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미 “북한 파병 확인”…북·러 “허위 정보” 외

입력 2024.10.26 (07:59) 수정 2024.10.26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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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이 지난 15일 남북 연결도로를 폭파한 이후 동해선에 이어 경의선에도 방벽을 설치하는 공사가 한창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위성사진 분석 결과 경의선 도로에 방벽으로 보이는 95미터의 구조물이 포착됐는데요.

우리 군 감시 장비 등에 최근 방벽 설치 작업이 포착된 동해선 육로에도 200미터에 달하는 방벽이 세워진 모습이 촬영됐습니다.

방벽은 전차의 이동과 군인·주민의 탈북을 막는 용도로 추정됩니다.

10월 넷째 주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북한이 러시아에 최소 3천 명의 군인을 파병했다고 미국 백악관이 지난 24일 밝혔습니다.

국가정보원이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발표한 지 닷새 만에 미국 정부가 처음으로 파병을 공식 확인한 건데요.

하지만, 러시아는 허위 정보라며 즉각 반박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인터넷상에선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이 공개되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 ‘이슈 앤 한반도’에서 들여다보겠습니다.

[리포트]

군복을 입은 사람들이 선 채로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간간이 말소리가 희미하게 들립니다.

["우크라하고 러시아하고... (들어가십시오.) 드가소."]

러시아 독립 언론이라고 주장하는 '아스트라'가 SNS 계정에 연해주 파병 추정 북한군 모습이란 설명과 함께 올린 영상입니다.

지난 18일 국가정보원이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발표한 이후, SNS상에는 진위가 확인되지 않은 영상이나 사진이 속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략소통센터 및 정보보안센터는 보급품을 전달받는 군인들 동영상을 북한군으로 추정해 공개했고.

["넘어가지 말거라. (뒤에 바짝 따라붙어라...) 나오라, 야!"]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에 꽂힌 인공기 사진도 나타났습니다.

[한·폴란드 정상회담 공동 언론발표/10월 24일 : "대한민국이 이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러·북 군사협력의 진전 여하에 따라 단계별로 국제사회와 함께 필요한 조치를 취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정부가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열어 북한의 파병에 대한 단계적 대응조치를 발표한 다음 날.

국정원은 국회 정보위 비공개 간담회에서 추가 정보를 공개했습니다.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 1,500명이 1차로 이동한 데 이어 추가로 1,500명이 파병됐고, 연말까지는 파병 병력이 1만 명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박선원/국회 정보위 더불어민주당 간사/10월 23일 : "러시아 내 다수 훈련시설에서 분산돼서 현지 적응 중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또, 러시아군이 한국어 통역 자원을 대규모로 선발 중이고, 북한군에게 무인기 조종과 같은 특수교육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파병 소식을 억지로 틀어막고 있지만 내부에 이미 소문이 퍼졌고, 군인 가족들이 동요하자 강제 이주도 시작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성권/국회 정보위 국민의힘 간사/10월 23일 : "선발군인 가족들이 크게 오열한 나머지 얼굴이 많이 상했다는 등 이런 말까지 회자되고 있다고 합니다."]

'북한군 파병'을 확인하기 어렵다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던 미국도 닷새 만에 공식 확인했습니다.

백악관은 북한이 이달 초중순, 최소 3천 명의 군인을 러시아 동부로 이동시켰으며, 이들이 여러 훈련장에 흩어져 훈련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군이 실제 전쟁에 투입될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참전 가능성이 매우 우려된다고 밝혔습니다.

[존 커비/미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10월 23일 : "한 가지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북한군이 우크라이나와 싸우기 위해 배치된다면, 그들은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도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증거를 확인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허위 과장 정보"라며 북한군 파병설을 거듭 부인했습니다.

[마리야 자하로바/러시아 외무부 대변인 : "일련의 사건을 따라가면 누가, 어떤 목적으로 이러한 허위, 과장 정보를 시작했는지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파병 정황을 담은 위성사진은 심각한 것인데, 만약 사진이 존재한다면 무언가를 반영한다는 뜻"이라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키운 건 서방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또 양국 간 군사원조 관련 조항이 있는 북러 조약을 러시아 하원이 비준한 사실을 언급했습니다.

북한도 강력 부인하고 나섰습니다.

주유엔 북한 대표부 관계자는 근거 없는 소문이라고 반박했고,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한국과 우크라이나가 핵보유국을 도발했다고 싸잡아 비난했습니다.

[김동엽/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김여정 담화는) 윤석열 정부와 젤렌스키가 자신들의 정치적인 권력의 유지나 이런 것들을 위해서 평양을 북한을 악마화시키고 해서 자기들이 뭔가 위기를 돌파해 보려는 이런 것들로 장난을 친다라고 저는 독해가 되는 부분이 있었어요."]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는 북한군 파병 상황을 알고 있지 않다며, 거리를 두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세계 최강의 군사력과 정보력을 가진 미국이, 왜 국정원의 발표 이후 닷새가 지나서야 사실을 확인했는지 의문이 남습니다.

[두진호/한국국방연구원 국제전략연구실장 : "미국으로서는 북한군의 파병에 상응하는 대응 조치를 강구해야 되는데요. 지금 상황이 녹록지 않은 것입니다. 당장 이제 십여 일 이후에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있고 지금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제5차 전쟁 가능성이 미국의 대선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고..."]

[김동엽/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미국이나 나토 입장에서는 이걸 통해서 서로 양쪽이 어떠한 결과가 나올지 어떤 이득을 볼지 자기 주판을 돌리고 있을 거예요. 한반도의 안보나 이런 것들은 큰 문제로 생각하지 않을 거예요."]

그 와중에 인터넷상에는 팩트와 미확인 정보, 엇갈린 평가들이 어지럽게 뒤섞여 나돌고 있습니다.

일례로 국정원이 북한군 1,500명이 러시아로 이동하기 시작한 시점으로 지목한 날짜는 지난 8일.

하지만,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포스트는 이보다 앞선 지난 4일, 자국군 미사일 공격으로 북한군 장교 6명이 도네츠크 지역에서 이미 사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국정원은 러시아 함정이 청진, 함흥, 무수단 인근 지역에서 북한 특수부대를 실어 날랐다고 했지만, 미국은 북한군이 배로 원산에서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김동엽/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실제 이런 정보들은 외부의 정보 단체들과 정보 기관들과 협력해서 갖고 오는 건데 지금 이런 것들이 대부분 우크라이나발이거든요. 또 일부 우리가 우리 인공위성으로 촬영했다는 선박이나 이런 것들이 있지만, 이게 정말 배 사진을 찍어 놓고 어두컴컴한 배 사진을 찍어 놓고 이것이 특수군의 이동하는 사진이다 명확히 할 수 없는 부분이에요. 사실요."]

문제는 이번 사안이 글로벌 안보 지형에 어떤 파장을 몰고 올 것인가인데요.

북한군 이동을 확인한 백악관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러시아 편에 선 나라를 겨냥한 새로운 제재안 발표를 예고했습니다.

유럽 일각에선 맞파병론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한국이 북한 파병에 공격용 무기까지 공급할 가능성을 시사한 만큼, 미국과 나토가 한국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두진호/한국국방연구원 국제전략연구실장 : "(북한군 파병은) 러·북 관계에서 끝나는 게 아니고 이제 유럽과 한반도가 연결되는 겁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한반도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위협이 되기 때문에 우리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우리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고 하는 정부의 의지라고 보고 있고요."]

이와 관련해 러시아는 안보를 위협하는 모든 조치에 가혹하게 대응할 거라며, 한국의 우크라이나 분쟁 개입을 강력 경고했습니다.

[앵커]

"무인기, 남측 드론과 동일"…"대꾸 가치 없어"

우리 정부가 북한 파병을 공식 확인하자, 북한은 하루 뒤 무인기 이슈를 들고나왔습니다.

평양에서 발견한 무인기 잔해와 우리 군이 운용하는 기종이 똑같다고 주장하며 사진까지 공개했는데요.

이에 대해 우리 군은 대꾸할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리포트]

나뭇가지에 뒤엉킨 채 매달려 있는 흰색 기체.

북한이 지난 13일 평양 서포1동에서 발견한 무인기 잔해라며 공개한 사진입니다.

북한은 지난 국군의 날 행사 때 우리 군이 공개한 원거리 정찰용 소형 드론과 같은 기종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를 증명하려는 듯 우리 측 무인기 사진들을 다수 함께 공개했습니다.

[조선중앙TV : "침범 행위가 또다시 발견, 확정될 때에는 즉시적인 보복 공격이 가해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성준/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 "북한의 일방적 주장에 대해 확인해 줄 가치도 없고 대꾸할 가치도 없습니다."]

실제 우리 군이 도입한 소형 무인기는 400km 정도 비행이 가능해 평양을 왕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됩니다.

하지만 복제 무인기를 이용한 북한의 자작극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순 없습니다.

북한은 과거 미국 무인기 글로벌호크를 복제한 사례도 있습니다.

[두진호/한국국방연구원 국제전략연구실장 : "우리 국정원이 특정한 대로 8백만 발 가까운 포병 탄약과 재래식 무기들을 포병 탄약이 지금 러시아에 갔다는 것은 단기 전쟁 지속 능력이 매우 약화했다는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오히려 내부적으로 그런 자작극과 같은 퍼포먼스를 통해서 상대가 위협을 조성해 주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투영되지 않았나 해석을 해봅니다."]

주목할 점은 북한이 무인기 사태를 주민들에게 적극 알리며 대남 적개심을 고취하는 명분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이 무인기에 대응해 회색지대 전략을 적극 구사할 거란 우려도 나옵니다.

[김동엽/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이것이 과연 북한의 행동이냐 아니냐라고 구분이 안 될 그런 회색지대 전쟁 같은 어떤 것들이죠. 사이버도 있을 것이고 또 GPS 교란 같은 것도 있을 것이고..."]

이런 가운데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 대사는 평양 시내 상공에 무인기가 비행하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며, 남한 무인기가 침투했다는 북한 주장에 힘을 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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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한반도] 미 “북한 파병 확인”…북·러 “허위 정보” 외
    • 입력 2024-10-26 07:59:37
    • 수정2024-10-26 08:26:33
    남북의 창
[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이 지난 15일 남북 연결도로를 폭파한 이후 동해선에 이어 경의선에도 방벽을 설치하는 공사가 한창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위성사진 분석 결과 경의선 도로에 방벽으로 보이는 95미터의 구조물이 포착됐는데요.

우리 군 감시 장비 등에 최근 방벽 설치 작업이 포착된 동해선 육로에도 200미터에 달하는 방벽이 세워진 모습이 촬영됐습니다.

방벽은 전차의 이동과 군인·주민의 탈북을 막는 용도로 추정됩니다.

10월 넷째 주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북한이 러시아에 최소 3천 명의 군인을 파병했다고 미국 백악관이 지난 24일 밝혔습니다.

국가정보원이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발표한 지 닷새 만에 미국 정부가 처음으로 파병을 공식 확인한 건데요.

하지만, 러시아는 허위 정보라며 즉각 반박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인터넷상에선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이 공개되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 ‘이슈 앤 한반도’에서 들여다보겠습니다.

[리포트]

군복을 입은 사람들이 선 채로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간간이 말소리가 희미하게 들립니다.

["우크라하고 러시아하고... (들어가십시오.) 드가소."]

러시아 독립 언론이라고 주장하는 '아스트라'가 SNS 계정에 연해주 파병 추정 북한군 모습이란 설명과 함께 올린 영상입니다.

지난 18일 국가정보원이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발표한 이후, SNS상에는 진위가 확인되지 않은 영상이나 사진이 속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략소통센터 및 정보보안센터는 보급품을 전달받는 군인들 동영상을 북한군으로 추정해 공개했고.

["넘어가지 말거라. (뒤에 바짝 따라붙어라...) 나오라, 야!"]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에 꽂힌 인공기 사진도 나타났습니다.

[한·폴란드 정상회담 공동 언론발표/10월 24일 : "대한민국이 이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러·북 군사협력의 진전 여하에 따라 단계별로 국제사회와 함께 필요한 조치를 취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정부가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열어 북한의 파병에 대한 단계적 대응조치를 발표한 다음 날.

국정원은 국회 정보위 비공개 간담회에서 추가 정보를 공개했습니다.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 1,500명이 1차로 이동한 데 이어 추가로 1,500명이 파병됐고, 연말까지는 파병 병력이 1만 명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박선원/국회 정보위 더불어민주당 간사/10월 23일 : "러시아 내 다수 훈련시설에서 분산돼서 현지 적응 중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또, 러시아군이 한국어 통역 자원을 대규모로 선발 중이고, 북한군에게 무인기 조종과 같은 특수교육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파병 소식을 억지로 틀어막고 있지만 내부에 이미 소문이 퍼졌고, 군인 가족들이 동요하자 강제 이주도 시작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성권/국회 정보위 국민의힘 간사/10월 23일 : "선발군인 가족들이 크게 오열한 나머지 얼굴이 많이 상했다는 등 이런 말까지 회자되고 있다고 합니다."]

'북한군 파병'을 확인하기 어렵다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던 미국도 닷새 만에 공식 확인했습니다.

백악관은 북한이 이달 초중순, 최소 3천 명의 군인을 러시아 동부로 이동시켰으며, 이들이 여러 훈련장에 흩어져 훈련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군이 실제 전쟁에 투입될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참전 가능성이 매우 우려된다고 밝혔습니다.

[존 커비/미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10월 23일 : "한 가지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북한군이 우크라이나와 싸우기 위해 배치된다면, 그들은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도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증거를 확인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허위 과장 정보"라며 북한군 파병설을 거듭 부인했습니다.

[마리야 자하로바/러시아 외무부 대변인 : "일련의 사건을 따라가면 누가, 어떤 목적으로 이러한 허위, 과장 정보를 시작했는지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파병 정황을 담은 위성사진은 심각한 것인데, 만약 사진이 존재한다면 무언가를 반영한다는 뜻"이라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키운 건 서방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또 양국 간 군사원조 관련 조항이 있는 북러 조약을 러시아 하원이 비준한 사실을 언급했습니다.

북한도 강력 부인하고 나섰습니다.

주유엔 북한 대표부 관계자는 근거 없는 소문이라고 반박했고,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한국과 우크라이나가 핵보유국을 도발했다고 싸잡아 비난했습니다.

[김동엽/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김여정 담화는) 윤석열 정부와 젤렌스키가 자신들의 정치적인 권력의 유지나 이런 것들을 위해서 평양을 북한을 악마화시키고 해서 자기들이 뭔가 위기를 돌파해 보려는 이런 것들로 장난을 친다라고 저는 독해가 되는 부분이 있었어요."]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는 북한군 파병 상황을 알고 있지 않다며, 거리를 두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세계 최강의 군사력과 정보력을 가진 미국이, 왜 국정원의 발표 이후 닷새가 지나서야 사실을 확인했는지 의문이 남습니다.

[두진호/한국국방연구원 국제전략연구실장 : "미국으로서는 북한군의 파병에 상응하는 대응 조치를 강구해야 되는데요. 지금 상황이 녹록지 않은 것입니다. 당장 이제 십여 일 이후에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있고 지금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제5차 전쟁 가능성이 미국의 대선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고..."]

[김동엽/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미국이나 나토 입장에서는 이걸 통해서 서로 양쪽이 어떠한 결과가 나올지 어떤 이득을 볼지 자기 주판을 돌리고 있을 거예요. 한반도의 안보나 이런 것들은 큰 문제로 생각하지 않을 거예요."]

그 와중에 인터넷상에는 팩트와 미확인 정보, 엇갈린 평가들이 어지럽게 뒤섞여 나돌고 있습니다.

일례로 국정원이 북한군 1,500명이 러시아로 이동하기 시작한 시점으로 지목한 날짜는 지난 8일.

하지만,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포스트는 이보다 앞선 지난 4일, 자국군 미사일 공격으로 북한군 장교 6명이 도네츠크 지역에서 이미 사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국정원은 러시아 함정이 청진, 함흥, 무수단 인근 지역에서 북한 특수부대를 실어 날랐다고 했지만, 미국은 북한군이 배로 원산에서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김동엽/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실제 이런 정보들은 외부의 정보 단체들과 정보 기관들과 협력해서 갖고 오는 건데 지금 이런 것들이 대부분 우크라이나발이거든요. 또 일부 우리가 우리 인공위성으로 촬영했다는 선박이나 이런 것들이 있지만, 이게 정말 배 사진을 찍어 놓고 어두컴컴한 배 사진을 찍어 놓고 이것이 특수군의 이동하는 사진이다 명확히 할 수 없는 부분이에요. 사실요."]

문제는 이번 사안이 글로벌 안보 지형에 어떤 파장을 몰고 올 것인가인데요.

북한군 이동을 확인한 백악관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러시아 편에 선 나라를 겨냥한 새로운 제재안 발표를 예고했습니다.

유럽 일각에선 맞파병론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한국이 북한 파병에 공격용 무기까지 공급할 가능성을 시사한 만큼, 미국과 나토가 한국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두진호/한국국방연구원 국제전략연구실장 : "(북한군 파병은) 러·북 관계에서 끝나는 게 아니고 이제 유럽과 한반도가 연결되는 겁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한반도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위협이 되기 때문에 우리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우리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고 하는 정부의 의지라고 보고 있고요."]

이와 관련해 러시아는 안보를 위협하는 모든 조치에 가혹하게 대응할 거라며, 한국의 우크라이나 분쟁 개입을 강력 경고했습니다.

[앵커]

"무인기, 남측 드론과 동일"…"대꾸 가치 없어"

우리 정부가 북한 파병을 공식 확인하자, 북한은 하루 뒤 무인기 이슈를 들고나왔습니다.

평양에서 발견한 무인기 잔해와 우리 군이 운용하는 기종이 똑같다고 주장하며 사진까지 공개했는데요.

이에 대해 우리 군은 대꾸할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리포트]

나뭇가지에 뒤엉킨 채 매달려 있는 흰색 기체.

북한이 지난 13일 평양 서포1동에서 발견한 무인기 잔해라며 공개한 사진입니다.

북한은 지난 국군의 날 행사 때 우리 군이 공개한 원거리 정찰용 소형 드론과 같은 기종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를 증명하려는 듯 우리 측 무인기 사진들을 다수 함께 공개했습니다.

[조선중앙TV : "침범 행위가 또다시 발견, 확정될 때에는 즉시적인 보복 공격이 가해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성준/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 "북한의 일방적 주장에 대해 확인해 줄 가치도 없고 대꾸할 가치도 없습니다."]

실제 우리 군이 도입한 소형 무인기는 400km 정도 비행이 가능해 평양을 왕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됩니다.

하지만 복제 무인기를 이용한 북한의 자작극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순 없습니다.

북한은 과거 미국 무인기 글로벌호크를 복제한 사례도 있습니다.

[두진호/한국국방연구원 국제전략연구실장 : "우리 국정원이 특정한 대로 8백만 발 가까운 포병 탄약과 재래식 무기들을 포병 탄약이 지금 러시아에 갔다는 것은 단기 전쟁 지속 능력이 매우 약화했다는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오히려 내부적으로 그런 자작극과 같은 퍼포먼스를 통해서 상대가 위협을 조성해 주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투영되지 않았나 해석을 해봅니다."]

주목할 점은 북한이 무인기 사태를 주민들에게 적극 알리며 대남 적개심을 고취하는 명분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이 무인기에 대응해 회색지대 전략을 적극 구사할 거란 우려도 나옵니다.

[김동엽/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이것이 과연 북한의 행동이냐 아니냐라고 구분이 안 될 그런 회색지대 전쟁 같은 어떤 것들이죠. 사이버도 있을 것이고 또 GPS 교란 같은 것도 있을 것이고..."]

이런 가운데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 대사는 평양 시내 상공에 무인기가 비행하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며, 남한 무인기가 침투했다는 북한 주장에 힘을 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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