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마술쇼는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중국에 한인 태권도 시범단!

입력 2021.09.20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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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3일 창단한 주중 한인 태권도 시범단 (제공:  주중 한인 태권도 시범단 )9월 13일 창단한 주중 한인 태권도 시범단 (제공: 주중 한인 태권도 시범단 )

지난 9월 13일, 중국 베이징에 있는 한국 문화원에서 뜻깊은 행사가 열렸습니다.

■ 중국 내 '한인 태권도 시범단' 창단

중국에 거주하는 우리 교민들이 '주중 한인 태권도 시범단'을 창단한 것입니다. 시범단은 모두 16명으로 구성됐습니다. 이 가운데 7명은 베이징에 있는 한국국제학교 학생들입니다.

창단식에서는 격파와 십진 품새시범,자유 품새시범, 태권체조 퍼포먼스와 아리랑 퍼포먼스 등
20여 분 동안 다양한 시범 공연이 펼쳐졌습니다.


중국에서 한국의 태권도가 알려지기 시작한 지는 꽤 오래됐지만 교민들이 힘을 모아 태권도 시범단을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서원식 주중 한인 태권도 시범단장(태권도 8단)은 말했습니다.


이날 창단식에서는 주중 한국대사관과 한국문화원, 중국한국인회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 "마술쇼는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주중 한인 태권도 시범단의 서원식 단장은 몇년 전 주중 한국 대사관이 주최한 국경절 리셉션에 참석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리셉션 축하 공연을 보면서 아쉬움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축하 공연으로 마술쇼가 진행됐는데, 각국 외교관들과 중국 고위 공무원들이 참석한 행사였기에
우리나라를 홍보하고 대표할 수 있는 전통 문화공연으로 준비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몇년 동안의 준비기간을 거치고 교민들의 응원과 격려에 힘입어 지난 4월 시범단 발대식을 열었고 5개월 만에 창단하게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주중 한인 태권도 시범단은 앞으로 민간 외교관으로서 태권도와 한국 문화를 중국 전역과 중국인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본격적으로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올해 1월 한중 정상 통화 (KBS 뉴스9 )올해 1월 한중 정상 통화 (KBS 뉴스9 )

■ 내년 한중 수교 30주년... 정상 통화 뒤 8개월 만에서야 개막식

내년은 한중 수교 30주년입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올해 1월 통화를 갖고 한중간 문화 교류와 협력을 복원하고 촉진하기 위해 올해와 내년을 ‘한중 문화교류의 해’로 선포했습니다.

하지만 몇 개월 동안 눈에 띄는 교류는 없었습니다. 2년째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19로 인적, 물적 교류가 어렵다보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는 주장을 하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어쨌든 9월 15일, 서울에서 '2021-2022 한중 문화교류의 해' 개막식이 열렸습니다.

양국 정상이 문화 교류를 복원, 촉진하자고 한 지 8개월 만입니다.
너무 늦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이곳 베이징 한인 사회에서 나오기도 했습니다.

개막식에서는 한중 문화교류의 해 로고와 표어, 홍보대사도 공개됐습니다.

한중 문화교류의 해 로고 (출처: 문화체육관광부)한중 문화교류의 해 로고 (출처: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한중 문화교류의 해'가 개막된 만큼 방역지침을 준수한 가운데 코로나19로 위축된 양국 문화교류가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여전한 '한한령(限韓令)...K팝 산업에 대한 추가 타격

이렇듯 양국 정상이 통화를 하고, '한중 문화교류의 해' 가 개막됐지만 한국과 중국의 문화 교류는 아직 해빙기를 맞지 않고 있습니다. 2016년 사드 배치 이후 불거진 한한령(限韓令,중국에서의 한류문화 금지 조치)은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요즘 중국에서 화두 가운데 하나가 연예계의 잘못된 풍조를 바로잡겠다는 '정풍운동(整風運動)'입니다.

8월 말 중국 공산당 중앙 인터넷 안전 정보화 위원회 판공실은 '무질서한 팬덤에 대한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미성년자가 연예인을 응원하기 위해 돈을 쓰는 것을 금지하고, 팬클럽끼리 비방이나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것을 금지한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 여파로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의 BTS, NCT,엑소,아이유 등 우리나라 연예인 팬클럽 계정 20여 개가 30일 정지 조치를 받았습니다.

지난 6월 베이징 한국문화원에서 성황리에 열린 ‘BTS 페스티벌’ (KBS 뉴스9 )지난 6월 베이징 한국문화원에서 성황리에 열린 ‘BTS 페스티벌’ (KBS 뉴스9 )

주한 중국대사관은 파장이 일자 " 중국 정부의 관련 행동은 중국 연예계 스타들 사이에서의 각종 행위와 인터넷 공간에서 '팬덤'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며 "공공 질서와 양속에 어긋나거나 법률과 법칙을 위반하는 언행만을 겨냥하는 것이지 다른 나라와의 정상적인 교류에 지장이 되지 않을 것이다"라는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즉 한국과 중국의 문화 교류에 지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얘깁니다.

정말 영향이 없을까요?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의 자매지인 글로벌 타임스는 웨이보(微博)에서 20여 개의 한국 연예인 계정이 정지되는 등 한국 아이돌 팬덤에 대한 규제는' K팝 산업에 대한 추가 타격'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민간 전도사' 한인 태권도 시범단 역할 기대

2018년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린 지 꼭 4년 만인 내년 2월, 베이징에서 동계올림픽이 개최됩니다. 내년 8월 24일은 한국과 중국이 수교한지 꼭 30년이 되는 날입니다.

9월에는 항저우에서 제19회 아시안게임이 열려 아시아인들을 맞게 됩니다. 내년은 한국과 중국의 교류가 많아질 가능성이 높은 해이기도 합니다.

주중 한인 태권도 시범단은 규모도 작고 인원도 적은데다 정부나 기관의 지원 없이 교민들의 손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얼어붙은 양국의 문화 교류 속에 창단된 주중 한인 태권도 시범단이 중국 내에서 한국을 알리고 한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일정 역할을 해낼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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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리포트] “마술쇼는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중국에 한인 태권도 시범단!
    • 입력 2021-09-20 08:01:00
    특파원 리포트
9월 13일 창단한 주중 한인 태권도 시범단 (제공:  주중 한인 태권도 시범단 )
지난 9월 13일, 중국 베이징에 있는 한국 문화원에서 뜻깊은 행사가 열렸습니다.

■ 중국 내 '한인 태권도 시범단' 창단

중국에 거주하는 우리 교민들이 '주중 한인 태권도 시범단'을 창단한 것입니다. 시범단은 모두 16명으로 구성됐습니다. 이 가운데 7명은 베이징에 있는 한국국제학교 학생들입니다.

창단식에서는 격파와 십진 품새시범,자유 품새시범, 태권체조 퍼포먼스와 아리랑 퍼포먼스 등
20여 분 동안 다양한 시범 공연이 펼쳐졌습니다.


중국에서 한국의 태권도가 알려지기 시작한 지는 꽤 오래됐지만 교민들이 힘을 모아 태권도 시범단을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서원식 주중 한인 태권도 시범단장(태권도 8단)은 말했습니다.


이날 창단식에서는 주중 한국대사관과 한국문화원, 중국한국인회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 "마술쇼는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주중 한인 태권도 시범단의 서원식 단장은 몇년 전 주중 한국 대사관이 주최한 국경절 리셉션에 참석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리셉션 축하 공연을 보면서 아쉬움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축하 공연으로 마술쇼가 진행됐는데, 각국 외교관들과 중국 고위 공무원들이 참석한 행사였기에
우리나라를 홍보하고 대표할 수 있는 전통 문화공연으로 준비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몇년 동안의 준비기간을 거치고 교민들의 응원과 격려에 힘입어 지난 4월 시범단 발대식을 열었고 5개월 만에 창단하게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주중 한인 태권도 시범단은 앞으로 민간 외교관으로서 태권도와 한국 문화를 중국 전역과 중국인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본격적으로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올해 1월 한중 정상 통화 (KBS 뉴스9 )
■ 내년 한중 수교 30주년... 정상 통화 뒤 8개월 만에서야 개막식

내년은 한중 수교 30주년입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올해 1월 통화를 갖고 한중간 문화 교류와 협력을 복원하고 촉진하기 위해 올해와 내년을 ‘한중 문화교류의 해’로 선포했습니다.

하지만 몇 개월 동안 눈에 띄는 교류는 없었습니다. 2년째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19로 인적, 물적 교류가 어렵다보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는 주장을 하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어쨌든 9월 15일, 서울에서 '2021-2022 한중 문화교류의 해' 개막식이 열렸습니다.

양국 정상이 문화 교류를 복원, 촉진하자고 한 지 8개월 만입니다.
너무 늦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이곳 베이징 한인 사회에서 나오기도 했습니다.

개막식에서는 한중 문화교류의 해 로고와 표어, 홍보대사도 공개됐습니다.

한중 문화교류의 해 로고 (출처: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한중 문화교류의 해'가 개막된 만큼 방역지침을 준수한 가운데 코로나19로 위축된 양국 문화교류가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여전한 '한한령(限韓令)...K팝 산업에 대한 추가 타격

이렇듯 양국 정상이 통화를 하고, '한중 문화교류의 해' 가 개막됐지만 한국과 중국의 문화 교류는 아직 해빙기를 맞지 않고 있습니다. 2016년 사드 배치 이후 불거진 한한령(限韓令,중국에서의 한류문화 금지 조치)은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요즘 중국에서 화두 가운데 하나가 연예계의 잘못된 풍조를 바로잡겠다는 '정풍운동(整風運動)'입니다.

8월 말 중국 공산당 중앙 인터넷 안전 정보화 위원회 판공실은 '무질서한 팬덤에 대한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미성년자가 연예인을 응원하기 위해 돈을 쓰는 것을 금지하고, 팬클럽끼리 비방이나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것을 금지한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 여파로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의 BTS, NCT,엑소,아이유 등 우리나라 연예인 팬클럽 계정 20여 개가 30일 정지 조치를 받았습니다.

지난 6월 베이징 한국문화원에서 성황리에 열린 ‘BTS 페스티벌’ (KBS 뉴스9 )
주한 중국대사관은 파장이 일자 " 중국 정부의 관련 행동은 중국 연예계 스타들 사이에서의 각종 행위와 인터넷 공간에서 '팬덤'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며 "공공 질서와 양속에 어긋나거나 법률과 법칙을 위반하는 언행만을 겨냥하는 것이지 다른 나라와의 정상적인 교류에 지장이 되지 않을 것이다"라는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즉 한국과 중국의 문화 교류에 지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얘깁니다.

정말 영향이 없을까요?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의 자매지인 글로벌 타임스는 웨이보(微博)에서 20여 개의 한국 연예인 계정이 정지되는 등 한국 아이돌 팬덤에 대한 규제는' K팝 산업에 대한 추가 타격'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민간 전도사' 한인 태권도 시범단 역할 기대

2018년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린 지 꼭 4년 만인 내년 2월, 베이징에서 동계올림픽이 개최됩니다. 내년 8월 24일은 한국과 중국이 수교한지 꼭 30년이 되는 날입니다.

9월에는 항저우에서 제19회 아시안게임이 열려 아시아인들을 맞게 됩니다. 내년은 한국과 중국의 교류가 많아질 가능성이 높은 해이기도 합니다.

주중 한인 태권도 시범단은 규모도 작고 인원도 적은데다 정부나 기관의 지원 없이 교민들의 손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얼어붙은 양국의 문화 교류 속에 창단된 주중 한인 태권도 시범단이 중국 내에서 한국을 알리고 한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일정 역할을 해낼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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