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2.0’에 떠는 업계…삼전 급락에 환율 폭등, 조선은 다를까? [뉴스in뉴스]

입력 2024.11.12 (12:37) 수정 2024.11.12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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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중심주의를 내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삼성전자 주가가 급락하고 환율이 폭등하는 등 기업들은 전전긍긍하는 분위기입니다.

관세를 높이고 미국 기업 보호위주의 정책을 펼친다면 우리 기업들이 타격을 입을 거란 우려 때문입니다.

반면, 조선업처럼 수혜 업종도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박대기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박기자, 요즘 주식시장 좋지 않은데 조선은 다른가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튿날인 지난 7일 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등 대표적인 조선업체 주가가 15에서 22%까지 급등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우리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미국 조선업에 한국의 협력이 필요하다", "보수 정비 분야도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 때문에 주가가 오른 것입니다.

[앵커]

바이든 대통령이 반도체 웨이퍼를 흔들면서 반도체만 콕 찍어 말하던 것이 생각나는데요.

트럼프 당선인이 조선만 콕 찍어서 말한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가장 큰 이유는 중국 견제입니다.

중국은 2015년부터 군함 수에서 미국을 앞질렀습니다.

지금은 중국이 370척 미국이 292척인데 차이가 더 벌어질겁니다.

성능은 미군이 좋다고 하지만, 최신 군함은 중국이 더 많이 만들었기 때문에 격차는 빠르게 줄고 있습니다.

이렇게 된 건 미국의 조선업이 경쟁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현재 세계 조선업계 수주 기준으로 중국이 1위이고 한국이 2위인 반면 미국은 그야말로 미미한 수준입니다.

지난해 세계 수주량중 중국이 60%, 우리가 24%인데 미국은 1%미만입니다.

어느 시대고 해군력은 국력의 상징인데,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대규모 함대를 운영한다면 한국 조선업의 도움이 필요한 것입니다.

트럼프 당선인의 참모들도 이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조언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하지만 미국은 군함을 미국 안에서만 만들지 않나요?

어떤 식의 협력이 가능한 건가요?

[기자]

안보를 위해서 군함 만드는 능력을 유지하는게 필요하기 때문에 미국은 자국 내에서만 군함을 만듭니다.

다만 워낙 미국 조선업이 어렵기 때문에 수리 능력까지 떨어져 있습니다.

MRO라고 하는 보수 수리 정비를 받으려고 해도 몇 년씩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우리 조선소들에게 의뢰해서 미군 군함을 수리하겠다는 것입니다.

물론 예전에도 간단한 정비는 우리 조선소를 이용했지만, 올들어 우리기업들은 MSRA라는 인증을 획득해 미군의 중대형 군함까지 수리에 들어갔습니다.

현재 보급함을 수리 중인데 앞으로 추가 협의를 통해 전투함까지 대규모 수리를 실시하려고 합니다.

[앵커]

중국과 미국이 해군력 증강 대결을 한다면 아예 우리나라가 미군 군함을 수주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요?

[기자]

그 점이 궁금해서 취재를 했습니다만, 조선 업계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합니다.

우리 기업이 미국에 가서 생산하더라도 각종 보안등급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시일이 걸리는 일입니다.

바이든 행정부 당시 미국이 반도체 기술을 노리고 무리한 요구를 했던 것처럼 지나친 요구도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은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미국이 협력을 원한다면 반대로 받아낼 것도 챙길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은 미국 연안 상선은 미국내 조선소만 건조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한국에서 만드는 LNG운반선 등에 대해서는 제한을 풀어준다든지하는 적극적 협상도 필요해 보입니다.

미국 내에서도 이런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조선사들은 지나치게 경쟁이 없어서 국제 경쟁력이 떨어진 상태기 때문입니다.

[앵커]

그래도 조선은 희망적인 이야기도 있는데 삼성전자 주가는 어제도 폭락했어요.

트럼프 집권 이후 반도체도 걱정되는 건가요?

[기자]

트럼프가 칩스 법이라는 반도체 산업 지원법을 폐기하는게 아닐까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는 뿐만 아니라 한국 등 외국산 상품 전체에 10~20%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말했는데요.

선거용 호언장담이면 좋겠지만 트럼프 1기와 달리 이번에는 더 충성하는 인물을 요직에 배치하고 상하원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아서 실제로 실현될 수도 있습니다.

[앵커]

하지만 트럼프가 1기 때처럼 중국을 상대로 무역전쟁을 펼친다면 반사이익도 있지 않을까요?

[기자]

특히 반도체는 중국이 약진하고 있는데 미국의 제제로 한동안 억제된다면 이익이 기대는 됩니다.

하지만, 트럼프가 말하는 관세가 실현이 된다면 우리 수출이 60조원 이상 줄거란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환율이 급등한 것도 이런 우려 때문입니다.

[앵커]

반도체 말고도 산업 분야별로 걱정이 많을 거 같은데요?

[기자]

많은 분들이 걱정하는 업종은 친환경차 사업을 하던 자동차와 2차전지 분야입니다.

이번 선거에 공이 큰 머스크의 테슬라는 현대차의 경쟁업체라는 점도 주목됩니다.

다만 중국 전기차 업체와 2차전지업체를 트럼프가 견제하는 것의 반사이익은 기대할 수 있습니다.

아직 취임까지 두 달이 남았습니다.

업계 뿐 아니라 정부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우리가 어떤 것을 주고 어떤 것을 얻을 것인지 전략적인 행동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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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1-12 12:37:08
    • 수정2024-11-12 13: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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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심주의를 내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삼성전자 주가가 급락하고 환율이 폭등하는 등 기업들은 전전긍긍하는 분위기입니다.

관세를 높이고 미국 기업 보호위주의 정책을 펼친다면 우리 기업들이 타격을 입을 거란 우려 때문입니다.

반면, 조선업처럼 수혜 업종도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박대기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박기자, 요즘 주식시장 좋지 않은데 조선은 다른가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튿날인 지난 7일 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등 대표적인 조선업체 주가가 15에서 22%까지 급등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우리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미국 조선업에 한국의 협력이 필요하다", "보수 정비 분야도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 때문에 주가가 오른 것입니다.

[앵커]

바이든 대통령이 반도체 웨이퍼를 흔들면서 반도체만 콕 찍어 말하던 것이 생각나는데요.

트럼프 당선인이 조선만 콕 찍어서 말한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가장 큰 이유는 중국 견제입니다.

중국은 2015년부터 군함 수에서 미국을 앞질렀습니다.

지금은 중국이 370척 미국이 292척인데 차이가 더 벌어질겁니다.

성능은 미군이 좋다고 하지만, 최신 군함은 중국이 더 많이 만들었기 때문에 격차는 빠르게 줄고 있습니다.

이렇게 된 건 미국의 조선업이 경쟁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현재 세계 조선업계 수주 기준으로 중국이 1위이고 한국이 2위인 반면 미국은 그야말로 미미한 수준입니다.

지난해 세계 수주량중 중국이 60%, 우리가 24%인데 미국은 1%미만입니다.

어느 시대고 해군력은 국력의 상징인데,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대규모 함대를 운영한다면 한국 조선업의 도움이 필요한 것입니다.

트럼프 당선인의 참모들도 이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조언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하지만 미국은 군함을 미국 안에서만 만들지 않나요?

어떤 식의 협력이 가능한 건가요?

[기자]

안보를 위해서 군함 만드는 능력을 유지하는게 필요하기 때문에 미국은 자국 내에서만 군함을 만듭니다.

다만 워낙 미국 조선업이 어렵기 때문에 수리 능력까지 떨어져 있습니다.

MRO라고 하는 보수 수리 정비를 받으려고 해도 몇 년씩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우리 조선소들에게 의뢰해서 미군 군함을 수리하겠다는 것입니다.

물론 예전에도 간단한 정비는 우리 조선소를 이용했지만, 올들어 우리기업들은 MSRA라는 인증을 획득해 미군의 중대형 군함까지 수리에 들어갔습니다.

현재 보급함을 수리 중인데 앞으로 추가 협의를 통해 전투함까지 대규모 수리를 실시하려고 합니다.

[앵커]

중국과 미국이 해군력 증강 대결을 한다면 아예 우리나라가 미군 군함을 수주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요?

[기자]

그 점이 궁금해서 취재를 했습니다만, 조선 업계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합니다.

우리 기업이 미국에 가서 생산하더라도 각종 보안등급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시일이 걸리는 일입니다.

바이든 행정부 당시 미국이 반도체 기술을 노리고 무리한 요구를 했던 것처럼 지나친 요구도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은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미국이 협력을 원한다면 반대로 받아낼 것도 챙길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은 미국 연안 상선은 미국내 조선소만 건조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한국에서 만드는 LNG운반선 등에 대해서는 제한을 풀어준다든지하는 적극적 협상도 필요해 보입니다.

미국 내에서도 이런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조선사들은 지나치게 경쟁이 없어서 국제 경쟁력이 떨어진 상태기 때문입니다.

[앵커]

그래도 조선은 희망적인 이야기도 있는데 삼성전자 주가는 어제도 폭락했어요.

트럼프 집권 이후 반도체도 걱정되는 건가요?

[기자]

트럼프가 칩스 법이라는 반도체 산업 지원법을 폐기하는게 아닐까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는 뿐만 아니라 한국 등 외국산 상품 전체에 10~20%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말했는데요.

선거용 호언장담이면 좋겠지만 트럼프 1기와 달리 이번에는 더 충성하는 인물을 요직에 배치하고 상하원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아서 실제로 실현될 수도 있습니다.

[앵커]

하지만 트럼프가 1기 때처럼 중국을 상대로 무역전쟁을 펼친다면 반사이익도 있지 않을까요?

[기자]

특히 반도체는 중국이 약진하고 있는데 미국의 제제로 한동안 억제된다면 이익이 기대는 됩니다.

하지만, 트럼프가 말하는 관세가 실현이 된다면 우리 수출이 60조원 이상 줄거란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환율이 급등한 것도 이런 우려 때문입니다.

[앵커]

반도체 말고도 산업 분야별로 걱정이 많을 거 같은데요?

[기자]

많은 분들이 걱정하는 업종은 친환경차 사업을 하던 자동차와 2차전지 분야입니다.

이번 선거에 공이 큰 머스크의 테슬라는 현대차의 경쟁업체라는 점도 주목됩니다.

다만 중국 전기차 업체와 2차전지업체를 트럼프가 견제하는 것의 반사이익은 기대할 수 있습니다.

아직 취임까지 두 달이 남았습니다.

업계 뿐 아니라 정부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우리가 어떤 것을 주고 어떤 것을 얻을 것인지 전략적인 행동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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