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기다리던 승객도 ‘환호’…“속이 후련” “민주주의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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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세!"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인용 결정이 내려진 4일 오전, 제주국제공항에서 생중계로 이를 지켜보던 승객들은 일제히 큰 목소리로 환호했습니다.
오늘(4일) 오전 11시 제주국제공항 국내선 청사 3층 출발장 체크인 구역. 예정된 선고 시간이 다가오자 뉴스 채널이 나오는 TV 주변으로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무심하게 지나치던 승객들도 끌고 오던 짐가방을 내려놓고, 함께 숨죽여 헌재의 탄핵 선고 과정을 지켜봤습니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탄핵 사유 5개를 인정하는 선고 요지를 읽어 내려가자, 일부 승객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중간마다 박수를 치기도 했습니다.

오전 11시 22분,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는 주문을 낭독하자 함께 지켜보던 승객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두 손을 번쩍 들고 "만세!"를 외치는가 하면, 감격에 벅찬 듯 제자리에서 콩콩 뛰며 재판 결과에 기뻐하는 반응도 보였습니다.
4개월에 걸친 탄핵 정국이 드디어 끝났다는 안도감, 무엇보다 정치적·경제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리라는 기대가 컸습니다.
부산에서 온 관광객 박재규 씨는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와중에 들었는데, 묵었던 체증이 싹 다 내려갔다"면서 "좋은 나라로 다시 전환되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나타냈습니다.
부산에 사는 관광객 정바다 씨도 그간 대통령도, 국무총리도 없던 무정부 사태에 대한 걱정부터 꺼냈습니다.
그는 "속이 후련하다. 묵은 체증이 다 내려가는 것 같다"면서 "처음에는 기각될까, 걱정도 많이 했는데 (선고 요지를) 점점 들어볼수록 '이렇게 잘못한 게 많은데 왜 기각될 거라고 생각했지?'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대한민국 청년으로서 너무 걱정이 많이 됐는데 '이제야 나라가 잘 돌아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 민주주의가 대단한 것 같아서 너무 벅차오른다"며 엄지손가락 두 개를 치켜올렸습니다.
■ 제주시청 광장에서도 "광장의 시민이 이겼습니다"
이날 같은 시간 제주시청 앞에서도 함께 헌재 선고 생중계를 숨죽여 지켜보던 300여 명의 시민들의 함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오늘 오전 11시, 제주시청 앞에서 도내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윤석열 정권퇴진·한국사회 대전환 제주행동'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선고를 생중계했습니다.
선고 시간이 임박하자, 길을 지나던 시민들도 걸음을 멈췄고, 생중계 화면에 시선을 고정했습니다.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122일 만에, 재판관 8인 '전원일치' 의견으로 내려진 파면 결정.

시민들은 '민주주의 승리'를 축하하며, 함성을 내질렀습니다. 낯선 이들에게 인사를 건넸고, 서로 얼싸안기도 했습니다. 눈시울을 붉히며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제주여자고등학교 안현주 학생은 "건강검진이라서 학교 수업이 일찍 끝나 바로 이곳으로 왔다"며, "탄핵 선고 순간 눈물부터 나왔고, 너무 감동적이고 기쁘고, 행복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앞으로 상처받는 사람들이 없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4·3을 맞아 서울에서 제주에 방문한 김성례 서강대 종교학과 명예교수도 "계엄 이후 사회가 혼란스러워서 불면증에 시달리며, 불안에 떨었는데 파면되어서 너무 기쁘다"며 벅찬 감정을 표현했습니다. 이어, "계엄 선포 당시 4·3과 같은 일이 반복될까 너무 걱정됐고, 한동안 밖을 나가지도 못했다"며,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확실한 법 개정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경찰은 최고 수준의 비상근무 단계인 갑호 비상을 발령했습니다. 제주경찰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전체 인력의 절반가량을 동원해 법원, 집회 장소 등에 배치했지만, 별다른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제주 지역 각 단체의 환영 성명도 잇따랐습니다. 전국민주노총노동조합총연맹 제주지역본부는 "4.3 77주년 다음날인 2025년 4월 4일은 국가 폭력 내란의 역사가 종식되는 날임을 선언한다'며, "광장을 열어낸 노동자 시민의 굳건한 연대로 내란 세력을 완전히 청산하고, 차별과 혐오 없는 평등 세상으로 전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제주 원내외 야4당 원탁회의는 논평을 내고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을 환영하며 제주도민과 함께 정권교체로 내란 종식을 완성하는 단계로 힘차게 나아가겠다고 밝혔습니다.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도 성명을 통해 헌재의 파면 인용은 광장을 지켜낸 시민들의 투쟁이 만들어낸 귀중한 승리라며 노동자와 장애인, 여성과 성소수자, 이주민 등 광장의 목소리들을 기억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오늘 저녁 7시, 제주시청 앞에선 '윤석열 정권퇴진·한국사회 대전환 제주행동' 주최로, 제주도민대회 열어 선고 결과의 기쁨을 나누고 민주주의 회복을 촉구할 예정입니다.
민소영 고진현 고민주 고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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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행기 기다리던 승객도 ‘환호’…“속이 후련” “민주주의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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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5-04-04 16:28:28
- 수정2025-04-04 16:54:26

"만세!"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인용 결정이 내려진 4일 오전, 제주국제공항에서 생중계로 이를 지켜보던 승객들은 일제히 큰 목소리로 환호했습니다.
오늘(4일) 오전 11시 제주국제공항 국내선 청사 3층 출발장 체크인 구역. 예정된 선고 시간이 다가오자 뉴스 채널이 나오는 TV 주변으로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무심하게 지나치던 승객들도 끌고 오던 짐가방을 내려놓고, 함께 숨죽여 헌재의 탄핵 선고 과정을 지켜봤습니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탄핵 사유 5개를 인정하는 선고 요지를 읽어 내려가자, 일부 승객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중간마다 박수를 치기도 했습니다.

오전 11시 22분,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는 주문을 낭독하자 함께 지켜보던 승객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두 손을 번쩍 들고 "만세!"를 외치는가 하면, 감격에 벅찬 듯 제자리에서 콩콩 뛰며 재판 결과에 기뻐하는 반응도 보였습니다.
4개월에 걸친 탄핵 정국이 드디어 끝났다는 안도감, 무엇보다 정치적·경제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리라는 기대가 컸습니다.
부산에서 온 관광객 박재규 씨는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와중에 들었는데, 묵었던 체증이 싹 다 내려갔다"면서 "좋은 나라로 다시 전환되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나타냈습니다.
부산에 사는 관광객 정바다 씨도 그간 대통령도, 국무총리도 없던 무정부 사태에 대한 걱정부터 꺼냈습니다.
그는 "속이 후련하다. 묵은 체증이 다 내려가는 것 같다"면서 "처음에는 기각될까, 걱정도 많이 했는데 (선고 요지를) 점점 들어볼수록 '이렇게 잘못한 게 많은데 왜 기각될 거라고 생각했지?'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대한민국 청년으로서 너무 걱정이 많이 됐는데 '이제야 나라가 잘 돌아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 민주주의가 대단한 것 같아서 너무 벅차오른다"며 엄지손가락 두 개를 치켜올렸습니다.
■ 제주시청 광장에서도 "광장의 시민이 이겼습니다"
이날 같은 시간 제주시청 앞에서도 함께 헌재 선고 생중계를 숨죽여 지켜보던 300여 명의 시민들의 함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오늘 오전 11시, 제주시청 앞에서 도내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윤석열 정권퇴진·한국사회 대전환 제주행동'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선고를 생중계했습니다.
선고 시간이 임박하자, 길을 지나던 시민들도 걸음을 멈췄고, 생중계 화면에 시선을 고정했습니다.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122일 만에, 재판관 8인 '전원일치' 의견으로 내려진 파면 결정.

시민들은 '민주주의 승리'를 축하하며, 함성을 내질렀습니다. 낯선 이들에게 인사를 건넸고, 서로 얼싸안기도 했습니다. 눈시울을 붉히며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제주여자고등학교 안현주 학생은 "건강검진이라서 학교 수업이 일찍 끝나 바로 이곳으로 왔다"며, "탄핵 선고 순간 눈물부터 나왔고, 너무 감동적이고 기쁘고, 행복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앞으로 상처받는 사람들이 없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4·3을 맞아 서울에서 제주에 방문한 김성례 서강대 종교학과 명예교수도 "계엄 이후 사회가 혼란스러워서 불면증에 시달리며, 불안에 떨었는데 파면되어서 너무 기쁘다"며 벅찬 감정을 표현했습니다. 이어, "계엄 선포 당시 4·3과 같은 일이 반복될까 너무 걱정됐고, 한동안 밖을 나가지도 못했다"며,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확실한 법 개정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경찰은 최고 수준의 비상근무 단계인 갑호 비상을 발령했습니다. 제주경찰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전체 인력의 절반가량을 동원해 법원, 집회 장소 등에 배치했지만, 별다른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제주 지역 각 단체의 환영 성명도 잇따랐습니다. 전국민주노총노동조합총연맹 제주지역본부는 "4.3 77주년 다음날인 2025년 4월 4일은 국가 폭력 내란의 역사가 종식되는 날임을 선언한다'며, "광장을 열어낸 노동자 시민의 굳건한 연대로 내란 세력을 완전히 청산하고, 차별과 혐오 없는 평등 세상으로 전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제주 원내외 야4당 원탁회의는 논평을 내고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을 환영하며 제주도민과 함께 정권교체로 내란 종식을 완성하는 단계로 힘차게 나아가겠다고 밝혔습니다.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도 성명을 통해 헌재의 파면 인용은 광장을 지켜낸 시민들의 투쟁이 만들어낸 귀중한 승리라며 노동자와 장애인, 여성과 성소수자, 이주민 등 광장의 목소리들을 기억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오늘 저녁 7시, 제주시청 앞에선 '윤석열 정권퇴진·한국사회 대전환 제주행동' 주최로, 제주도민대회 열어 선고 결과의 기쁨을 나누고 민주주의 회복을 촉구할 예정입니다.
민소영 고진현 고민주 고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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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소영 기자 missionalis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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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현 기자 jhko09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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