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에서 금강산까지’ 봄바람 타고 ‘조선 여행’ 떠나볼까?

입력 2025.04.28 (18:25) 수정 2025.04.28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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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선의 선비들은 수려한 자연을 담은 산수화를 병풍이나 부채 같은 생활용품에 그려 넣고 즐겼다고 하는데요.

특히, 더위를 잊는 데는 이만한 방법이 없었다고 합니다.

요즘 때 이른 초여름 날씨가 찾아왔는데, 조선 팔도 산수화를 보시면서 잠시 더위를 잊어보시죠.

김혜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여름 소나기가 지나간 인왕산.

비에 젖은 바위는 묵의 농도에 따라 다른 빛을 뿜어내고, 산 중턱을 휘감은 구름은 한여름 운치를 더합니다.

충청도와 전라도로 가는 한양의 길목 동작나루를 지나, 고즈넉한 도산서원에 다다르면 퇴계 선생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조지윤/리움미술관 소장품연구실장 : "진경산수화뿐만이 아니라 남종문이나 화조영모화, 인물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겸재가 이루어낸 그런 성취들을 보여주고자…."]

팔도유람의 백미는 단연 금강산입니다.

뼈대를 드러낸 일만이천봉이 한눈에 펼쳐진 겨울 금강산엔, 봉우리마다 흰 눈이 만든 연꽃이 피었습니다.

초록으로 갈아입은 금강산에는 솔향 가득한 생명력이 느껴지고, 힘차게 굽이쳐 흐르는 만폭동 계곡은 금강산에 기개를 불어 넣었습니다.

실제 풍경에 자신의 시선을 더한 겸재 특유의 화풍은 300년을 이어 현대 작품에까지 영향을 줬습니다.

[송희경/겸재정선미술관장 : "18세기 진경산수화의 거장인 겸재 정선부터 동시대 작가의 작품을 총망라해서 금강산 그림이 어떻게 변했고, 거기에 담긴 상징성이 무엇인지…."]

김홍도의 강변 풍경부터, 추사 김정희까지, 화폭을 가리지 않고 부채 위를 수놓은 조선의 절경에는 자연과 풍류로 계절의 고단함을 이겨낸 조선의 지혜가 진하게 배어 있습니다.

KBS 뉴스 김혜주입니다.

촬영기자:왕인흡 홍병국/영상편집:유지영/그래픽: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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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양에서 금강산까지’ 봄바람 타고 ‘조선 여행’ 떠나볼까?
    • 입력 2025-04-28 18:25:21
    • 수정2025-04-28 18:3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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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선의 선비들은 수려한 자연을 담은 산수화를 병풍이나 부채 같은 생활용품에 그려 넣고 즐겼다고 하는데요.

특히, 더위를 잊는 데는 이만한 방법이 없었다고 합니다.

요즘 때 이른 초여름 날씨가 찾아왔는데, 조선 팔도 산수화를 보시면서 잠시 더위를 잊어보시죠.

김혜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여름 소나기가 지나간 인왕산.

비에 젖은 바위는 묵의 농도에 따라 다른 빛을 뿜어내고, 산 중턱을 휘감은 구름은 한여름 운치를 더합니다.

충청도와 전라도로 가는 한양의 길목 동작나루를 지나, 고즈넉한 도산서원에 다다르면 퇴계 선생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조지윤/리움미술관 소장품연구실장 : "진경산수화뿐만이 아니라 남종문이나 화조영모화, 인물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겸재가 이루어낸 그런 성취들을 보여주고자…."]

팔도유람의 백미는 단연 금강산입니다.

뼈대를 드러낸 일만이천봉이 한눈에 펼쳐진 겨울 금강산엔, 봉우리마다 흰 눈이 만든 연꽃이 피었습니다.

초록으로 갈아입은 금강산에는 솔향 가득한 생명력이 느껴지고, 힘차게 굽이쳐 흐르는 만폭동 계곡은 금강산에 기개를 불어 넣었습니다.

실제 풍경에 자신의 시선을 더한 겸재 특유의 화풍은 300년을 이어 현대 작품에까지 영향을 줬습니다.

[송희경/겸재정선미술관장 : "18세기 진경산수화의 거장인 겸재 정선부터 동시대 작가의 작품을 총망라해서 금강산 그림이 어떻게 변했고, 거기에 담긴 상징성이 무엇인지…."]

김홍도의 강변 풍경부터, 추사 김정희까지, 화폭을 가리지 않고 부채 위를 수놓은 조선의 절경에는 자연과 풍류로 계절의 고단함을 이겨낸 조선의 지혜가 진하게 배어 있습니다.

KBS 뉴스 김혜주입니다.

촬영기자:왕인흡 홍병국/영상편집:유지영/그래픽: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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