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취업사기…“샴푸 공장이라더니 우크라전 투입”

입력 2025.06.10 (11:17) 수정 2025.06.10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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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아프리카에서 ‘취업사기’ 방식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할 병력을 모집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와 주목됩니다.

현지 시각 9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러시아는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에 공장 등에서 일할 노동자를 구한다는 광고를 냈습니다. 그러나 막상 구직자가 모스크바에 도착하면 강압적인 방식으로 러시아군에 입대하게 한 뒤 우크라이나 전선으로 보낸다는 것입니다.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카메룬 출신 장 오나나(36)는 심문 과정에서 샴푸 공장에서 일할 사람을 구한다는 광고를 보고 러시아행을 선택하게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공장이 아닌 러시아군과 계약을 하게 됐고, 5주간 군사훈련을 받은 뒤 전선에 투입됐다고 오나나는 말했습니다. 오나나는 훈련을 받을 당시 짐바브웨와 방글라데시, 브라질 출신 외국인이 10여명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세네갈 출신 말릭 디오프(25)는 러시아 유학 중 전투가 아닌 식기 세척 업무로 월 5,700달러(약 772만 원)를 벌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입대했지만, 최전선에 배치됐습니다. 디오프는 탈영한 뒤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됐습니다.

취업사기 방식으로 러시아군에 입대한 외국인의 수가 얼마나 되는지는 불명확합니다.

일부 외국인은 전선에 투입될 것을 알면서도 높은 소득에 대한 기대로 자원입대합니다. 카메룬 부사관의 월급은 67파운드(약 11만 원)에 불과하지만, 러시아군에 입대할 경우 월 1,500파운드(약 260만 원)를 벌 수 있어서입니다. 최근 한 카메룬 군인은 SNS에 자신의 급여 명세서를 올리고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러시아에 가서 죽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발언했습니다.

카메룬의 각종 SNS 채널에선 러시아군에 입대한 뒤 연락이 끊긴 친인척의 생사를 묻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카메룬 정부는 현직 군인이 군을 이탈해 러시아로 가는 사례가 늘자 군인의 해외 출국 규제를 강화했습니다.

러시아는 군수품 제조 공장에 외국인 여성도 동원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4월 우크라이나군이 모스크바 동부 옐라부가 산업단지의 드론 제조 공장을 폭격했을 때는 아프리카 출신 여성 노동자 여러 명이 부상을 당했습니다.

이 여성들은 높은 급여를 받을 수 있다는 약속을 받고 취직했지만, 자신들이 일하는 장소가 우크라이나의 공격 목표가 될 것이란 사실조차 알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진 출처 :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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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
러시아가 아프리카에서 ‘취업사기’ 방식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할 병력을 모집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와 주목됩니다.

현지 시각 9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러시아는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에 공장 등에서 일할 노동자를 구한다는 광고를 냈습니다. 그러나 막상 구직자가 모스크바에 도착하면 강압적인 방식으로 러시아군에 입대하게 한 뒤 우크라이나 전선으로 보낸다는 것입니다.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카메룬 출신 장 오나나(36)는 심문 과정에서 샴푸 공장에서 일할 사람을 구한다는 광고를 보고 러시아행을 선택하게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공장이 아닌 러시아군과 계약을 하게 됐고, 5주간 군사훈련을 받은 뒤 전선에 투입됐다고 오나나는 말했습니다. 오나나는 훈련을 받을 당시 짐바브웨와 방글라데시, 브라질 출신 외국인이 10여명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세네갈 출신 말릭 디오프(25)는 러시아 유학 중 전투가 아닌 식기 세척 업무로 월 5,700달러(약 772만 원)를 벌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입대했지만, 최전선에 배치됐습니다. 디오프는 탈영한 뒤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됐습니다.

취업사기 방식으로 러시아군에 입대한 외국인의 수가 얼마나 되는지는 불명확합니다.

일부 외국인은 전선에 투입될 것을 알면서도 높은 소득에 대한 기대로 자원입대합니다. 카메룬 부사관의 월급은 67파운드(약 11만 원)에 불과하지만, 러시아군에 입대할 경우 월 1,500파운드(약 260만 원)를 벌 수 있어서입니다. 최근 한 카메룬 군인은 SNS에 자신의 급여 명세서를 올리고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러시아에 가서 죽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발언했습니다.

카메룬의 각종 SNS 채널에선 러시아군에 입대한 뒤 연락이 끊긴 친인척의 생사를 묻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카메룬 정부는 현직 군인이 군을 이탈해 러시아로 가는 사례가 늘자 군인의 해외 출국 규제를 강화했습니다.

러시아는 군수품 제조 공장에 외국인 여성도 동원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4월 우크라이나군이 모스크바 동부 옐라부가 산업단지의 드론 제조 공장을 폭격했을 때는 아프리카 출신 여성 노동자 여러 명이 부상을 당했습니다.

이 여성들은 높은 급여를 받을 수 있다는 약속을 받고 취직했지만, 자신들이 일하는 장소가 우크라이나의 공격 목표가 될 것이란 사실조차 알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진 출처 :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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