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년의 기다림…전태일 모친 계엄법 위반 ‘무죄’

[앵커]

전두환 정권 시절 계엄법 위반 혐의로 실형을 받았던 전태일 여사의 모친 고 이소선 여사가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습니다.

재판부는 당시 계엄 포고 자체가 무효이기 때문에 계엄 포고 위반을 전제로 한 공소사실은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습니다.

최인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故 이소선 여사/1988년 11월 : "모든 군부독재를 끝장낼 수 있습니다."]

전태일 열사의 분신 이후 민주화 운동에 앞장섰던 전 열사의 어머니, 고 이소선 여사.

이 여사와 아들 전태삼 씨가 전두환 정권 시절 계엄법 위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사건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지 43년 만입니다.

서울동부지법은 계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여사 등의 재심에서 지난 6일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당시 계엄 포고는 표현의 자유 등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했기 때문에 위헌이자 무효"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계엄 포고가 위헌인 이상 계엄 포고 위반을 전제로 한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은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여사 등 5명은 1981년 노조 활동을 하면서 서울시장의 해산명령에 따르지 않고, 노조 사무실 등에 모여 논의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같은해 7월 이 여사는 징역 10개월을, 전 씨는 징역 3년을 선고받았는데, 2021년 재심을 청구했습니다.

이 여사는 또, 1980년 노동자의 비참한 생활을 시국 농성에서 말했다가 계엄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았지만, 2021년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KBS 뉴스 최인영입니다.

영상편집:이태희/그래픽:김석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