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에 흉기 들이민 사립중 교사…해결책은 ‘고교 발령’? [주말엔]

입력 2023.05.28 (06:00) 수정 2023.05.29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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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료를 벽에 밀치고 가위로 찌르려 한 교사...300만원 벌금형

지난 3월, 서울 성북구 소재 사립중학교에서 '학교폭력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그런데 학생 사이에 벌어진 폭력이 아니라, 선생님들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이 학교 교사 A 씨가 교무부장 B 씨에게 교무회의에 대한 문제제기를 한 것이었습니다. 회의 시작시간과 관련된 내용이었다고 합니다.

그러자 교무부장 B 씨는 A 교사에게 소리를 지르며 욕설을 했습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A 교사가 사과를 요구하자, 다음날 더 큰 소동이 생겼습니다. B 교무부장이  A 교사에게 흉기를 들이민 겁니다.

A 교사는 "B 교무부장이 교무실에서 다른 선생님을 모두 나가라고 하더니, 내 머리채를 잡고 뒷주머니에 있는 실습용 가위를 빼들어 얼굴을 찌르려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다행히 A 교사가 이를 피했고, 다른 교사들이 교무실로 들어와 피해는 막았습니다.

동료교사의 신고를 받고 도착한 경찰은 B 교무부장을 체포했습니다. B 씨는 특수협박 혐의로 약식기소돼,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 멀쩡히 교단에서 4일 동안 수업… 학교는 쉬쉬


그런데 이 사건 발생 이후에도, 가해 교사인 B 교무부장은 '병가'를 내기 전까지 한동안 정상출근했습니다. 

4일 동안 수업도 했습니다. 학생들은 B 교무부장이 다른 선생님에게 가위를 휘두른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학교가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가정통신문 등을 통해 공식적으로 사건을 알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건 발생 일주일 뒤 언론 기사가 나가고서야 사건이 알려졌고, 그간 B 교사에게 수업을 들어온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불안감을 호소했습니다.

학교 측은 그로부터 또 일주일 뒤에야, 학부모 총회를 통해 관련 내용을 전했습니다.

■ '300만원 벌금형'과 '정직 3개월'… 그러나 수업은 계속 된다

성북강북교육청 등에 따르면 최근 B 씨에 대해 ' 정직 3개월, 2학기가 되기 전 고등학교로 인사 발령' 조치가 내려졌습니다.

소동이 있었던 중학교에서는 수업을 하지 않게 됐지만, 같은 재단의 고등학교에서 다시 근무를 하는 겁니다.

피해 교사인 A 씨는 당시 충격으로 불안증세와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사건 이후 수업도 나가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A 씨는 "학교가 징계위 과정에서 피해자의 의견을 구하지도 않았고, 결과조차 알려주지 않는 등 '쉬쉬'하는 데 급급했다"며 "무엇보다 학생들이 제일 걱정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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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료에 흉기 들이민 사립중 교사…해결책은 ‘고교 발령’? [주말엔]
    • 입력 2023-05-28 06:00:16
    • 수정2023-05-29 15:11:26
    주말엔

■ 동료를 벽에 밀치고 가위로 찌르려 한 교사...300만원 벌금형

지난 3월, 서울 성북구 소재 사립중학교에서 '학교폭력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그런데 학생 사이에 벌어진 폭력이 아니라, 선생님들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이 학교 교사 A 씨가 교무부장 B 씨에게 교무회의에 대한 문제제기를 한 것이었습니다. 회의 시작시간과 관련된 내용이었다고 합니다.

그러자 교무부장 B 씨는 A 교사에게 소리를 지르며 욕설을 했습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A 교사가 사과를 요구하자, 다음날 더 큰 소동이 생겼습니다. B 교무부장이  A 교사에게 흉기를 들이민 겁니다.

A 교사는 "B 교무부장이 교무실에서 다른 선생님을 모두 나가라고 하더니, 내 머리채를 잡고 뒷주머니에 있는 실습용 가위를 빼들어 얼굴을 찌르려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다행히 A 교사가 이를 피했고, 다른 교사들이 교무실로 들어와 피해는 막았습니다.

동료교사의 신고를 받고 도착한 경찰은 B 교무부장을 체포했습니다. B 씨는 특수협박 혐의로 약식기소돼,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 멀쩡히 교단에서 4일 동안 수업… 학교는 쉬쉬


그런데 이 사건 발생 이후에도, 가해 교사인 B 교무부장은 '병가'를 내기 전까지 한동안 정상출근했습니다. 

4일 동안 수업도 했습니다. 학생들은 B 교무부장이 다른 선생님에게 가위를 휘두른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학교가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가정통신문 등을 통해 공식적으로 사건을 알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건 발생 일주일 뒤 언론 기사가 나가고서야 사건이 알려졌고, 그간 B 교사에게 수업을 들어온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불안감을 호소했습니다.

학교 측은 그로부터 또 일주일 뒤에야, 학부모 총회를 통해 관련 내용을 전했습니다.

■ '300만원 벌금형'과 '정직 3개월'… 그러나 수업은 계속 된다

성북강북교육청 등에 따르면 최근 B 씨에 대해 ' 정직 3개월, 2학기가 되기 전 고등학교로 인사 발령' 조치가 내려졌습니다.

소동이 있었던 중학교에서는 수업을 하지 않게 됐지만, 같은 재단의 고등학교에서 다시 근무를 하는 겁니다.

피해 교사인 A 씨는 당시 충격으로 불안증세와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사건 이후 수업도 나가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A 씨는 "학교가 징계위 과정에서 피해자의 의견을 구하지도 않았고, 결과조차 알려주지 않는 등 '쉬쉬'하는 데 급급했다"며 "무엇보다 학생들이 제일 걱정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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