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영역’으로 향하는 기후…“올여름이 심판대”

입력 2024.04.21 (08:01) 수정 2024.04.22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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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전 지구 평균기온 백분위. 자료 : NOAA2024년 3월 전 지구 평균기온 백분위. 자료 : NOAA

내일(4월 22일)은 '지구의 날'입니다.

1970년 4월 2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해상 원유 유출 사고를 계기로 민간 영역에서 만든 날인데요. 우리나라는 2009년부터 지구의 날 전후로 소등 행사를 하는 등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구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날을 앞두고 있지만, 지구에서 들려오는 신호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지난해 극한으로 치달았던 지구의 기후는 해가 바뀐 지금도 여전히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 3월 기온 역대 최고…10달 연속 기록 행진


지난달 지구의 평균기온은 14.14도로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1.68도' 높았습니다. 국제사회가 목표로 하는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제한'도 훌쩍 넘어선 수치입니다. 관측을 시작한 이후 가장 뜨거운 3월이었는데, 지구의 월별 최고기온 경신은 지난해 6월부터 10달 연속 이어지게 됐습니다.

앞서 2016년 3월에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선을 넘는 등 최근 들어 3월의 기온 상승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봄철 기온 상승은 우리나라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기후 위기의 신호입니다.

■펄펄 끓는 바다…엘니뇨 절정이던 지난해보다 뜨겁다

경고음이 들리는 곳은 대기뿐만이 아닙니다. 지난해 해수면 온도는 가파르게 상승했습니다. 올해 역시 바다의 열기가 좀처럼 식지 않고 있습니다.


전 지구 평균 해수면 온도는 2024년 들어 2023년보다 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 분석에 따르면 지난달 평균 21.07도를 기록해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북대서양의 이례적인 고수온 현상으로 미국과 카리브해 국가들은 강력한 허리케인을 맞닥뜨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고수온의 여파로 산호초의 백화 현상이 확산 되는 등 해양 생물의 피해도 누적되고 있습니다.

■기후학자들 "올여름 지나면 '미지의 영역'으로"

지난해 지구에 고온과 고수온을 몰고 온 주요 원인으로는 적도 인근의 고수온 현상, '엘니뇨'가 꼽힙니다. 이번 엘니뇨는 역대 5번째 수준으로 강했던 것으로 기후학자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6월부터 본격적으로 발달해 12월에 절정에 이르렀고, 올해 들어 세력이 약해지기 시작하면서 4~6월에 물러갈 거란 게 미 해양대기청(NOAA)의 전망입니다.

하지만 만약 엘니뇨가 끝나는 올여름 이후에도 지구의 여러 기후 지표들이 평년 수준을 되찾지 못한다면 지구의 기후는 우리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미지의 영역'으로 향할 거라고 기후학자들은 우려합니다. 올여름이 인류의 미래를 결정지을 심판대가 될 거란 경고까지 나옵니다.

■불확실성 키우는 '라니냐'

올해 지구 기후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건 '라니냐'입니다. 라니냐는 엘니뇨와 반대로 적도 인근의 저수온 현상을 뜻합니다. 기후학자들은 라니냐가 6~8월에 발달할 가능성이 60%에 이르는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빨간색의 엘니뇨가 끝나고 파란색으로 보이는 라니냐가 6월~8월 찾아올 것으로 예측됐다. 자료 : NOAA빨간색의 엘니뇨가 끝나고 파란색으로 보이는 라니냐가 6월~8월 찾아올 것으로 예측됐다. 자료 : NOAA

라니냐가 오면 통상적으로 겨울철 미국 남동부와 남미에는 가뭄이 찾아와 옥수수나 콩, 겨울 밀 등의 생산량에 타격을 줍니다. 지난 라니냐 때 인도에는 기록적인 폭염이, 파키스탄에는 참혹한 홍수가 덮쳤습니다.

올여름 엘니뇨가 물러간 대기와 바다는 어떤 모습을 띠게 될까요? 라니냐로 새로운 위기를 맞으면서 미지의 영역에 들어서게 될까요? 내일 지구의 날을 맞아 기후와 우리의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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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전 지구 평균기온 백분위. 자료 : NOAA
내일(4월 22일)은 '지구의 날'입니다.

1970년 4월 2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해상 원유 유출 사고를 계기로 민간 영역에서 만든 날인데요. 우리나라는 2009년부터 지구의 날 전후로 소등 행사를 하는 등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구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날을 앞두고 있지만, 지구에서 들려오는 신호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지난해 극한으로 치달았던 지구의 기후는 해가 바뀐 지금도 여전히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 3월 기온 역대 최고…10달 연속 기록 행진


지난달 지구의 평균기온은 14.14도로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1.68도' 높았습니다. 국제사회가 목표로 하는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제한'도 훌쩍 넘어선 수치입니다. 관측을 시작한 이후 가장 뜨거운 3월이었는데, 지구의 월별 최고기온 경신은 지난해 6월부터 10달 연속 이어지게 됐습니다.

앞서 2016년 3월에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선을 넘는 등 최근 들어 3월의 기온 상승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봄철 기온 상승은 우리나라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기후 위기의 신호입니다.

■펄펄 끓는 바다…엘니뇨 절정이던 지난해보다 뜨겁다

경고음이 들리는 곳은 대기뿐만이 아닙니다. 지난해 해수면 온도는 가파르게 상승했습니다. 올해 역시 바다의 열기가 좀처럼 식지 않고 있습니다.


전 지구 평균 해수면 온도는 2024년 들어 2023년보다 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 분석에 따르면 지난달 평균 21.07도를 기록해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북대서양의 이례적인 고수온 현상으로 미국과 카리브해 국가들은 강력한 허리케인을 맞닥뜨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고수온의 여파로 산호초의 백화 현상이 확산 되는 등 해양 생물의 피해도 누적되고 있습니다.

■기후학자들 "올여름 지나면 '미지의 영역'으로"

지난해 지구에 고온과 고수온을 몰고 온 주요 원인으로는 적도 인근의 고수온 현상, '엘니뇨'가 꼽힙니다. 이번 엘니뇨는 역대 5번째 수준으로 강했던 것으로 기후학자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6월부터 본격적으로 발달해 12월에 절정에 이르렀고, 올해 들어 세력이 약해지기 시작하면서 4~6월에 물러갈 거란 게 미 해양대기청(NOAA)의 전망입니다.

하지만 만약 엘니뇨가 끝나는 올여름 이후에도 지구의 여러 기후 지표들이 평년 수준을 되찾지 못한다면 지구의 기후는 우리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미지의 영역'으로 향할 거라고 기후학자들은 우려합니다. 올여름이 인류의 미래를 결정지을 심판대가 될 거란 경고까지 나옵니다.

■불확실성 키우는 '라니냐'

올해 지구 기후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건 '라니냐'입니다. 라니냐는 엘니뇨와 반대로 적도 인근의 저수온 현상을 뜻합니다. 기후학자들은 라니냐가 6~8월에 발달할 가능성이 60%에 이르는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빨간색의 엘니뇨가 끝나고 파란색으로 보이는 라니냐가 6월~8월 찾아올 것으로 예측됐다. 자료 : NOAA
라니냐가 오면 통상적으로 겨울철 미국 남동부와 남미에는 가뭄이 찾아와 옥수수나 콩, 겨울 밀 등의 생산량에 타격을 줍니다. 지난 라니냐 때 인도에는 기록적인 폭염이, 파키스탄에는 참혹한 홍수가 덮쳤습니다.

올여름 엘니뇨가 물러간 대기와 바다는 어떤 모습을 띠게 될까요? 라니냐로 새로운 위기를 맞으면서 미지의 영역에 들어서게 될까요? 내일 지구의 날을 맞아 기후와 우리의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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