파와 급진파들의 정비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못지않게 자신의 경제 개혁의 결실을 맺으려면 부패 관료와 당간부들의 대대적인 청산 작업이 불가피해 이들과의 심한 마찰도 예견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고르바초프가 가장 자신이 없는 부문은 자유권 확보를 약속한 민족주의 운동에 어떻게 대처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고르바초프는 레닌과 스탈린 이후 가장 강력한 권한이 주어진 대통령직으로 어떻게 자신의 개혁 정책을 효율적으로 펴나갈지 크게 주목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