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회 분석]② 김정은 ‘총비서’ 등극…北 지도부 세대교체

입력 2021.01.16 (08:14) 수정 2021.01.16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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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당 대회에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총비서로 추대됐고, 지도부 세대교체도 단행됐는데요.

특히, 조용원이 정치국 상무위원에 진입하면서 김정은 위원장 집권 10년차 권력 실세로 부상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여동생인 김여정의 직위 강등을 놓고서는 해석이 분분합니다.

다음 화면 보시고 전문가와 함께 다시 분석해 보겠습니다.

[리포트]

지난 10일 열린 당 대회 6일차 회의.. 리일환 당 비서가 연단에 올라 김정은 위원장을 총비서로 추대해야 하는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합니다.

[리일환/노동당 중앙위 비서/1월 10일 :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를 조선노동당의 수반으로 모시는 것은 시대와 역사의 엄숙한 요구이며 우리 수백만 당원과 인민들의 불타는 심장의 호소이고 드팀 없는 의지입니다. 김정은 동지를 조선노동당 총비서로 높이 추대할 것을 온 대회 앞에 정중히 제의합니다!"]

당 대표들과 방청객 7천 명이 동시에 기립해 만세를 외쳤고, 김 위원장은 그만하라는 손짓을 여러 차례 보내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김정은 위원장의 당내 공식 직함은 집권 초기 제1비서에서 2016년 당 위원장, 이번엔 총비서로 바뀌었습니다.

[리혁/외국문도서출판사 사장 : "우리 원수님을 조선노동당의 최고수위에 높이 모셨다는 소식은 우리에게 승리의 신심과 배짱을 안겨주는 소식이었습니다."]

[리경희/평양 력포구역당위원회 : "이런 위대한 인민의 어버이, 탁월한 수령의 영도를 받으며 혁명한다는 크나큰 긍지와 자부심으로써 세차게 설레었습니다."]

김 위원장이 노동당 총비서로 추대된 건 명실상부한 최고지도자로서 김일성, 김정일과 같은 반열에 올랐음을 의미합니다.

한때 총비서를 김정일의 영원한 직함으로 정했을 정도로 북한에서 총비서가 갖는 정치적 상징성은 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진무/숙명여대 국제관계대학원 교수 : "김정은은 아버지의 총비서 직함을 가져와서 총비서라는 직함을 세습했다는 것을 대외에 과시하고 싶었다 그렇게 볼 수 있고요. 김정은의 직책을 사회주의 원형으로 돌아가는 것이 중국과의 관계복원에 중요하다고 인식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봅니다."]

노동당 지도부에 고령층을 퇴진시키고 젊은 간부들을 전진 배치한 것도 김 위원장의 자신감이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82살의 고령 박봉주가 모든 당 직책에서 물러나고 60대 조용원의 위상은 수직 상승했습니다.

김 위원장 집권 초기부터 비서실장 역할을 해온 조용원은 이번 대회에서 최룡해, 리병철, 김덕훈 등과 함께 권력의 핵심인 정치국 상무위원에 올랐습니다.

당 비서와 중앙군사위 위원 등 핵심 요직도 모두 꿰찼습니다. 김 위원장과 함께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을 때는 북한 매체가 이름을 3번째로 호명하기도 했습니다.

[조선중앙TV/1월 12일 :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인 최룡해 동지, 당 중앙위원회 비서인 조용원 동지..."]

조용원은 지난 2018년 남북정상회담은 물론 북미정상회담 때도 지근거리에서 김 위원장의 일거수일투족을 챙겼습니다.

이번 8차 당 대회 때는 김 위원장 옆에서 무릎을 굽힌 자세로 보고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김진아/한국국방연구원 북한군사연구실장 : "흥미로운 건 당 중앙군사위에도 올라왔어요. 당 중앙군사위 같은 경우엔 군부출신들이 대거 포진돼있는데 몇 안 되는 일반인 중에서 한 명으로 들어갔다는 것에 그만큼 (조용원이) 상당한 지위에 올라왔다고 판단할 수 있거든요."]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은 당 대회 집행부에는 포함됐지만, 노동당 제1부부장에서 부부장으로 직위가 강등됐습니다.

정치국 위원에 진입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많았는데 예상을 깬 인사였는데요.

그러나 김여정은 대담 담화를 내놓으며 여전한 영향력을 과시했습니다.

당 대회 개회식 날 김 위원장을 밀착 수행하며 주석단 둘째 줄에 앉았던 김여정..

정치국 후보위원 명단에서 빠지면서 폐회식 날엔 주석단 외곽으로 자리가 밀려났습니다.

직위가 강등된 김여정은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서도 뒤로 밀려난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으로서 그간 대남, 대미 문제를 총괄해 온 김여정의 행적을 고려하면 의외의 인사란 평갑니다.

[김진아/한국국방연구원 북한군사연구실장 : "정치국 후보에서 떨어졌다고 해서 그게 과연 큰 데미지일까 이런 질문을 먼저 해봐야 할 것 같아요. 왜냐면 김여정은 백두혈통이거든요. 다른 사람이랑 다른 클래스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지난 13일 김여정 부부장은 대남 비난 담화를 내놨습니다.

북한의 열병식 동향에 대해 언급한 합동참모본부를 향해 동족에 대한 적의적 시각이 숨김없이 표현됐다면서 특등 머저리들이라고 비난했습니다.

김여정 부부장이 직위 강등과 관계없이 앞으로도 대남, 대미 업무를 총괄할 것이란 관측을 낳았습니다.

[김진무/숙명여대 국제관계대학원 교수 : "독자적으로 자기 이름으로 성명을 발표한다는 건 굉장히 김여정의 역할이 총괄업무일 가능성이 높다, 그럼 어떤 총괄이냐 , 과거에 1994년 제네바합의 때 미국과 북한이 협상하기 위해 협상전략을 짜기 위해서 핵상무조라는 걸 구성했었거든요. 그 TF를 김여정이 총괄했을 거라고 보고요."]

대미, 대남 라인의 직책 조정도 눈여겨 볼 부분입니다.

대미 라인인 최선희 외무성 1부상은 당 중앙위 위원에서 후보위원으로 내려왔습니다.

김영철은 당 비서에서 당 부장으로 강등된 채 대남 문제를 총괄하는 통일전선부장을 맡았습니다.

[김진아/한국국방연구원 북한군사연구실장 : "대화를 계속 적극적으로 하겠다면 이 사람들의 역할들이 필요하겠지만 코로나 사태 때문에 대외적으로 봤을 때 북한이 외교적인 행보를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일정이 별로 없어요."]

당 대회 폐막 하루 만에 김정은 위원장은 새롭게 개편한 지도부를 대동하고 평양체육관에서 열린 경축 공연을 관람했습니다.

중요 예술단체는 물론 체육인들과 학생들까지 총출동해 당 총비서로 추대된 김 위원장에게 충성을 다짐했습니다.

[조선중앙TV/1월 13일 : "우리 혁명을 새로운 전진 궤도에 올려 세워주신 총비서 동지께 다함없는 흠모와 신뢰의 정을 담아 최상 최대의 경의를 삼가 드렸습니다."]

김정은 집권 10년 차를 맞아 지도부를 개편한 북한... 내일 열리는 최고인민회의에서 입법과 예산, 인사 등과 관련해 어떤 후속 조치를 내놓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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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 대회 분석]② 김정은 ‘총비서’ 등극…北 지도부 세대교체
    • 입력 2021-01-16 08:14:27
    • 수정2021-01-16 08:2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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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당 대회에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총비서로 추대됐고, 지도부 세대교체도 단행됐는데요.

특히, 조용원이 정치국 상무위원에 진입하면서 김정은 위원장 집권 10년차 권력 실세로 부상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여동생인 김여정의 직위 강등을 놓고서는 해석이 분분합니다.

다음 화면 보시고 전문가와 함께 다시 분석해 보겠습니다.

[리포트]

지난 10일 열린 당 대회 6일차 회의.. 리일환 당 비서가 연단에 올라 김정은 위원장을 총비서로 추대해야 하는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합니다.

[리일환/노동당 중앙위 비서/1월 10일 :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를 조선노동당의 수반으로 모시는 것은 시대와 역사의 엄숙한 요구이며 우리 수백만 당원과 인민들의 불타는 심장의 호소이고 드팀 없는 의지입니다. 김정은 동지를 조선노동당 총비서로 높이 추대할 것을 온 대회 앞에 정중히 제의합니다!"]

당 대표들과 방청객 7천 명이 동시에 기립해 만세를 외쳤고, 김 위원장은 그만하라는 손짓을 여러 차례 보내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김정은 위원장의 당내 공식 직함은 집권 초기 제1비서에서 2016년 당 위원장, 이번엔 총비서로 바뀌었습니다.

[리혁/외국문도서출판사 사장 : "우리 원수님을 조선노동당의 최고수위에 높이 모셨다는 소식은 우리에게 승리의 신심과 배짱을 안겨주는 소식이었습니다."]

[리경희/평양 력포구역당위원회 : "이런 위대한 인민의 어버이, 탁월한 수령의 영도를 받으며 혁명한다는 크나큰 긍지와 자부심으로써 세차게 설레었습니다."]

김 위원장이 노동당 총비서로 추대된 건 명실상부한 최고지도자로서 김일성, 김정일과 같은 반열에 올랐음을 의미합니다.

한때 총비서를 김정일의 영원한 직함으로 정했을 정도로 북한에서 총비서가 갖는 정치적 상징성은 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진무/숙명여대 국제관계대학원 교수 : "김정은은 아버지의 총비서 직함을 가져와서 총비서라는 직함을 세습했다는 것을 대외에 과시하고 싶었다 그렇게 볼 수 있고요. 김정은의 직책을 사회주의 원형으로 돌아가는 것이 중국과의 관계복원에 중요하다고 인식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봅니다."]

노동당 지도부에 고령층을 퇴진시키고 젊은 간부들을 전진 배치한 것도 김 위원장의 자신감이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82살의 고령 박봉주가 모든 당 직책에서 물러나고 60대 조용원의 위상은 수직 상승했습니다.

김 위원장 집권 초기부터 비서실장 역할을 해온 조용원은 이번 대회에서 최룡해, 리병철, 김덕훈 등과 함께 권력의 핵심인 정치국 상무위원에 올랐습니다.

당 비서와 중앙군사위 위원 등 핵심 요직도 모두 꿰찼습니다. 김 위원장과 함께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을 때는 북한 매체가 이름을 3번째로 호명하기도 했습니다.

[조선중앙TV/1월 12일 :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인 최룡해 동지, 당 중앙위원회 비서인 조용원 동지..."]

조용원은 지난 2018년 남북정상회담은 물론 북미정상회담 때도 지근거리에서 김 위원장의 일거수일투족을 챙겼습니다.

이번 8차 당 대회 때는 김 위원장 옆에서 무릎을 굽힌 자세로 보고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김진아/한국국방연구원 북한군사연구실장 : "흥미로운 건 당 중앙군사위에도 올라왔어요. 당 중앙군사위 같은 경우엔 군부출신들이 대거 포진돼있는데 몇 안 되는 일반인 중에서 한 명으로 들어갔다는 것에 그만큼 (조용원이) 상당한 지위에 올라왔다고 판단할 수 있거든요."]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은 당 대회 집행부에는 포함됐지만, 노동당 제1부부장에서 부부장으로 직위가 강등됐습니다.

정치국 위원에 진입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많았는데 예상을 깬 인사였는데요.

그러나 김여정은 대담 담화를 내놓으며 여전한 영향력을 과시했습니다.

당 대회 개회식 날 김 위원장을 밀착 수행하며 주석단 둘째 줄에 앉았던 김여정..

정치국 후보위원 명단에서 빠지면서 폐회식 날엔 주석단 외곽으로 자리가 밀려났습니다.

직위가 강등된 김여정은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서도 뒤로 밀려난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으로서 그간 대남, 대미 문제를 총괄해 온 김여정의 행적을 고려하면 의외의 인사란 평갑니다.

[김진아/한국국방연구원 북한군사연구실장 : "정치국 후보에서 떨어졌다고 해서 그게 과연 큰 데미지일까 이런 질문을 먼저 해봐야 할 것 같아요. 왜냐면 김여정은 백두혈통이거든요. 다른 사람이랑 다른 클래스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지난 13일 김여정 부부장은 대남 비난 담화를 내놨습니다.

북한의 열병식 동향에 대해 언급한 합동참모본부를 향해 동족에 대한 적의적 시각이 숨김없이 표현됐다면서 특등 머저리들이라고 비난했습니다.

김여정 부부장이 직위 강등과 관계없이 앞으로도 대남, 대미 업무를 총괄할 것이란 관측을 낳았습니다.

[김진무/숙명여대 국제관계대학원 교수 : "독자적으로 자기 이름으로 성명을 발표한다는 건 굉장히 김여정의 역할이 총괄업무일 가능성이 높다, 그럼 어떤 총괄이냐 , 과거에 1994년 제네바합의 때 미국과 북한이 협상하기 위해 협상전략을 짜기 위해서 핵상무조라는 걸 구성했었거든요. 그 TF를 김여정이 총괄했을 거라고 보고요."]

대미, 대남 라인의 직책 조정도 눈여겨 볼 부분입니다.

대미 라인인 최선희 외무성 1부상은 당 중앙위 위원에서 후보위원으로 내려왔습니다.

김영철은 당 비서에서 당 부장으로 강등된 채 대남 문제를 총괄하는 통일전선부장을 맡았습니다.

[김진아/한국국방연구원 북한군사연구실장 : "대화를 계속 적극적으로 하겠다면 이 사람들의 역할들이 필요하겠지만 코로나 사태 때문에 대외적으로 봤을 때 북한이 외교적인 행보를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일정이 별로 없어요."]

당 대회 폐막 하루 만에 김정은 위원장은 새롭게 개편한 지도부를 대동하고 평양체육관에서 열린 경축 공연을 관람했습니다.

중요 예술단체는 물론 체육인들과 학생들까지 총출동해 당 총비서로 추대된 김 위원장에게 충성을 다짐했습니다.

[조선중앙TV/1월 13일 : "우리 혁명을 새로운 전진 궤도에 올려 세워주신 총비서 동지께 다함없는 흠모와 신뢰의 정을 담아 최상 최대의 경의를 삼가 드렸습니다."]

김정은 집권 10년 차를 맞아 지도부를 개편한 북한... 내일 열리는 최고인민회의에서 입법과 예산, 인사 등과 관련해 어떤 후속 조치를 내놓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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