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의대 교수들 결의대회…“정부, 의평원 말살 시도 멈추라”

입력 2024.10.03 (16:18) 수정 2024.10.03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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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대학 교수들은 오늘(3일)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의대 교육의 질을 평가·인증하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를 멈추라고 정부에 촉구했습니다.

의대 교수 단체인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와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오늘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 광장에서 ‘의평원 무력화 저지를 위한 전국 의대교수 결의대회’를 열었습니다.

최창민 전의비 위원장은 개회사에서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분명 의대 교육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지만 불과 6개월 만에 의평원에 압력을 가하고 심지어 시행령 개정을 통해 의평원을 말살하려고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의평원은 의대 교육의 질을 보장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면서 “정부가 초래한 의료 붕괴를 막지 못했지만, 미래 의사들을 교육할 환경까지 무너뜨리는 정부를 도저히 참을 수 없다. 정부의 의평원 말살 시도에 끝까지 저항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국회를 향해 “시행령 개정을 막고 의평원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법안을 만들어달라”면서 “곧 시작되는 국감에서 의평원 무력화와 의과대학 교육 부실화를 초래하는 모든 과정을 철저히 밝혀 주시라”고 요구했습니다.

김창수 전의교협 회장은 “정부는 2,000명이라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증원으로 제대로 된 의학교육이 불가능해지자, 의평원 무력화를 통해 후진국 수준의 의사를 양산하려 하고 있다”며 “정부가 말했던 ‘교육 가능한 환경’은 30년 전의 교육 수준으로 회귀하는 것이냐”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오늘 이 자리는 최초로 교수들이 모이는 집회의 자리”라며 “우리의 투쟁은 의학교육의 정상화, 대한민국 의료의 정상화가 될 때까지 끝까지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오늘 결의대회에는 주최 측 추산 800명이 참석했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과 의사 출신인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도 참석했습니다.

흰색 상의에 검은색 마스크를 쓴 교수들은 ‘교육농단 저지하여 의평원을 지켜내자’, ‘교수들이 합심하여 국민건강 수호하자’, ‘의평원 무력화 시행령을 국감에서 따져보자’ 등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습니다.

박평재 고려대 의대 비대위원장이 낭독한 시국 선언문에서 교수들은 “정부는 아예 교육을 하지 않아도, 교육과 실습 공간이 없어도, 임상 실습을 할 병원이 부족해도, 가르칠 교수가 없어도 의평원 심사를 통과할 수 있도록 최악의 수를 두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학생들의 수준 저하가 뻔한데도 단지 정부의 2,000명 증원 하나만 통과시킬 수 있다면, 오로지 대통령 한 명의 잘못된 자존심과 체면을 위해서라면, 국민 건강은 내팽개치고 망가져도 상관없다는 정부의 모습에 전국 의대 교수들은 좌절하고 분노한다”고 밝혔습니다.

교수들은 현재 정부 정책에 대해 ▲액셀러레이터를 브레이크로 착각하고 마구 눌러 국민들에게 상해를 입히는 ‘급발진 정부’ ▲가야 할 방향을 반대로 인식해 대혼란을 야기하는 ‘역주행 정부’ ▲주변 모두가 운전대를 잡지 말라고 말리는데도 정상이라고 우기며 끝까지 가는 ‘음주운전 정부’로 정의했습니다.

이어 “급발진과 역주행, 음주운전을 일삼고 있는 현 정부 정책을 멈추지 못한다면 정말 우리나라 의료의 미래는 좌절과 비극뿐일 것”이라며 ▲의평원 무력화 시도 즉각 중단, ▲2025년부터 의대 증원 중단 ▲필수의료 패키지와 의개특위 파기 ▲불법 증원 밀어붙인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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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0-03 16:18:36
    • 수정2024-10-03 16:23:53
    사회
의과대학 교수들은 오늘(3일)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의대 교육의 질을 평가·인증하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를 멈추라고 정부에 촉구했습니다.

의대 교수 단체인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와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오늘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 광장에서 ‘의평원 무력화 저지를 위한 전국 의대교수 결의대회’를 열었습니다.

최창민 전의비 위원장은 개회사에서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분명 의대 교육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지만 불과 6개월 만에 의평원에 압력을 가하고 심지어 시행령 개정을 통해 의평원을 말살하려고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의평원은 의대 교육의 질을 보장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면서 “정부가 초래한 의료 붕괴를 막지 못했지만, 미래 의사들을 교육할 환경까지 무너뜨리는 정부를 도저히 참을 수 없다. 정부의 의평원 말살 시도에 끝까지 저항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국회를 향해 “시행령 개정을 막고 의평원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법안을 만들어달라”면서 “곧 시작되는 국감에서 의평원 무력화와 의과대학 교육 부실화를 초래하는 모든 과정을 철저히 밝혀 주시라”고 요구했습니다.

김창수 전의교협 회장은 “정부는 2,000명이라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증원으로 제대로 된 의학교육이 불가능해지자, 의평원 무력화를 통해 후진국 수준의 의사를 양산하려 하고 있다”며 “정부가 말했던 ‘교육 가능한 환경’은 30년 전의 교육 수준으로 회귀하는 것이냐”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오늘 이 자리는 최초로 교수들이 모이는 집회의 자리”라며 “우리의 투쟁은 의학교육의 정상화, 대한민국 의료의 정상화가 될 때까지 끝까지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오늘 결의대회에는 주최 측 추산 800명이 참석했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과 의사 출신인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도 참석했습니다.

흰색 상의에 검은색 마스크를 쓴 교수들은 ‘교육농단 저지하여 의평원을 지켜내자’, ‘교수들이 합심하여 국민건강 수호하자’, ‘의평원 무력화 시행령을 국감에서 따져보자’ 등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습니다.

박평재 고려대 의대 비대위원장이 낭독한 시국 선언문에서 교수들은 “정부는 아예 교육을 하지 않아도, 교육과 실습 공간이 없어도, 임상 실습을 할 병원이 부족해도, 가르칠 교수가 없어도 의평원 심사를 통과할 수 있도록 최악의 수를 두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학생들의 수준 저하가 뻔한데도 단지 정부의 2,000명 증원 하나만 통과시킬 수 있다면, 오로지 대통령 한 명의 잘못된 자존심과 체면을 위해서라면, 국민 건강은 내팽개치고 망가져도 상관없다는 정부의 모습에 전국 의대 교수들은 좌절하고 분노한다”고 밝혔습니다.

교수들은 현재 정부 정책에 대해 ▲액셀러레이터를 브레이크로 착각하고 마구 눌러 국민들에게 상해를 입히는 ‘급발진 정부’ ▲가야 할 방향을 반대로 인식해 대혼란을 야기하는 ‘역주행 정부’ ▲주변 모두가 운전대를 잡지 말라고 말리는데도 정상이라고 우기며 끝까지 가는 ‘음주운전 정부’로 정의했습니다.

이어 “급발진과 역주행, 음주운전을 일삼고 있는 현 정부 정책을 멈추지 못한다면 정말 우리나라 의료의 미래는 좌절과 비극뿐일 것”이라며 ▲의평원 무력화 시도 즉각 중단, ▲2025년부터 의대 증원 중단 ▲필수의료 패키지와 의개특위 파기 ▲불법 증원 밀어붙인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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