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심야심] 신지예 “尹 ‘극빈층’ 발언, 내용 보면 맞는 말…지지 잘했구나”

입력 2021.12.23 (17:34) 수정 2021.12.24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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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생 페미니스트 파격 영입'. 지난 20일 신지예 씨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직속기구인 새시대위원회 수석부위원장으로 합류한 걸 두고 정치권에선 '파격'이란 말이 뒤따랐습니다. 신 씨는 2018년 '페미니스트 시장'을 내걸고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했고, 꾸준히 국민의힘과 윤석열 후보를 비판해 왔기 때문입니다. 한때 윤 후보를 '조폭 같다'고 공개 비판했던 신 씨에게, 윤 후보는 직접 빨간색 목도리를 둘러주며 '새로운 인사 영입을 통한 지지기반 확장'을 강조했습니다.

당내 반응은 호의적이지만은 않았습니다. '젠더갈등 격화…영입 반대'(하태경 의원), '잡탕밥'(홍준표 의원)이라는 노골적인 표현이 등장했습니다. 선대위 갈등과 맞물려 '이준석 패싱' 논란이 불거지자, 이준석 대표 역시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2030 남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영입을 반대하는 항의 글도 쏟아졌습니다. 여기에 정의당은 '기괴한 변절', '배신의 정치'라는 말과 함께 '신 씨의 페미니즘 정치는 끝났다'고 규정했습니다. 동료들 사이에선 '기회주의자'라는 비판도 거셌습니다.

■ "처음으로 尹 지지하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신지예 씨를 23일 만나 한 시간 가량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신 씨는 윤석열 후보의 22일 '극빈층 자유' 발언 논란에 대해 "앞뒤 발언을 다 보면 정부가 경제적 평등과 교육의 평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이야기"라고 설명했습니다.

신 씨는 "가난하거나 엘리트가 아니더라도 제대로 평등을 보장받고 살아야 한다는 건 사실 진보가 하는 이야기"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가난한 사람은 자유를 모르니까 무시하자는 게 아니라 정부가 경제적 평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얘기로 느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윤석열이 한 말이 아니라 다른 사람, 예를 들어 진보적 학자가 했다고 생각해 보면 맞는 얘기"라면서, "처음으로 지지하길 잘했다고 생각했다"고도 했습니다.

자신을 향한 다양한 시선에, 신 씨는 페미니스트와 환경주의자, 진보주의자로서의 정체성은 변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다만, '가짜 진보'인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집권하는 건 대한민국 정치가 모두 무너지는 일이라 생각해 윤 후보의 승리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정권 교체가 되지 않으면 정치를 그만둘 생각으로 모든 걸 던지고 나왔다고도 했습니다. 신지예 씨와의 인터뷰 내용을 소개합니다.

국민의힘 신지예 새시대준비위 수석부위원장은 민주당은 ‘가짜 진보’라며, 연대해 온 정치계 성폭력 피해자들을 위해 합류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국민의힘 신지예 새시대준비위 수석부위원장은 민주당은 ‘가짜 진보’라며, 연대해 온 정치계 성폭력 피해자들을 위해 합류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Q. 지난20일 국민의힘 새시대 준비위에 합류했다. 어떻게 지내나?
A. 여의도 당사 근처 사무실에서 회의하고 오는 길이다. 매일 사무실로 출근해 김한길 위원장 등 소수와 회의를 한다. 오후에도 회의를 몇 번 더 해야 한다. 기획서도 내야 하고.

Q.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나?
A. 원래 대변했던 기후 위기나 젠더 이슈 등, 국민의힘에서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목소리를 가져오는 역할을 한다. 윤 후보가 당선되려면 중도나 진보까지 영역을 확장해야 하는데, 그 역할을 맡게 될 것 같다. 특히 'n번방 방지법'이 왜 필요한지, 스크리닝·필터링 기술을 어떻게 적용할지, 법안 내용에 어떤 오해가 있는지 등을 합의하고 정리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여성 정책이나 기후위기 관련 포럼, 진보나 중도층에 보내는 콘텐츠도 구상하고 있다. 간단한 게임 같은 형식으로.

Q. 합류 결정에 진영을 막론하고 비판이 나온다. 지지나 응원은 없었나.
A. 왜 없겠나. 많이 있다. 함께 하는 친구들도 있다. 새시대 준비위는 선거 캠프도 아니고 국민의힘 내부 기구도 아니라서 좀 더 (활동이) 자유롭다.

Q. 특히 옛 동료들로부터 '기회주의자' 같은 비판을 많이 받았다. 어떤 비판이 가장 아팠나.
A. 비판하는 마음을 모르는 게 아니다. 나라도 누군가 그런 선택을 했으면 먼저 '변절한 거 아니냐'는 마음이 들 것 같다. 그러나 지난 몇 년 간 지원해 온 정치계 성폭력 피해자들은 대부분 안희정·오거돈·박원순 등 민주당에 의한 피해자들이었다. 밖에서 계속 제3지대를 얘기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곧 '가짜 진보'인 민주당이 당선되게 만드는 일일 수 있다고 봤다. 여태 지원했던 피해자들을 다 배신하는 일이고, 모든 사람을 다 지킬 수 없다면 적어도 곁에 섰던 사람들이라도 지키겠다고 판단했다.

신지예 국민의힘 새시대준비위 수석부위원장은 2018년 ‘페미니스트 서울 시장’ 을 내세우며 녹색당 후보로 선거에 출마해 이름을 알렸다. 당시 선거 벽보 수십 장이 훼손되자 신 부위원장은 여성을 겨냥한 ‘혐오 범죄’라고 규탄했다.신지예 국민의힘 새시대준비위 수석부위원장은 2018년 ‘페미니스트 서울 시장’ 을 내세우며 녹색당 후보로 선거에 출마해 이름을 알렸다. 당시 선거 벽보 수십 장이 훼손되자 신 부위원장은 여성을 겨냥한 ‘혐오 범죄’라고 규탄했다.

윤석열 후보한테 '페미니스트가 되십시오' 라고는 당연히 못 한다. 그러나 요구하지도 않았는데 후보가 먼저 '여성 폭력이나 안전 문제는 국가가 지켜야 한다'고 했다.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약속도 직접 받았다. 윤 후보와 모든 정책이 같지는 않더라도, 민주당의 행보를 막고 보수가 건강한 보수로 거듭날 수 있다면 이번 대선에서 내 역할도 필요하다고 봤다. 중대재해 처벌법과 스토킹 처벌법도 누더기로 통과시키고, 차별금지법도 뒤로 미루며 선거 때만 '진보'를 내세우는 사람들을 어떻게 더 믿겠나. 그들이 무너져야 진보와 보수가 다시 설 수 있다.

Q. '민주당'과 '이재명', '문재인'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윤석열 후보가 당선돼야 하는 이유를 말해줄 수 있나.
A. 윤석열 후보가 직접 '자유'와 '인권'을 말했다. 듣고 깜짝 놀랐다. 새가 좌우의 날개로 날듯 진보와 보수의 관점 모두 수용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 졌다. 이재명 후보는 가면을 너무 잘 쓴다. 윤 후보는 너무 꾸밈이 없어 문제다. 지금 대한민국에 필요한 대통령이 가면을 잘 쓰는 인물인지, 솔직하게 진실을 말하는 사람인지는 국민이 판단할 일이지만, 자유와 인권을 지키겠다고 하는 후보의 언급이 가장 와닿았다.

Q. 22일 윤 후보가 '극빈의 생활을 하는 사람이 자유가 뭔지도 모르고 왜 필요한지도 모른다'고 했다.
A. 기사 제목만 보면 당연히 분노스럽다. 내용을 보고서는 오히려 처음으로 지지하기로 한 걸 진심으로 잘했다고 생각했다. 윤석열 후보가 아니라 진보적 학자가 그 말을 했다고 생각해 보면 맞는 얘기다. 국가가 소득이나 자산 불평등을 해소해서, 가난하거나 엘리트가 아니더라도 자유와 행복 추구권을 보장받을 수 있게 하자는 건 사실 진보 측 주장이다. 후보가 정치인이 된 지 얼마 안 돼 설명을 잘 못 하는데, 뒤에 나온 해명을 보면서 오히려 생각보다 합리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가난한 사람은 자유를 모르니까 무시해야 한다는 게 아니라, 경제적 불평등이 개인의 자유를 추구할 수 없게 만들기 때문에 정부가 평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이야기로 느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22일 전북대 학생들 앞에서  “극빈의 생활을 하고 배운 게 없는 사람은 자유가 뭔지도 모를 뿐 아니라 자유가 왜 개인에게 필요한지 필요성 자체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22일 전북대 학생들 앞에서 “극빈의 생활을 하고 배운 게 없는 사람은 자유가 뭔지도 모를 뿐 아니라 자유가 왜 개인에게 필요한지 필요성 자체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Q. 윤 후보가 잃지 않겠다고 한 '초심'은 무엇인가.
A. 제왕적 대통령제를 없애겠다는 거다. 대통령 후보가 하기 쉽지 않은 말이다. 권력을 먼저 내려놓겠다는 선언 아닌가. 자유와 인권을 지키겠다는 것도 초심이다.

Q. 새시대 준비위에서 꼭 해내고 싶은 목표가 있나.
A. 다 무너진 좌우 프레임을 넘고 실제로 국민들을 위한 정치가 무엇인를 상상하게 하는 게 내 역할이다. 실제 정책과 변화로 보여줘야 한다. 제3지대에서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모든 걸 쏟아부었지만 잘 안 됐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이 길이 더 나은 길이라고 봤다. 지금의 진보가 과연 진보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하는 역할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역할을 잘한다면 비판하던 분들도 나중에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이해해 줄 수 있을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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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심야심] 신지예 “尹 ‘극빈층’ 발언, 내용 보면 맞는 말…지지 잘했구나”
    • 입력 2021-12-23 17:34:02
    • 수정2021-12-24 08:02:05
    여심야심

'90년생 페미니스트 파격 영입'. 지난 20일 신지예 씨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직속기구인 새시대위원회 수석부위원장으로 합류한 걸 두고 정치권에선 '파격'이란 말이 뒤따랐습니다. 신 씨는 2018년 '페미니스트 시장'을 내걸고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했고, 꾸준히 국민의힘과 윤석열 후보를 비판해 왔기 때문입니다. 한때 윤 후보를 '조폭 같다'고 공개 비판했던 신 씨에게, 윤 후보는 직접 빨간색 목도리를 둘러주며 '새로운 인사 영입을 통한 지지기반 확장'을 강조했습니다.

당내 반응은 호의적이지만은 않았습니다. '젠더갈등 격화…영입 반대'(하태경 의원), '잡탕밥'(홍준표 의원)이라는 노골적인 표현이 등장했습니다. 선대위 갈등과 맞물려 '이준석 패싱' 논란이 불거지자, 이준석 대표 역시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2030 남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영입을 반대하는 항의 글도 쏟아졌습니다. 여기에 정의당은 '기괴한 변절', '배신의 정치'라는 말과 함께 '신 씨의 페미니즘 정치는 끝났다'고 규정했습니다. 동료들 사이에선 '기회주의자'라는 비판도 거셌습니다.

■ "처음으로 尹 지지하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신지예 씨를 23일 만나 한 시간 가량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신 씨는 윤석열 후보의 22일 '극빈층 자유' 발언 논란에 대해 "앞뒤 발언을 다 보면 정부가 경제적 평등과 교육의 평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이야기"라고 설명했습니다.

신 씨는 "가난하거나 엘리트가 아니더라도 제대로 평등을 보장받고 살아야 한다는 건 사실 진보가 하는 이야기"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가난한 사람은 자유를 모르니까 무시하자는 게 아니라 정부가 경제적 평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얘기로 느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윤석열이 한 말이 아니라 다른 사람, 예를 들어 진보적 학자가 했다고 생각해 보면 맞는 얘기"라면서, "처음으로 지지하길 잘했다고 생각했다"고도 했습니다.

자신을 향한 다양한 시선에, 신 씨는 페미니스트와 환경주의자, 진보주의자로서의 정체성은 변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다만, '가짜 진보'인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집권하는 건 대한민국 정치가 모두 무너지는 일이라 생각해 윤 후보의 승리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정권 교체가 되지 않으면 정치를 그만둘 생각으로 모든 걸 던지고 나왔다고도 했습니다. 신지예 씨와의 인터뷰 내용을 소개합니다.

국민의힘 신지예 새시대준비위 수석부위원장은 민주당은 ‘가짜 진보’라며, 연대해 온 정치계 성폭력 피해자들을 위해 합류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Q. 지난20일 국민의힘 새시대 준비위에 합류했다. 어떻게 지내나?
A. 여의도 당사 근처 사무실에서 회의하고 오는 길이다. 매일 사무실로 출근해 김한길 위원장 등 소수와 회의를 한다. 오후에도 회의를 몇 번 더 해야 한다. 기획서도 내야 하고.

Q.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나?
A. 원래 대변했던 기후 위기나 젠더 이슈 등, 국민의힘에서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목소리를 가져오는 역할을 한다. 윤 후보가 당선되려면 중도나 진보까지 영역을 확장해야 하는데, 그 역할을 맡게 될 것 같다. 특히 'n번방 방지법'이 왜 필요한지, 스크리닝·필터링 기술을 어떻게 적용할지, 법안 내용에 어떤 오해가 있는지 등을 합의하고 정리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여성 정책이나 기후위기 관련 포럼, 진보나 중도층에 보내는 콘텐츠도 구상하고 있다. 간단한 게임 같은 형식으로.

Q. 합류 결정에 진영을 막론하고 비판이 나온다. 지지나 응원은 없었나.
A. 왜 없겠나. 많이 있다. 함께 하는 친구들도 있다. 새시대 준비위는 선거 캠프도 아니고 국민의힘 내부 기구도 아니라서 좀 더 (활동이) 자유롭다.

Q. 특히 옛 동료들로부터 '기회주의자' 같은 비판을 많이 받았다. 어떤 비판이 가장 아팠나.
A. 비판하는 마음을 모르는 게 아니다. 나라도 누군가 그런 선택을 했으면 먼저 '변절한 거 아니냐'는 마음이 들 것 같다. 그러나 지난 몇 년 간 지원해 온 정치계 성폭력 피해자들은 대부분 안희정·오거돈·박원순 등 민주당에 의한 피해자들이었다. 밖에서 계속 제3지대를 얘기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곧 '가짜 진보'인 민주당이 당선되게 만드는 일일 수 있다고 봤다. 여태 지원했던 피해자들을 다 배신하는 일이고, 모든 사람을 다 지킬 수 없다면 적어도 곁에 섰던 사람들이라도 지키겠다고 판단했다.

신지예 국민의힘 새시대준비위 수석부위원장은 2018년 ‘페미니스트 서울 시장’ 을 내세우며 녹색당 후보로 선거에 출마해 이름을 알렸다. 당시 선거 벽보 수십 장이 훼손되자 신 부위원장은 여성을 겨냥한 ‘혐오 범죄’라고 규탄했다.
윤석열 후보한테 '페미니스트가 되십시오' 라고는 당연히 못 한다. 그러나 요구하지도 않았는데 후보가 먼저 '여성 폭력이나 안전 문제는 국가가 지켜야 한다'고 했다.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약속도 직접 받았다. 윤 후보와 모든 정책이 같지는 않더라도, 민주당의 행보를 막고 보수가 건강한 보수로 거듭날 수 있다면 이번 대선에서 내 역할도 필요하다고 봤다. 중대재해 처벌법과 스토킹 처벌법도 누더기로 통과시키고, 차별금지법도 뒤로 미루며 선거 때만 '진보'를 내세우는 사람들을 어떻게 더 믿겠나. 그들이 무너져야 진보와 보수가 다시 설 수 있다.

Q. '민주당'과 '이재명', '문재인'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윤석열 후보가 당선돼야 하는 이유를 말해줄 수 있나.
A. 윤석열 후보가 직접 '자유'와 '인권'을 말했다. 듣고 깜짝 놀랐다. 새가 좌우의 날개로 날듯 진보와 보수의 관점 모두 수용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 졌다. 이재명 후보는 가면을 너무 잘 쓴다. 윤 후보는 너무 꾸밈이 없어 문제다. 지금 대한민국에 필요한 대통령이 가면을 잘 쓰는 인물인지, 솔직하게 진실을 말하는 사람인지는 국민이 판단할 일이지만, 자유와 인권을 지키겠다고 하는 후보의 언급이 가장 와닿았다.

Q. 22일 윤 후보가 '극빈의 생활을 하는 사람이 자유가 뭔지도 모르고 왜 필요한지도 모른다'고 했다.
A. 기사 제목만 보면 당연히 분노스럽다. 내용을 보고서는 오히려 처음으로 지지하기로 한 걸 진심으로 잘했다고 생각했다. 윤석열 후보가 아니라 진보적 학자가 그 말을 했다고 생각해 보면 맞는 얘기다. 국가가 소득이나 자산 불평등을 해소해서, 가난하거나 엘리트가 아니더라도 자유와 행복 추구권을 보장받을 수 있게 하자는 건 사실 진보 측 주장이다. 후보가 정치인이 된 지 얼마 안 돼 설명을 잘 못 하는데, 뒤에 나온 해명을 보면서 오히려 생각보다 합리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가난한 사람은 자유를 모르니까 무시해야 한다는 게 아니라, 경제적 불평등이 개인의 자유를 추구할 수 없게 만들기 때문에 정부가 평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이야기로 느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22일 전북대 학생들 앞에서  “극빈의 생활을 하고 배운 게 없는 사람은 자유가 뭔지도 모를 뿐 아니라 자유가 왜 개인에게 필요한지 필요성 자체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Q. 윤 후보가 잃지 않겠다고 한 '초심'은 무엇인가.
A. 제왕적 대통령제를 없애겠다는 거다. 대통령 후보가 하기 쉽지 않은 말이다. 권력을 먼저 내려놓겠다는 선언 아닌가. 자유와 인권을 지키겠다는 것도 초심이다.

Q. 새시대 준비위에서 꼭 해내고 싶은 목표가 있나.
A. 다 무너진 좌우 프레임을 넘고 실제로 국민들을 위한 정치가 무엇인를 상상하게 하는 게 내 역할이다. 실제 정책과 변화로 보여줘야 한다. 제3지대에서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모든 걸 쏟아부었지만 잘 안 됐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이 길이 더 나은 길이라고 봤다. 지금의 진보가 과연 진보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하는 역할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역할을 잘한다면 비판하던 분들도 나중에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이해해 줄 수 있을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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