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조류 탐지 레이더 실효성은?

입력 2025.02.10 (19:01) 수정 2025.02.10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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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정부가 전국 모든 공항에 조류 탐지 레이더를 설치하겠다고 밝혔죠.

조류를 미리 확인해 항공기 충돌을 막겠다는 건데, 주변에 철새도래지 4곳이 있는 제주 제2공항에선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까요.

강인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미국 시애틀, 터코마공항에 있는 조류 탐지 레이더.

최대 10km 이상 떨어진 새 떼의 위치와 속도, 이동 방향을 확인하고, 새들의 활동 유형도 분석할 수 있습니다.

국토교통부가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 이후 제주 제2공항을 포함해 국내 모든 민간 공항에 조류 탐지 레이더를 설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주종완/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지난 6일 : "원거리에서의 조류 대응 능력을 높이기 위해 전국 공항을 대상으로 조류 탐지 레이더를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하겠습니다."]

제주 제2공항에선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까.

지난 2022년 1월 공군의 최첨단 전투기 F-35 A가 독수리와 충돌하며 충남 서산 기지에 비상 착륙했습니다.

공군 서산 기지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최첨단 조류 탐지 레이더가 있는 곳.

하지만 대형 조류에 속하는 독수리마저 확인하지 못한 겁니다.

당시 공군 측은 산란기를 분석하고 주변 녹지와 서식지를 없앴는데도 조류의 이동에 대처할 수 없는 상황이 있기도 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조류의 이동을 예측하고 대응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 당시에도 관제탑에서 이미 조류에 대한 경고가 있었던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조류 탐지 레이더가 새를 쫓는 장비가 아닌 만큼, 인근에 철새도래지 4곳이 있는 제2공항의 경우 조류 충돌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최창용/서울대 산림과학부 교수 : "(탐지 레이더가) 조류의 활동성 자체를 낮추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조류 레이더를 들여오는 것이 조류의 활동성이 높은 지역에 공항을 건설해도 된다는 논리가 될 수는 없습니다."]

조류 탐지 레이더 한 대 비용은 약 30억 원.

조류 환경에 따라 1대에서 최대 6대가 필요하고, 전문 인력까지 고려하면 재정 확보도 과제입니다.

[이후승/한국환경연구원 자연환경 연구실 연구위원 : "공항들이 상당수 적자로 운영이 되는 점을 고려한다고 봤을 때 레이더 설치에 대한 부분이 과연 얼마만큼 실효적인지에 대해서는 검토가 더 필요하지 않을까."]

한편, 국토부는 제2공항의 경우 계획 단계부터 조류 탐지 레이더를 반영할 예정이고, 국내에서 조류 탐지 레이더를 개발할 수 있는 기술 연구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강인희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화면제공:현동선/그래픽:고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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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공항, 조류 탐지 레이더 실효성은?
    • 입력 2025-02-10 19:01:09
    • 수정2025-02-10 20:01:43
    뉴스7(제주)
[앵커]

최근 정부가 전국 모든 공항에 조류 탐지 레이더를 설치하겠다고 밝혔죠.

조류를 미리 확인해 항공기 충돌을 막겠다는 건데, 주변에 철새도래지 4곳이 있는 제주 제2공항에선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까요.

강인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미국 시애틀, 터코마공항에 있는 조류 탐지 레이더.

최대 10km 이상 떨어진 새 떼의 위치와 속도, 이동 방향을 확인하고, 새들의 활동 유형도 분석할 수 있습니다.

국토교통부가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 이후 제주 제2공항을 포함해 국내 모든 민간 공항에 조류 탐지 레이더를 설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주종완/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지난 6일 : "원거리에서의 조류 대응 능력을 높이기 위해 전국 공항을 대상으로 조류 탐지 레이더를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하겠습니다."]

제주 제2공항에선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까.

지난 2022년 1월 공군의 최첨단 전투기 F-35 A가 독수리와 충돌하며 충남 서산 기지에 비상 착륙했습니다.

공군 서산 기지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최첨단 조류 탐지 레이더가 있는 곳.

하지만 대형 조류에 속하는 독수리마저 확인하지 못한 겁니다.

당시 공군 측은 산란기를 분석하고 주변 녹지와 서식지를 없앴는데도 조류의 이동에 대처할 수 없는 상황이 있기도 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조류의 이동을 예측하고 대응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 당시에도 관제탑에서 이미 조류에 대한 경고가 있었던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조류 탐지 레이더가 새를 쫓는 장비가 아닌 만큼, 인근에 철새도래지 4곳이 있는 제2공항의 경우 조류 충돌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최창용/서울대 산림과학부 교수 : "(탐지 레이더가) 조류의 활동성 자체를 낮추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조류 레이더를 들여오는 것이 조류의 활동성이 높은 지역에 공항을 건설해도 된다는 논리가 될 수는 없습니다."]

조류 탐지 레이더 한 대 비용은 약 30억 원.

조류 환경에 따라 1대에서 최대 6대가 필요하고, 전문 인력까지 고려하면 재정 확보도 과제입니다.

[이후승/한국환경연구원 자연환경 연구실 연구위원 : "공항들이 상당수 적자로 운영이 되는 점을 고려한다고 봤을 때 레이더 설치에 대한 부분이 과연 얼마만큼 실효적인지에 대해서는 검토가 더 필요하지 않을까."]

한편, 국토부는 제2공항의 경우 계획 단계부터 조류 탐지 레이더를 반영할 예정이고, 국내에서 조류 탐지 레이더를 개발할 수 있는 기술 연구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강인희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화면제공:현동선/그래픽:고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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