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항 5G 위험’ 논란에 각국 항공사 운항 취소·변경

[앵커]

미국의 이동통신사가 5G 서비스의 주파수 전환을 추진하자 세계 각국 항공사들이 미국행 일부 항공편을 취소하거나 기종을 교체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주파수가 항공기 운항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보도에 이영현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두바이 에미레이츠 항공은 현지시각 19일 미국 보스턴과 시카고 등 11개 도시로 향하는 항공편을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에 중저대역 5G 서비스가 도입되면 매일 수천 편의 항공편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미국의 10개 항공사가 이틀 전 바이든 행정부에 재차 경고한 서한 때문입니다.

[팀 클라크/에미레이츠 항공 대표 : "우리는 미국 정부의 교통부 장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그리고 그것의 결과에 대해 경고하는 서한을 보냈다는 증거를 가지고 있습니다."]

같은 이유로 독일 루프트한자도 마이애미행 항공편을 취소했고 일본 항공사 ANA도 시카고와 LA 뉴욕 등으로 가는 항공편 20편을 취소했습니다.

인도 국영 항공사 에어 인디아도 뉴욕 시카고 등 미국 주요 도시로 가는 항공편을 취소하거나 다른 기종을 투입한다고 밝혔습니다.

대한항공도 미국행 여객기 기종을 교체했다고 AP통신이 전했습니다.

AT&T와 버라이즌 등 미국의 이동통신사들은 초고주파 대역을 활용한 기존 5G 서비스를 C 밴드로 불리는 중저대역 서비스로 전환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미 항공업계는 이 중저대역 5G 신호가 항공기 고도계에 신호 간섭을 일으켜 기상 악화 등 저 시정 상황에서 운항할 수 없어진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데니스 타저/美 조종사 협회 소속 기장 : "이 하나의 장비가 잘못된 데이터를 얻으면 비행 제어, 자동 활강, 풍속 변화 방지 등 17개의 다른 복합 시스템으로 보내질 수 있습니다."]

중저대역 5G 서비스는 특히 장거리 운항에 투입되는 보잉777기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항공업계의 이런 반발에 이미 5G 중저대역 서비스 도입을 2차례 연기한 이통사들은 현지시각 19일부터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었지만 공항 주변의 서비스 개통을 또 연기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습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KBS 뉴스 이영현입니다.

영상편집:사명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