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 톤 온배수 인천 앞바다에…“씨 마른 바지락”에 첫 보상

입력 2024.10.09 (07:42) 수정 2024.10.09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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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천 영흥도의 대규모 화력 발전소가 배출하는 온배수로 인한 피해 보상액이 처음으로 결정됐습니다.

수온과 생태계 변화가 인정된 건데 매년 인천 앞바다에 배출되는 온배수 규모는 연평균 60억톤에 달합니다.

이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인천시 영흥도의 갯벌.

어민들의 바지락 채취가 한창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캐 들어가도 손에 잡히는 게 거의 없습니다.

[이용순/영흥도 어민 : "이거 바지락 봐봐요. 다 죽었잖아요. 다 죽었어. 이거 봐요 다 죽었잖아."]

굴도 집어들자 쉽게 바스러집니다.

["이렇게 손으로 다 부서지잖아. 그전에는 안 그랬어요. 이렇게 힘이 없어요."]

바로 옆 화력 발전소에서 나오는 뜨거운 물, 온배수로 갯벌이 망가져서라고 주민들은 말합니다.

[김정태/인천 옹진군 영흥면 영암어촌계장 : "차츰차츰 조금씩 (온도가) 올라가니까 피해가 없을 것이다 하고 (협상이) 계속 십몇 년을 끌어오다가 작년 재작년 (조사를) 해보니까 패류 검사를 하니까 뿌리면 죽고 뿌리면 죽고 해서…."]

십수 년간 이어진 발전소와 어민 간의 실랑이와 조사 끝에 결국 어민 피해가 인정됐습니다.

발전소를 운영하는 남동발전은 KBS에 보낸 답변 자료에서 영흥면과 자월면 일부 해역의 수온과 생태계 변화를 감안해 모두 43억 2천만 원을 보상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영흥도 화력발전소들이 바다로 내보낸 온배수는 2020년부터 지금까지 모두 162억 톤.

같은 기간 포스코에너지와 중부발전, 남부발전, 서부발전의 발전소들도 모두 140억 톤의 온배수를 배출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매년 평균 60억 톤 넘는 온배수가 인천 앞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겁니다.

[허종식/국회 산자위원/더불어민주당 : "발전소 측에만 맡기지 말고 정부가 나서서 조사를 하고 정부가 나서서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그걸 저희들이 촉구하고 있습니다."]

배출이 계속되는 만큼 지속적인 환경 평가와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KBS 뉴스 이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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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0-09 07:4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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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영흥도의 대규모 화력 발전소가 배출하는 온배수로 인한 피해 보상액이 처음으로 결정됐습니다.

수온과 생태계 변화가 인정된 건데 매년 인천 앞바다에 배출되는 온배수 규모는 연평균 60억톤에 달합니다.

이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인천시 영흥도의 갯벌.

어민들의 바지락 채취가 한창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캐 들어가도 손에 잡히는 게 거의 없습니다.

[이용순/영흥도 어민 : "이거 바지락 봐봐요. 다 죽었잖아요. 다 죽었어. 이거 봐요 다 죽었잖아."]

굴도 집어들자 쉽게 바스러집니다.

["이렇게 손으로 다 부서지잖아. 그전에는 안 그랬어요. 이렇게 힘이 없어요."]

바로 옆 화력 발전소에서 나오는 뜨거운 물, 온배수로 갯벌이 망가져서라고 주민들은 말합니다.

[김정태/인천 옹진군 영흥면 영암어촌계장 : "차츰차츰 조금씩 (온도가) 올라가니까 피해가 없을 것이다 하고 (협상이) 계속 십몇 년을 끌어오다가 작년 재작년 (조사를) 해보니까 패류 검사를 하니까 뿌리면 죽고 뿌리면 죽고 해서…."]

십수 년간 이어진 발전소와 어민 간의 실랑이와 조사 끝에 결국 어민 피해가 인정됐습니다.

발전소를 운영하는 남동발전은 KBS에 보낸 답변 자료에서 영흥면과 자월면 일부 해역의 수온과 생태계 변화를 감안해 모두 43억 2천만 원을 보상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영흥도 화력발전소들이 바다로 내보낸 온배수는 2020년부터 지금까지 모두 162억 톤.

같은 기간 포스코에너지와 중부발전, 남부발전, 서부발전의 발전소들도 모두 140억 톤의 온배수를 배출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매년 평균 60억 톤 넘는 온배수가 인천 앞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겁니다.

[허종식/국회 산자위원/더불어민주당 : "발전소 측에만 맡기지 말고 정부가 나서서 조사를 하고 정부가 나서서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그걸 저희들이 촉구하고 있습니다."]

배출이 계속되는 만큼 지속적인 환경 평가와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KBS 뉴스 이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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