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 고어’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엔…

입력 2021.05.14 (09:00) 수정 2021.05.14 (13:2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기후 위기를 대중에게 널리 알린 공로로 2007년 노벨 평화상을 받은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

정계를 떠난 그가 어제(13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한 통의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그가 문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었을까요?


■ “대한민국 문재인 대통령께…”

앨 고어 전 부통령은 ‘지난달 바이든 대통령이 주최한 기후정상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선언에 환영한다’는 내용으로 서두를 열었습니다.

앨 고어가 홈페이지(www.algore.com)에 공개한 서한의 일부앨 고어가 홈페이지(www.algore.com)에 공개한 서한의 일부

신규 해외 석탄 화력 발전 사업에 대한 공적 금융 제공을 중단하겠다는 선언에 대해 그는 “다른 나라도 석탄에서 벗어나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높이 평가했습니다.

또,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상향 제출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도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였는데요. 이러한 목표가 한국이 더 번영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이룩할 수 있도록 해줄 거라는 장밋빛 전망도 덧붙였습니다.


■ 엘 고어 서신의 핵심 메시지, “대한민국, 온실가스 감축 목표 2배로 높여라!”

그러나 진짜 하고자 하는 말은 그다음부터 시작됐습니다.

지난달 미국이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2005년 대비 50~52%까지 늘리겠다고 선언한 것을 비롯해 일본도 2030년까지 2013년 대비 46~50% 줄이겠다고 다짐했다는 내용을 소개했는데요.

엘 고어는 “현재 한국의 2030년 감축 목표치는 2017년 대비 24.4%로 지구 평균 기온을 3~4도 올리는 수준”이라며 “적어도 50% 감축해야 1.5도 시나리오에 맞출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1.5도 시나리오’는 유엔 산하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서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해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기온 상승 폭을 ‘1.5도’ 이내로 억제해야 한다는 내용인데요. 앨 고어의 지적은 우리나라의 기존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국제 사회의 노력에 크게 못 미치니, 목표치를 2배 이상 높여야 한다는 경고인 셈입니다.

간단하게 말해, “한국의 2030년 탄소 배출 목표치를 기존보다 2배로 늘리라”는 겁니다.

우리 정부가 지난해 2050년 탄소 중립을 선언하는 등 나름의 강도 높은 탄소 저감 목표를 내놨는데, 엘 고어는 이 목표치가 너무 낮다고 ‘저격’한 셈입니다.


■ “빠른 ‘탈 석탄’이 탄소 감축의 관건”

엘 고어는 탄소 배출 감축이 한국 사회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그는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 상향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을 향한 한국의 노력을 키울 것이고, 이러한 전환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민 건강을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탄소 감축을 이루기 위한 열쇠로 앨 고어는 ‘탈 석탄’의 속도를 꼽았습니다. 그는 “2030년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NDC)의 달성 여부는 빠른 탈 석탄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달 말 한국에서 열리는 ‘녹색성장 및 2030 글로벌 목표를 위한 연대(P4G) 정상회의’에 대한 기대도 밝혔는데요. 그는 “한국이 모범적인 기후 및 에너지 목표로 P4G 정상회의 개최국으로서의 진정한 리더십을 보여주기를 희망한다”고 끝맺었습니다.

청와대는 엘 고어 서신에 대한 입장을 묻는 KBS에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답했는데요. P4G 개최국인 ‘한국’은 앞으로 어떤 ‘답’을 내놓을까요?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앨 고어’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엔…
    • 입력 2021-05-14 09:00:40
    • 수정2021-05-14 13:24:05
    취재K

기후 위기를 대중에게 널리 알린 공로로 2007년 노벨 평화상을 받은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

정계를 떠난 그가 어제(13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한 통의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그가 문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었을까요?


■ “대한민국 문재인 대통령께…”

앨 고어 전 부통령은 ‘지난달 바이든 대통령이 주최한 기후정상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선언에 환영한다’는 내용으로 서두를 열었습니다.

앨 고어가 홈페이지(www.algore.com)에 공개한 서한의 일부
신규 해외 석탄 화력 발전 사업에 대한 공적 금융 제공을 중단하겠다는 선언에 대해 그는 “다른 나라도 석탄에서 벗어나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높이 평가했습니다.

또,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상향 제출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도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였는데요. 이러한 목표가 한국이 더 번영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이룩할 수 있도록 해줄 거라는 장밋빛 전망도 덧붙였습니다.


■ 엘 고어 서신의 핵심 메시지, “대한민국, 온실가스 감축 목표 2배로 높여라!”

그러나 진짜 하고자 하는 말은 그다음부터 시작됐습니다.

지난달 미국이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2005년 대비 50~52%까지 늘리겠다고 선언한 것을 비롯해 일본도 2030년까지 2013년 대비 46~50% 줄이겠다고 다짐했다는 내용을 소개했는데요.

엘 고어는 “현재 한국의 2030년 감축 목표치는 2017년 대비 24.4%로 지구 평균 기온을 3~4도 올리는 수준”이라며 “적어도 50% 감축해야 1.5도 시나리오에 맞출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1.5도 시나리오’는 유엔 산하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서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해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기온 상승 폭을 ‘1.5도’ 이내로 억제해야 한다는 내용인데요. 앨 고어의 지적은 우리나라의 기존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국제 사회의 노력에 크게 못 미치니, 목표치를 2배 이상 높여야 한다는 경고인 셈입니다.

간단하게 말해, “한국의 2030년 탄소 배출 목표치를 기존보다 2배로 늘리라”는 겁니다.

우리 정부가 지난해 2050년 탄소 중립을 선언하는 등 나름의 강도 높은 탄소 저감 목표를 내놨는데, 엘 고어는 이 목표치가 너무 낮다고 ‘저격’한 셈입니다.


■ “빠른 ‘탈 석탄’이 탄소 감축의 관건”

엘 고어는 탄소 배출 감축이 한국 사회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그는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 상향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을 향한 한국의 노력을 키울 것이고, 이러한 전환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민 건강을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탄소 감축을 이루기 위한 열쇠로 앨 고어는 ‘탈 석탄’의 속도를 꼽았습니다. 그는 “2030년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NDC)의 달성 여부는 빠른 탈 석탄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달 말 한국에서 열리는 ‘녹색성장 및 2030 글로벌 목표를 위한 연대(P4G) 정상회의’에 대한 기대도 밝혔는데요. 그는 “한국이 모범적인 기후 및 에너지 목표로 P4G 정상회의 개최국으로서의 진정한 리더십을 보여주기를 희망한다”고 끝맺었습니다.

청와대는 엘 고어 서신에 대한 입장을 묻는 KBS에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답했는데요. P4G 개최국인 ‘한국’은 앞으로 어떤 ‘답’을 내놓을까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