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환각 물질 확산, ‘환각 질주’ 잇따라 골치

<앵커 멘트>

일본에서는 요즘 환각상태에서 차를 몰다가 사고를 내는 일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중독성이 강한 불법 환각 약물을 성분만 바꿔 합법적으로 파는 물질을 먹고 운전하다가 생기는 건데, 급속하게 번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재호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승용차 앞부분이 크게 부서진 채 보도 위에 올라가 있고, 택시도 심하게 파손돼 2명이 중경상을 입었습니다.

승용차가 역주행을 하다 낸 사고입니다.

<녹취> 스즈키(사고 목격자) : "(사고차량이) 속도를 전혀 안 줄이고 질주해서 너무 무서웠습니다."

보름 전에는 승용차가 인도로 돌진해 길가던 여성을 치여 숨지게 했습니다.

모두 환각상태에서 운전하다 낸 사고들입니다.

사고 차량 속에서는 환각물질과 이를 흡입하는 데 쓴 파이프 등이 발견됐습니다.

일본에서 최근 2년 간 이런 환각상태에서 일어난 교통사고만 60여 건이나 됩니다.

문제는 식물가루와, 향초 형태로 된 이런 환각물질을 인터넷이나 잡화점 등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녹취> 환각물질 제조업자 : "(사용 층이) 매우 넓게 퍼져 있어요, 학생도 있고, 주부가 아이 데리고 유모차에 싣기도 하고요."

환각 효과는 대마초보다 강하지만, 불법 약물에 다른 성분을 섞어 합법적 물질로 탈바꿈시켰기 때문에, 단속 대상도 아닙니다.

<녹취> 환각물질 제조업자(음성 변조) : "규제를 어떻게든 빠져나가서 계속 만들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뒤늦게 환각약물의 기본적인 구조가 같으면 성분이 일부 바뀌었다고 해도 규제가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이재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