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통상임금에 노동계 ‘들썩’…파업에 소송도
입력 2014.07.25 (21:27)
수정 2014.07.25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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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서울 도심에 2만여 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모였습니다.
하루 시한부 파업이었지만 최근들어 가장 큰 규모의 집회였습니다.
이렇게 노동계가 들썩거리는 건 통상임금 때문입니다.
통상임금이란 노동 대가에 대해 정기적, 일률적으로 받는 돈을 말하는데, 시간외.야간.휴일 근로 수당 등 각종 수당의 산정 기준이 됩니다.
최근까지는 기본급만 통상임금으로 인정됐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대법원이 "정기 상여금도 통상임금으로 볼 수 있다" 라고 판결하면서 임금 협상에 커다른 변수가 생긴 겁니다.
기존의 임금 개념에 정기 상여금을 포함시키느냐 마느냐 등 통상임금 문제가 노사협상의 큰 쟁점이 된 건데요.
노사 입장이 워낙 팽팽하다보니 예년에 비해 임급협상 타결 비율은 크게 떨어졌습니다.
사업장에서 곳곳에서 벌서부터 파업 등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광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임단협 교섭이 진행중인 현대자동차 노사.
공식 교섭만 12차례, 두 달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노사간 입장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사측이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킬 수 없다는 입장을 어제 재확인하자 노조도 파업으로 맞설지 검토하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이경훈(금속노조현대차지부장) : "노사간의 자율적인 교섭이 진행되지 않는다면 노동조합은 단체행동권을 사용할 수 밖에 없고."
국내 완성차 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할 것을 노조에 제안했던 한국GM.
협상이 쉽게 이뤄질 듯 했지만, 적용 시기를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쟁의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지금까지 통상임금 문제와 관련해 합의를 본 완성차 업체는 쌍용차 뿐, 기아차와 르노삼성차 등에서도 노사간 갈등이 커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신승철(민주노총 위원장) : "임금 인상 효과, 노동시간 단축 효과를 같이 가져오기 때문에 민주노총은 통상임금 제도개선 투쟁이 가장 중요한 투쟁이라고..."
<인터뷰> 이동응(한국경총 전무) : "인건비가 20~30% 올라가는 경우가 많은데 기업이 점점 어려워지고 결국 그 부담은 근로자에게 올 수 밖에 없다..."
현재 통상임금 문제로 노사간 소송이 벌어진 사업장도 전국에 220여 곳에 이릅니다.
<기자 멘트>
임금 협상에 난항을 겪는 기업들은 앞서 보신 바와 같이 대부분 제조업 특히 이같은 자동차 업종입니다.
잔업 등 연장 근로가 많아 상여금이나 수당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통상임금에 상여금이 포함되면 연장 근로나 휴일 근로 등 각종 수당도 함께 올라가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기업들로서는 인건비가 당연히 늘 수 밖에 없겠죠.
많게는 20퍼센트까지 늘 것이다 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거꾸로 근로자들은 말 그대로 임금이 오르게 되니 이번 협상에서 꼭 통상임금 확대를 관철해야 한다, 이렇게 주장을 하고 있는 겁니다.
협상을 어렵게 하는 걸림돌은 또 있습니다.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한다면 당장 포함하느냐, 소급을 해야 하느냐 어느 상여금은 넣고 어느 상여금은 빼느냐 노사 모두 유리한 쪽으로 해석해 협상이 쉽지 않은데요.
그래서 대법원 판결을 뒷받침할 좀 더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해 보입니다.
<리포트>
경기도의 한 기업. 19차례의 협상 끝에 정기상여금 600%와 수당 등을 통상임금에 넣기로 합의했습니다.
<녹취> 노측 관계자 (음성변조) : "정부의 정책이라든가 이런 것이 명확히 나와있지 않지만 서로 조금씩 양보해 그런 부분에서 타결을 한 거예요."
그러나 대다수의 기업은 합의가 쉽지 않은 상황. 법으로 시시비비를 가리자며 소송중인 기업만 220곳이 넘습니다.
때문에 노사간 원만한 합의를 위해 정부가 기준점을 잡아주는 게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인터뷰> 박지순(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고용노동부가 예규를 재개정해서 판결의 취지를 최대한 기준화시켜주는 것 밖에는 없지 않겠느냐."
전문가들은 이번 기회에 기형적인 우리 임금 체계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현재 우리 임금 체계는 수당이나 상여금이 전체 임금의 40% 이상 되는 등 기본급이 지나치게 적다는 분석입니다.
초과 근로를 할 수밖에 없도록 하는 구조라는 겁니다.
실제 OECD 국가 가운데 연간 총 근로 시간으로는 우리나라가 매년 1, 2위를 다툽니다.
<인터뷰> 이장원(한국노동연구원 임금직무센터 소장) : "연장근로 안하고, 기본급 중심으로 정해진 소정 근로시간만 일을 한다 하면은 한 시간에 얼마짜리 노동인지, 노동의 가치가 시장에 그대로 객관적으로 반영이 되는 거예요."
초과근로시간은 줄이고 생산성은 높이고, 이럴 수 있는 길을 찾느라 이 여름 노사간 통상임금 협상이 뜨겁습니다.
KBS 뉴스 이랑입니다.
서울 도심에 2만여 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모였습니다.
하루 시한부 파업이었지만 최근들어 가장 큰 규모의 집회였습니다.
이렇게 노동계가 들썩거리는 건 통상임금 때문입니다.
통상임금이란 노동 대가에 대해 정기적, 일률적으로 받는 돈을 말하는데, 시간외.야간.휴일 근로 수당 등 각종 수당의 산정 기준이 됩니다.
최근까지는 기본급만 통상임금으로 인정됐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대법원이 "정기 상여금도 통상임금으로 볼 수 있다" 라고 판결하면서 임금 협상에 커다른 변수가 생긴 겁니다.
기존의 임금 개념에 정기 상여금을 포함시키느냐 마느냐 등 통상임금 문제가 노사협상의 큰 쟁점이 된 건데요.
노사 입장이 워낙 팽팽하다보니 예년에 비해 임급협상 타결 비율은 크게 떨어졌습니다.
사업장에서 곳곳에서 벌서부터 파업 등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광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임단협 교섭이 진행중인 현대자동차 노사.
공식 교섭만 12차례, 두 달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노사간 입장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사측이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킬 수 없다는 입장을 어제 재확인하자 노조도 파업으로 맞설지 검토하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이경훈(금속노조현대차지부장) : "노사간의 자율적인 교섭이 진행되지 않는다면 노동조합은 단체행동권을 사용할 수 밖에 없고."
국내 완성차 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할 것을 노조에 제안했던 한국GM.
협상이 쉽게 이뤄질 듯 했지만, 적용 시기를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쟁의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지금까지 통상임금 문제와 관련해 합의를 본 완성차 업체는 쌍용차 뿐, 기아차와 르노삼성차 등에서도 노사간 갈등이 커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신승철(민주노총 위원장) : "임금 인상 효과, 노동시간 단축 효과를 같이 가져오기 때문에 민주노총은 통상임금 제도개선 투쟁이 가장 중요한 투쟁이라고..."
<인터뷰> 이동응(한국경총 전무) : "인건비가 20~30% 올라가는 경우가 많은데 기업이 점점 어려워지고 결국 그 부담은 근로자에게 올 수 밖에 없다..."
현재 통상임금 문제로 노사간 소송이 벌어진 사업장도 전국에 220여 곳에 이릅니다.
<기자 멘트>
임금 협상에 난항을 겪는 기업들은 앞서 보신 바와 같이 대부분 제조업 특히 이같은 자동차 업종입니다.
잔업 등 연장 근로가 많아 상여금이나 수당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통상임금에 상여금이 포함되면 연장 근로나 휴일 근로 등 각종 수당도 함께 올라가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기업들로서는 인건비가 당연히 늘 수 밖에 없겠죠.
많게는 20퍼센트까지 늘 것이다 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거꾸로 근로자들은 말 그대로 임금이 오르게 되니 이번 협상에서 꼭 통상임금 확대를 관철해야 한다, 이렇게 주장을 하고 있는 겁니다.
협상을 어렵게 하는 걸림돌은 또 있습니다.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한다면 당장 포함하느냐, 소급을 해야 하느냐 어느 상여금은 넣고 어느 상여금은 빼느냐 노사 모두 유리한 쪽으로 해석해 협상이 쉽지 않은데요.
그래서 대법원 판결을 뒷받침할 좀 더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해 보입니다.
<리포트>
경기도의 한 기업. 19차례의 협상 끝에 정기상여금 600%와 수당 등을 통상임금에 넣기로 합의했습니다.
<녹취> 노측 관계자 (음성변조) : "정부의 정책이라든가 이런 것이 명확히 나와있지 않지만 서로 조금씩 양보해 그런 부분에서 타결을 한 거예요."
그러나 대다수의 기업은 합의가 쉽지 않은 상황. 법으로 시시비비를 가리자며 소송중인 기업만 220곳이 넘습니다.
때문에 노사간 원만한 합의를 위해 정부가 기준점을 잡아주는 게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인터뷰> 박지순(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고용노동부가 예규를 재개정해서 판결의 취지를 최대한 기준화시켜주는 것 밖에는 없지 않겠느냐."
전문가들은 이번 기회에 기형적인 우리 임금 체계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현재 우리 임금 체계는 수당이나 상여금이 전체 임금의 40% 이상 되는 등 기본급이 지나치게 적다는 분석입니다.
초과 근로를 할 수밖에 없도록 하는 구조라는 겁니다.
실제 OECD 국가 가운데 연간 총 근로 시간으로는 우리나라가 매년 1, 2위를 다툽니다.
<인터뷰> 이장원(한국노동연구원 임금직무센터 소장) : "연장근로 안하고, 기본급 중심으로 정해진 소정 근로시간만 일을 한다 하면은 한 시간에 얼마짜리 노동인지, 노동의 가치가 시장에 그대로 객관적으로 반영이 되는 거예요."
초과근로시간은 줄이고 생산성은 높이고, 이럴 수 있는 길을 찾느라 이 여름 노사간 통상임금 협상이 뜨겁습니다.
KBS 뉴스 이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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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4-07-25 21:28:10
- 수정2014-07-25 23: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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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에 2만여 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모였습니다.
하루 시한부 파업이었지만 최근들어 가장 큰 규모의 집회였습니다.
이렇게 노동계가 들썩거리는 건 통상임금 때문입니다.
통상임금이란 노동 대가에 대해 정기적, 일률적으로 받는 돈을 말하는데, 시간외.야간.휴일 근로 수당 등 각종 수당의 산정 기준이 됩니다.
최근까지는 기본급만 통상임금으로 인정됐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대법원이 "정기 상여금도 통상임금으로 볼 수 있다" 라고 판결하면서 임금 협상에 커다른 변수가 생긴 겁니다.
기존의 임금 개념에 정기 상여금을 포함시키느냐 마느냐 등 통상임금 문제가 노사협상의 큰 쟁점이 된 건데요.
노사 입장이 워낙 팽팽하다보니 예년에 비해 임급협상 타결 비율은 크게 떨어졌습니다.
사업장에서 곳곳에서 벌서부터 파업 등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광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임단협 교섭이 진행중인 현대자동차 노사.
공식 교섭만 12차례, 두 달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노사간 입장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사측이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킬 수 없다는 입장을 어제 재확인하자 노조도 파업으로 맞설지 검토하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이경훈(금속노조현대차지부장) : "노사간의 자율적인 교섭이 진행되지 않는다면 노동조합은 단체행동권을 사용할 수 밖에 없고."
국내 완성차 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할 것을 노조에 제안했던 한국GM.
협상이 쉽게 이뤄질 듯 했지만, 적용 시기를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쟁의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지금까지 통상임금 문제와 관련해 합의를 본 완성차 업체는 쌍용차 뿐, 기아차와 르노삼성차 등에서도 노사간 갈등이 커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신승철(민주노총 위원장) : "임금 인상 효과, 노동시간 단축 효과를 같이 가져오기 때문에 민주노총은 통상임금 제도개선 투쟁이 가장 중요한 투쟁이라고..."
<인터뷰> 이동응(한국경총 전무) : "인건비가 20~30% 올라가는 경우가 많은데 기업이 점점 어려워지고 결국 그 부담은 근로자에게 올 수 밖에 없다..."
현재 통상임금 문제로 노사간 소송이 벌어진 사업장도 전국에 220여 곳에 이릅니다.
<기자 멘트>
임금 협상에 난항을 겪는 기업들은 앞서 보신 바와 같이 대부분 제조업 특히 이같은 자동차 업종입니다.
잔업 등 연장 근로가 많아 상여금이나 수당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통상임금에 상여금이 포함되면 연장 근로나 휴일 근로 등 각종 수당도 함께 올라가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기업들로서는 인건비가 당연히 늘 수 밖에 없겠죠.
많게는 20퍼센트까지 늘 것이다 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거꾸로 근로자들은 말 그대로 임금이 오르게 되니 이번 협상에서 꼭 통상임금 확대를 관철해야 한다, 이렇게 주장을 하고 있는 겁니다.
협상을 어렵게 하는 걸림돌은 또 있습니다.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한다면 당장 포함하느냐, 소급을 해야 하느냐 어느 상여금은 넣고 어느 상여금은 빼느냐 노사 모두 유리한 쪽으로 해석해 협상이 쉽지 않은데요.
그래서 대법원 판결을 뒷받침할 좀 더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해 보입니다.
<리포트>
경기도의 한 기업. 19차례의 협상 끝에 정기상여금 600%와 수당 등을 통상임금에 넣기로 합의했습니다.
<녹취> 노측 관계자 (음성변조) : "정부의 정책이라든가 이런 것이 명확히 나와있지 않지만 서로 조금씩 양보해 그런 부분에서 타결을 한 거예요."
그러나 대다수의 기업은 합의가 쉽지 않은 상황. 법으로 시시비비를 가리자며 소송중인 기업만 220곳이 넘습니다.
때문에 노사간 원만한 합의를 위해 정부가 기준점을 잡아주는 게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인터뷰> 박지순(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고용노동부가 예규를 재개정해서 판결의 취지를 최대한 기준화시켜주는 것 밖에는 없지 않겠느냐."
전문가들은 이번 기회에 기형적인 우리 임금 체계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현재 우리 임금 체계는 수당이나 상여금이 전체 임금의 40% 이상 되는 등 기본급이 지나치게 적다는 분석입니다.
초과 근로를 할 수밖에 없도록 하는 구조라는 겁니다.
실제 OECD 국가 가운데 연간 총 근로 시간으로는 우리나라가 매년 1, 2위를 다툽니다.
<인터뷰> 이장원(한국노동연구원 임금직무센터 소장) : "연장근로 안하고, 기본급 중심으로 정해진 소정 근로시간만 일을 한다 하면은 한 시간에 얼마짜리 노동인지, 노동의 가치가 시장에 그대로 객관적으로 반영이 되는 거예요."
초과근로시간은 줄이고 생산성은 높이고, 이럴 수 있는 길을 찾느라 이 여름 노사간 통상임금 협상이 뜨겁습니다.
KBS 뉴스 이랑입니다.
서울 도심에 2만여 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모였습니다.
하루 시한부 파업이었지만 최근들어 가장 큰 규모의 집회였습니다.
이렇게 노동계가 들썩거리는 건 통상임금 때문입니다.
통상임금이란 노동 대가에 대해 정기적, 일률적으로 받는 돈을 말하는데, 시간외.야간.휴일 근로 수당 등 각종 수당의 산정 기준이 됩니다.
최근까지는 기본급만 통상임금으로 인정됐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대법원이 "정기 상여금도 통상임금으로 볼 수 있다" 라고 판결하면서 임금 협상에 커다른 변수가 생긴 겁니다.
기존의 임금 개념에 정기 상여금을 포함시키느냐 마느냐 등 통상임금 문제가 노사협상의 큰 쟁점이 된 건데요.
노사 입장이 워낙 팽팽하다보니 예년에 비해 임급협상 타결 비율은 크게 떨어졌습니다.
사업장에서 곳곳에서 벌서부터 파업 등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광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임단협 교섭이 진행중인 현대자동차 노사.
공식 교섭만 12차례, 두 달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노사간 입장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사측이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킬 수 없다는 입장을 어제 재확인하자 노조도 파업으로 맞설지 검토하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이경훈(금속노조현대차지부장) : "노사간의 자율적인 교섭이 진행되지 않는다면 노동조합은 단체행동권을 사용할 수 밖에 없고."
국내 완성차 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할 것을 노조에 제안했던 한국GM.
협상이 쉽게 이뤄질 듯 했지만, 적용 시기를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쟁의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지금까지 통상임금 문제와 관련해 합의를 본 완성차 업체는 쌍용차 뿐, 기아차와 르노삼성차 등에서도 노사간 갈등이 커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신승철(민주노총 위원장) : "임금 인상 효과, 노동시간 단축 효과를 같이 가져오기 때문에 민주노총은 통상임금 제도개선 투쟁이 가장 중요한 투쟁이라고..."
<인터뷰> 이동응(한국경총 전무) : "인건비가 20~30% 올라가는 경우가 많은데 기업이 점점 어려워지고 결국 그 부담은 근로자에게 올 수 밖에 없다..."
현재 통상임금 문제로 노사간 소송이 벌어진 사업장도 전국에 220여 곳에 이릅니다.
<기자 멘트>
임금 협상에 난항을 겪는 기업들은 앞서 보신 바와 같이 대부분 제조업 특히 이같은 자동차 업종입니다.
잔업 등 연장 근로가 많아 상여금이나 수당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통상임금에 상여금이 포함되면 연장 근로나 휴일 근로 등 각종 수당도 함께 올라가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기업들로서는 인건비가 당연히 늘 수 밖에 없겠죠.
많게는 20퍼센트까지 늘 것이다 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거꾸로 근로자들은 말 그대로 임금이 오르게 되니 이번 협상에서 꼭 통상임금 확대를 관철해야 한다, 이렇게 주장을 하고 있는 겁니다.
협상을 어렵게 하는 걸림돌은 또 있습니다.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한다면 당장 포함하느냐, 소급을 해야 하느냐 어느 상여금은 넣고 어느 상여금은 빼느냐 노사 모두 유리한 쪽으로 해석해 협상이 쉽지 않은데요.
그래서 대법원 판결을 뒷받침할 좀 더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해 보입니다.
<리포트>
경기도의 한 기업. 19차례의 협상 끝에 정기상여금 600%와 수당 등을 통상임금에 넣기로 합의했습니다.
<녹취> 노측 관계자 (음성변조) : "정부의 정책이라든가 이런 것이 명확히 나와있지 않지만 서로 조금씩 양보해 그런 부분에서 타결을 한 거예요."
그러나 대다수의 기업은 합의가 쉽지 않은 상황. 법으로 시시비비를 가리자며 소송중인 기업만 220곳이 넘습니다.
때문에 노사간 원만한 합의를 위해 정부가 기준점을 잡아주는 게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인터뷰> 박지순(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고용노동부가 예규를 재개정해서 판결의 취지를 최대한 기준화시켜주는 것 밖에는 없지 않겠느냐."
전문가들은 이번 기회에 기형적인 우리 임금 체계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현재 우리 임금 체계는 수당이나 상여금이 전체 임금의 40% 이상 되는 등 기본급이 지나치게 적다는 분석입니다.
초과 근로를 할 수밖에 없도록 하는 구조라는 겁니다.
실제 OECD 국가 가운데 연간 총 근로 시간으로는 우리나라가 매년 1, 2위를 다툽니다.
<인터뷰> 이장원(한국노동연구원 임금직무센터 소장) : "연장근로 안하고, 기본급 중심으로 정해진 소정 근로시간만 일을 한다 하면은 한 시간에 얼마짜리 노동인지, 노동의 가치가 시장에 그대로 객관적으로 반영이 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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