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시작부터 수출 감소…협상 수장 공백 영향은? [뉴스in뉴스]

입력 2025.05.02 (12:47) 수정 2025.05.02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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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나라에 고율의 상호 관세를 물리겠다고 엄포를 놨다가, 적용을 3개월 미뤘죠.

하지만 10% 기본 관세나 철강이나 자동차 등에 붙은 품목별 관세는 계속 매기고 있어서 벌써 경제 곳곳에서 타격이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 관세 협상은 어떤 단계에 있고 그 파장은 뭔지, 경제산업부 이도윤 기자와 자세히 살펴봅니다.

이 기자, 우리 관세 협상단,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네 미국과의 관세 협상은 아직 협상의 틀을 짜는 단계에 있습니다.

우리 관세 협의 대표단은 그제부터 어제까지 이틀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미국 무역대표부, USTR 관계자들과 협의를 진행했습니다.

우리 측에선 실무 총괄을 맡은 산업부 통상정책국장 등이, USTR 측에서도 실무진이 나와 협의를 진행했습니다.

구체적인 회의 내용과 의제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본격적인 협상을 위한 윤곽을 잡는 회의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번 기술 협의는 지난달 말 열린 한미 2+2 장관급 통상 협의의 후속 조치로 진행됐는데요.

당시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와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상호 관세 유예 기간이 끝나는 7월 8일까지 '7월 패키지'를 빠르게 내놓겠다고 한 바 있습니다.

이 패키지에 어떤 내용을 담을지를 이번 실무 회담에서 논의했을 거로 보입니다.

[앵커]

아직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된 건 아니라는 말이네요.

그런데 벌써부터 우리 경제에 관세 전쟁 타격이 드러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지난달 우리나라에서 미국으로 가는 수출이 크게 줄어든 건데요.

산업부가 발표한 4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대 미국 수출은 106억 달러를 기록했는데, 지난해 4월과 비교했을 때 6.8% 줄어든 수치입니다.

자동차·일반기계 등 대표적인 수출 품목에서 감소 폭이 컸습니다.

4월 1일부터 25일 사이 품목별 수출을 보면 자동차는 16% 넘게 줄었습니다.

자동차는 지난달 2일부터 25% 품목별 관세를 맞은 품목인데, 이 영향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거로 보입니다.

이밖에 일반기계 부문은 22%, 반도체는 31% 수출이 빠졌습니다.

이에 따라 대미국 흑자 규모도 지난해 4월에 비해 9억 달러 줄어들었습니다.

산업부 관계자 말 들어보시겠습니다.

[박정성/산업부 무역투자실장 : "미국 관세 영향이 분명히 나타나고는 있는 것이고요. 품목마다 시장 상황에 따라서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돼서 나타나고 있다…."]

[앵커]

관세로 우리 기업과 수출이 흔들리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말고도 미국 직접 투자도 압박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 석상에서 계속해서 삼성의 대미 투자계획을 언급하는 건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그제 낮 각료회의에서 삼성이 미국에 대규모 시설을 건설할 거라고 말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그들(삼성)이 아주 큰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고 아침에 들었습니다. 관세를 피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약 30조 원에 달하는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한 현대자동차 측에는 '땡큐'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역시 직접 들어보시죠.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현대의 대표자이자 사장인 호세 무뇨스씨, 정말 감사합니다. 환상적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삼성이 미국에 짓기로 한 공장이 어떤 시설인지는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업계에선 이 발언이 삼성전자의 생산지 이전 검토 계획을 두고 삼성을 압박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앵커]

관세에 현지 투자에 우리 기업의 이중고가 예상이 되네요.

그런데 우리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최상목 부총리가 사의를 표했는데, 관세 협의에는 어떤 영향이 있습니까?

[기자]

네 어젯밤 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직무를 계속 수행할 수 없게 돼 사퇴하게 된 점을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 사의를 표했습니다.

최 전 부총리는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한미 2+2 통상 협의를 이끌었었죠.

당시 발언 들어보겠습니다.

[최상목/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지난달 24일 : "관세에 대한 면제와 예외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하였습니다. 부정적 효과가 가장 큰 자동차 분야에 대해 중점 설명하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 열린 고위급 관세 협의에 참석했던 최 전 부총리가 사퇴하게 되면서 협의에 공백이 불가피해졌습니다.

미국 쪽에서 보자면 관세 협의를 총괄하는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의 우리 협상 대상자가 사라지게 된 셈이 된 거거든요.

앞서 한덕수 전 대통령 권한대행도 어제 오후 총리직을 사퇴했는데요.

한 전 권한대행은 관세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한 바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통화하고, 미국 측 관세 총괄을 만나 협의한 관료들이 향후 협상 일정에서 모두 빠지게 되면서 우리 협상력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습니다.

영상편집:김신형 김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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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관세’ 시작부터 수출 감소…협상 수장 공백 영향은? [뉴스in뉴스]
    • 입력 2025-05-02 12:47:04
    • 수정2025-05-02 13: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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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나라에 고율의 상호 관세를 물리겠다고 엄포를 놨다가, 적용을 3개월 미뤘죠.

하지만 10% 기본 관세나 철강이나 자동차 등에 붙은 품목별 관세는 계속 매기고 있어서 벌써 경제 곳곳에서 타격이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 관세 협상은 어떤 단계에 있고 그 파장은 뭔지, 경제산업부 이도윤 기자와 자세히 살펴봅니다.

이 기자, 우리 관세 협상단,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네 미국과의 관세 협상은 아직 협상의 틀을 짜는 단계에 있습니다.

우리 관세 협의 대표단은 그제부터 어제까지 이틀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미국 무역대표부, USTR 관계자들과 협의를 진행했습니다.

우리 측에선 실무 총괄을 맡은 산업부 통상정책국장 등이, USTR 측에서도 실무진이 나와 협의를 진행했습니다.

구체적인 회의 내용과 의제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본격적인 협상을 위한 윤곽을 잡는 회의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번 기술 협의는 지난달 말 열린 한미 2+2 장관급 통상 협의의 후속 조치로 진행됐는데요.

당시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와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상호 관세 유예 기간이 끝나는 7월 8일까지 '7월 패키지'를 빠르게 내놓겠다고 한 바 있습니다.

이 패키지에 어떤 내용을 담을지를 이번 실무 회담에서 논의했을 거로 보입니다.

[앵커]

아직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된 건 아니라는 말이네요.

그런데 벌써부터 우리 경제에 관세 전쟁 타격이 드러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지난달 우리나라에서 미국으로 가는 수출이 크게 줄어든 건데요.

산업부가 발표한 4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대 미국 수출은 106억 달러를 기록했는데, 지난해 4월과 비교했을 때 6.8% 줄어든 수치입니다.

자동차·일반기계 등 대표적인 수출 품목에서 감소 폭이 컸습니다.

4월 1일부터 25일 사이 품목별 수출을 보면 자동차는 16% 넘게 줄었습니다.

자동차는 지난달 2일부터 25% 품목별 관세를 맞은 품목인데, 이 영향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거로 보입니다.

이밖에 일반기계 부문은 22%, 반도체는 31% 수출이 빠졌습니다.

이에 따라 대미국 흑자 규모도 지난해 4월에 비해 9억 달러 줄어들었습니다.

산업부 관계자 말 들어보시겠습니다.

[박정성/산업부 무역투자실장 : "미국 관세 영향이 분명히 나타나고는 있는 것이고요. 품목마다 시장 상황에 따라서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돼서 나타나고 있다…."]

[앵커]

관세로 우리 기업과 수출이 흔들리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말고도 미국 직접 투자도 압박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 석상에서 계속해서 삼성의 대미 투자계획을 언급하는 건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그제 낮 각료회의에서 삼성이 미국에 대규모 시설을 건설할 거라고 말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그들(삼성)이 아주 큰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고 아침에 들었습니다. 관세를 피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약 30조 원에 달하는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한 현대자동차 측에는 '땡큐'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역시 직접 들어보시죠.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현대의 대표자이자 사장인 호세 무뇨스씨, 정말 감사합니다. 환상적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삼성이 미국에 짓기로 한 공장이 어떤 시설인지는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업계에선 이 발언이 삼성전자의 생산지 이전 검토 계획을 두고 삼성을 압박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앵커]

관세에 현지 투자에 우리 기업의 이중고가 예상이 되네요.

그런데 우리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최상목 부총리가 사의를 표했는데, 관세 협의에는 어떤 영향이 있습니까?

[기자]

네 어젯밤 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직무를 계속 수행할 수 없게 돼 사퇴하게 된 점을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 사의를 표했습니다.

최 전 부총리는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한미 2+2 통상 협의를 이끌었었죠.

당시 발언 들어보겠습니다.

[최상목/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지난달 24일 : "관세에 대한 면제와 예외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하였습니다. 부정적 효과가 가장 큰 자동차 분야에 대해 중점 설명하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 열린 고위급 관세 협의에 참석했던 최 전 부총리가 사퇴하게 되면서 협의에 공백이 불가피해졌습니다.

미국 쪽에서 보자면 관세 협의를 총괄하는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의 우리 협상 대상자가 사라지게 된 셈이 된 거거든요.

앞서 한덕수 전 대통령 권한대행도 어제 오후 총리직을 사퇴했는데요.

한 전 권한대행은 관세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한 바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통화하고, 미국 측 관세 총괄을 만나 협의한 관료들이 향후 협상 일정에서 모두 빠지게 되면서 우리 협상력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습니다.

영상편집:김신형 김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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