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위기론…시총 한달새 90조 증발, 왜 이러나? [뉴스in뉴스]

입력 2024.09.24 (12:36) 수정 2024.09.24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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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인 삼성전자가 요즘 술렁이는 분위기입니다.

주가가 급락하면서 어제까지 한 달새 시가총액이 90조원이나 줄었습니다.

과연 무엇이 문제인지 박대기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박기자 어제까지 나흘 연속 주가가 내렸는데 오늘 분위기는 어떤가요?

[기자]

오늘은 장 초반 반등하기는 했습니다만 반등 폭은 크지 않습니다.

뉴욕증시에서 동종업체인 마이크론이 3% 상승한 것과 대조적인데, 3분기 실적이 기대를 밑돌 거라는 증권사 보고서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주가 급락의 원인은 어떻게 분석되고 있습니까?

[기자]

일차 원인은 반도체 경기입니다.

'피크아웃', 즉 고점 이탈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반도체 경기는 좋았다 나빴다를 반복하는데, 좋아졌던 경기가 연말쯤 끝날 거란 경고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구글이 7월 말 2분기 실적 발표당시에 인공지능 수익화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을 언급한 것에서 시작했습니다.

글로벌기업이 막대한 인공지능 투자를 하고 있었는데 언제 돈을 벌지 모르겠다, 주주 반발을 살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니까 반도체 수요가 줄 거란 우려가 나온거죠.

이후에도 특히 우리나라의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 직격탄이 된 것은 지난 15일 발표된 모건 스탠리의 보고서입니다.

[앵커]

예전에도 모건 스탠리가 한번 한국 반도체를 때린 적이 있는 거 같은데요?

[기자]

3년 전에 '메모리의 겨울이 온다'는 보고서를 내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주가가 폭락했습니다.

실제로 그 이후 두 회사가 어려웠기 때문에 예측이 맞았다는 평가입니다.

이번에는 더 우울한 제목인데요.

"겨울이 닥친다(winter looms)"라는 보고서입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비중축소' 즉, 팔라는 권고를 한 것인데요.

인공지능용 HBM의 공급이 과잉됐고, 스마트폰과 컴퓨터가 안 팔려서 D램 수요가 줄 것이라는 걸 이유로 내세웠습니다.

또, 중국의 창신메모리라는 업체가 공격적으로 생산량을 늘려서 D램 가격이 떨어질 거라는 점을 거론했습니다.

[앵커]

이 예측 이번에도 맞습니까?

[기자]

보고서 나온 직후에 주가가 급락했으니 시장은 맞는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다만 HBM 반도체는 주로 엔비디아가 만드는 인공지능 칩에 들어가는 메모리인데요.

이걸 미리 만들어놓고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주문 제작 방식입니다.

업계에서는 하이닉스 물량의 경우 내년 생산분까지 거의 주문이 끝나서 공급과잉이 아니라는 반론이 있습니다.

스마트폰이 잘 안팔리는 건 분명합니다.

하지만 반도체 업체들이 투자를 줄여놓은 상태기 때문에 재고량이 예전처럼 크게 늘어나진 않을 거라는 반론이 있습니다.

중국 업체의 추격에 대해서도 한국기업이 만드는 DDR5보다 이전 세대이고 인공지능을 쓰는 전자제품 판매가 늘어난다는 분석도 있기 때문에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앵커]

말씀듣고보면 이번에는 모건스탠리가 틀릴 수도 있다는 반론도 일리가 있는데요.

그런데도 삼성전자 주가는 왜 이럴까요?

[기자]

하이닉스는 상대적으로 덜 떨어졌습니다.

결국은 지금 시대의 총아인 인공지능 칩에 들어가는 HBM기술 격차가 여전한 것이 결정적으로 보입니다.

엔비디아에 언제쯤 본격적인 공급이 되는 것인지 투자자들은 의구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서야 HBM3E 8단 공급이 거론되는데, 경쟁업체들은 반 세대 앞선 12단 공급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삼성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앞서나가고 있는 인공지능 혁신에 얼마만큼 참여를 하고 있느냐입니다.

네이버와 삼성전자는 인공지능 칩 '마하1'을 2년 전부터 공동개발했는데 최근 이걸 중단했습니다.

삼성이 살아남은 것은 과거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이 도입되던 거대한 기술변화의 흐름에 주요 부품을 공급하며 선도적으로 혁신을 이끌었기 때문인데요.

인공지능 혁명에는 발맞춰 혁신하는 모습이 없다는 점 때문에 비판에 직면해 있습니다.

[앵커]

K반도체에 대한 상반된 전망이 있는데 박기자는 어느 편인가요?

[기자]

호재도 있습니다.

인공지능 영상 개발이 순조롭다면 사람들이 인공지능으로 만든 영상을 저장하고 공유하고 싶어할 것입니다.

유튜브 처럼요.

그렇다면 저장공간이 필요하겠죠?

최근 그래서 한국기업들이 만드는 낸드 플래시메모리가 잘 팔리지 않을까 기대감이 있습니다.

반면 미국 대선은 불확실성 요인입니다.

그동안 미국만 급성장하다보니 누가 당선되든 간에 대선이 끝나면 경기 속도 조절을 하지 않겠느냐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반도체 판매에는 악영향을 줄것입니다.

[앵커]

반도체 관련해서 나오는 어떤 뉴스에 주목해야 할까요?

[기자]

3분기 실적의 시즌이 돌아왔습니다.

27일 3위업체 마이크론의 실적발표부터, 다음달 초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를 보면 실제로 겨울이 닥쳤는지 확인이 가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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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위기론…시총 한달새 90조 증발, 왜 이러나? [뉴스in뉴스]
    • 입력 2024-09-24 12:36:54
    • 수정2024-09-24 13: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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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인 삼성전자가 요즘 술렁이는 분위기입니다.

주가가 급락하면서 어제까지 한 달새 시가총액이 90조원이나 줄었습니다.

과연 무엇이 문제인지 박대기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박기자 어제까지 나흘 연속 주가가 내렸는데 오늘 분위기는 어떤가요?

[기자]

오늘은 장 초반 반등하기는 했습니다만 반등 폭은 크지 않습니다.

뉴욕증시에서 동종업체인 마이크론이 3% 상승한 것과 대조적인데, 3분기 실적이 기대를 밑돌 거라는 증권사 보고서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주가 급락의 원인은 어떻게 분석되고 있습니까?

[기자]

일차 원인은 반도체 경기입니다.

'피크아웃', 즉 고점 이탈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반도체 경기는 좋았다 나빴다를 반복하는데, 좋아졌던 경기가 연말쯤 끝날 거란 경고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구글이 7월 말 2분기 실적 발표당시에 인공지능 수익화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을 언급한 것에서 시작했습니다.

글로벌기업이 막대한 인공지능 투자를 하고 있었는데 언제 돈을 벌지 모르겠다, 주주 반발을 살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니까 반도체 수요가 줄 거란 우려가 나온거죠.

이후에도 특히 우리나라의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 직격탄이 된 것은 지난 15일 발표된 모건 스탠리의 보고서입니다.

[앵커]

예전에도 모건 스탠리가 한번 한국 반도체를 때린 적이 있는 거 같은데요?

[기자]

3년 전에 '메모리의 겨울이 온다'는 보고서를 내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주가가 폭락했습니다.

실제로 그 이후 두 회사가 어려웠기 때문에 예측이 맞았다는 평가입니다.

이번에는 더 우울한 제목인데요.

"겨울이 닥친다(winter looms)"라는 보고서입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비중축소' 즉, 팔라는 권고를 한 것인데요.

인공지능용 HBM의 공급이 과잉됐고, 스마트폰과 컴퓨터가 안 팔려서 D램 수요가 줄 것이라는 걸 이유로 내세웠습니다.

또, 중국의 창신메모리라는 업체가 공격적으로 생산량을 늘려서 D램 가격이 떨어질 거라는 점을 거론했습니다.

[앵커]

이 예측 이번에도 맞습니까?

[기자]

보고서 나온 직후에 주가가 급락했으니 시장은 맞는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다만 HBM 반도체는 주로 엔비디아가 만드는 인공지능 칩에 들어가는 메모리인데요.

이걸 미리 만들어놓고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주문 제작 방식입니다.

업계에서는 하이닉스 물량의 경우 내년 생산분까지 거의 주문이 끝나서 공급과잉이 아니라는 반론이 있습니다.

스마트폰이 잘 안팔리는 건 분명합니다.

하지만 반도체 업체들이 투자를 줄여놓은 상태기 때문에 재고량이 예전처럼 크게 늘어나진 않을 거라는 반론이 있습니다.

중국 업체의 추격에 대해서도 한국기업이 만드는 DDR5보다 이전 세대이고 인공지능을 쓰는 전자제품 판매가 늘어난다는 분석도 있기 때문에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앵커]

말씀듣고보면 이번에는 모건스탠리가 틀릴 수도 있다는 반론도 일리가 있는데요.

그런데도 삼성전자 주가는 왜 이럴까요?

[기자]

하이닉스는 상대적으로 덜 떨어졌습니다.

결국은 지금 시대의 총아인 인공지능 칩에 들어가는 HBM기술 격차가 여전한 것이 결정적으로 보입니다.

엔비디아에 언제쯤 본격적인 공급이 되는 것인지 투자자들은 의구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서야 HBM3E 8단 공급이 거론되는데, 경쟁업체들은 반 세대 앞선 12단 공급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삼성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앞서나가고 있는 인공지능 혁신에 얼마만큼 참여를 하고 있느냐입니다.

네이버와 삼성전자는 인공지능 칩 '마하1'을 2년 전부터 공동개발했는데 최근 이걸 중단했습니다.

삼성이 살아남은 것은 과거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이 도입되던 거대한 기술변화의 흐름에 주요 부품을 공급하며 선도적으로 혁신을 이끌었기 때문인데요.

인공지능 혁명에는 발맞춰 혁신하는 모습이 없다는 점 때문에 비판에 직면해 있습니다.

[앵커]

K반도체에 대한 상반된 전망이 있는데 박기자는 어느 편인가요?

[기자]

호재도 있습니다.

인공지능 영상 개발이 순조롭다면 사람들이 인공지능으로 만든 영상을 저장하고 공유하고 싶어할 것입니다.

유튜브 처럼요.

그렇다면 저장공간이 필요하겠죠?

최근 그래서 한국기업들이 만드는 낸드 플래시메모리가 잘 팔리지 않을까 기대감이 있습니다.

반면 미국 대선은 불확실성 요인입니다.

그동안 미국만 급성장하다보니 누가 당선되든 간에 대선이 끝나면 경기 속도 조절을 하지 않겠느냐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반도체 판매에는 악영향을 줄것입니다.

[앵커]

반도체 관련해서 나오는 어떤 뉴스에 주목해야 할까요?

[기자]

3분기 실적의 시즌이 돌아왔습니다.

27일 3위업체 마이크론의 실적발표부터, 다음달 초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를 보면 실제로 겨울이 닥쳤는지 확인이 가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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