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심야심] 이준석vs주호영, 김웅vs홍준표…‘젊은피’ 통할까

입력 2021.05.13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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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권을 두고 맞붙은 초선급 인사들과 최고참 중진 의원들의 설전이 뜨겁습니다.

주호영 전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국회의원 경력이 없는 이준석 전 최고위원을 두고 ‘뒷산만 올라봤지 에베레스트 등반 경험이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이 전 최고위원은 발끈했습니다. ‘팔공산만 올라가 봤지 않느냐’며 대구에서만 내리 5번 출마한 주 전 원내대표의 이력을 꼬집었습니다.

끊임없이 복당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초선 김웅 의원과 맞붙었습니다.

5선인 홍 의원은 어제(12일) 자신의 복당을 반대하는 김 의원을 겨눠 “몸은 젊은데, 생각은 80대 노인네 같은 구태 정치를 하는 건 참으로 유감”이라고 했는데요.

김 의원은 오늘(13일) 당 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화한 자리에서 ‘막말을 고쳐야 한다’며 ‘옛날 나이 어린 여성이나 경비 노동자한테 ’그때 미안했다‘며 깔끔하게 사과하라’고 지적했습니다.


■ “막말 프레임 경계해야” 쓴소리 ... “흥행 성공하지 않았느냐” 반론도

이런 구도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목소리가 엇갈립니다. 5선의 정진석 의원은 오늘 SNS에 글을 올려 홍 의원과 이 전 최고위원 모두를 향해 ‘막말 프레임’을 뒤집어써선 안 된다고 충고했습니다.

“아무리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지만, 당의 중진 의원을 ‘아저씨’로 불러서는 안 된다”, “검찰총장 지낸 이를 ‘조폭 리더십’이라고 하면, 홍 대표님이 몸담았던 대한민국 검찰이 조폭 조직이냐”고 했습니다.

반면 논란의 당사자인 김 의원이나 이 전 최고위원은 이런 설전마저 긍정적이라는 평가입니다.

김 의원은 오늘 아침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 집중>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이 그 정도로 큰 변화를 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자평했습니다. 이 전 최고위원 역시 KBS와의 통화에서 “이미 우리 당 대표 경선이 흥행에 성공하고 있지 않으냐”며 “선배 정치인들께서 뭐라 하시든 맞으면 역공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국민의힘 김은혜 (좌) 의원과 윤희숙 (우) 의원.국민의힘 김은혜 (좌) 의원과 윤희숙 (우) 의원.

■ 김웅·이준석·김은혜 등 ‘신권파’ vs 조해진·주호영·조경태 등 ‘중진파’

평가야 다양하겠지만, 이런 ‘신구 격돌’은 이번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의 거스를 수 없는 흐름입니다.

우선 조해진(3선) ·홍문표(4선)·윤영석(3선)·주호영(5선)·조경태 (5선) 등 (이상 출마 선언 순) 중진 의원들이 한 축으로 묶이고요.

김웅 의원, 이준석 전 최고위원과 함께 ‘신권파’로 묶이는 김은혜, 윤희숙 두 초선 의원도 당권 도전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특히 김은혜 의원은 KBS와의 통화에서 “이르면 내일(14일)이라도 얘기할 것”이라며 출마 선언이 임박했음을 알렸는데요.

김 의원은 앞서 오늘 오전 유튜브 ‘고성국 TV’ 방송에 출연해, “여성이고 광주광역시 출신인 아버지를 둔 자신을 당이 받아준다면 국민들에게는 그 자체로 당이 변화하는 상징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라며 “어떻게든 뼈를 깎는 각오로 바뀌지 않으면 정권 교체 못 한다는 진단과 포부를 꼭 밝히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혁신’과 ‘변화’를 외치는 초선급 의원들의 목소리에, 과거 한나라당 시절 ‘원조 소장파’인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정병국 전 의원도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두 인사는 12일 국민의힘 초선의원 모임에 참석해 보수와 중도층을 끌어안을 수 있어야 대선에 이긴다며, ‘지도부나 계파에 얽매이지 말고 젊은 의원들이 개혁에 앞장서라’고 두둔했습니다.

2019년 2월 경기도 성남시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 수도권·강원 합동 연설회에서 황교안 당 대표 후보 지지자들이 황 후보의 이름을 연호하고 있다2019년 2월 경기도 성남시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 수도권·강원 합동 연설회에서 황교안 당 대표 후보 지지자들이 황 후보의 이름을 연호하고 있다

■ 만만치 않은 ‘현실의 벽’, 당원 투표 비율 70%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지지도와 관련한 각종 여론 조사에서 ‘젊은 피’들은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 전 최고위원과 김 의원이 나경원 전 의원과 주 전 원내대표 등을 위협하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이들이 넘어야 할 ‘현실의 벽’은 그리 녹록지 않습니다.

실제로 당 대표를 결정할 전당대회에서는 당원 투표 비율이 70%에 이릅니다. 게다가 당원의 절반 이상은 영남 지역에 집중돼 있습니다. 김웅 의원처럼 수도권에서 인지도가 높은 인물의 경우, 수도권 당원 수가 많지 않아 막상 투표함을 열었을 때 기대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나머지 30%에 해당하는 여론조사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다고 해도, 그간 당 대표 선거 결과를 좌우한 건 항상 ‘당심’이었습니다.

일례로 지난 2019년 2월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당 대표 선거에서 황교안 후보는 오세훈 후보보다 2만 6천여 표를 더 얻으며 승리했는데요.

당시 일반 국민 여론 조사에서 50%가 넘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던 인물은 오 후보였습니다. 젊음과 패기를 앞세운 당권 후보들이 낙관적인 전망만 하기엔 힘든 상황이 될 수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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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심야심] 이준석vs주호영, 김웅vs홍준표…‘젊은피’ 통할까
    • 입력 2021-05-13 17:19:57
    여심야심

국민의힘 당권을 두고 맞붙은 초선급 인사들과 최고참 중진 의원들의 설전이 뜨겁습니다.

주호영 전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국회의원 경력이 없는 이준석 전 최고위원을 두고 ‘뒷산만 올라봤지 에베레스트 등반 경험이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이 전 최고위원은 발끈했습니다. ‘팔공산만 올라가 봤지 않느냐’며 대구에서만 내리 5번 출마한 주 전 원내대표의 이력을 꼬집었습니다.

끊임없이 복당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초선 김웅 의원과 맞붙었습니다.

5선인 홍 의원은 어제(12일) 자신의 복당을 반대하는 김 의원을 겨눠 “몸은 젊은데, 생각은 80대 노인네 같은 구태 정치를 하는 건 참으로 유감”이라고 했는데요.

김 의원은 오늘(13일) 당 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화한 자리에서 ‘막말을 고쳐야 한다’며 ‘옛날 나이 어린 여성이나 경비 노동자한테 ’그때 미안했다‘며 깔끔하게 사과하라’고 지적했습니다.


■ “막말 프레임 경계해야” 쓴소리 ... “흥행 성공하지 않았느냐” 반론도

이런 구도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목소리가 엇갈립니다. 5선의 정진석 의원은 오늘 SNS에 글을 올려 홍 의원과 이 전 최고위원 모두를 향해 ‘막말 프레임’을 뒤집어써선 안 된다고 충고했습니다.

“아무리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지만, 당의 중진 의원을 ‘아저씨’로 불러서는 안 된다”, “검찰총장 지낸 이를 ‘조폭 리더십’이라고 하면, 홍 대표님이 몸담았던 대한민국 검찰이 조폭 조직이냐”고 했습니다.

반면 논란의 당사자인 김 의원이나 이 전 최고위원은 이런 설전마저 긍정적이라는 평가입니다.

김 의원은 오늘 아침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 집중>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이 그 정도로 큰 변화를 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자평했습니다. 이 전 최고위원 역시 KBS와의 통화에서 “이미 우리 당 대표 경선이 흥행에 성공하고 있지 않으냐”며 “선배 정치인들께서 뭐라 하시든 맞으면 역공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국민의힘 김은혜 (좌) 의원과 윤희숙 (우) 의원.
■ 김웅·이준석·김은혜 등 ‘신권파’ vs 조해진·주호영·조경태 등 ‘중진파’

평가야 다양하겠지만, 이런 ‘신구 격돌’은 이번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의 거스를 수 없는 흐름입니다.

우선 조해진(3선) ·홍문표(4선)·윤영석(3선)·주호영(5선)·조경태 (5선) 등 (이상 출마 선언 순) 중진 의원들이 한 축으로 묶이고요.

김웅 의원, 이준석 전 최고위원과 함께 ‘신권파’로 묶이는 김은혜, 윤희숙 두 초선 의원도 당권 도전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특히 김은혜 의원은 KBS와의 통화에서 “이르면 내일(14일)이라도 얘기할 것”이라며 출마 선언이 임박했음을 알렸는데요.

김 의원은 앞서 오늘 오전 유튜브 ‘고성국 TV’ 방송에 출연해, “여성이고 광주광역시 출신인 아버지를 둔 자신을 당이 받아준다면 국민들에게는 그 자체로 당이 변화하는 상징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라며 “어떻게든 뼈를 깎는 각오로 바뀌지 않으면 정권 교체 못 한다는 진단과 포부를 꼭 밝히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혁신’과 ‘변화’를 외치는 초선급 의원들의 목소리에, 과거 한나라당 시절 ‘원조 소장파’인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정병국 전 의원도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두 인사는 12일 국민의힘 초선의원 모임에 참석해 보수와 중도층을 끌어안을 수 있어야 대선에 이긴다며, ‘지도부나 계파에 얽매이지 말고 젊은 의원들이 개혁에 앞장서라’고 두둔했습니다.

2019년 2월 경기도 성남시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 수도권·강원 합동 연설회에서 황교안 당 대표 후보 지지자들이 황 후보의 이름을 연호하고 있다
■ 만만치 않은 ‘현실의 벽’, 당원 투표 비율 70%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지지도와 관련한 각종 여론 조사에서 ‘젊은 피’들은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 전 최고위원과 김 의원이 나경원 전 의원과 주 전 원내대표 등을 위협하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이들이 넘어야 할 ‘현실의 벽’은 그리 녹록지 않습니다.

실제로 당 대표를 결정할 전당대회에서는 당원 투표 비율이 70%에 이릅니다. 게다가 당원의 절반 이상은 영남 지역에 집중돼 있습니다. 김웅 의원처럼 수도권에서 인지도가 높은 인물의 경우, 수도권 당원 수가 많지 않아 막상 투표함을 열었을 때 기대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나머지 30%에 해당하는 여론조사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다고 해도, 그간 당 대표 선거 결과를 좌우한 건 항상 ‘당심’이었습니다.

일례로 지난 2019년 2월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당 대표 선거에서 황교안 후보는 오세훈 후보보다 2만 6천여 표를 더 얻으며 승리했는데요.

당시 일반 국민 여론 조사에서 50%가 넘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던 인물은 오 후보였습니다. 젊음과 패기를 앞세운 당권 후보들이 낙관적인 전망만 하기엔 힘든 상황이 될 수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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