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주권의 연봉 조정 신청은 선수 전체의 주권(主權)”

입력 2021.01.19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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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2020시즌 홀드왕 주권, 연봉 조정 신청
조정 신청은 2012년 이대형 이후 9년, 조정위원회가 열리는 것은 이대호 이후 10년만
경제학 박사 “주권의 연봉 조정 신청은 선수 전체의 주권(主權)과 관련된 사항”
조정위원 선정부터 선수에게 불리 ‘기울어진 운동장’ 개선 목소리

2020시즌 홀드왕 KT 주권이 연봉 조정을 신청해 관심을 받고 있다.2020시즌 홀드왕 KT 주권이 연봉 조정을 신청해 관심을 받고 있다.

프로는 돈이란 말이 있다. 몸값은 선수의 상품 가치이자 자존심으로 통한다. 주권과 소속 구단 KT가 연봉 조정을 취하하지 않고 한국야구위원회(KBO)의 판단을 기다리게 됐다.

지난 11일 KBO에 연봉 조정을 신청한 주권, 그리고 KT 구단은 어제(18일) 각각 원하는 연봉의 산출 근거 자료를 KBO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권은 2020시즌 77경기에서 70이닝을 던지며 6승 2패 31홀드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해 홀드왕 타이틀을 차지했고, KT의 가을 야구 진출에 기여했다.

주권의 2020시즌 연봉1억5천만 원이었다. 2020시즌 활약을 바탕으로 주권은 1억 원 인상된 2억5천만 원을 희망했다. 하지만 구단은 자체 연봉 평가 시스템에 근거해 2억2천만 원을 제시했다.

양측은 끝내 3천만 원의 차이를 좁히지 못했고, 결국 연봉 조정위원회가 중재에 나서게 됐다. 조정위원회는 오는 25일까지 조정을 종결해야 한다.

KBO에서 연봉 조정 신청은 2012년 이대형(당시 LG) 이후 9년 만이고, 조정위원회가 열리는 것은 2011년 이대호(롯데) 이후 10년 만이다. 2012년 당시 이대형은 조정위원회 개최 전 신청을 취하했다.

조용준 수원 시정연구원 연구실장은 주권 연봉 조정 신청 사례는 한국 프로야구 선수 전체의 주권(主權)이라고 말했다.조용준 수원 시정연구원 연구실장은 주권 연봉 조정 신청 사례는 한국 프로야구 선수 전체의 주권(主權)이라고 말했다.

KBS는 경제 분야의 전문가이자 프로야구 선수들의 적정 몸값을 연구한 경험이 있는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이번 KT 주권의 연봉 조정 신청 사례를 분석했다.

"KT 주권의 연봉 조정 신청은 선수 전체의 주권(主權)이죠. 한자로 하면 '주인 주, 권리 권'입니다."

경제학 박사이자 야구팬인 조용준 수원 시정 연구원은 단호하게 말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주권의 연봉 조정 신청을 지지한다는 이야기다.

그러면서 그동안 KBO의 연봉 조정 제도부터 근본적으로 변화가 필요한 시기라고 전했다.

"기울어진 운동장이었어요. 선수들이 승리할 수 없는 구조였죠. 연봉 조정위원 선정부터 선수들이 너무 불리해요. 메이저리그는 구단과 선수 양측의 신뢰를 받아서 중재할 수 있는 판사, 변호사, 법학자 등이 참석하지만, 한국 프로야구는 총재가 5명을 지명하거든요."

조 박사는 KBO의 현행 연봉 조정위원 선정의 비합리성을 지적했다.

주권의 연봉 조정 신청이 가진 남다른 의미도 있다고 했다.

"이대형 이후로는 9년, 조정위원회가 열린 이대호의 조정 신청 이후로는 꼭 10년 만인데요. 사실상 에이전트 제도가 시행된 이후에는 첫 번째 연봉 조정이라는 상징성을 가지고 있어요. 에이전트 시대에 합리적인 연봉 산정이 과연 가능한지 지켜볼 기회죠. 주권의 에이전트분은 책임감이 막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경제학 전문가로서 주권의 연봉을 계산해달라는 요구를 했더니 이런 답이 돌아왔다.

"2020시즌 주권 투수와 유사한 성적을 올린 투수 7명의 연봉 상승금액 평균을 산정해 봤어요. 약 1억4천만 원이었어요. 주권의 2020 연봉은 1억5천만 원이었으니 동일 기준으로 비교하면 주권의 연봉 기대 금액은 2억9천만 원입니다. 하지만 주권의 요구액은 2억5천만 원이죠. 합리적인 조정위원이 참여한다면 주권의 손을 들어주는 게 맞다"고 했다.

조박사는 메이저리그의 예도 제시했다.

"우리나라는 20회의 연봉 조정 사례 중 선수의 손을 들어준 건 류지현 딱 한 차례였죠. 미국역대 495회 사례 중 구단 대 선수 승리 비율이 57.6 대 42.4였어요. 이렇게 균형적인 비율이 나오는 것은 기울어지지 않은 운동장이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도 이제 선수의 권익을 보호해가며 조금씩 발전해야 할 시기입니다."

물론 메이저리그가 정답은 아니라고 했다. 갈 길이 먼 것도 인정했다. 그러면서 "과거에는 찍힐까봐 연봉 조정 신청을 거두는 사례도 많았다"고 전했다.

"주권으로서도 용기가 필요했을 텐데요…. 이런 문화도 이제는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봉 조정 신청이 끝나면 후폭풍으로 보통 트레이드 대상에 오르던 과거 한국 야구의 후진적인 풍토를 꼬집는 말이었다.

KBO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KBO의 입장은 선수와 구단이 연봉 조정 위원회까지 가지 않고 서로 합의하는 것"이라며 "연봉 조정 위원회는 최후의 수단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연봉 조정위원을 공개해 달라는 질문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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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T 주권의 연봉 조정 신청은 선수 전체의 주권(主權)”
    • 입력 2021-01-19 13:45:09
    스포츠K
2020시즌 홀드왕 주권, 연봉 조정 신청<br />조정 신청은 2012년 이대형 이후 9년, 조정위원회가 열리는 것은 이대호 이후 10년만<br />경제학 박사 “주권의 연봉 조정 신청은 선수 전체의 주권(主權)과 관련된 사항”<br />조정위원 선정부터 선수에게 불리 ‘기울어진 운동장’ 개선 목소리
2020시즌 홀드왕 KT 주권이 연봉 조정을 신청해 관심을 받고 있다.
프로는 돈이란 말이 있다. 몸값은 선수의 상품 가치이자 자존심으로 통한다. 주권과 소속 구단 KT가 연봉 조정을 취하하지 않고 한국야구위원회(KBO)의 판단을 기다리게 됐다.

지난 11일 KBO에 연봉 조정을 신청한 주권, 그리고 KT 구단은 어제(18일) 각각 원하는 연봉의 산출 근거 자료를 KBO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권은 2020시즌 77경기에서 70이닝을 던지며 6승 2패 31홀드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해 홀드왕 타이틀을 차지했고, KT의 가을 야구 진출에 기여했다.

주권의 2020시즌 연봉1억5천만 원이었다. 2020시즌 활약을 바탕으로 주권은 1억 원 인상된 2억5천만 원을 희망했다. 하지만 구단은 자체 연봉 평가 시스템에 근거해 2억2천만 원을 제시했다.

양측은 끝내 3천만 원의 차이를 좁히지 못했고, 결국 연봉 조정위원회가 중재에 나서게 됐다. 조정위원회는 오는 25일까지 조정을 종결해야 한다.

KBO에서 연봉 조정 신청은 2012년 이대형(당시 LG) 이후 9년 만이고, 조정위원회가 열리는 것은 2011년 이대호(롯데) 이후 10년 만이다. 2012년 당시 이대형은 조정위원회 개최 전 신청을 취하했다.

조용준 수원 시정연구원 연구실장은 주권 연봉 조정 신청 사례는 한국 프로야구 선수 전체의 주권(主權)이라고 말했다.
KBS는 경제 분야의 전문가이자 프로야구 선수들의 적정 몸값을 연구한 경험이 있는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이번 KT 주권의 연봉 조정 신청 사례를 분석했다.

"KT 주권의 연봉 조정 신청은 선수 전체의 주권(主權)이죠. 한자로 하면 '주인 주, 권리 권'입니다."

경제학 박사이자 야구팬인 조용준 수원 시정 연구원은 단호하게 말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주권의 연봉 조정 신청을 지지한다는 이야기다.

그러면서 그동안 KBO의 연봉 조정 제도부터 근본적으로 변화가 필요한 시기라고 전했다.

"기울어진 운동장이었어요. 선수들이 승리할 수 없는 구조였죠. 연봉 조정위원 선정부터 선수들이 너무 불리해요. 메이저리그는 구단과 선수 양측의 신뢰를 받아서 중재할 수 있는 판사, 변호사, 법학자 등이 참석하지만, 한국 프로야구는 총재가 5명을 지명하거든요."

조 박사는 KBO의 현행 연봉 조정위원 선정의 비합리성을 지적했다.

주권의 연봉 조정 신청이 가진 남다른 의미도 있다고 했다.

"이대형 이후로는 9년, 조정위원회가 열린 이대호의 조정 신청 이후로는 꼭 10년 만인데요. 사실상 에이전트 제도가 시행된 이후에는 첫 번째 연봉 조정이라는 상징성을 가지고 있어요. 에이전트 시대에 합리적인 연봉 산정이 과연 가능한지 지켜볼 기회죠. 주권의 에이전트분은 책임감이 막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경제학 전문가로서 주권의 연봉을 계산해달라는 요구를 했더니 이런 답이 돌아왔다.

"2020시즌 주권 투수와 유사한 성적을 올린 투수 7명의 연봉 상승금액 평균을 산정해 봤어요. 약 1억4천만 원이었어요. 주권의 2020 연봉은 1억5천만 원이었으니 동일 기준으로 비교하면 주권의 연봉 기대 금액은 2억9천만 원입니다. 하지만 주권의 요구액은 2억5천만 원이죠. 합리적인 조정위원이 참여한다면 주권의 손을 들어주는 게 맞다"고 했다.

조박사는 메이저리그의 예도 제시했다.

"우리나라는 20회의 연봉 조정 사례 중 선수의 손을 들어준 건 류지현 딱 한 차례였죠. 미국역대 495회 사례 중 구단 대 선수 승리 비율이 57.6 대 42.4였어요. 이렇게 균형적인 비율이 나오는 것은 기울어지지 않은 운동장이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도 이제 선수의 권익을 보호해가며 조금씩 발전해야 할 시기입니다."

물론 메이저리그가 정답은 아니라고 했다. 갈 길이 먼 것도 인정했다. 그러면서 "과거에는 찍힐까봐 연봉 조정 신청을 거두는 사례도 많았다"고 전했다.

"주권으로서도 용기가 필요했을 텐데요…. 이런 문화도 이제는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봉 조정 신청이 끝나면 후폭풍으로 보통 트레이드 대상에 오르던 과거 한국 야구의 후진적인 풍토를 꼬집는 말이었다.

KBO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KBO의 입장은 선수와 구단이 연봉 조정 위원회까지 가지 않고 서로 합의하는 것"이라며 "연봉 조정 위원회는 최후의 수단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연봉 조정위원을 공개해 달라는 질문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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