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심야심] ‘수도권·MZ 대표론’에 與 발칵…‘한동훈 차출론’은 과장?

입력 2022.12.06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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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2월 말~3월 초로 예상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집권 국민의힘 내에서 '당 대표의 조건'이 논란입니다. 이른바 ▲수도권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세대) 공략을 위한 당 대표 자격론입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어제(5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MZ세대, 미래 세대의 새로운 물결에 공감하는 그런 지도부가 탄생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지난 3일 "2024년 총선에서 수도권 승리를 견인할 수 있는 분, MZ세대에게 호응받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분, 공천 관리를 합리적이고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분이면 좋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김기현·윤상현·조경태 의원 등의 이름을 거론한 뒤 "총선에서 이길 수 있는 확신이 있는 사람이 안 보인다는 게 당원들의 고민"이라며 "다들 성에 차지 않는다"고도 했는데요.

이런 주장, 나름의 근거를 가지고 있습니다.

직전 21대 총선에서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전체 의석 121석 중 국민의힘의 의석수는 17석(14%)에 불과했습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현재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 전원과 원내지도부 모두가 수도권 출신입니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여소야대'를 극복하기 위해선 수도권, 특히 MZ 세대의 지지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 당권 주자들, "내가 적임" 주장

특히 당 지도부의 이런 발언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관저를 방문한 뒤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이른바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뒤따랐습니다.

당권 주자들의 마음도 바빠졌습니다.

수도권을 지역구로 둔 윤상현 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을)은 SNS에 "중원 전투를 진두지휘할 강력한 리더가 필요하다"며 '수도권 리더론'을 펼쳤습니다.

안철수 의원(경기 성남시 분당구갑)도 SNS에 "청년들이 처한 어려운 상황을 스스로 자초한 결과라고 외면해선 안 된다"며 청년층을 공략했습니다.

심지어 울산 남구을을 지역구로 둔 김기현 의원도 오늘 첫 번째 전당대회 공약으로 '가치, 세대, 지역, 계층의 확장'을 내걸고 "세대를 폭넓게 아우르고, 지역을 확장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 '한동훈 차출설'로 이어진 '수도권·MZ 대표론'

그런데 당권 주자들의 어필이 무색하게 진짜 '윤심'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차출에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며 당 안팎이 술렁이고 있습니다.

차기 당 대표가 2024년 총선 공천권이라는 '절대 반지'를 지니게 되는 만큼, 총선 승리를 위해선 윤 대통령과 긴밀한 소통을 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겁니다.

다만 현재로선 한 장관의 차기 전대 차출은 쉽지 않으리라고 보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입니다.

한 여권 관계자는 KBS와의 통화에서 "정치 경험이 전혀 없는 한 장관이 갑자기 당 대표로 나설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면서 "황교안 전 대표의 사례는 있지만 그걸 성공 사례로 볼 수 있느냐"고 반문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도 SBS 라디오에서 "아무리 급해도 검사 대통령에 검사 여당 대표가 (말이 되냐), 우리가 무슨 아프리카 군사 쿠데타로 집권한 나라도 아니고"라고 지적했습니다.

심지어 한 장관 차출설이 여당에 대한 공세를 모색하는 '야당 전략'이라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김행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SBS 라디오에서 "민주당은 (한 장관이 당 대표가 되면) '대한민국이 검찰 공화국이냐' 이러고 공격하겠다고 하고 있다고 한다"며 "민주당은 그 전략을 짜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 '윤심' 해석 두고 당내 파열음도

'수도권·MZ 대표론' 발언 파장은 역으로 주호영 원내대표에 대한 공격으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장제원 의원은 오늘 문화일보 인터뷰에서 "예산 통과 문제도 그렇고 국회 운영에 얼마나 많은 현안이 있느냐"며 "(주 원내대표가) 그런 인물평을 할 때인가"라고 작심 비판했습니다.

주 원내대표 발언에 '윤심'이 실렸다는 해석에 대해서도 "대통령께서 그런 말씀을 하셨을 리 없다”며 "당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시는 분들이 왜 스스로 당을 왜소하게 만드는 발언을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직격했습니다.

나경원 전 의원 역시 "(주 원내대표가) 자천, 타천 거명되는 당권 주자를 쭉 나열하고 비판하는 부분에 대해 상당히 유감"이라며 "내부 총질보다 더 나쁜 것이 내부 디스"라고 비판했습니다.

파장이 커지자 주 원내대표는 오늘 기자들과 만나 "제가 한 말 전체를 보면 너무 과민 반응이고, 과장되게 이해하시는 듯하다”며 “제가 어느 분이 성에 차다, 안 차다 할 계제가 아니다”고 해명했습니다.

'한동훈 차출설'과 관련해서도 "일반론일 뿐"이라며 "과장되게 이해하는 것 같다"며 다시 선을 그었습니다.

하지만 때마침 윤 대통령이 최근 관저에서 한 장관과 회동했다는 언론 보도까지 나오면서 이른바 '윤심'을 둘러싼 갑론을박은 쉽게 잦아들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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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심야심] ‘수도권·MZ 대표론’에 與 발칵…‘한동훈 차출론’은 과장?
    • 입력 2022-12-06 17:34:30
    여심야심

내년 2월 말~3월 초로 예상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집권 국민의힘 내에서 '당 대표의 조건'이 논란입니다. 이른바 ▲수도권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세대) 공략을 위한 당 대표 자격론입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어제(5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MZ세대, 미래 세대의 새로운 물결에 공감하는 그런 지도부가 탄생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지난 3일 "2024년 총선에서 수도권 승리를 견인할 수 있는 분, MZ세대에게 호응받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분, 공천 관리를 합리적이고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분이면 좋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김기현·윤상현·조경태 의원 등의 이름을 거론한 뒤 "총선에서 이길 수 있는 확신이 있는 사람이 안 보인다는 게 당원들의 고민"이라며 "다들 성에 차지 않는다"고도 했는데요.

이런 주장, 나름의 근거를 가지고 있습니다.

직전 21대 총선에서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전체 의석 121석 중 국민의힘의 의석수는 17석(14%)에 불과했습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현재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 전원과 원내지도부 모두가 수도권 출신입니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여소야대'를 극복하기 위해선 수도권, 특히 MZ 세대의 지지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 당권 주자들, "내가 적임" 주장

특히 당 지도부의 이런 발언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관저를 방문한 뒤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이른바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뒤따랐습니다.

당권 주자들의 마음도 바빠졌습니다.

수도권을 지역구로 둔 윤상현 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을)은 SNS에 "중원 전투를 진두지휘할 강력한 리더가 필요하다"며 '수도권 리더론'을 펼쳤습니다.

안철수 의원(경기 성남시 분당구갑)도 SNS에 "청년들이 처한 어려운 상황을 스스로 자초한 결과라고 외면해선 안 된다"며 청년층을 공략했습니다.

심지어 울산 남구을을 지역구로 둔 김기현 의원도 오늘 첫 번째 전당대회 공약으로 '가치, 세대, 지역, 계층의 확장'을 내걸고 "세대를 폭넓게 아우르고, 지역을 확장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 '한동훈 차출설'로 이어진 '수도권·MZ 대표론'

그런데 당권 주자들의 어필이 무색하게 진짜 '윤심'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차출에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며 당 안팎이 술렁이고 있습니다.

차기 당 대표가 2024년 총선 공천권이라는 '절대 반지'를 지니게 되는 만큼, 총선 승리를 위해선 윤 대통령과 긴밀한 소통을 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겁니다.

다만 현재로선 한 장관의 차기 전대 차출은 쉽지 않으리라고 보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입니다.

한 여권 관계자는 KBS와의 통화에서 "정치 경험이 전혀 없는 한 장관이 갑자기 당 대표로 나설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면서 "황교안 전 대표의 사례는 있지만 그걸 성공 사례로 볼 수 있느냐"고 반문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도 SBS 라디오에서 "아무리 급해도 검사 대통령에 검사 여당 대표가 (말이 되냐), 우리가 무슨 아프리카 군사 쿠데타로 집권한 나라도 아니고"라고 지적했습니다.

심지어 한 장관 차출설이 여당에 대한 공세를 모색하는 '야당 전략'이라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김행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SBS 라디오에서 "민주당은 (한 장관이 당 대표가 되면) '대한민국이 검찰 공화국이냐' 이러고 공격하겠다고 하고 있다고 한다"며 "민주당은 그 전략을 짜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 '윤심' 해석 두고 당내 파열음도

'수도권·MZ 대표론' 발언 파장은 역으로 주호영 원내대표에 대한 공격으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장제원 의원은 오늘 문화일보 인터뷰에서 "예산 통과 문제도 그렇고 국회 운영에 얼마나 많은 현안이 있느냐"며 "(주 원내대표가) 그런 인물평을 할 때인가"라고 작심 비판했습니다.

주 원내대표 발언에 '윤심'이 실렸다는 해석에 대해서도 "대통령께서 그런 말씀을 하셨을 리 없다”며 "당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시는 분들이 왜 스스로 당을 왜소하게 만드는 발언을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직격했습니다.

나경원 전 의원 역시 "(주 원내대표가) 자천, 타천 거명되는 당권 주자를 쭉 나열하고 비판하는 부분에 대해 상당히 유감"이라며 "내부 총질보다 더 나쁜 것이 내부 디스"라고 비판했습니다.

파장이 커지자 주 원내대표는 오늘 기자들과 만나 "제가 한 말 전체를 보면 너무 과민 반응이고, 과장되게 이해하시는 듯하다”며 “제가 어느 분이 성에 차다, 안 차다 할 계제가 아니다”고 해명했습니다.

'한동훈 차출설'과 관련해서도 "일반론일 뿐"이라며 "과장되게 이해하는 것 같다"며 다시 선을 그었습니다.

하지만 때마침 윤 대통령이 최근 관저에서 한 장관과 회동했다는 언론 보도까지 나오면서 이른바 '윤심'을 둘러싼 갑론을박은 쉽게 잦아들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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