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픽] “자식 농사에 손주 농사까지”…‘황혼 육아’에 등골 휘는 조부모들, 제도적 지원은?

입력 2025.05.27 (18:10) 수정 2025.05.27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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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 지자체에서 모집한 '돌봄교실' 육아 교육 프로그램 공지문입니다.

'부모'란 말 대신, '조부모'라는 말이 붙었죠.

맞벌이 가정이 늘며 '황혼육아'가 늘자 조부모 육아 지원 프로그램들도 생겨난 겁니다.

[KBS '오케이? 오케이!' : "아 이제 끝이다, 해방이다 했는데 어머, 둘째가 생긴 거예요. 하늘이 노랗더라고요."]

20여년 전만 해도 5세 이하 아동을 양육하는 조부모 등 친인척 돌봄 비율은 8%대에 불과했죠.

하지만 지금은 절반 가까이가 황혼 육아를 하고 있다는 통계가 나올 정돈데요.

[KBS '오케이? 오케이!' : "처음에는 몇 시간만 봐주면 돼 하더니 몇시간이 지금은 하루가 됐어요."]

이런 세태가 반영된 거겠죠.

조부모의 육아 고민을 다루는 방송도 생겼고요.

손주 교육에 열성인 조부모들을 위해 각종 교육과 강연도 생겨났습니다.

[나용춘/고양시 일산서구/KBS 뉴스/2022년 8월 :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이런 걸 많이 접해야지 하나라도 더 손주들한테 득이 되지 않을까 많이 느낍니다."]

단순한 돌봄 뿐 아니라 아동의 발달 상황까지 챙기려는 조부모들 수요가 늘어난 겁니다.

[KBS 뉴스9/어제 : "(할아버지 다녀왔습니다~) 잘 다녀왔어?"]

하지만 옛말에 '아이 보느니 차라리 밭 매러 간다'고, 금쪽같은 손주지만 예뻐하는 것과 직접 '기르는 것'은 천지차이죠.

무릎 관절염과 허리 통증, 육아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감에도 시달립니다.

[홍성철/서울시 관악구/KBS 뉴스/어제 : "나이가 이렇게 먹다 보니까 또 사내아이라 굉장히 많이 힘이 들죠. 그래도 어떡해요. 또 손주 봐 줘야죠."]

'황혼 육아'의 노동 가치는 2019년 기준, 3조 원을 넘겼단 분석도 있을 정돈데요.

이에 정부는 황혼 육아를 '공식 노동'으로 인정하겠다며, 2023년부터 '조부모 돌봄수당' 제도를 시행했습니다.

현재 조부모 돌봄수당을 지급하는 곳은 서울과 광주, 울산 등 7개 지자체.

지자체별로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조부모를 포함한 4촌 이내 친인척이나, 이웃 주민이 돌봄을 제공할 경우 수당을 지급합니다.

올 하반기 시행되는 경기도 가족돌봄수당의 경우, 24~36개월 사이 자녀 1명의 경우 30만 원, 3명일 경우 60만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는데요.

하지만 돌본다고 다 주는 게 아니라, 중위소득 150% 이하여야 하는 등, 대부분의 조부모 돌봄 수당은 선정 기준이 까다롭고 지원 기간도 1년 정도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오면 반갑지만 가면 더 반가운 손님이 손주라는데 일부 선진국에선 손주 돌봄 휴가까지 도입한 만큼 우리도 '황혼 육아'의 무게를 덜 수 있는 보다 적극적인 고민이 필요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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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5-27 18:10:44
    • 수정2025-05-27 18:15:50
    경제콘서트
얼마 전 한 지자체에서 모집한 '돌봄교실' 육아 교육 프로그램 공지문입니다.

'부모'란 말 대신, '조부모'라는 말이 붙었죠.

맞벌이 가정이 늘며 '황혼육아'가 늘자 조부모 육아 지원 프로그램들도 생겨난 겁니다.

[KBS '오케이? 오케이!' : "아 이제 끝이다, 해방이다 했는데 어머, 둘째가 생긴 거예요. 하늘이 노랗더라고요."]

20여년 전만 해도 5세 이하 아동을 양육하는 조부모 등 친인척 돌봄 비율은 8%대에 불과했죠.

하지만 지금은 절반 가까이가 황혼 육아를 하고 있다는 통계가 나올 정돈데요.

[KBS '오케이? 오케이!' : "처음에는 몇 시간만 봐주면 돼 하더니 몇시간이 지금은 하루가 됐어요."]

이런 세태가 반영된 거겠죠.

조부모의 육아 고민을 다루는 방송도 생겼고요.

손주 교육에 열성인 조부모들을 위해 각종 교육과 강연도 생겨났습니다.

[나용춘/고양시 일산서구/KBS 뉴스/2022년 8월 :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이런 걸 많이 접해야지 하나라도 더 손주들한테 득이 되지 않을까 많이 느낍니다."]

단순한 돌봄 뿐 아니라 아동의 발달 상황까지 챙기려는 조부모들 수요가 늘어난 겁니다.

[KBS 뉴스9/어제 : "(할아버지 다녀왔습니다~) 잘 다녀왔어?"]

하지만 옛말에 '아이 보느니 차라리 밭 매러 간다'고, 금쪽같은 손주지만 예뻐하는 것과 직접 '기르는 것'은 천지차이죠.

무릎 관절염과 허리 통증, 육아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감에도 시달립니다.

[홍성철/서울시 관악구/KBS 뉴스/어제 : "나이가 이렇게 먹다 보니까 또 사내아이라 굉장히 많이 힘이 들죠. 그래도 어떡해요. 또 손주 봐 줘야죠."]

'황혼 육아'의 노동 가치는 2019년 기준, 3조 원을 넘겼단 분석도 있을 정돈데요.

이에 정부는 황혼 육아를 '공식 노동'으로 인정하겠다며, 2023년부터 '조부모 돌봄수당' 제도를 시행했습니다.

현재 조부모 돌봄수당을 지급하는 곳은 서울과 광주, 울산 등 7개 지자체.

지자체별로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조부모를 포함한 4촌 이내 친인척이나, 이웃 주민이 돌봄을 제공할 경우 수당을 지급합니다.

올 하반기 시행되는 경기도 가족돌봄수당의 경우, 24~36개월 사이 자녀 1명의 경우 30만 원, 3명일 경우 60만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는데요.

하지만 돌본다고 다 주는 게 아니라, 중위소득 150% 이하여야 하는 등, 대부분의 조부모 돌봄 수당은 선정 기준이 까다롭고 지원 기간도 1년 정도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오면 반갑지만 가면 더 반가운 손님이 손주라는데 일부 선진국에선 손주 돌봄 휴가까지 도입한 만큼 우리도 '황혼 육아'의 무게를 덜 수 있는 보다 적극적인 고민이 필요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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