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진짜’ 기후교육은요”

입력 2021.03.06 (21:27) 수정 2021.03.08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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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기후위기 시대 우리 교육을 돌아보는 연속보도입니다.

앞서 사흘 동안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교육 현장에서 홀대 받는 학교 기후 교육의 문제점을 짚어봤는데요.

그럼 학생들이 실제 필요로 하는 진짜 기후 교육은 뭘까요.

이정훈 기상전문 기자가 학생들에게 직접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강화도의 한 산골 마을.

산 아래 나지막한 건물들이 모여있는 이곳은 대안학교인 산마을고등학교입니다.

오늘은 신입생들이 처음 학교를 둘러보는 날.

가장 먼저 들른 곳은 화장실입니다.

수세식 변기 대신 퇴비를 모을 수 있도록 만든 변기가 있습니다.

["(냄새 어떤가요?) 냄새 좋아요."]

여기서 나온 퇴비는 학생들이 직접 가꾸는 텃밭에 뿌리고 이렇게 자란 채소는 다시 학생들이 먹는 반찬이 됩니다.

교실 벽은 회색 콘크리트가 아니라 자연의 재료들로 만들었습니다.

[최보길/산마을고 교사 : "돌, 흙, 나무 세 가지 재료를 가지고 했어요. 수명이 다했을 때 쓰레기가 되어서는 안 되겠다."]

학교에서 쓰는 에너지는 태양광과 지열 발전으로 만듭니다.

[최유정/산마을고 1학년 : "학교에 들어와서 내가 진짜 실천하면 '내가 환경에, 지구에 도움을 주고 있구나. 어쨌든 나도 그렇게 나쁜 사람은 되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어서…"]

이 학교에서 사계절을 경험한 학생들은 학교가 곧, 기후 환경 교육의 장이라고 말합니다.

[송영채/산마을고 2학년 : "내가 지금 먹는 게 엄청 소중하고 그렇구나. 그러다 보니까 잔반도 별로 남지 않고…"]

하지만, 대다수의 일반 학교 학생들은 이런 체험형 교육과는 동떨어져 있고, 그나마 교과서를 통해 배우는 기후위기는 먼 나라 얘기들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교과서로 배우는 기후, 환경 관련 교육은 충분하다고 생각하세요? 어떠세요?) 아니요.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구우림/중학생 : "(국어 교과서엔) '북극곰들이 위험해요. 꺅 무서워!' 이러고 끝이고, 과학에서는 '빙하가 녹고 있어요.' 이게 끝이었어요."]

부족한 내용은 인터넷으로 직접 찾아보고,

["남극의 빙하가 녹았는데 그 안에 고대 바이러스가 있어서…"]

직접 영상을 찍어 SNS로 공유하거나, 동아리 활동도 하면서 기후 위기 문제를 오히려 어른들에게 알리기도 합니다.

[이경현/중학생 : "다른 친구들과 토론을 해서 더 많은 정보를 얻고, 또 다른 의견을 얻고 그래서 생각이 많이 바뀌게 되는 것 같았어요."]

학생들은 체험하고, 실천하는 게 진짜 교육 아니냐고 되묻습니다.

[김이현/고등학생 : "수동적으로 환경에 관련된 지식을 배우기보다는 작은 거라도 학생들이 직접 하고, 또 직접 함으로써 성취감을 맛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홍민준/초등학생 : "실천 방법을 알고 싶어요. 지식을 알기만 하고 실천을 안 하면 아무 소용이 없는 거잖아요."]

KBS 뉴스 이정훈입니다.

촬영기자:김형준 박세준/영상편집:박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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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진짜’ 기후교육은요”
    • 입력 2021-03-06 21:27:35
    • 수정2021-03-08 15:26:42
    뉴스 9
[앵커]

기후위기 시대 우리 교육을 돌아보는 연속보도입니다.

앞서 사흘 동안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교육 현장에서 홀대 받는 학교 기후 교육의 문제점을 짚어봤는데요.

그럼 학생들이 실제 필요로 하는 진짜 기후 교육은 뭘까요.

이정훈 기상전문 기자가 학생들에게 직접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강화도의 한 산골 마을.

산 아래 나지막한 건물들이 모여있는 이곳은 대안학교인 산마을고등학교입니다.

오늘은 신입생들이 처음 학교를 둘러보는 날.

가장 먼저 들른 곳은 화장실입니다.

수세식 변기 대신 퇴비를 모을 수 있도록 만든 변기가 있습니다.

["(냄새 어떤가요?) 냄새 좋아요."]

여기서 나온 퇴비는 학생들이 직접 가꾸는 텃밭에 뿌리고 이렇게 자란 채소는 다시 학생들이 먹는 반찬이 됩니다.

교실 벽은 회색 콘크리트가 아니라 자연의 재료들로 만들었습니다.

[최보길/산마을고 교사 : "돌, 흙, 나무 세 가지 재료를 가지고 했어요. 수명이 다했을 때 쓰레기가 되어서는 안 되겠다."]

학교에서 쓰는 에너지는 태양광과 지열 발전으로 만듭니다.

[최유정/산마을고 1학년 : "학교에 들어와서 내가 진짜 실천하면 '내가 환경에, 지구에 도움을 주고 있구나. 어쨌든 나도 그렇게 나쁜 사람은 되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어서…"]

이 학교에서 사계절을 경험한 학생들은 학교가 곧, 기후 환경 교육의 장이라고 말합니다.

[송영채/산마을고 2학년 : "내가 지금 먹는 게 엄청 소중하고 그렇구나. 그러다 보니까 잔반도 별로 남지 않고…"]

하지만, 대다수의 일반 학교 학생들은 이런 체험형 교육과는 동떨어져 있고, 그나마 교과서를 통해 배우는 기후위기는 먼 나라 얘기들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교과서로 배우는 기후, 환경 관련 교육은 충분하다고 생각하세요? 어떠세요?) 아니요.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구우림/중학생 : "(국어 교과서엔) '북극곰들이 위험해요. 꺅 무서워!' 이러고 끝이고, 과학에서는 '빙하가 녹고 있어요.' 이게 끝이었어요."]

부족한 내용은 인터넷으로 직접 찾아보고,

["남극의 빙하가 녹았는데 그 안에 고대 바이러스가 있어서…"]

직접 영상을 찍어 SNS로 공유하거나, 동아리 활동도 하면서 기후 위기 문제를 오히려 어른들에게 알리기도 합니다.

[이경현/중학생 : "다른 친구들과 토론을 해서 더 많은 정보를 얻고, 또 다른 의견을 얻고 그래서 생각이 많이 바뀌게 되는 것 같았어요."]

학생들은 체험하고, 실천하는 게 진짜 교육 아니냐고 되묻습니다.

[김이현/고등학생 : "수동적으로 환경에 관련된 지식을 배우기보다는 작은 거라도 학생들이 직접 하고, 또 직접 함으로써 성취감을 맛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홍민준/초등학생 : "실천 방법을 알고 싶어요. 지식을 알기만 하고 실천을 안 하면 아무 소용이 없는 거잖아요."]

KBS 뉴스 이정훈입니다.

촬영기자:김형준 박세준/영상편집:박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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