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체포적부심 불출석…석동현 등 변호인 3명 참석

윤석열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불법 체포를 주장하며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했지만, 심문이 예정된 서울중앙지법에는 직접 출석하지 않았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2단독 소준섭 판사는 오늘(16일) 오후 5시부터 윤 대통령의 체포적부심사를 열었습니다.

어제 체포돼 서울구치소에 구금된 윤 대통령은 법정에 나오지 않았고, 대신 석동현·배진한·김계리 변호사가 출석했습니다.

계엄사태 이후 윤 대통령의 '입' 역할로 법률자문을 했던 석 변호사는 그동안 변호인 선임계를 내지 않았으나, 이날 법원에 선임계를 냈습니다.

석 변호사는 법정에 들어가기 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지금 경호 의전 문제 때문에 한 번 이 법원에 오려고 하면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면서 "법원에도 그만큼의 어떤 절차적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그런 점 등을 고려해서 안 온 것"이라고 윤 대통령 불출석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재판부에서 윤 대통령이 방어권을 포기했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방어)권리를 그냥 이렇게 거리에서 잠자겠다는 뜻은 아니라는 것을 분명하게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습니다.

석 변호사는 "사건 본안 심리가 아니라 체포 절차에 관한 다툼"이라며 "변호인들이 대신 대통령의 입장을 재판부에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체포의 불법성에 대한 엄밀한 판단이 이뤄질 것을 기대한다"면서도 청구가 기각될 경우 영장 관할 논란이 정리된 것으로 받아들일 것이냐는 질문엔 "결과를 보고 말하겠다"고 했습니다.

영장을 발부한 서울서부지법이 아닌 서울중앙지법에 체포적부심을 청구한 이유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구금된) 서울구치소의 관할 법원은 서울중앙지방법원이기 때문에 여기에 청구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배 변호사도 이날 헌법재판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방어권을 포기한 것이냐'는 질문에 "방어권을 어떻게 포기하느냐. 우리가 대신 방어하는 것"이라며 "경호 문제나 기타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대통령이 (출석)하기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공수처에서는 부장검사 1명과 평검사 2명이 참석할 예정입니다.

공수처와 변호인들은 공수처에 내란죄 수사권이 있는지, 공수처가 서울서부지법에서 발부받은 체포영장이 관할 위반인지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입니다.

윤 대통령 측은 공수처법상 공수처에 대통령의 내란 혐의에 대한 수사권이 없으므로 윤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불법이라는 입장입니다.

또 체포영장을 발부한 서부지법은 영장 심사 권한이 없다고 주장합니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에 대한 기소권이 없어 기소를 위해선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에 이첩해야 하는데, 중앙지검은 대응 법원인 중앙지법에 기소하게 되므로 중앙지법이 전속관할권을 가진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서부지법에 청구해 발부받은 체포영장은 관할을 위반해 무효라는 주장입니다.

반면 공수처는 공수처법에 근거해 직권남용 혐의와 관련된 내란 혐의를 당연히 수사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이미 법원에서 윤 대통령 체포영장을 두 차례나 발부한 만큼 공수처에 수사권이 있다는 사실이 인증됐다고 봅니다.

윤 대통령의 주거지인 용산구 한남동 관저 관할인 서부지법에 체포영장을 청구한 것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법원은 이르면 이날 중 윤 대통령 청구를 받아들일지 기각할지에 관해 결정을 내릴 예정입니다.

법원은 청구서가 접수된 때부터 48시간 이내에 피의자를 심문하고, 수사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조사해 체포를 유지할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결정은 심문 절차가 끝난 때로부터 24시간 이내에 해야 합니다. 청구가 이유 없다고 인정하면 기각하고, 이유 있다고 인정하면 석방을 명령하는 형태로 결정을 내립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