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못 내는 경주마 도축 학대 수사…법 해석만 ‘질질’

입력 2019.06.18 (12:28) 수정 2019.06.18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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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퇴역한 경주마들을 도축하는 과정에서 학대해 사회적 논란이 된 적 있었죠.

경찰이 수사에 나섰는데, 애매한 법률 탓에 한 달 넘게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박천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긴 막대기로 말의 얼굴을 세차게 때리고, 다른 말이 보는 앞에서 도축된 말이 들것에 매달려 올라갑니다.

미국동물보호단체와 국내단체가 이 영상을 증거로 지난달 제주축협과 영상 속 5명을 고발했습니다.

하지만 고발한 지 한 달 넘도록 경찰은 이들에 대한 기소나 불기소 의견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관련법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기 때문입니다.

동물보호법은 동물에게 '신체적 고통'을 입히는 행위를 금지하는데, 이 '신체적 고통'에 대한 정의가 없다는 겁니다.

또, 고통과는 별개로 생명에 위협을 끼치거나 재산상의 피해를 내는 등의 처벌 조건에 고발된 다섯 명이 부합하는지도 경찰로선 고민거립니다.

경찰은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에 법 해석을 요청했지만, 농림부도 애매하단 입장입니다.

[김동현/농림축산식품부 동물복지정책팀장 : "(신체적 고통에 대해서) 해석의 여지가 있는 건 사실입니다. 동물 학대 규정 방식이 한정적이라서 각각의 행위에 해당하는지가 학대행위로서 (결정적입니다)."]

결국, 학대로 동물이 죽음에 이르지 않는 한, 동물의 '신체적 고통'에 대한 처벌은 예측할 수 없다는 건데, 이번 경주마 학대 논란의 경우 도축 과정에서 벌어진 거라 경찰의 고민도 커지고 있습니다.

[박창길/생명체학대방지포럼 대표 : "적극적인 해석과 법 적용을 못 한다면 동물의 안면을 구타하는 것과 같은 학대 행위가 전체 도축장에서 사라질 기회를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거든요."]

명확하지 않은 법망에 걸린 도축 경주마 학대 논란이 앞으로 어떻게 결론지어질지 경찰의 수사 결과에 관심이 쏠립니다.

KBS 뉴스 박천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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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도 못 내는 경주마 도축 학대 수사…법 해석만 ‘질질’
    • 입력 2019-06-18 12:35:49
    • 수정2019-06-18 12:38:54
    뉴스 12
[앵커]

퇴역한 경주마들을 도축하는 과정에서 학대해 사회적 논란이 된 적 있었죠.

경찰이 수사에 나섰는데, 애매한 법률 탓에 한 달 넘게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박천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긴 막대기로 말의 얼굴을 세차게 때리고, 다른 말이 보는 앞에서 도축된 말이 들것에 매달려 올라갑니다.

미국동물보호단체와 국내단체가 이 영상을 증거로 지난달 제주축협과 영상 속 5명을 고발했습니다.

하지만 고발한 지 한 달 넘도록 경찰은 이들에 대한 기소나 불기소 의견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관련법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기 때문입니다.

동물보호법은 동물에게 '신체적 고통'을 입히는 행위를 금지하는데, 이 '신체적 고통'에 대한 정의가 없다는 겁니다.

또, 고통과는 별개로 생명에 위협을 끼치거나 재산상의 피해를 내는 등의 처벌 조건에 고발된 다섯 명이 부합하는지도 경찰로선 고민거립니다.

경찰은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에 법 해석을 요청했지만, 농림부도 애매하단 입장입니다.

[김동현/농림축산식품부 동물복지정책팀장 : "(신체적 고통에 대해서) 해석의 여지가 있는 건 사실입니다. 동물 학대 규정 방식이 한정적이라서 각각의 행위에 해당하는지가 학대행위로서 (결정적입니다)."]

결국, 학대로 동물이 죽음에 이르지 않는 한, 동물의 '신체적 고통'에 대한 처벌은 예측할 수 없다는 건데, 이번 경주마 학대 논란의 경우 도축 과정에서 벌어진 거라 경찰의 고민도 커지고 있습니다.

[박창길/생명체학대방지포럼 대표 : "적극적인 해석과 법 적용을 못 한다면 동물의 안면을 구타하는 것과 같은 학대 행위가 전체 도축장에서 사라질 기회를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거든요."]

명확하지 않은 법망에 걸린 도축 경주마 학대 논란이 앞으로 어떻게 결론지어질지 경찰의 수사 결과에 관심이 쏠립니다.

KBS 뉴스 박천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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