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미국과 후속 협상 ‘난항’ 예상…품목 관세·대미투자 ‘동상이몽’

입력 2025.08.01 (11:06) 수정 2025.08.01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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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상호 관세 부과로 미국과 합의한 유럽연합(EU)이 품목별 관세와 대미 투자 등과 관련한 후속 협상에서 난항이 예상될 걸로 전망됩니다.

지난달 27일 양측이 무역 합의를 발표했지만 여기엔 법적 구속력이 없는 데다, 세부사항에서 이견이 표출되면서 추후 협상에 적지 않은 시일이 소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현지시각 1일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우선 의약품과 반도체, 철강, 알루미늄 등 주요 품목별 관세를 두고 미국과 EU 양측의 설명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미국은 유럽산 의약품과 반도체에도 15% 관세가 적용된다고 밝혔지만, EU는 새로운 관세 기준이 합의될 때까지 이들 품목에 대해 당분간 현행 0% 관세가 유지된다는 입장입니다.

또 미국은 철강과 알루미늄에 50% 관세를 유지한다고 밝혔지만, EU는 이 세율을 점진적으로 낮추고 향후 일정 수준까지는 관세를 면제해주는 쿼터제가 도입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EU의 대미 투자 약속을 두고도 온도 차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미국은 EU가 미국산 석유와 LNG(액화천연가스), 원자력 에너지를 7천500억 달러, 약 1천36조 원 규모로 구매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EU 발표는 “그럴 의향이 있다” 수준입니다.

미국은 EU가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내에 6천억 달러(약 830조7천억원) 규모 투자를 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EU는 “기업들이 투자에 관심을 표명했다” 정도로 성명에 명시했습니다.

이와 관련, EU가 민간 기업들에 대미 투자를 강요할 수 없기 때문에 목표 투자 액수가 달성될지는 미지수라고 BBC는 짚었습니다.

에너지 구입의 경우에도 미국이 그 정도 물량을 공급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고, EU가 민간 부문을 대신해 구매를 결정할 수도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무기 구매를 놓고도 미국 발표에는 EU가 미국산 장비를 상당량 구매하기로 합의했다는 내용이 담겼지만, EU 발표에는 이 내용이 빠졌습니다.

이미 EU 방위 투자 중 80% 가까이가 미국산 무기에 집중된 상황에서 이를 더 확대하기는 어렵다는 회의론도 유럽 일각에서 제기됩니다.

미국은 유럽산 와인과 증류주에도 15% 관세를 적용할 예정이지만, EU는 이를 낮추기 위해 미국과 협상을 이어간다는 방침입니다.

기존보다 높아진 관세을 놓고 EU 내 국가별 불만도 표출되는 상황에서 BBC 방송은 “여전히 많은 세부 사항에 대한 논의가 필요해 후속 협상이 상당히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무역 합의 타결 뒤 반발도 있었던 만큼 EU 협상단이 보다 강경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낄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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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8-01 11:06:29
    • 수정2025-08-01 11:10:37
    국제
15% 상호 관세 부과로 미국과 합의한 유럽연합(EU)이 품목별 관세와 대미 투자 등과 관련한 후속 협상에서 난항이 예상될 걸로 전망됩니다.

지난달 27일 양측이 무역 합의를 발표했지만 여기엔 법적 구속력이 없는 데다, 세부사항에서 이견이 표출되면서 추후 협상에 적지 않은 시일이 소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현지시각 1일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우선 의약품과 반도체, 철강, 알루미늄 등 주요 품목별 관세를 두고 미국과 EU 양측의 설명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미국은 유럽산 의약품과 반도체에도 15% 관세가 적용된다고 밝혔지만, EU는 새로운 관세 기준이 합의될 때까지 이들 품목에 대해 당분간 현행 0% 관세가 유지된다는 입장입니다.

또 미국은 철강과 알루미늄에 50% 관세를 유지한다고 밝혔지만, EU는 이 세율을 점진적으로 낮추고 향후 일정 수준까지는 관세를 면제해주는 쿼터제가 도입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EU의 대미 투자 약속을 두고도 온도 차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미국은 EU가 미국산 석유와 LNG(액화천연가스), 원자력 에너지를 7천500억 달러, 약 1천36조 원 규모로 구매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EU 발표는 “그럴 의향이 있다” 수준입니다.

미국은 EU가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내에 6천억 달러(약 830조7천억원) 규모 투자를 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EU는 “기업들이 투자에 관심을 표명했다” 정도로 성명에 명시했습니다.

이와 관련, EU가 민간 기업들에 대미 투자를 강요할 수 없기 때문에 목표 투자 액수가 달성될지는 미지수라고 BBC는 짚었습니다.

에너지 구입의 경우에도 미국이 그 정도 물량을 공급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고, EU가 민간 부문을 대신해 구매를 결정할 수도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무기 구매를 놓고도 미국 발표에는 EU가 미국산 장비를 상당량 구매하기로 합의했다는 내용이 담겼지만, EU 발표에는 이 내용이 빠졌습니다.

이미 EU 방위 투자 중 80% 가까이가 미국산 무기에 집중된 상황에서 이를 더 확대하기는 어렵다는 회의론도 유럽 일각에서 제기됩니다.

미국은 유럽산 와인과 증류주에도 15% 관세를 적용할 예정이지만, EU는 이를 낮추기 위해 미국과 협상을 이어간다는 방침입니다.

기존보다 높아진 관세을 놓고 EU 내 국가별 불만도 표출되는 상황에서 BBC 방송은 “여전히 많은 세부 사항에 대한 논의가 필요해 후속 협상이 상당히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무역 합의 타결 뒤 반발도 있었던 만큼 EU 협상단이 보다 강경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낄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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