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채용에 조직적 특혜”…감사원, 선관위 27명 수사 의뢰

입력 2024.04.30 (14:00) 수정 2024.04.30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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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부터 논란이 됐던 '선관위 고위 간부 자녀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결과, 고위직부터 중간 간부에 이르기까지 자녀 채용을 청탁하는 행위가 만연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감사원은 오늘(30일) 2013년 이후 실시된 선관위 경력경쟁채용 과정을 전수조사한 결과 8백여 건의 규정 위반을 발견하고, 이가운데 직원 자녀가 채용된 사례를 심층 점검해 선관위 전·현직 직원 27명을 대검찰청에 수사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수사 요청 대상에는 2022년 대선 당시 사전투표 부실관리 책임을 지고 사퇴한 김세환 전 사무총장도 포함됐습니다.

김 전 사무총장은 당시 '자녀 채용 특혜' 논란도 불거졌는데, 이와 관련한 경찰 조사에서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습니다.

감사원은 2019년 인천 강화군청 8급 공무원이었던 김 전 총장의 아들 김 모 씨가 강화군선관위에 채용되는 과정에서 선관위가 선발 인원 산정과 채용방식, 시험위원 구성 등 채용 전 과정에서 김 씨에게 유리한 방식을 적용했다고 판단했습니다.

김 씨의 원서 접수 후 채용 인원이 1명 추가됐고, 인천선관위가 서류전형 위원에게 김 씨의 신상과 일치하는 '8급·35세 이하, 인천 출퇴근 가능자'를 선발하도록 비공식적으로 요청했다는 게 감사 결과입니다.

규정과 달리 면접위원 3명 모두가 같은 동호회 활동을 하거나 자녀 결혼식 축의금을 받는 등 친분이 있는 내부 직원으로 구성됐는데, 그중 2명이 김 씨에게 만점을 주면서 합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후 김 씨는 강화군 선관위 근무 1년 만에 인천시선관위로 전입했는데, 이 과정에서도 인천선관위가 전입 자격 조건을 기존 재직 기간 3년에서 1년으로 바꾸고 전입심사 전부터 김 씨의 관사 문제를 논의한 뒤 예산을 초과해 관사를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선관위는 김 전 총장이 또다른 지인 채용을 지시하고, 300만 원에 달하는 선관위 지급 휴대폰과 노트북을 퇴직시 무단반출한 사실을 확인해, 횡령 등 혐의도 함께 수사 요청했습니다.

앞서 지난해 선관위 자체 특별감사를 통해 자녀의 경력직 채용 당시 최종 결재한 것으로 드러난 박찬진 전 사무총장의 경우 이 같은 내용이 수사 의뢰되자, 당시 면접을 담당했던 선관위 직원이 채용 경위가 담긴 자료를 조작하려고 시도한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감사원은 이 밖에도 지방공무원인 선관위 직원 자녀가 소속된 지자체가 전출에 동의하도록 선관위의 지도감독 대상인 지자체장을 수차례 압박하거나, 선관위 고위간부의 자녀가 경력채용에 응시하자, 나머지 응시생의 면접점수를 조작해 탈락시 지역 선관위 관계자들도 적발했습니다.

또, 선관위 고위간부 뿐 아니라 4급, 5급 직원들의 자녀 채용 청탁도 여러 건 발견됐고 이에 따른 선관위 인사담당자들의 면접 점수 조작, 채용 전형 변경 등 각종 특혜가 제공된 것으로도 감사원 감사에서 확인됐습니다.

이번 감사에서는 선관위 간부가 장기간 무단결근해 해외여행하거나 직원이 근무 시간 중에 로스쿨을 다니는 등의 실태도 드러나, 감사원이 추가 조치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감사원 관계자는 "(선관위가) 헌법 기관이고 국민들의 눈높이도 상당히 높은 기관"이라며, "공공조직인데 가족 회사처럼 조직·인사 운영을 하거나 이를 감시해야 할 내부 기관들이 느슨하게 감시·통제를 해 온 점이 나타났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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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30 14:00:21
    • 수정2024-04-30 16:08:51
    정치
재작년부터 논란이 됐던 '선관위 고위 간부 자녀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결과, 고위직부터 중간 간부에 이르기까지 자녀 채용을 청탁하는 행위가 만연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감사원은 오늘(30일) 2013년 이후 실시된 선관위 경력경쟁채용 과정을 전수조사한 결과 8백여 건의 규정 위반을 발견하고, 이가운데 직원 자녀가 채용된 사례를 심층 점검해 선관위 전·현직 직원 27명을 대검찰청에 수사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수사 요청 대상에는 2022년 대선 당시 사전투표 부실관리 책임을 지고 사퇴한 김세환 전 사무총장도 포함됐습니다.

김 전 사무총장은 당시 '자녀 채용 특혜' 논란도 불거졌는데, 이와 관련한 경찰 조사에서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습니다.

감사원은 2019년 인천 강화군청 8급 공무원이었던 김 전 총장의 아들 김 모 씨가 강화군선관위에 채용되는 과정에서 선관위가 선발 인원 산정과 채용방식, 시험위원 구성 등 채용 전 과정에서 김 씨에게 유리한 방식을 적용했다고 판단했습니다.

김 씨의 원서 접수 후 채용 인원이 1명 추가됐고, 인천선관위가 서류전형 위원에게 김 씨의 신상과 일치하는 '8급·35세 이하, 인천 출퇴근 가능자'를 선발하도록 비공식적으로 요청했다는 게 감사 결과입니다.

규정과 달리 면접위원 3명 모두가 같은 동호회 활동을 하거나 자녀 결혼식 축의금을 받는 등 친분이 있는 내부 직원으로 구성됐는데, 그중 2명이 김 씨에게 만점을 주면서 합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후 김 씨는 강화군 선관위 근무 1년 만에 인천시선관위로 전입했는데, 이 과정에서도 인천선관위가 전입 자격 조건을 기존 재직 기간 3년에서 1년으로 바꾸고 전입심사 전부터 김 씨의 관사 문제를 논의한 뒤 예산을 초과해 관사를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선관위는 김 전 총장이 또다른 지인 채용을 지시하고, 300만 원에 달하는 선관위 지급 휴대폰과 노트북을 퇴직시 무단반출한 사실을 확인해, 횡령 등 혐의도 함께 수사 요청했습니다.

앞서 지난해 선관위 자체 특별감사를 통해 자녀의 경력직 채용 당시 최종 결재한 것으로 드러난 박찬진 전 사무총장의 경우 이 같은 내용이 수사 의뢰되자, 당시 면접을 담당했던 선관위 직원이 채용 경위가 담긴 자료를 조작하려고 시도한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감사원은 이 밖에도 지방공무원인 선관위 직원 자녀가 소속된 지자체가 전출에 동의하도록 선관위의 지도감독 대상인 지자체장을 수차례 압박하거나, 선관위 고위간부의 자녀가 경력채용에 응시하자, 나머지 응시생의 면접점수를 조작해 탈락시 지역 선관위 관계자들도 적발했습니다.

또, 선관위 고위간부 뿐 아니라 4급, 5급 직원들의 자녀 채용 청탁도 여러 건 발견됐고 이에 따른 선관위 인사담당자들의 면접 점수 조작, 채용 전형 변경 등 각종 특혜가 제공된 것으로도 감사원 감사에서 확인됐습니다.

이번 감사에서는 선관위 간부가 장기간 무단결근해 해외여행하거나 직원이 근무 시간 중에 로스쿨을 다니는 등의 실태도 드러나, 감사원이 추가 조치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감사원 관계자는 "(선관위가) 헌법 기관이고 국민들의 눈높이도 상당히 높은 기관"이라며, "공공조직인데 가족 회사처럼 조직·인사 운영을 하거나 이를 감시해야 할 내부 기관들이 느슨하게 감시·통제를 해 온 점이 나타났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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