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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내내 북극곰 사진만”…교과서 이대로 괜찮나?
입력 2021.03.03 (21:44) 수정 2021.03.08 (15:25) 뉴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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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기후위기 시대, 우리 교육을 돌아보는 연속보도 두 번째 순섭니다.

KBS 취재팀이 지난 수십년 간의 교과서를 살펴봤더니, 기후 변화를 서술하면서 빠지지 않는 게 있었습니다.

바로 북극곰 사진입니다.

물론 상징적 의미가 있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이런 사진이 기후위기를 나와 무관한 먼 나라 얘기로 느끼게 만든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하지만 지난해 여름 역대 가장 긴 장마에서도 체감했듯 기후 위기, 더 이상 남의 나라 얘기만은 아닙니다.

오늘(3일)도 자문단과 함께 교과서의 문제점을 짚어보겠습니다.

신방실 기상전문기자의 보돕니다.

[리포트]

지난 30년 간 교과서의 변화를 보기 위해 한국교과서연구재단을 찾았습니다.

이곳 교과서 정보관에는 국내에서 발행된 교과서들이 보관돼있는데요.

시간이 흐름에 따라 기후 관련 내용이 어떻게 변했는지 직접 분석해봤습니다.

1990년대 고등학교 공통사회, 지구의 온도가 높아지면 빙하가 녹아내려 세계 여러 나라가 물에 잠기고 큰 재앙이 닥칠지 모른다고 적혀있습니다.

지구 온난화의 개념이 처음 등장한 겁니다.

중학교 사회 과목도 온실효과와 기후변화를 언급하며 아직 많은 것이 불확실하지만,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2000년대 들어 기후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기 시작했지만, 교과서의 변화는 더딥니다.

온난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위원회, 즉 IPCC를 처음 소개했지만, 정작 내용은 10년도 넘은 겁니다.

[김추령/서울 신도고 교사 : "기후위기가 가속화되고 있는 속도와 비교해 교육과정 개정은 너무 느려요. 너무 느릴 뿐더러 너무 보수적인 거예요."]

2010년대에야 온난화로 '위기'에 처한 나라들과 이를 막기 위한 '노력'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30년 동안 교과서에서 바뀌지 않은 것.

온난화와 기후변화의 상징이 '북극곰'이란 점입니다.

[김추령/서울 신도고 교사 : "기후변화는 우리의 일이 아니야. 기후변화는 북극에 있는 곰들의 문제야라는 그런 식의 잘못된 개념을, 절박함을 희화화시켜버리는 이미지라는 생각이 드는데."]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도, 근본적 해결책보다는 개인적인 실천을 강조하는데 머물러 있습니다.

[윤신원/서울 성남고 교사 : "천편일률적으로 초등부터 고등까지 전 과목에 걸쳐서 학생들에게 개인의 실천만을 강조하고 있어요. 온도 낮춰라, 종이 아껴써라, 일회용품 사용하지 말아라. 이런 내용들이 학생들의 개인 실천에만 맞춰져 있는데."]

2년 전 세계과학자연합이 발표한 기후변화 완화를 위한 행동지침을 보면 이제 개인이 할 수 있는 건 채식 정도뿐이고, 대부분 국가 정책이나 생산과 소비 구조 등 경제 전반을 바꿔야 하는 일들입니다.

[윤순진/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 "학교를 리빙랩처럼 실험실처럼 해서 그 안에서 학생들이 참여해서 스스로 줄이고 바꾸고…. 생태 민감성, 기후 시민성은 이론으로만 가르쳐지는 게 아니라 삶 속의 실천을 통해서 체화돼야 되는 거죠."]

교과서는 지난 30년 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비율이 0.03에서 0.04%, 즉 400ppm 이상으로 급증했다며 수치의 변화를 거듭 강조해왔습니다.

하지만 온실가스 증가로 불안해진 미래 모습을 보여주고, 생존을 위한 구체적 대응을 가르치는 데는 침묵해왔습니다.

당장 내년에 바뀌는 국가 교육과정엔, 기후위기 실태와 미래 세대를 위한 전방위적인 대안이 담겨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신방실입니다.

촬영기자:유용규/그래픽:강민수
  • “30년 내내 북극곰 사진만”…교과서 이대로 괜찮나?
    • 입력 2021-03-03 21:44:21
    • 수정2021-03-08 15:25:20
    뉴스 9
[앵커]

기후위기 시대, 우리 교육을 돌아보는 연속보도 두 번째 순섭니다.

KBS 취재팀이 지난 수십년 간의 교과서를 살펴봤더니, 기후 변화를 서술하면서 빠지지 않는 게 있었습니다.

바로 북극곰 사진입니다.

물론 상징적 의미가 있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이런 사진이 기후위기를 나와 무관한 먼 나라 얘기로 느끼게 만든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하지만 지난해 여름 역대 가장 긴 장마에서도 체감했듯 기후 위기, 더 이상 남의 나라 얘기만은 아닙니다.

오늘(3일)도 자문단과 함께 교과서의 문제점을 짚어보겠습니다.

신방실 기상전문기자의 보돕니다.

[리포트]

지난 30년 간 교과서의 변화를 보기 위해 한국교과서연구재단을 찾았습니다.

이곳 교과서 정보관에는 국내에서 발행된 교과서들이 보관돼있는데요.

시간이 흐름에 따라 기후 관련 내용이 어떻게 변했는지 직접 분석해봤습니다.

1990년대 고등학교 공통사회, 지구의 온도가 높아지면 빙하가 녹아내려 세계 여러 나라가 물에 잠기고 큰 재앙이 닥칠지 모른다고 적혀있습니다.

지구 온난화의 개념이 처음 등장한 겁니다.

중학교 사회 과목도 온실효과와 기후변화를 언급하며 아직 많은 것이 불확실하지만,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2000년대 들어 기후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기 시작했지만, 교과서의 변화는 더딥니다.

온난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위원회, 즉 IPCC를 처음 소개했지만, 정작 내용은 10년도 넘은 겁니다.

[김추령/서울 신도고 교사 : "기후위기가 가속화되고 있는 속도와 비교해 교육과정 개정은 너무 느려요. 너무 느릴 뿐더러 너무 보수적인 거예요."]

2010년대에야 온난화로 '위기'에 처한 나라들과 이를 막기 위한 '노력'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30년 동안 교과서에서 바뀌지 않은 것.

온난화와 기후변화의 상징이 '북극곰'이란 점입니다.

[김추령/서울 신도고 교사 : "기후변화는 우리의 일이 아니야. 기후변화는 북극에 있는 곰들의 문제야라는 그런 식의 잘못된 개념을, 절박함을 희화화시켜버리는 이미지라는 생각이 드는데."]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도, 근본적 해결책보다는 개인적인 실천을 강조하는데 머물러 있습니다.

[윤신원/서울 성남고 교사 : "천편일률적으로 초등부터 고등까지 전 과목에 걸쳐서 학생들에게 개인의 실천만을 강조하고 있어요. 온도 낮춰라, 종이 아껴써라, 일회용품 사용하지 말아라. 이런 내용들이 학생들의 개인 실천에만 맞춰져 있는데."]

2년 전 세계과학자연합이 발표한 기후변화 완화를 위한 행동지침을 보면 이제 개인이 할 수 있는 건 채식 정도뿐이고, 대부분 국가 정책이나 생산과 소비 구조 등 경제 전반을 바꿔야 하는 일들입니다.

[윤순진/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 "학교를 리빙랩처럼 실험실처럼 해서 그 안에서 학생들이 참여해서 스스로 줄이고 바꾸고…. 생태 민감성, 기후 시민성은 이론으로만 가르쳐지는 게 아니라 삶 속의 실천을 통해서 체화돼야 되는 거죠."]

교과서는 지난 30년 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비율이 0.03에서 0.04%, 즉 400ppm 이상으로 급증했다며 수치의 변화를 거듭 강조해왔습니다.

하지만 온실가스 증가로 불안해진 미래 모습을 보여주고, 생존을 위한 구체적 대응을 가르치는 데는 침묵해왔습니다.

당장 내년에 바뀌는 국가 교육과정엔, 기후위기 실태와 미래 세대를 위한 전방위적인 대안이 담겨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신방실입니다.

촬영기자:유용규/그래픽: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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