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총리가 ‘국경 분쟁’ 상대국에 자국군 지휘관 ‘험담’

입력 2025.06.23 (07:35) 수정 2025.06.23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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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태국에선 총리가 사퇴 압박을 받는 등 정국이 요동치고 있습니다.

병력을 증강하며 국경 분쟁을 벌이고 있는 캄보디아의 전 총리와 통화한 내용이 유출됐기 때문인데요.

어떻게 된 일인지, 방콕 정윤섭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태국 방콕의 정부 청사 앞에 모인 시위대가 패통탄 친나왓 총리의 사퇴를 요구합니다.

["총리는 사퇴하라. 사퇴하라."]

패통탄 총리는 최근 국경을 맞댄 캄보디아의 훈센 전 총리와 통화한 내용이 유출돼 궁지에 몰렸습니다.

두 나라 간 국경 분쟁을 해결해 보겠다는 통화였지만, 이 발언이 문제가 됐습니다.

[패통탄/태국 총리/훈센 전 캄보디아 총리와 통화 내용/15일 : "'삼촌'이 (태국군) 2군 사령관처럼 우리와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의 말을 듣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들은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이에요."]

총부리를 겨눈 분쟁 상대국의 실권자를 삼촌이라고 친근하게 부르고, 심지어 강경 대응을 요구했던 태국군 지휘관을 반대편이라고 비판한 겁니다.

[패통탄/태국 총리/훈센 전 캄보디아 총리와 통화 내용/15일 : "정말로, 원하는 것이 있으면 말해주세요. 제가 준비할게요."]

파문이 커지자 여권 제2당은 연립정부에서 탈퇴하고, 상원의장은 헌법재판소에 총리 탄핵을 요청했습니다.

패통탄 총리는 사과 회견을 열었습니다.

[패통탄/총리 : "캄보디아 지도자와의 대화 녹음이 유출되어 국민의 분노를 불러일으킨 것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태국에선 지난달 말 북동부 국경 지역에서 캄보디아군과 교전이 벌어져, 양측이 병력을 증강하며 긴장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번 태국과 캄보디아의 국경 분쟁과 관련해 태국 국민들이 정부보다 군의 대응 방식을 더 신뢰한다는 여론 조사 결과도 나왔습니다.

그래서인지 정국 혼란 속에, 일각에선 쿠데타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방콕에서 KBS 뉴스 정윤섭입니다.

영상편집:이웅/그래픽:여현수/자료조사:백주희/촬영:KEMIN/통역:NICHMON/화면출처:네이션TV·PPTV·타이P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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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국 총리가 ‘국경 분쟁’ 상대국에 자국군 지휘관 ‘험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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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5-06-23 07:4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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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태국에선 총리가 사퇴 압박을 받는 등 정국이 요동치고 있습니다.

병력을 증강하며 국경 분쟁을 벌이고 있는 캄보디아의 전 총리와 통화한 내용이 유출됐기 때문인데요.

어떻게 된 일인지, 방콕 정윤섭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태국 방콕의 정부 청사 앞에 모인 시위대가 패통탄 친나왓 총리의 사퇴를 요구합니다.

["총리는 사퇴하라. 사퇴하라."]

패통탄 총리는 최근 국경을 맞댄 캄보디아의 훈센 전 총리와 통화한 내용이 유출돼 궁지에 몰렸습니다.

두 나라 간 국경 분쟁을 해결해 보겠다는 통화였지만, 이 발언이 문제가 됐습니다.

[패통탄/태국 총리/훈센 전 캄보디아 총리와 통화 내용/15일 : "'삼촌'이 (태국군) 2군 사령관처럼 우리와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의 말을 듣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들은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이에요."]

총부리를 겨눈 분쟁 상대국의 실권자를 삼촌이라고 친근하게 부르고, 심지어 강경 대응을 요구했던 태국군 지휘관을 반대편이라고 비판한 겁니다.

[패통탄/태국 총리/훈센 전 캄보디아 총리와 통화 내용/15일 : "정말로, 원하는 것이 있으면 말해주세요. 제가 준비할게요."]

파문이 커지자 여권 제2당은 연립정부에서 탈퇴하고, 상원의장은 헌법재판소에 총리 탄핵을 요청했습니다.

패통탄 총리는 사과 회견을 열었습니다.

[패통탄/총리 : "캄보디아 지도자와의 대화 녹음이 유출되어 국민의 분노를 불러일으킨 것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태국에선 지난달 말 북동부 국경 지역에서 캄보디아군과 교전이 벌어져, 양측이 병력을 증강하며 긴장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번 태국과 캄보디아의 국경 분쟁과 관련해 태국 국민들이 정부보다 군의 대응 방식을 더 신뢰한다는 여론 조사 결과도 나왔습니다.

그래서인지 정국 혼란 속에, 일각에선 쿠데타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방콕에서 KBS 뉴스 정윤섭입니다.

영상편집:이웅/그래픽:여현수/자료조사:백주희/촬영:KEMIN/통역:NICHMON/화면출처:네이션TV·PPTV·타이P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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