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오늘의 픽] 수도는 어디로?

입력 2019.08.21 (20:33) 수정 2019.08.21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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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 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알아보는 오늘의 픽 시간입니다.

국제부 기현정 기자와 함께합니다.

오늘은 어떤 소식 준비하셨나요?

[기자]

네, 오늘은 질문을 먼저 드리겠습니다.

인도네시아의 수도가 어딘지 아시나요?

[앵커]

자카르타 아닌가요?

[기자]

네 맞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수도가 곧 바뀔 수도 있게 됐습니다.

자바 섬에 있는 '자카르타'가 아닌 보르네오 섬에 있는 '칼리만탄' 지역으로 말입니다.

오늘의 키워드, '수도는 어디로?' 이렇게 정해봤습니다.

[앵커]

우리나라도 행정수도 이전 문제를 놓고 많은 진통이 있었는데요,

수도를 이전한다는 게 보통 일이 아닌데 어떻게 된 일인지 자세히 알려주시죠?

[기자]

네,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직접 제안한건데요,

지난 16일 수도를 보르네오 섬 칼리만탄으로 이전하자고 의회에 공식 제안했습니다.

조코위 대통령은 독립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이날 국회에서 대국민 연설을 했는데요,

수도를 이전하려는 계획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조코위/인도네시아 대통령 : "인도네시아 국민 여러분, 수도를 (보르네오섬) 칼리만탄으로 옮기려는 계획을 승인하고 지지해 주십시오."]

그러면서 "수도는 국가정체성 뿐만 아니라 발전과 관련된 문제"라면서 "경제적 평등과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 이전해야 한다" 고 설명했습니다.

사실 수도 이전 이야기가 나온 건 이번에 처음이 아닙니다.

재선에 성공한 조코위 대통령의 핵심 공약이기도 하구요, 이미 지난 4월 각료회의를 통해 수도를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조코위 대통령은 특히 한국, 브라질, 말레이시아 등을 예로 들면서 "국가 발전을 위해 새 수도를 세웠다"고 설명했습니다.

[조코위/인도네시아 대통령/지난 4월 : "수도 이전 방안은 대통령 임기마다 항상 제기되지만 계획적이고 성숙한 방식으로 결정되거나 논의된 적은 없습니다."]

[앵커]

그런데 수도를 왜 이전하겠다는 건가요?

[기자]

자카르타가 포화 상태라는 이유에섭니다.

자카르타 인구는 약 천만 명입니다.

자카르타 외곽에 살고 있는 인구까지 합치면 약 3천만 명이 자바섬의 수도권에 살고 있는 겁니다.

그렇다보니 경제력도 집중돼 있습니다.

또 자카르타 시는 교통체증으로 악명이 높은데요,

자카르타 시에 등록된 개인 소유 차량이 천 7백만 대에 달하구요,

자카르타 교통체증은 세계 12위로 출퇴근 시간대 평균 시속이 10킬로미터에 불과합니다.

이로 인해 대기오염도 심각하고 지하수 오염 문제로도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이렇게 도시 과밀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연평균 65억 달러에 이른다고 합니다.

[앵커]

자카르타 도시 지반이 침하되는 문제도 있다면서요?

[기자]

네, 홍수가 잦은데다 난개발과 무분별한 지하수 사용으로 매년 평균 7.5 센티미터 씩 지반이 내려앉아 도시 면적의 40%가 해수면보다 낮아진 상황입니다.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자카르타는 2050년까지 북부 95%가 물 속에 잠겨 180만명 주민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언제, 어디로 옮기는지 얘기가 되고 있나요?

[기자]

시기는 아직 언급되지 않고 있구요.

장소는 지난 5월 수도 이전 후보지들을 시찰했는데, 보르네오섬 칼리만탄 지역 중에서도 동 칼리만탄 주가 선정될 것이란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 보시는 이곳은 동 칼리만탄 주 '부킷 수하르토' 지역인데요.

이스란 노어 동 칼리만탄 주지사는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조코위 대통령이 동 칼리만탄을 차기 수도로 결정할 확률이 90% 라고 말했습니다.

노어 주지사는 동 칼리만탄에는 지진이나 홍수와 같은 자연재해 피해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6만 8천 헥타르 규모의 정부 부지가 있어 토지 취득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이미 모든 기반 시설이 갖춰져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스란 노어/동칼리만탄 주지사 : "(호주)캔버라 같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그곳도 농장이었지만 수도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매우 아름답습니다."]

동 칼리만탄 주에 새 수도가 들어서면 일자리가 많아지고, 지역 경제가 활성화될 것을 기대하는 시민들도 많지만,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보르네오섬은 오랑우탄 서식지로 잘 알려져있는데요.

게다가 멸종 위기종인 말레이곰 보호구역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벌목 등으로 서식지가 파괴되면 이들 동물 개체수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요하나 티코/환경운동가 : "우리는 수도 이전을 원하지 않습니다. 수도이전은 자카르타에서 동칼리만탄으로 새로운 문제들을 이전하는 겁니다."]

일단 인도네시아 정부는 칼리만탄에 행정수도를 건설하고, 자카르타는 경제와 산업 중심지로서 역할을 분산한다는 계획입니다.

신 행정수도 건설비용은 대략 330억 달러, 우리 돈으로 40조 원 정도로 추산됩니다.

이처럼 천문학적인 비용 때문에 이전 정권에선 실행에 옮기지 못했는데요,

재선에 성공한 조코위 대통령은 과연 수도를 이전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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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오늘의 픽] 수도는 어디로?
    • 입력 2019-08-21 20:38:07
    • 수정2019-08-21 20:54:52
    글로벌24
[앵커]

전 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알아보는 오늘의 픽 시간입니다.

국제부 기현정 기자와 함께합니다.

오늘은 어떤 소식 준비하셨나요?

[기자]

네, 오늘은 질문을 먼저 드리겠습니다.

인도네시아의 수도가 어딘지 아시나요?

[앵커]

자카르타 아닌가요?

[기자]

네 맞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수도가 곧 바뀔 수도 있게 됐습니다.

자바 섬에 있는 '자카르타'가 아닌 보르네오 섬에 있는 '칼리만탄' 지역으로 말입니다.

오늘의 키워드, '수도는 어디로?' 이렇게 정해봤습니다.

[앵커]

우리나라도 행정수도 이전 문제를 놓고 많은 진통이 있었는데요,

수도를 이전한다는 게 보통 일이 아닌데 어떻게 된 일인지 자세히 알려주시죠?

[기자]

네,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직접 제안한건데요,

지난 16일 수도를 보르네오 섬 칼리만탄으로 이전하자고 의회에 공식 제안했습니다.

조코위 대통령은 독립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이날 국회에서 대국민 연설을 했는데요,

수도를 이전하려는 계획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조코위/인도네시아 대통령 : "인도네시아 국민 여러분, 수도를 (보르네오섬) 칼리만탄으로 옮기려는 계획을 승인하고 지지해 주십시오."]

그러면서 "수도는 국가정체성 뿐만 아니라 발전과 관련된 문제"라면서 "경제적 평등과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 이전해야 한다" 고 설명했습니다.

사실 수도 이전 이야기가 나온 건 이번에 처음이 아닙니다.

재선에 성공한 조코위 대통령의 핵심 공약이기도 하구요, 이미 지난 4월 각료회의를 통해 수도를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조코위 대통령은 특히 한국, 브라질, 말레이시아 등을 예로 들면서 "국가 발전을 위해 새 수도를 세웠다"고 설명했습니다.

[조코위/인도네시아 대통령/지난 4월 : "수도 이전 방안은 대통령 임기마다 항상 제기되지만 계획적이고 성숙한 방식으로 결정되거나 논의된 적은 없습니다."]

[앵커]

그런데 수도를 왜 이전하겠다는 건가요?

[기자]

자카르타가 포화 상태라는 이유에섭니다.

자카르타 인구는 약 천만 명입니다.

자카르타 외곽에 살고 있는 인구까지 합치면 약 3천만 명이 자바섬의 수도권에 살고 있는 겁니다.

그렇다보니 경제력도 집중돼 있습니다.

또 자카르타 시는 교통체증으로 악명이 높은데요,

자카르타 시에 등록된 개인 소유 차량이 천 7백만 대에 달하구요,

자카르타 교통체증은 세계 12위로 출퇴근 시간대 평균 시속이 10킬로미터에 불과합니다.

이로 인해 대기오염도 심각하고 지하수 오염 문제로도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이렇게 도시 과밀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연평균 65억 달러에 이른다고 합니다.

[앵커]

자카르타 도시 지반이 침하되는 문제도 있다면서요?

[기자]

네, 홍수가 잦은데다 난개발과 무분별한 지하수 사용으로 매년 평균 7.5 센티미터 씩 지반이 내려앉아 도시 면적의 40%가 해수면보다 낮아진 상황입니다.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자카르타는 2050년까지 북부 95%가 물 속에 잠겨 180만명 주민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언제, 어디로 옮기는지 얘기가 되고 있나요?

[기자]

시기는 아직 언급되지 않고 있구요.

장소는 지난 5월 수도 이전 후보지들을 시찰했는데, 보르네오섬 칼리만탄 지역 중에서도 동 칼리만탄 주가 선정될 것이란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 보시는 이곳은 동 칼리만탄 주 '부킷 수하르토' 지역인데요.

이스란 노어 동 칼리만탄 주지사는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조코위 대통령이 동 칼리만탄을 차기 수도로 결정할 확률이 90% 라고 말했습니다.

노어 주지사는 동 칼리만탄에는 지진이나 홍수와 같은 자연재해 피해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6만 8천 헥타르 규모의 정부 부지가 있어 토지 취득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이미 모든 기반 시설이 갖춰져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스란 노어/동칼리만탄 주지사 : "(호주)캔버라 같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그곳도 농장이었지만 수도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매우 아름답습니다."]

동 칼리만탄 주에 새 수도가 들어서면 일자리가 많아지고, 지역 경제가 활성화될 것을 기대하는 시민들도 많지만,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보르네오섬은 오랑우탄 서식지로 잘 알려져있는데요.

게다가 멸종 위기종인 말레이곰 보호구역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벌목 등으로 서식지가 파괴되면 이들 동물 개체수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요하나 티코/환경운동가 : "우리는 수도 이전을 원하지 않습니다. 수도이전은 자카르타에서 동칼리만탄으로 새로운 문제들을 이전하는 겁니다."]

일단 인도네시아 정부는 칼리만탄에 행정수도를 건설하고, 자카르타는 경제와 산업 중심지로서 역할을 분산한다는 계획입니다.

신 행정수도 건설비용은 대략 330억 달러, 우리 돈으로 40조 원 정도로 추산됩니다.

이처럼 천문학적인 비용 때문에 이전 정권에선 실행에 옮기지 못했는데요,

재선에 성공한 조코위 대통령은 과연 수도를 이전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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