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최강 투수, 저무는 별이 됐지만 3,000K! 영원한 전설의 길로 향하다
입력 2025.07.03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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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지구 최강의 투수'라 불렸던 사나이가 정점에서 내려와 점차 저무는 별이 되고 있지만, 전 세계 야구 팬들의 기억에 영원히 남을 위대한 기록을 작성했다.
2025년 7월 2일(미국 현지 시간), 18년 동안의 기나긴 여정을 통해 3,000탈삼진 대기록을 달성한 LA 다저스의 영원한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37)의 얘기다.
■ 박찬호의 '선발 경쟁자' 신인 커쇼…류현진 시기, '지구 최강 투수'로 발돋움
1988년 3월 19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태어난 커쇼는 좌완 강속구 유망주로 주목받으며 2006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다저스의 지명을 받아 고교 졸업 후 프로 무대에 발을 들였다.
2006년 마이너리그 루키 리그에서 10경기에 등판해 37이닝을 던지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95를 기록한 커쇼는 이듬해 더블A 등의 마이너 무대에서 122이닝을 던지며 163개의 삼진을 잡는 등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다저스 팜의 최고의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그리고 20살이 된 2008년, 커쇼는 트리플 A 무대를 건너뛰고 메이저리그 데뷔의 꿈을 이뤘다.

당시 커쇼는 2008년 다저스에서 불펜과 선발을 오가며 재기에 성공한 '코리안 특급' 박찬호와 5선발 투수 경쟁에서 승리해 국내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왼손 투수로 시속 150km를 훌쩍 뛰어넘는 강속구와 폭포수 같은 커브가 돋보였는데, 제구가 불안한 부분이 있었지만, 데뷔 첫해 22경기에 등판해 5승 5패 평균자책점 4.26으로 신인 치고는 좋은 성적을 남겼다.
이후 2009년부터 다저스의 선발 투수진의 일원이 된 커쇼는 2009년부터 2010년 2년간 점차 제구력을 개선해 나가는 한편, 자신의 커리어에 큰 획을 긋게 만드는 '슬라이더'를 연마하면서 최고 투수의 길을 향해 나아갔다.
그리고 2011시즌 커쇼의 '포텐'이 마침내 터졌다.
커쇼는 왼손 투수로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독특한 투구폼에서 나오는 평균 151km의 강속구와 예리한 슬라이더의 조합으로 21승(리그 1위) 5패 평균자책점 2.28(리그 1위), 248탈삼진(리그 1위)을 기록하며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다.
23살의 나이로 빅리그 최고 투수로 성장한 커쇼는 그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첫 수상의 영예까지 안았다.
이후 커쇼는 압도적 최강자의 길로 거침없이 나아갔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다저스에 합류한 2013년과 2014년, 2년 연속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 압도적 활약으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의 주인공이 됐고, 특히 2014년엔 지안카를로 스탠튼을 제치고 리그 MVP까지 거머쥐며 MVP와 사이영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투수로 매일 출전하는 야수들을 제치고 MVP를 수상하는 것은 MLB 역사상 매우 이례적인 일인데, 커쇼의 2014년 내셔널리그 MVP 수상은 1968년 세인트루이스의 밥 깁슨 이후 무려 46년 만에 나온 진귀한 기록이다.
26살에 3차례 사이영상을 수상하는 등 화려한 기록을 써 내려갔던 커쇼, 하지만 행복은 잠시 그를 오랜 기간 괴롭힌 역경이 최정상에 등극한 이후 찾아왔다.

■ 전성기 커쇼를 괴롭힌 가을 잔혹사…새가슴 비판과 우승 좌절에 번번이 눈물
커쇼는 2013년부터 지구 최강의 기량을 가진 투수로 칭송받았지만, 2013년부터 2019년까지 가을야구 잔혹사에 시달리며 큰 무대에 약한 '새가슴 투수'로 많은 비판과 조롱을 받기도 했다.
당시 커쇼는 다저스의 에이스로 3일 휴식 후 선발 등판까지 자처하는 등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 열정을 불살랐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리그 MVP를 수상한 2014년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에서 세인트루이스를 만나 2차례 등판했는데, 12.2이닝을 던지는 동안 무려 11실점을 하는 등 2차례 다 패전 투수가 됐다.
커쇼는 이후 2019년까지 매년 가을야구에서 고군분투했지만, 결정적인 순간마다 무너졌고 강판 뒤 더그아웃에서 괴로워하고 있는 그의 모습은 가을야구 연례행사처럼 느껴지기까지 했다.
정규시즌 통산 2점대 평균자책점을 자랑하는 커쇼는 가을야구에선 4점대 평균자책점의 평범한 투수로 전락했다.
부진의 이유로 커쇼가 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커브라는 단조로운 구종을 가져 타자들의 집중력이 최고조에 오른 가을 야구에서 정규시즌처럼 압도하기 어렵다는 점과, 정규시즌에서 200이닝 전후의 많은 이닝을 소화한 이후 가을야구에 나서는 체력 문제가 꼽히기도 했다.
이유가 어찌 됐든 커쇼는 가을야구에서 계속 부진을 면치 못하며 커리어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 30살 기점으로 꺾이기 시작한 구속과 기량…고난 뒤 찾아온 WS 우승과 200승·3,000K 대기록
영원한 지구 1선발 투수일 줄 알았던 커쇼의 기량은 만 30살이던 2018년을 기점으로 점차 하향세로 접어들기 시작했다.
이전 시즌까지 평균 93마일(150km/h), 최고 96마일(154km/h)이었던 구속이 평균 90.8마일(146km/h) 수준으로 뚝 떨어진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2018년부터 고질적인 허리 부상까지 시달리며 정규시즌 중에 팀을 이탈하는 횟수도 점차 늘어났다.
커쇼는 더 이상 메이저리그 최고의 에이스가 아닐 뿐만 아니라 매년 가을야구에 진출하는 강팀 다저스의 확실한 1선발 자리까지 내려놓게 됐다.
하지만, 정상에서 내려온 커쇼가 가을야구에서 1선발 에이스 욕심까지 내려놓자 그렇게도 염원하던 우승의 행복이 찾아왔다.
코로나19로 단축 시즌으로 치러진 2020시즌, 커쇼는 워커 뷸러와 훌리오 유리아스, 두 젊은 강속구 투수 다음으로 중용 받았지만, 월드시리즈에서 2차례 등판해 11.2이닝 동안 3실점으로 호투해 2승을 수확하며 다저스의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10여 년간에 걸친 가을야구 잔혹사 끝에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커쇼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우승의 한을 푼 2020년 이후에도 커쇼는 부상에 시달리며 점차 선수 생활의 막바지로 향하고 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2023년 개인 통산 200승을 달성한 데 이어 부상에서 복귀한 올 시즌엔 MLB 사상 20번째 3,000탈삼진 대기록을 달성했다.

현재 빅리그 통산 216승 94패 2.52의 평균자책점, 그리고 2787.1이닝에 3,000탈삼진을 기록 중인 37살의 베테랑 커쇼는 은퇴 후 명예의 전당을 사실상 예약해 놓은 상태다.
유망주에서 최고의 선수로, 그리고 정상에 오른 뒤 찾아온 역경과 고통을 딛고 염원하는 꿈을 이룬 커쇼의 스토리는 깊은 울림을 남겼다.
커쇼의 시대에서 오타니의 시대로 바뀌었지만, 다저스의 역사를 수놓은 전설 커쇼의 발자취는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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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 최강 투수, 저무는 별이 됐지만 3,000K! 영원한 전설의 길로 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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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5-07-03 16:53:20

과거 '지구 최강의 투수'라 불렸던 사나이가 정점에서 내려와 점차 저무는 별이 되고 있지만, 전 세계 야구 팬들의 기억에 영원히 남을 위대한 기록을 작성했다.
2025년 7월 2일(미국 현지 시간), 18년 동안의 기나긴 여정을 통해 3,000탈삼진 대기록을 달성한 LA 다저스의 영원한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37)의 얘기다.
■ 박찬호의 '선발 경쟁자' 신인 커쇼…류현진 시기, '지구 최강 투수'로 발돋움
1988년 3월 19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태어난 커쇼는 좌완 강속구 유망주로 주목받으며 2006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다저스의 지명을 받아 고교 졸업 후 프로 무대에 발을 들였다.
2006년 마이너리그 루키 리그에서 10경기에 등판해 37이닝을 던지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95를 기록한 커쇼는 이듬해 더블A 등의 마이너 무대에서 122이닝을 던지며 163개의 삼진을 잡는 등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다저스 팜의 최고의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그리고 20살이 된 2008년, 커쇼는 트리플 A 무대를 건너뛰고 메이저리그 데뷔의 꿈을 이뤘다.

당시 커쇼는 2008년 다저스에서 불펜과 선발을 오가며 재기에 성공한 '코리안 특급' 박찬호와 5선발 투수 경쟁에서 승리해 국내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왼손 투수로 시속 150km를 훌쩍 뛰어넘는 강속구와 폭포수 같은 커브가 돋보였는데, 제구가 불안한 부분이 있었지만, 데뷔 첫해 22경기에 등판해 5승 5패 평균자책점 4.26으로 신인 치고는 좋은 성적을 남겼다.
이후 2009년부터 다저스의 선발 투수진의 일원이 된 커쇼는 2009년부터 2010년 2년간 점차 제구력을 개선해 나가는 한편, 자신의 커리어에 큰 획을 긋게 만드는 '슬라이더'를 연마하면서 최고 투수의 길을 향해 나아갔다.
그리고 2011시즌 커쇼의 '포텐'이 마침내 터졌다.
커쇼는 왼손 투수로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독특한 투구폼에서 나오는 평균 151km의 강속구와 예리한 슬라이더의 조합으로 21승(리그 1위) 5패 평균자책점 2.28(리그 1위), 248탈삼진(리그 1위)을 기록하며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다.
23살의 나이로 빅리그 최고 투수로 성장한 커쇼는 그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첫 수상의 영예까지 안았다.
이후 커쇼는 압도적 최강자의 길로 거침없이 나아갔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다저스에 합류한 2013년과 2014년, 2년 연속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 압도적 활약으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의 주인공이 됐고, 특히 2014년엔 지안카를로 스탠튼을 제치고 리그 MVP까지 거머쥐며 MVP와 사이영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투수로 매일 출전하는 야수들을 제치고 MVP를 수상하는 것은 MLB 역사상 매우 이례적인 일인데, 커쇼의 2014년 내셔널리그 MVP 수상은 1968년 세인트루이스의 밥 깁슨 이후 무려 46년 만에 나온 진귀한 기록이다.
26살에 3차례 사이영상을 수상하는 등 화려한 기록을 써 내려갔던 커쇼, 하지만 행복은 잠시 그를 오랜 기간 괴롭힌 역경이 최정상에 등극한 이후 찾아왔다.

■ 전성기 커쇼를 괴롭힌 가을 잔혹사…새가슴 비판과 우승 좌절에 번번이 눈물
커쇼는 2013년부터 지구 최강의 기량을 가진 투수로 칭송받았지만, 2013년부터 2019년까지 가을야구 잔혹사에 시달리며 큰 무대에 약한 '새가슴 투수'로 많은 비판과 조롱을 받기도 했다.
당시 커쇼는 다저스의 에이스로 3일 휴식 후 선발 등판까지 자처하는 등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 열정을 불살랐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리그 MVP를 수상한 2014년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에서 세인트루이스를 만나 2차례 등판했는데, 12.2이닝을 던지는 동안 무려 11실점을 하는 등 2차례 다 패전 투수가 됐다.
커쇼는 이후 2019년까지 매년 가을야구에서 고군분투했지만, 결정적인 순간마다 무너졌고 강판 뒤 더그아웃에서 괴로워하고 있는 그의 모습은 가을야구 연례행사처럼 느껴지기까지 했다.
정규시즌 통산 2점대 평균자책점을 자랑하는 커쇼는 가을야구에선 4점대 평균자책점의 평범한 투수로 전락했다.
부진의 이유로 커쇼가 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커브라는 단조로운 구종을 가져 타자들의 집중력이 최고조에 오른 가을 야구에서 정규시즌처럼 압도하기 어렵다는 점과, 정규시즌에서 200이닝 전후의 많은 이닝을 소화한 이후 가을야구에 나서는 체력 문제가 꼽히기도 했다.
이유가 어찌 됐든 커쇼는 가을야구에서 계속 부진을 면치 못하며 커리어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 30살 기점으로 꺾이기 시작한 구속과 기량…고난 뒤 찾아온 WS 우승과 200승·3,000K 대기록
영원한 지구 1선발 투수일 줄 알았던 커쇼의 기량은 만 30살이던 2018년을 기점으로 점차 하향세로 접어들기 시작했다.
이전 시즌까지 평균 93마일(150km/h), 최고 96마일(154km/h)이었던 구속이 평균 90.8마일(146km/h) 수준으로 뚝 떨어진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2018년부터 고질적인 허리 부상까지 시달리며 정규시즌 중에 팀을 이탈하는 횟수도 점차 늘어났다.
커쇼는 더 이상 메이저리그 최고의 에이스가 아닐 뿐만 아니라 매년 가을야구에 진출하는 강팀 다저스의 확실한 1선발 자리까지 내려놓게 됐다.
하지만, 정상에서 내려온 커쇼가 가을야구에서 1선발 에이스 욕심까지 내려놓자 그렇게도 염원하던 우승의 행복이 찾아왔다.
코로나19로 단축 시즌으로 치러진 2020시즌, 커쇼는 워커 뷸러와 훌리오 유리아스, 두 젊은 강속구 투수 다음으로 중용 받았지만, 월드시리즈에서 2차례 등판해 11.2이닝 동안 3실점으로 호투해 2승을 수확하며 다저스의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10여 년간에 걸친 가을야구 잔혹사 끝에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커쇼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우승의 한을 푼 2020년 이후에도 커쇼는 부상에 시달리며 점차 선수 생활의 막바지로 향하고 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2023년 개인 통산 200승을 달성한 데 이어 부상에서 복귀한 올 시즌엔 MLB 사상 20번째 3,000탈삼진 대기록을 달성했다.

현재 빅리그 통산 216승 94패 2.52의 평균자책점, 그리고 2787.1이닝에 3,000탈삼진을 기록 중인 37살의 베테랑 커쇼는 은퇴 후 명예의 전당을 사실상 예약해 놓은 상태다.
유망주에서 최고의 선수로, 그리고 정상에 오른 뒤 찾아온 역경과 고통을 딛고 염원하는 꿈을 이룬 커쇼의 스토리는 깊은 울림을 남겼다.
커쇼의 시대에서 오타니의 시대로 바뀌었지만, 다저스의 역사를 수놓은 전설 커쇼의 발자취는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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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무림 기자 hagosu@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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