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세월호 참사 1주기…해경 해양사고 대비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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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6일이면 '세월호 참사' 1주기입니다.
KBS는 오늘부터 세월호 이후 우리 사회의 변화를 다각도로 분석해봅니다.
첫 순서, '해양 안전'의 현주소와 개선점을 집중 점검합니다.
먼저, 해양 안전의 실태를 임재성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여전한 해상 안전 ‘불감증’
<리포트>
출항을 준비하는 낚싯배.
해경의 사전 교육이 시작됩니다.
<녹취> 해경 : "해상 추락의 원인이 되는 음주와 가무를 금지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교육이 끝나기도 전에 술이 시작됩니다.
물 때에 맞춰 바다로 나서는 낚싯배들.
구명복을 입은 사람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녹취> "구명조끼 입으세요! 구명조끼!"
경고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녹취> "긴급출동합니다."
18명이 탄 낚싯배가 표류한다는 신고.
<녹취> "승객들 안쪽으로 대피 시켜주세요!"
그런데 여기서도 술판이 벌어졌습니다.
<녹취> 바다 낚시객(음성변조) : "고기를 잡으면 (회가) 신선하니까 그걸 즐기려고 마시는데..."
심지어 선장들이 술판을 벌이기도 합니다.
'갈지 자'로 질주하는 이 어선.
<녹취> "(왜 이렇게 지그재그로 운항을 하세요?) ......(위험하게 항해하시네!)"
혈중 알코올 농도 0.13% 만취 상태였습니다.
적발된 음주 배만 지난해 79척입니다.
24년 된 노후 여객선입니다.
생명줄인 구명환 줄이 엉켜 풀리지 않습니다.
<녹취> "이게 위급 시 사용하는 건데 이렇게 엉켜 있으면..."
비상조타기 사용법 조차 모릅니다.
<녹취> "(비상으로 해야죠.) 비상 이거? 이것도 안되고..."
비상 발전기 경보등은,
<녹취> "(여기 작동 잘 되요?) 네."
전구가 없어 무용지물입니다.
전국에서 운항하는 전체 여객선 네 척 중 한 척이 이런 노령 선박입니다.
지난해 일어난 해안 사고는 천 4백여 척, 인명 피해는 만 천명이 넘습니다.
▼ ‘위험해역’은 여기! ▼
<기자 멘트>
우리 바다에선 얼마나 사고가 일어날까요.
작년까지 최근 5년간 일어난 6천6백 건 가까운 해양 사고의 지리 정보를 분석했습니다.
부산 앞 바다에서 가장 사고가 많았고, 통영, 인천, 목포 해역 순이었습니다.
배 통행량에 따른 자연스런 결과로 보입니다.
그런데 여객선 사고만 추리면 결과는 달랐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있었던 목포 인근에서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세월호 이후에도 8달 동안 8건이나 더 일어났습니다.
전국 17개 해양경비안전서 위치와 겹쳐보면, 크게 어긋나 있습니다.
남동해안에는 해경이 5곳인 반면, 목포나 여수 쪽은 하나씩 뿐입니다.
이게 왜 심각한거냐.
여객선이 아니면 6명 정도가 배에 타지만 여객선 탑승자는 평균 160명입니다.
어디에 인력과 장비가 더 배치돼야 하는지를 말해줍니다.
해경이 강조한 1시간의 골든 타임을 살펴 볼까요?
사망·실종자가 나온 대부분의 사고는 이 안쪽, 골든타임에 도착 가능한 가까운 바다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러니까 출동 시간 단축보단 현장 대응 능력이 훨씬 중요한 셈입니다.
해경은 세월호 참사 이후 구조 역량 강화에 집중해왔습니다.
어떻게 달라졌고, 부족한 점은 뭔지 점검해봤습니다.
▼ “광역대응 강화”…인력·장비 역부족 ▼
<리포트>
표류자 쪽으로 접근한 헬기에서, 구조대원이 바다로 뛰어내립니다.
준비됐다는 신호를 보내자, 표류자를 헬기로 바로 끌어 올립니다.
작년 말 창설된 해양특수구조단은 대응 시간을 줄이기 위해 항공 구조를 강화했습니다.
세월호처럼 뒤집힌 선박에 필수적인 잠수 인력과 수심 백미터까지 촬영하는 CCTV 등 특수 장비도 확충했습니다.
먼 바다 대형 사고에 대비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인터뷰> 임근조(국민안전처 중앙해양특수구조단장) : "심해잠수 능력과 항공구조 능력을 대폭 강화했습니다. 이런 점이 122 구조대와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해경의 광역대응 체계는 비교적 개선되고 있지만, 연안대응의 최일선을 담당하는 이런 출장소나 안전센터의 사정은 전혀 다릅니다.
3곳 중 하나가 가끔 순찰만 하는 무인 출장소고, 사정이 나은 곳도 대부분 직원 1명이 길게는 48시간씩 근무합니다.
'바다의 119'인 122 구조대도 열악합니다.
전문 처치를 할 응급구조사가 없는 건 둘째치고, 잠수 장비 조차 부족합니다.
<녹취> 122 구조대원 : "이게 지금 다예요. 만약에 대형사고가 난다고 했을 때는 (잠수 장비) 이 두개 가지고 어떻게 할 수 있겠습니까. (대원이 6명인데요?) 그러니까요."
▼ 민간 ‘구조 그물망’ 구축 시급 ▼
<기자 멘트>
그나마 구조에 특화된 전문 인력도 8천 명 넘는 해경 가운데 7백 명 수준에 불과합니다.
장비나 인력을 충분히 확충하면 좋겠지만, 예산 문제로 쉽지 않습니다.
어선 등 민간 구조망의 힘을 빌릴 수 밖에 없는데, 이주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높은 파도에 유람선이 출렁이더니,
<녹취> "어어어, 큰일 났다 저거.."
점차 가라앉습니다.
<녹취> "불러야 된다..불러야 된다..."
10분 뒤, 민간 어선들이 도착해 탑승객 전원을 구조합니다.
홍도 주민들의 자체 구조 준칙 덕이었습니다.
<인터뷰> "사고가 발생했을 때 동네 싸이렌이 첫번째에요, 싸이렌이 울리면 전 주민은 일손을 놓고 부둣가로 집결을 하게.."
전국 90곳에 이런 민간 자율구조대가 있지만 지원이나 훈련은 거의 없습니다.
<녹취> "1년이 되면 통보가 옵니다...할건지.. 아직까지 많이 참여를 하지 않아서.."
영국 리버풀의 한 마을.
출동 신호가 들어오자 민간 구조대원들이 일손을 놓습니다.
장비를 챙겨 곧바로 출동합니다.
<녹취> 데이비드(구조팀장) : "빨리 도착해야 빨리 구조하기 때문에 시간이 핵심입니다."
사고 발생 초기 1차 구조 작업을 펼칩니다.
말이 민간대원이지 해군과 훈련하는 전문요원들입니다.
구조센터 270곳에 회원수 4만 2천여명, 운영비만 3천 억원이나 됩니다.
<인터뷰> 윤종휘(한국해양대) : "민간이 여기(구조)에 참여해서 도울 수 있는 기술적인 것, 그것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끊임없이 교육과 훈련을 시켜줘야 합니다."
육지의 4배가 넘는 우리 바다.
보다 촘촘한 민간 구조 그물망 구축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이주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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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뉴스] 세월호 참사 1주기…해경 해양사고 대비 ‘제자리’
-
- 입력 2015-04-13 21:13:40
- 수정2015-04-14 21:33:09

오는 16일이면 '세월호 참사' 1주기입니다.
KBS는 오늘부터 세월호 이후 우리 사회의 변화를 다각도로 분석해봅니다.
첫 순서, '해양 안전'의 현주소와 개선점을 집중 점검합니다.
먼저, 해양 안전의 실태를 임재성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여전한 해상 안전 ‘불감증’
<리포트>
출항을 준비하는 낚싯배.
해경의 사전 교육이 시작됩니다.
<녹취> 해경 : "해상 추락의 원인이 되는 음주와 가무를 금지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교육이 끝나기도 전에 술이 시작됩니다.
물 때에 맞춰 바다로 나서는 낚싯배들.
구명복을 입은 사람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녹취> "구명조끼 입으세요! 구명조끼!"
경고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녹취> "긴급출동합니다."
18명이 탄 낚싯배가 표류한다는 신고.
<녹취> "승객들 안쪽으로 대피 시켜주세요!"
그런데 여기서도 술판이 벌어졌습니다.
<녹취> 바다 낚시객(음성변조) : "고기를 잡으면 (회가) 신선하니까 그걸 즐기려고 마시는데..."
심지어 선장들이 술판을 벌이기도 합니다.
'갈지 자'로 질주하는 이 어선.
<녹취> "(왜 이렇게 지그재그로 운항을 하세요?) ......(위험하게 항해하시네!)"
혈중 알코올 농도 0.13% 만취 상태였습니다.
적발된 음주 배만 지난해 79척입니다.
24년 된 노후 여객선입니다.
생명줄인 구명환 줄이 엉켜 풀리지 않습니다.
<녹취> "이게 위급 시 사용하는 건데 이렇게 엉켜 있으면..."
비상조타기 사용법 조차 모릅니다.
<녹취> "(비상으로 해야죠.) 비상 이거? 이것도 안되고..."
비상 발전기 경보등은,
<녹취> "(여기 작동 잘 되요?) 네."
전구가 없어 무용지물입니다.
전국에서 운항하는 전체 여객선 네 척 중 한 척이 이런 노령 선박입니다.
지난해 일어난 해안 사고는 천 4백여 척, 인명 피해는 만 천명이 넘습니다.
▼ ‘위험해역’은 여기! ▼
<기자 멘트>
우리 바다에선 얼마나 사고가 일어날까요.
작년까지 최근 5년간 일어난 6천6백 건 가까운 해양 사고의 지리 정보를 분석했습니다.
부산 앞 바다에서 가장 사고가 많았고, 통영, 인천, 목포 해역 순이었습니다.
배 통행량에 따른 자연스런 결과로 보입니다.
그런데 여객선 사고만 추리면 결과는 달랐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있었던 목포 인근에서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세월호 이후에도 8달 동안 8건이나 더 일어났습니다.
전국 17개 해양경비안전서 위치와 겹쳐보면, 크게 어긋나 있습니다.
남동해안에는 해경이 5곳인 반면, 목포나 여수 쪽은 하나씩 뿐입니다.
이게 왜 심각한거냐.
여객선이 아니면 6명 정도가 배에 타지만 여객선 탑승자는 평균 160명입니다.
어디에 인력과 장비가 더 배치돼야 하는지를 말해줍니다.
해경이 강조한 1시간의 골든 타임을 살펴 볼까요?
사망·실종자가 나온 대부분의 사고는 이 안쪽, 골든타임에 도착 가능한 가까운 바다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러니까 출동 시간 단축보단 현장 대응 능력이 훨씬 중요한 셈입니다.
해경은 세월호 참사 이후 구조 역량 강화에 집중해왔습니다.
어떻게 달라졌고, 부족한 점은 뭔지 점검해봤습니다.
▼ “광역대응 강화”…인력·장비 역부족 ▼
<리포트>
표류자 쪽으로 접근한 헬기에서, 구조대원이 바다로 뛰어내립니다.
준비됐다는 신호를 보내자, 표류자를 헬기로 바로 끌어 올립니다.
작년 말 창설된 해양특수구조단은 대응 시간을 줄이기 위해 항공 구조를 강화했습니다.
세월호처럼 뒤집힌 선박에 필수적인 잠수 인력과 수심 백미터까지 촬영하는 CCTV 등 특수 장비도 확충했습니다.
먼 바다 대형 사고에 대비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인터뷰> 임근조(국민안전처 중앙해양특수구조단장) : "심해잠수 능력과 항공구조 능력을 대폭 강화했습니다. 이런 점이 122 구조대와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해경의 광역대응 체계는 비교적 개선되고 있지만, 연안대응의 최일선을 담당하는 이런 출장소나 안전센터의 사정은 전혀 다릅니다.
3곳 중 하나가 가끔 순찰만 하는 무인 출장소고, 사정이 나은 곳도 대부분 직원 1명이 길게는 48시간씩 근무합니다.
'바다의 119'인 122 구조대도 열악합니다.
전문 처치를 할 응급구조사가 없는 건 둘째치고, 잠수 장비 조차 부족합니다.
<녹취> 122 구조대원 : "이게 지금 다예요. 만약에 대형사고가 난다고 했을 때는 (잠수 장비) 이 두개 가지고 어떻게 할 수 있겠습니까. (대원이 6명인데요?) 그러니까요."
▼ 민간 ‘구조 그물망’ 구축 시급 ▼
<기자 멘트>
그나마 구조에 특화된 전문 인력도 8천 명 넘는 해경 가운데 7백 명 수준에 불과합니다.
장비나 인력을 충분히 확충하면 좋겠지만, 예산 문제로 쉽지 않습니다.
어선 등 민간 구조망의 힘을 빌릴 수 밖에 없는데, 이주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높은 파도에 유람선이 출렁이더니,
<녹취> "어어어, 큰일 났다 저거.."
점차 가라앉습니다.
<녹취> "불러야 된다..불러야 된다..."
10분 뒤, 민간 어선들이 도착해 탑승객 전원을 구조합니다.
홍도 주민들의 자체 구조 준칙 덕이었습니다.
<인터뷰> "사고가 발생했을 때 동네 싸이렌이 첫번째에요, 싸이렌이 울리면 전 주민은 일손을 놓고 부둣가로 집결을 하게.."
전국 90곳에 이런 민간 자율구조대가 있지만 지원이나 훈련은 거의 없습니다.
<녹취> "1년이 되면 통보가 옵니다...할건지.. 아직까지 많이 참여를 하지 않아서.."
영국 리버풀의 한 마을.
출동 신호가 들어오자 민간 구조대원들이 일손을 놓습니다.
장비를 챙겨 곧바로 출동합니다.
<녹취> 데이비드(구조팀장) : "빨리 도착해야 빨리 구조하기 때문에 시간이 핵심입니다."
사고 발생 초기 1차 구조 작업을 펼칩니다.
말이 민간대원이지 해군과 훈련하는 전문요원들입니다.
구조센터 270곳에 회원수 4만 2천여명, 운영비만 3천 억원이나 됩니다.
<인터뷰> 윤종휘(한국해양대) : "민간이 여기(구조)에 참여해서 도울 수 있는 기술적인 것, 그것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끊임없이 교육과 훈련을 시켜줘야 합니다."
육지의 4배가 넘는 우리 바다.
보다 촘촘한 민간 구조 그물망 구축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이주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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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범 기자 jbkim@kbs.co.kr
김준범 기자의 기사 모음 -
임재성 기자 newsis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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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형 기자 juhyu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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