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유럽, ‘우크라 침략 특별재판소’ 설립 협정…푸틴 조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현지 시각 25일 유럽평의회와 협정을 맺고 우크라이나 침략과 관련된 러시아 고위 인사들을 처벌하기 위한 특별재판소 설립에 합의했습니다.

AFP,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의 유럽평의회 본부를 방문해 우크라이나 침략 범죄를 위한 특별재판소 설립을 지지하는 내용의 협정에 서명했습니다.

빠르면 내년 중 설립을 목표로 추진 중인 이 특별재판소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범죄와 관련해 푸틴 대통령을 비롯한 러시아 지도부에 대한 기소 권한을 갖게 됩니다.

침략 범죄는 다른 국가를 침공하거나 정치·군사적 통제를 시도한 정부 혹은 군 수뇌부에게 적용되는 범죄입니다.

앞서 유럽평의회는 지난 5월 이러한 내용의 특별재판소 설립안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알랭 베르세 유럽평의회 사무총장과 특별재판소 설립 협정에 서명한 뒤 “침략 행위는 처벌로 이어진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푸틴을 포함해 모든 러시아 전쟁 범죄자들이 정의를 마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강한 정치적, 법적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간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전쟁 범죄 처벌과 관련해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지닌 사법적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특별재판소 설립을 요구해왔습니다.

앞서 ICC는 우크라이나 전쟁 과정에서 벌어진 민간인 납치 등 범죄 혐의와 관련해 푸틴 대통령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했지만, 보다 근본적인 우크라이나 침략 행위 자체에 대해서는 기소할 관할권을 지니고 있지 않습니다.

ICC가 관할권을 갖기 위해선 해당 국가가 ‘ICC 설립을 위한 로마 협약’ 당사국이어야 하는데, 러시아는 이 ICC 협약에서 탈퇴한 상태입니다.

유럽평의회는 이번에 설립될 특별재판소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략 범죄 혐의로 러시아 등의 고위 지도자들을 기소할 권한을 부여받도록 설계될 예정이며, ICC의 관할권 한계로 인한 공백을 메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유럽평의회에서 유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긴밀한 협력의 중요성도 강조했습니다.

그는 “우리는 그(트럼프)와 강한 연결이 필요하다”면서 “유럽과 미국 간의 단결이 필요하며, 그렇게 하면 우리는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