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피 요령 몰라요”…“세분화된 매뉴얼·훈련 필요”

입력 2022.03.12 (21:21) 수정 2022.03.12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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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동해안 지역에서 종종 산불이 발생하니까 주민들에게 미리 산불 대피 요령을 전달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대피 요령이 없는 건 아닌데, 구체적이지도 않고 주민들도 잘 모르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피해 현장에서 혼란이 있었습니다.

이종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울진·삼척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마을입니다.

당시 불길이 마을을 덮치는 긴박한 상황이 주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습니다.

이동통신사 중계기가 불에 타면서 휴대전화가 먹통이 됐기 때문입니다.

[조수남/울진군 북면 사계리 이장 : "통화가 불통이 됐다가 들어왔다가 막 들어왔다 나갔다 하는 그런 현상이었어요. 그날 저는 재난 문자 받아본 적이 없어요."]

대피 방송을 하지 않은 마을도 여러 곳입니다.

[남두호/울진군 북면 고목리 : "대피 방송도 없었어요. 방송하는 이장님도 아무 사람도 못 봤고."]

빠른 산불 확산에도 귀중품을 챙기거나 불을 끄기 위해 집으로 돌아간 주민들도 있었습니다.

[최동오/울진군 울진읍 : "(집에서) 바로 나오는 분도 있고 그래도 짐 챙길라고 한다 이런 분도 있고..."]

광역자치단체의 산불 주민 대피 요령을 보니 취약계층 우선 대피와 마을별 책임자 지정 등 공공 기관의 역할이 적혀 있지만 구체적이지 않습니다.

시군별로 그리고 산불 상황별로 마을의 특성을 고려한 세부적인 대응 요령이 마련될 필요가 있습니다.

[김동춘/울진군 북면 사계리 : "(산불 나면 어디 가면 되는지 아십니까?) 저야 뭐 이때까지 불난 경험이 없고 그러니까 그런 대피 요령은 없었죠."]

[이태직/울진군 안전재난과장 : "다른 자연재해 같은 경우는 대피 장소라든가 대피로 이런 것들이 다 지정돼 있는데 산불 같은 경우에는 그런 부분들이 좀 부족하지 않은가(생각합니다)."]

일본은 기초단체마다 각종 재난 상황에 대비해 주민들에게 미리 대피 동선을 알려주고 구호품까지 준비해놓고 있습니다.

[문현철/행정안전부 재난매뉴얼 평가위원 : "이번에 문제점은 산불 대응 매뉴얼을 잘 몰랐고, 그게 잘 작동되지 않았다라고 하는 겁니다. 훈련을 통해서 철저하게 가동 연습을 해봐야 된다."]

2천년 동해안 대형 산불을 겪고도 주민 대피 등 위기 대응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더욱이 기후 변화에 따른 대형 산불 빈도가 잦아지고 있어 매뉴얼을 재정비하고 반복적인 훈련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이종영입니다.

촬영기자:전민재 신상응/영상편집:김희영/그래픽: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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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피 요령 몰라요”…“세분화된 매뉴얼·훈련 필요”
    • 입력 2022-03-12 21:21:36
    • 수정2022-03-12 21:56:07
    뉴스 9
[앵커]

이렇게 동해안 지역에서 종종 산불이 발생하니까 주민들에게 미리 산불 대피 요령을 전달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대피 요령이 없는 건 아닌데, 구체적이지도 않고 주민들도 잘 모르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피해 현장에서 혼란이 있었습니다.

이종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울진·삼척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마을입니다.

당시 불길이 마을을 덮치는 긴박한 상황이 주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습니다.

이동통신사 중계기가 불에 타면서 휴대전화가 먹통이 됐기 때문입니다.

[조수남/울진군 북면 사계리 이장 : "통화가 불통이 됐다가 들어왔다가 막 들어왔다 나갔다 하는 그런 현상이었어요. 그날 저는 재난 문자 받아본 적이 없어요."]

대피 방송을 하지 않은 마을도 여러 곳입니다.

[남두호/울진군 북면 고목리 : "대피 방송도 없었어요. 방송하는 이장님도 아무 사람도 못 봤고."]

빠른 산불 확산에도 귀중품을 챙기거나 불을 끄기 위해 집으로 돌아간 주민들도 있었습니다.

[최동오/울진군 울진읍 : "(집에서) 바로 나오는 분도 있고 그래도 짐 챙길라고 한다 이런 분도 있고..."]

광역자치단체의 산불 주민 대피 요령을 보니 취약계층 우선 대피와 마을별 책임자 지정 등 공공 기관의 역할이 적혀 있지만 구체적이지 않습니다.

시군별로 그리고 산불 상황별로 마을의 특성을 고려한 세부적인 대응 요령이 마련될 필요가 있습니다.

[김동춘/울진군 북면 사계리 : "(산불 나면 어디 가면 되는지 아십니까?) 저야 뭐 이때까지 불난 경험이 없고 그러니까 그런 대피 요령은 없었죠."]

[이태직/울진군 안전재난과장 : "다른 자연재해 같은 경우는 대피 장소라든가 대피로 이런 것들이 다 지정돼 있는데 산불 같은 경우에는 그런 부분들이 좀 부족하지 않은가(생각합니다)."]

일본은 기초단체마다 각종 재난 상황에 대비해 주민들에게 미리 대피 동선을 알려주고 구호품까지 준비해놓고 있습니다.

[문현철/행정안전부 재난매뉴얼 평가위원 : "이번에 문제점은 산불 대응 매뉴얼을 잘 몰랐고, 그게 잘 작동되지 않았다라고 하는 겁니다. 훈련을 통해서 철저하게 가동 연습을 해봐야 된다."]

2천년 동해안 대형 산불을 겪고도 주민 대피 등 위기 대응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더욱이 기후 변화에 따른 대형 산불 빈도가 잦아지고 있어 매뉴얼을 재정비하고 반복적인 훈련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이종영입니다.

촬영기자:전민재 신상응/영상편집:김희영/그래픽: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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