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무역수지 적자 100억 달러 넘었다…역대 최대 규모

입력 2022.07.01 (21:14) 수정 2022.07.02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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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의 반이 지난 시점에 무역적자가 100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상반기 기준, 역대 가장 큰 규모입니다.

수출 실적은 좋았지만 에너지 수입하느라 쓴 돈이 가파르게 늘어난 게 결정적이었습니다.

먼저 정새배 기자의 보도 보시고, 좀 더 들여다보겠습니다.

[리포트]

올해 상반기 무역수지는 103억 달러, 우리 돈 약 13조 원의 적자로 기록됐습니다.

기존의 상반기 역대 최대 무역수지 적자기록인 1997년의 91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지난 한 달(6월) 적자 규모만 24억 7000만 달러, 4월부터 석 달 연속 적자 행진입니다.

무역 수지가 석 달 연속 적자를 기록한 건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처음입니다.

수출엔 문제가 없었습니다.

반도체와 철강 등 주력 산업 대부분의 수출이 늘었고 그 결과 매달 역대 최대 수출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하지만 수입액이 훨씬 더 가파르게 늘었습니다.

급등한 에너지 가격이 원인입니다.

가스와 석탄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넘게 올랐고, 그 결과 전체 에너지 수입액은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늘어난 에너지 수입액만 무역적자의 4배 수준입니다.

여기에 산업생산에 필요한 철강과 비철금속 등 원자재 수입액도 크게 늘었습니다.

주요 농산품 수입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간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문제는 이 같은 에너지와 원자재 인플레이션이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또 여름철 에너지 수요가 늘어나면 무역적자 폭은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문동민/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 : "외부 변수에 따른 에너지 수입 증가가 워낙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적자를 보이고 있는 거고, 이런 것들이 우리 경제에 조금이나마 주름을 줄까 걱정되는 것들이 현실입니다."]

여기에 수출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는 점도 하반기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소입니다.

KBS 뉴스 정새배입니다.

영상편집:위강해/그래픽:서수민

[앵커]

정 기자, 하반기 전망도 밝지만은 않은데, 이대로 계속 적자 흐름이 이어지는 건가요?

[기자]

네.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 상승 같은 외부 변수는 우리가 통제하기 어렵습니다.

하반기에도 높은 가격이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어서 이대로라면 올해 무역수지 적자는 사실상 확정적인데요,

지난달 무역협회는 올해 적자 규모가 147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는데, 이정도 규모라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큰 수준입니다.

[앵커]

이러면 이른바 '쌍둥이 적자'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 이런 우려도 나오는데요.

[기자]

네. 쌍둥이 적자는 경상수지와 재정수지가 동시에 적자가 되는 걸 말하는데요,

우리나라는 외환위기가 있었던 1997년에 쌍둥이 적자가 나타났습니다.

재정수지는 정부가 거둬들인 수입과 지출을 따지는 건데 이건 적자가 확실시되고 있기 때문에 외국과의 거래 결과인 경상수지만 살펴보면요,

가장 최근 통계인 올해 4월 경상수지가 24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물론 이건 외국인 배당금 같은 계절적 요인이 커서 다시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긴 한데요,

그럼에도 무역수지가 계속 적자를 기록한다면 올해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앵커]

그럼에도 수출이 버텨주고 있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거죠?

[기자]

그렇긴 한데 앞서 말씀드렸듯이 수출 증가율이 점차 둔화되고 있고요,

그리고 수출이 늘어난 게 금액 기준이거든요?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생산 단가가 높아지니까 수출하는 금액이 오르는, 일종의 '착시 효과'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실제로 4월 달러 기준 수출금액은 1년 전보다 10% 넘게 늘어났는데 수출 물량은 오히려 조금 줄었거든요.

지금은 전세계적으로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전경련이 하반기 수출 전망을 조사해봤더니 수출 기업들은 하반기 증가율이 0.5%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앵커]

그래도 불확실한 상황에서 유일하게 믿을 구석 아닙니까?

[기자]

말씀하신대로 그래도 할 수 있는 건 수출을 더욱 늘리는 것밖에 없습니다.

정부도 이걸 알고 있기 때문에, 당장 모레(3일)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어 수출 활성화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조만간 수출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해서 수출 지원 방안도 마련할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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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반기 무역수지 적자 100억 달러 넘었다…역대 최대 규모
    • 입력 2022-07-01 21:14:38
    • 수정2022-07-02 07:55:40
    뉴스 9
[앵커]

올해의 반이 지난 시점에 무역적자가 100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상반기 기준, 역대 가장 큰 규모입니다.

수출 실적은 좋았지만 에너지 수입하느라 쓴 돈이 가파르게 늘어난 게 결정적이었습니다.

먼저 정새배 기자의 보도 보시고, 좀 더 들여다보겠습니다.

[리포트]

올해 상반기 무역수지는 103억 달러, 우리 돈 약 13조 원의 적자로 기록됐습니다.

기존의 상반기 역대 최대 무역수지 적자기록인 1997년의 91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지난 한 달(6월) 적자 규모만 24억 7000만 달러, 4월부터 석 달 연속 적자 행진입니다.

무역 수지가 석 달 연속 적자를 기록한 건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처음입니다.

수출엔 문제가 없었습니다.

반도체와 철강 등 주력 산업 대부분의 수출이 늘었고 그 결과 매달 역대 최대 수출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하지만 수입액이 훨씬 더 가파르게 늘었습니다.

급등한 에너지 가격이 원인입니다.

가스와 석탄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넘게 올랐고, 그 결과 전체 에너지 수입액은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늘어난 에너지 수입액만 무역적자의 4배 수준입니다.

여기에 산업생산에 필요한 철강과 비철금속 등 원자재 수입액도 크게 늘었습니다.

주요 농산품 수입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간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문제는 이 같은 에너지와 원자재 인플레이션이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또 여름철 에너지 수요가 늘어나면 무역적자 폭은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문동민/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 : "외부 변수에 따른 에너지 수입 증가가 워낙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적자를 보이고 있는 거고, 이런 것들이 우리 경제에 조금이나마 주름을 줄까 걱정되는 것들이 현실입니다."]

여기에 수출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는 점도 하반기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소입니다.

KBS 뉴스 정새배입니다.

영상편집:위강해/그래픽:서수민

[앵커]

정 기자, 하반기 전망도 밝지만은 않은데, 이대로 계속 적자 흐름이 이어지는 건가요?

[기자]

네.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 상승 같은 외부 변수는 우리가 통제하기 어렵습니다.

하반기에도 높은 가격이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어서 이대로라면 올해 무역수지 적자는 사실상 확정적인데요,

지난달 무역협회는 올해 적자 규모가 147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는데, 이정도 규모라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큰 수준입니다.

[앵커]

이러면 이른바 '쌍둥이 적자'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 이런 우려도 나오는데요.

[기자]

네. 쌍둥이 적자는 경상수지와 재정수지가 동시에 적자가 되는 걸 말하는데요,

우리나라는 외환위기가 있었던 1997년에 쌍둥이 적자가 나타났습니다.

재정수지는 정부가 거둬들인 수입과 지출을 따지는 건데 이건 적자가 확실시되고 있기 때문에 외국과의 거래 결과인 경상수지만 살펴보면요,

가장 최근 통계인 올해 4월 경상수지가 24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물론 이건 외국인 배당금 같은 계절적 요인이 커서 다시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긴 한데요,

그럼에도 무역수지가 계속 적자를 기록한다면 올해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앵커]

그럼에도 수출이 버텨주고 있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거죠?

[기자]

그렇긴 한데 앞서 말씀드렸듯이 수출 증가율이 점차 둔화되고 있고요,

그리고 수출이 늘어난 게 금액 기준이거든요?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생산 단가가 높아지니까 수출하는 금액이 오르는, 일종의 '착시 효과'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실제로 4월 달러 기준 수출금액은 1년 전보다 10% 넘게 늘어났는데 수출 물량은 오히려 조금 줄었거든요.

지금은 전세계적으로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전경련이 하반기 수출 전망을 조사해봤더니 수출 기업들은 하반기 증가율이 0.5%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앵커]

그래도 불확실한 상황에서 유일하게 믿을 구석 아닙니까?

[기자]

말씀하신대로 그래도 할 수 있는 건 수출을 더욱 늘리는 것밖에 없습니다.

정부도 이걸 알고 있기 때문에, 당장 모레(3일)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어 수출 활성화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조만간 수출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해서 수출 지원 방안도 마련할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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