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심야심] ‘이대녀’ 비대위원장의 “86 용퇴” 주장에 민주당 발칵…선거 앞 파열음

입력 2022.05.25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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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6의 사명은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이 땅에 정착시키는 거였다. 그 역할을 거의 완수했다. 아름다운 퇴장을 준비해야 한다"

6.1 지방선거를 일주일 앞둔 오늘(25일),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은 어제에 이어 또다시 공개석상에서 86(80년대 학번, 60년대생) 정치인 용퇴론을 비롯한 쇄신안을 꺼내 들었습니다.

대선 때 민주당이 '86 정치인'의 2선 후퇴를 선언했는데, 현재 은퇴 의사를 밝힌 분이 김부겸 전 총리, 김영춘 전 장관, 최재성 전 의원 정도밖에 없다며 선거에 졌다고 약속이 달라질 수는 없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열성 지지층에 반응하는 '팬덤 정치'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습니다. "자신과 다른 견해를 인정하지 않는 잘못된 팬덤 정치 때문에 불과 5년 만에 정권을 넘겨줬다"며 "'내로남불'을 강성 팬덤이 감쌌고, 이 때문에 심판을 받았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최강욱 의원의 성적 발언 의혹과 관련해서는 신속한 징계가 필요하다며 당 윤리심판원 차원이 아닌 비대위 차원의 '비상징계' 필요성까지 언급했습니다.


■'86 그룹' 앞에서 용퇴론 꺼낸 朴...당 지도부 '불쾌감' 표출

하지만, 박 위원장의 이같은 공개 발언에 다른 당 지도부 인사들의 반박과 반발이 이어졌습니다.

김민석 공동선대본부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박 위원장의 비상징계 언급을 겨냥한 듯 "(민주당은) 지도부 일방, 개인의 독단적 지시에 의해 (징계가) 처리되는 수준의 정당은 이미 아니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지적했습니다.

곧 이어진 비공개 회의에선 고성도 터져나왔습니다.

복수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윤호중 위원장은 "월수금 비대위 회의를 본부장 중심 회의로 전환하겠다" "이게 지도부냐"고 격분했고, 다른 참석자들도 "지도부와 상의하고 발언하라" "개인 자격으로 있는 자리가 아니지 않으냐"며 박 위원장 발언을 지적했습니다.

박 위원장도 이에 맞서 "노무현 정신 어디갔냐" "그럼 저를 왜 뽑아서 자리에 앉혀 놓으셨냐"며 맞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박지현 위원장이 전날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대국민 사과와 함께 쇄신안 마련을 약속한 것에 대해서도 윤호중 위원장 등 다른 당 지도부 인사들이 '사전 조율이나 협의가 없었다', '개인 의견일 뿐'이라며 불쾌감을 내비쳤는데, 하루 만에 또 다시 파열음이 터져나온 겁니다.

박 위원장의 쇄신 요구 발언에 제동을 건 윤호중 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 김민석 선대위 공동총괄본부장 등이 모두 '용퇴 대상'으로 지목된 '86 그룹'이라는 점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회의를 마치고 나온 뒤 윤호중 위원장은 '86 그룹 용퇴론'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 질문에 "선거를 앞두고 몇 명이 논의해서 내놓을 내용은 아닌 것 같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신현영 대변인도 선대위 회의 뒤 브리핑에서 "개인의 소신을 밝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 의견과 개인 의견을 분리해 가야 할 필요가 있다"며 박 위원장의 태도를 에둘러 비판했습니다.

당의 공식 입장을 전달하는 대변인이 당 대표 격인 비대위원장 발언에 대해 공개적으로 문제 제기를 한 건 이례적인데, 그만큼 박 위원장의 반성과 사과를 둘러싼 당내 파열음이 컸다는 걸 방증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 박지현, "지엽적 문제로 트집..혁신 보여줘야"…재차 반박

자신의 발언을 두고 당 지도부가 일제히 지적하는 모양새가 됐지만, 박 위원장은 굴하지 않았습니다. 반나절도 안 돼 이번엔 SNS를 통해 "지엽적인 문제로 트집잡을 것이 아니라 혁신의 비전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박 위원장은 "제 호소문 발표가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지적과 비판이 있다"면서 "저는 기자회견 전 윤호중 위원장께 같이 기자회견 하자고 했고, 선거 전략을 총괄하는 김민석 총괄본부장에게 취지와 내용을 전하고 상의를 드렸다"고 밝혔습니다.

"더 어떤 절차를 거쳐야 했던 건지, 어느 당의 대표가 자신의 기자회견문을 당내 합의를 거쳐 작성하는지 모르겠다"고도 했습니다.


■ 당 지도부 갈등에 이재명은 침묵..."파열음은 예고편일 뿐" 시각도

어제 박지현 위원장의 기자회견에 대해 "민주당의 반성과 쇄신이 필요하다는 말씀으로 이해한다"며
"전적으로 공감한다"는 짧은 입장을 낸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은 오늘은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았습니다.

이재명 위원장은 다만 어제 "그 밖의 확대해석은 경계한다"고 했는데, 이는 일부 강성 지지층이 박 위원장의 메시지에 대해 '내부총질'이라 반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갈등 증폭을 우려한 의도로 보입니다.

더구나 이재명 위원장은 본인의 지역구 선거가 박빙으로 흐르면서 자신의 선거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라, 지도부 갈등을 조율하거나 조정할 여유도 없는 상황입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건 예고편일 뿐"이라면서 "지방선거가 끝나고 나면 본격적인 책임론 공방을 비롯한 당내 갈등이 불거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터져 나온 민주당 지도부 내 파열음이 찻잔 속 태풍으로 그칠지 아니면 당 일각의 우려처럼 거대한 폭풍우의 전조일지는 결국 선거 성적표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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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심야심] ‘이대녀’ 비대위원장의 “86 용퇴” 주장에 민주당 발칵…선거 앞 파열음
    • 입력 2022-05-25 17:16:01
    여심야심

"586의 사명은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이 땅에 정착시키는 거였다. 그 역할을 거의 완수했다. 아름다운 퇴장을 준비해야 한다"

6.1 지방선거를 일주일 앞둔 오늘(25일),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은 어제에 이어 또다시 공개석상에서 86(80년대 학번, 60년대생) 정치인 용퇴론을 비롯한 쇄신안을 꺼내 들었습니다.

대선 때 민주당이 '86 정치인'의 2선 후퇴를 선언했는데, 현재 은퇴 의사를 밝힌 분이 김부겸 전 총리, 김영춘 전 장관, 최재성 전 의원 정도밖에 없다며 선거에 졌다고 약속이 달라질 수는 없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열성 지지층에 반응하는 '팬덤 정치'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습니다. "자신과 다른 견해를 인정하지 않는 잘못된 팬덤 정치 때문에 불과 5년 만에 정권을 넘겨줬다"며 "'내로남불'을 강성 팬덤이 감쌌고, 이 때문에 심판을 받았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최강욱 의원의 성적 발언 의혹과 관련해서는 신속한 징계가 필요하다며 당 윤리심판원 차원이 아닌 비대위 차원의 '비상징계' 필요성까지 언급했습니다.


■'86 그룹' 앞에서 용퇴론 꺼낸 朴...당 지도부 '불쾌감' 표출

하지만, 박 위원장의 이같은 공개 발언에 다른 당 지도부 인사들의 반박과 반발이 이어졌습니다.

김민석 공동선대본부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박 위원장의 비상징계 언급을 겨냥한 듯 "(민주당은) 지도부 일방, 개인의 독단적 지시에 의해 (징계가) 처리되는 수준의 정당은 이미 아니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지적했습니다.

곧 이어진 비공개 회의에선 고성도 터져나왔습니다.

복수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윤호중 위원장은 "월수금 비대위 회의를 본부장 중심 회의로 전환하겠다" "이게 지도부냐"고 격분했고, 다른 참석자들도 "지도부와 상의하고 발언하라" "개인 자격으로 있는 자리가 아니지 않으냐"며 박 위원장 발언을 지적했습니다.

박 위원장도 이에 맞서 "노무현 정신 어디갔냐" "그럼 저를 왜 뽑아서 자리에 앉혀 놓으셨냐"며 맞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박지현 위원장이 전날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대국민 사과와 함께 쇄신안 마련을 약속한 것에 대해서도 윤호중 위원장 등 다른 당 지도부 인사들이 '사전 조율이나 협의가 없었다', '개인 의견일 뿐'이라며 불쾌감을 내비쳤는데, 하루 만에 또 다시 파열음이 터져나온 겁니다.

박 위원장의 쇄신 요구 발언에 제동을 건 윤호중 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 김민석 선대위 공동총괄본부장 등이 모두 '용퇴 대상'으로 지목된 '86 그룹'이라는 점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회의를 마치고 나온 뒤 윤호중 위원장은 '86 그룹 용퇴론'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 질문에 "선거를 앞두고 몇 명이 논의해서 내놓을 내용은 아닌 것 같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신현영 대변인도 선대위 회의 뒤 브리핑에서 "개인의 소신을 밝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 의견과 개인 의견을 분리해 가야 할 필요가 있다"며 박 위원장의 태도를 에둘러 비판했습니다.

당의 공식 입장을 전달하는 대변인이 당 대표 격인 비대위원장 발언에 대해 공개적으로 문제 제기를 한 건 이례적인데, 그만큼 박 위원장의 반성과 사과를 둘러싼 당내 파열음이 컸다는 걸 방증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 박지현, "지엽적 문제로 트집..혁신 보여줘야"…재차 반박

자신의 발언을 두고 당 지도부가 일제히 지적하는 모양새가 됐지만, 박 위원장은 굴하지 않았습니다. 반나절도 안 돼 이번엔 SNS를 통해 "지엽적인 문제로 트집잡을 것이 아니라 혁신의 비전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박 위원장은 "제 호소문 발표가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지적과 비판이 있다"면서 "저는 기자회견 전 윤호중 위원장께 같이 기자회견 하자고 했고, 선거 전략을 총괄하는 김민석 총괄본부장에게 취지와 내용을 전하고 상의를 드렸다"고 밝혔습니다.

"더 어떤 절차를 거쳐야 했던 건지, 어느 당의 대표가 자신의 기자회견문을 당내 합의를 거쳐 작성하는지 모르겠다"고도 했습니다.


■ 당 지도부 갈등에 이재명은 침묵..."파열음은 예고편일 뿐" 시각도

어제 박지현 위원장의 기자회견에 대해 "민주당의 반성과 쇄신이 필요하다는 말씀으로 이해한다"며
"전적으로 공감한다"는 짧은 입장을 낸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은 오늘은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았습니다.

이재명 위원장은 다만 어제 "그 밖의 확대해석은 경계한다"고 했는데, 이는 일부 강성 지지층이 박 위원장의 메시지에 대해 '내부총질'이라 반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갈등 증폭을 우려한 의도로 보입니다.

더구나 이재명 위원장은 본인의 지역구 선거가 박빙으로 흐르면서 자신의 선거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라, 지도부 갈등을 조율하거나 조정할 여유도 없는 상황입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건 예고편일 뿐"이라면서 "지방선거가 끝나고 나면 본격적인 책임론 공방을 비롯한 당내 갈등이 불거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터져 나온 민주당 지도부 내 파열음이 찻잔 속 태풍으로 그칠지 아니면 당 일각의 우려처럼 거대한 폭풍우의 전조일지는 결국 선거 성적표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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