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주먹’ 산업정책의 귀환, 우리 전략은?

입력 2025.04.15 (21:14) 수정 2025.04.16 (08:1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방금 들으신 것처럼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도 풍전등화 같은 처지입니다.

더 심각한 건 이미 기술에서 밀리고 있단 점입니다.

'저장'하는 메모리 반도체는 우리가 세계 1위지만, '연산'을 하는 시스템 반도체 쪽은 전혀 다릅니다.

올해 점유율이 2%, 2027년엔 1.6%로, 인공지능용 반도체 쪽에선, 사실상 존재감 '제로' 상황입니다.

이런 난국을 타개하자며 정부가 전에 없던 정책을 꺼냈습니다.

'반도체 투자 보조금'입니다.

중소·중견 반도체 기업이 100억 원을 투자하면 50억 원을 정부가 댑니다.

세금 환급 15억 원을 고려하면 실제 투자금은 35억 원 정도입니다.

세계 반도체 경쟁이 이른바 '쩐의 전쟁'이 돼가는 만큼, 우리도 재정을 직접 투입해 기업을 지원하자는 건데요.

이 정도로 충분할까요.

김진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문을 연 TSMC 공장.

타이완이 아니라 일본에 자리 잡았습니다.

[모리스 창/TSMC 창업자/지난해 2월 : "일본에서 반도체 생산의 르네상스가 시작될 거라고 믿습니다."]

실제로 반도체 르네상스에 재정을 거의 쏟아붓고 있습니다.

TSMC 공장 2곳의 건설 비용 20조 원 중 10조 원을, 도요타, 소니 등 일본의 대표기업 8곳이 합작한 '라피더스'에 17조 원을 보조합니다.

2030년까지 100조 원을 쓴다는 계획입니다.

[장영욱/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일본은) 산업 전략 2040 해서 디지털 전환, 그린 전환을 동시에 달성하겠다라는 내용이 나오고 있고…"]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 반도체 지원법.

유럽연합은 그린딜 산업계획, 경쟁력 강화 5개년 계획.

경제 안보를 명분으로 정부 개입을 노골화하고 있습니다.

차별적 보조금을 금지하는 세계무역기구, WTO 규정은 사실상 휴지 조각이 된 분위기입니다.

["우리 상품의 수출 신장에 박차를 가했다."]

중화학공업 육성에 성공한 '경제개발 5개년 계획' 같은 이른바 '보이는 주먹'으로 비유되는 정부의 개입이 일상화되고 있습니다.

[이창민/한국외대 융합일본지역학부 교수 : "WTO 시대 작은 정부의 시대 자유무역의 시대 이런 건 다 끝났고요. 큰 정부의 시대가 도래했고 또 한때 폐기됐던 개념인 산업 정책이 다시 핵심 국정 어젠더로 부활했다."]

반도체 직접 보조금에 썼거나 쓰기로 한 예산만 미국은 최소 40조 원, 중국은 60조 원대.

반면, 정부의 첫 반도체 보조금은 올해 추경안에 7백억 원 반영됐습니다.

경제 규모와 기간의 차이를 감안해도 격차가 너무 큰 건 부인할 수 없습니다.

KBS 뉴스 김진화입니다.

촬영기자:이상훈/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김지훈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보이는 주먹’ 산업정책의 귀환, 우리 전략은?
    • 입력 2025-04-15 21:14:13
    • 수정2025-04-16 08:14:16
    뉴스 9
[앵커]

방금 들으신 것처럼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도 풍전등화 같은 처지입니다.

더 심각한 건 이미 기술에서 밀리고 있단 점입니다.

'저장'하는 메모리 반도체는 우리가 세계 1위지만, '연산'을 하는 시스템 반도체 쪽은 전혀 다릅니다.

올해 점유율이 2%, 2027년엔 1.6%로, 인공지능용 반도체 쪽에선, 사실상 존재감 '제로' 상황입니다.

이런 난국을 타개하자며 정부가 전에 없던 정책을 꺼냈습니다.

'반도체 투자 보조금'입니다.

중소·중견 반도체 기업이 100억 원을 투자하면 50억 원을 정부가 댑니다.

세금 환급 15억 원을 고려하면 실제 투자금은 35억 원 정도입니다.

세계 반도체 경쟁이 이른바 '쩐의 전쟁'이 돼가는 만큼, 우리도 재정을 직접 투입해 기업을 지원하자는 건데요.

이 정도로 충분할까요.

김진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문을 연 TSMC 공장.

타이완이 아니라 일본에 자리 잡았습니다.

[모리스 창/TSMC 창업자/지난해 2월 : "일본에서 반도체 생산의 르네상스가 시작될 거라고 믿습니다."]

실제로 반도체 르네상스에 재정을 거의 쏟아붓고 있습니다.

TSMC 공장 2곳의 건설 비용 20조 원 중 10조 원을, 도요타, 소니 등 일본의 대표기업 8곳이 합작한 '라피더스'에 17조 원을 보조합니다.

2030년까지 100조 원을 쓴다는 계획입니다.

[장영욱/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일본은) 산업 전략 2040 해서 디지털 전환, 그린 전환을 동시에 달성하겠다라는 내용이 나오고 있고…"]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 반도체 지원법.

유럽연합은 그린딜 산업계획, 경쟁력 강화 5개년 계획.

경제 안보를 명분으로 정부 개입을 노골화하고 있습니다.

차별적 보조금을 금지하는 세계무역기구, WTO 규정은 사실상 휴지 조각이 된 분위기입니다.

["우리 상품의 수출 신장에 박차를 가했다."]

중화학공업 육성에 성공한 '경제개발 5개년 계획' 같은 이른바 '보이는 주먹'으로 비유되는 정부의 개입이 일상화되고 있습니다.

[이창민/한국외대 융합일본지역학부 교수 : "WTO 시대 작은 정부의 시대 자유무역의 시대 이런 건 다 끝났고요. 큰 정부의 시대가 도래했고 또 한때 폐기됐던 개념인 산업 정책이 다시 핵심 국정 어젠더로 부활했다."]

반도체 직접 보조금에 썼거나 쓰기로 한 예산만 미국은 최소 40조 원, 중국은 60조 원대.

반면, 정부의 첫 반도체 보조금은 올해 추경안에 7백억 원 반영됐습니다.

경제 규모와 기간의 차이를 감안해도 격차가 너무 큰 건 부인할 수 없습니다.

KBS 뉴스 김진화입니다.

촬영기자:이상훈/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김지훈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