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실무’ 故 김문기 편지 입수…“초과이익 환수 세 차례 제안”

입력 2022.01.19 (21:40) 수정 2022.01.25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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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장동 사업의 실무 책임을 맡았던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처장이 지난달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남긴 자필 편지를 KBS가 입수했습니다.

편지에서 김 처장은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넣자고 세 차례나 제안했는데, 임원들이 이를 거부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장혁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유족이 공개한 고(故) 김문기 처장의 2장 분량 자필 편지 제목은 '사장님께 드리는 호소의 글'입니다.

"회사에서 정해 준 기준을 넘어 초과이익 환수 조항 삽입을 세 차례나 제안했는데도 반영되지 않았다", "당시 임원들은 공모지침서와 입찰계획서 기준대로 의사 결정을 했다"고 적었습니다.

환수 조항은 민간 사업자의 수입 독점을 막기 위한 안전 장치로, 사업협약서 결재 과정에서 7시간 만에 갑자기 삭제됐다는 의혹이 일었습니다.

김 처장은 그러나 해당 임원이 누군지는 적시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미 기소된 유동규 본부장이나 정민용 팀장으로부터는 "어떠한 지시나 압력, 부당한 요구를 받은 적이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도 "지시를 받아 불법 행위를 저지른 것처럼 여론몰이가 되고, 검찰 조사도 그렇게 되어 가는 느낌"이라며 억울함을 토로했습니다.

[김대성/고(故) 김문기 처장 동생/지난달 22일 : "윗분들은 어떻게 했는지 조사 과정에서 아무것도 나오지도 않고, 당장 현직에 있는 실무자만 너무 중압적으로 압력을 가하기 때문에 본인이 그걸 감당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날, 김 처장에게 통보된 '징계 의결 요구서'도 공개됐습니다.

민간인 신분인 정민용 변호사에게 회사 내부 자료를 보여줘 중징계 처분하겠다는 내용인데, 김 처장은 이에 대해서도 "당시엔 정 변호사의 범죄 사실들을 전혀 알 수가 없었다"며 회사에 대한 원망을 드러냈습니다.

KBS 뉴스 장혁진입니다.

촬영기자:김재현/영상편집:박상규/CG:김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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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장동 실무’ 故 김문기 편지 입수…“초과이익 환수 세 차례 제안”
    • 입력 2022-01-19 21:40:32
    • 수정2022-01-25 11:3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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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장동 사업의 실무 책임을 맡았던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처장이 지난달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남긴 자필 편지를 KBS가 입수했습니다.

편지에서 김 처장은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넣자고 세 차례나 제안했는데, 임원들이 이를 거부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장혁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유족이 공개한 고(故) 김문기 처장의 2장 분량 자필 편지 제목은 '사장님께 드리는 호소의 글'입니다.

"회사에서 정해 준 기준을 넘어 초과이익 환수 조항 삽입을 세 차례나 제안했는데도 반영되지 않았다", "당시 임원들은 공모지침서와 입찰계획서 기준대로 의사 결정을 했다"고 적었습니다.

환수 조항은 민간 사업자의 수입 독점을 막기 위한 안전 장치로, 사업협약서 결재 과정에서 7시간 만에 갑자기 삭제됐다는 의혹이 일었습니다.

김 처장은 그러나 해당 임원이 누군지는 적시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미 기소된 유동규 본부장이나 정민용 팀장으로부터는 "어떠한 지시나 압력, 부당한 요구를 받은 적이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도 "지시를 받아 불법 행위를 저지른 것처럼 여론몰이가 되고, 검찰 조사도 그렇게 되어 가는 느낌"이라며 억울함을 토로했습니다.

[김대성/고(故) 김문기 처장 동생/지난달 22일 : "윗분들은 어떻게 했는지 조사 과정에서 아무것도 나오지도 않고, 당장 현직에 있는 실무자만 너무 중압적으로 압력을 가하기 때문에 본인이 그걸 감당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날, 김 처장에게 통보된 '징계 의결 요구서'도 공개됐습니다.

민간인 신분인 정민용 변호사에게 회사 내부 자료를 보여줘 중징계 처분하겠다는 내용인데, 김 처장은 이에 대해서도 "당시엔 정 변호사의 범죄 사실들을 전혀 알 수가 없었다"며 회사에 대한 원망을 드러냈습니다.

KBS 뉴스 장혁진입니다.

촬영기자:김재현/영상편집:박상규/CG:김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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