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미래로] 순두부 만드는 사람들…“자립 위한 도전”

입력 2021.01.16 (08:24) 수정 2021.01.16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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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여파로 경제가 위축되면서 요즘 문 닫는 가게도 많고 일자리 구하기도 쉽지 않은데요.

그런데 이렇게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같은 처지의 탈북민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준 고마운 분이 있다고 합니다.

최효은 리포터가 만나고 왔죠?

[답변]

네, 지난해 7월 남북의 창에서 소개됐던 강리혁 씨인데요.

소외된 계층을 위해서 나눔을 실천하는 분이십니다.

[앵커]

그런데 탈북민들 일자리는 어떻게 만든 건가요?

[답변]

강리혁 씨가 4개월 전에 대전에 식당을 개업했습니다.

직원 5명 중의 4명을 탈북민으로 채용했다고 합니다.

새로운 희망이 피어나는 순두붓집 이야기.. 그 따뜻한 이야기를 지금부터 함께 만나보시죠.

[리포트]

이곳은 대전 인쇄특화거리입니다.

오래된 인쇄소들이 이 거리의 역사를 말해주고 있는데요.

여기저기 골목을 걷다 보니 어느새 작은 식당에 발길이 닿았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그런데 저희를 반갑게 맞아주는 이 남자! 어딘가 익숙한 얼굴이네요.

바로 지난해 7월 ‘남북의 창’이 소개한 강리혁 씬데요.

["음식 만드는 게 쉽지 않지만, 오늘 열심히 해서 맛있게 만들어 보겠습니다."]

남한에서 개인방송을 하면서 봉사활동을 이어오던 그가 지난해 9월 식당 문을 열었습니다!

[강리혁/식당 운영 탈북민 : "탈북민 취업을 창출하는 게 기본 목적이에요 탈북민들이 대한민국에 와서도 취업을 할 수 있고 자기만의 기술을 배워서 앞으로 창업을 할 수도 있고 그런 시스템을 하고자 시작을 했어요"]

어렵게 취업 문을 두드리는 탈북민을 볼 때마다 누구보다 안타까움이 컸다는 리혁 씨!

일자리 만들기라는 좋은 취지로 식당 문을 열었는데 주변의 걱정도 컸습니다.

[강리혁/식당 운영 탈북민 : "4개월 좀 더 넘었죠. 코로나가 한창 왕성할 때 저희가 가게를 열었어요. 어떤 분들이 미쳤다고 지금 식당들 문을 닫는데 문을 연다는 게 말이 되냐 이런 얘기를 많이 했어요."]

하지만 누구보다 맛있고 특색있는 순두부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일까요?

주변의 걱정과는 달리, 지금은 탈북민 등 직원 5명과 함께 식당을 꾸려나가고 있는데요.

직원들과는 가족처럼 지내고 있습니다.

[장보경/식당 직원 : "대전에 혼자 와서 외롭지 않겠냐 같이 보낼 사람도 없고 그래서 깜짝 생일 파티를 해줘서 덕분에 그날 펑펑 울었어요."]

이른 아침 두부 만들기가 시작됐는데요.

북에 있을 때도 순두부를 즐겨 먹었다는 리혁씨, 솜씨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직원들에게도 꼼꼼하게 자신만의 요리비법을 전수하는데요.

["물 끓여야 두부가 타서 붙지 않기 때문에 이 정도 3분의 2 정도 (네 알겠습니다.)"]

저도 한 번 두부를 만들어보았습니다.

뽀얀 콩물을 솥에 붓고 눌어붙지 않게 계속 저어줍니다. 그리고 뜨거운 콩물에 두부를 굳혀줄 간수를 넣는데요.

두부의 맛을 좌우하는 이 과정만큼은 꼭 리혁 씨의 손을 거칩니다

[강리혁/식당 운영 탈북민 : "아직은 저희 직원들이 이 단계까진 못 왔어요. 여기 간수 치는 건 제가 아직 하고 있습니다."]

어느새 몽글몽글함이 살아있는 순두부와 부드러운 모두부가 완성됐는데요.

갓 만든 따끈따끈한 두부를 보니 군침이 도네요.

["엄청 고소한데요. 따끈따끈하고, 약간 짭조름한 맛도 나는 거 같아요."]

두부를 만든 후 이들이 어디론가 향합니다.

본격적인 손님을 맞기 전에 신선한 식자재를 구매한다고 하는데요.

어느 것 하나도 허투루 넘어가지 않습니다.

[강리혁/식당 운영 탈북민 : "아무리 같은 거라도 신선도가 있잖아요. 최고로 괜찮은 거 최대한 깔끔한 거로 골라서 사고 있어요."]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 장사 준비가 이제야 끝났습니다.

아직은 어설프고 부족한 모습의 초보 장사꾼이지만 열정만큼은 어디에 내놔도 빠지지 않습니다.

몽글몽글한 순두부처럼 탈북민들의 꿈도 몽글몽글 피어납니다.

점심시간이 되자 식당 직원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입니다.

뚝배기에서는 순두부찌개가 보글보글 끓고, 손님상으로 나가기 바빴는데요.

음식을 앞에 둔 손님들의 표정이 밝습니다.

[이혜연/손님 : "정말 맛있어요. 되게 고소하고 부드럽고 맛있어요. 앞으로 자주 와서 먹을 거 같아요."]

[김주성/손님 : "저도 북에서 왔거든요. 북에 있을 때 두부를 많이 먹었는데 그땐 두부가 먹기 싫었는데, 대한민국에선 감칠맛으로 살아난 그런 느낌이에요."]

["빨리 식사해요."]

한바탕 손님들이 지나간 뒤 직원들이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모였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네 맛있게 드세요.)"]

처음 식당을 열 때부터 사장님과 함께한 김진명 씨!

오늘은 손님이 많지 않아 힘이 나질 않는다고 하네요.

[김진명/식당 직원 : "다른 이유로 손님이 없을 때가 힘들고, 많으면 더 에너지도 나고 더 재미있게 잘하는 거 같습니다."]

다들 비슷한 경험을 한 덕분일까요? 힘들 때면, 서로를 의지한다고 하는데요.

직원들은 순두붓집을 기반으로 또 다른 미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김진명/식당 직원 : "저도 더 열심히 해서 빠른 시일 내에 저도 창업을 해서 보란 듯이 멋있게 사는 게 목표입니다."]

강리혁 씨 또한 순두붓집을 차렸을 때의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다짐합니다.

[강리혁/식당 운영 탈북민 : "지금은 어렵지만 앞으로 우리 직원들이 직접 식당을 가질 수 있도록, 체인점 2호점 3호점 이렇게 내서 지금은 직원이지만, 앞으론 사장이 돼서 자체로 운영할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가게끔 노력할 겁니다."]

탈북민들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 문을 연 순두붓집!

어려움 속에서도 서로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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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로 미래로] 순두부 만드는 사람들…“자립 위한 도전”
    • 입력 2021-01-16 08:24:41
    • 수정2021-01-16 08:33:51
    남북의 창
[앵커]

코로나19 여파로 경제가 위축되면서 요즘 문 닫는 가게도 많고 일자리 구하기도 쉽지 않은데요.

그런데 이렇게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같은 처지의 탈북민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준 고마운 분이 있다고 합니다.

최효은 리포터가 만나고 왔죠?

[답변]

네, 지난해 7월 남북의 창에서 소개됐던 강리혁 씨인데요.

소외된 계층을 위해서 나눔을 실천하는 분이십니다.

[앵커]

그런데 탈북민들 일자리는 어떻게 만든 건가요?

[답변]

강리혁 씨가 4개월 전에 대전에 식당을 개업했습니다.

직원 5명 중의 4명을 탈북민으로 채용했다고 합니다.

새로운 희망이 피어나는 순두붓집 이야기.. 그 따뜻한 이야기를 지금부터 함께 만나보시죠.

[리포트]

이곳은 대전 인쇄특화거리입니다.

오래된 인쇄소들이 이 거리의 역사를 말해주고 있는데요.

여기저기 골목을 걷다 보니 어느새 작은 식당에 발길이 닿았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그런데 저희를 반갑게 맞아주는 이 남자! 어딘가 익숙한 얼굴이네요.

바로 지난해 7월 ‘남북의 창’이 소개한 강리혁 씬데요.

["음식 만드는 게 쉽지 않지만, 오늘 열심히 해서 맛있게 만들어 보겠습니다."]

남한에서 개인방송을 하면서 봉사활동을 이어오던 그가 지난해 9월 식당 문을 열었습니다!

[강리혁/식당 운영 탈북민 : "탈북민 취업을 창출하는 게 기본 목적이에요 탈북민들이 대한민국에 와서도 취업을 할 수 있고 자기만의 기술을 배워서 앞으로 창업을 할 수도 있고 그런 시스템을 하고자 시작을 했어요"]

어렵게 취업 문을 두드리는 탈북민을 볼 때마다 누구보다 안타까움이 컸다는 리혁 씨!

일자리 만들기라는 좋은 취지로 식당 문을 열었는데 주변의 걱정도 컸습니다.

[강리혁/식당 운영 탈북민 : "4개월 좀 더 넘었죠. 코로나가 한창 왕성할 때 저희가 가게를 열었어요. 어떤 분들이 미쳤다고 지금 식당들 문을 닫는데 문을 연다는 게 말이 되냐 이런 얘기를 많이 했어요."]

하지만 누구보다 맛있고 특색있는 순두부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일까요?

주변의 걱정과는 달리, 지금은 탈북민 등 직원 5명과 함께 식당을 꾸려나가고 있는데요.

직원들과는 가족처럼 지내고 있습니다.

[장보경/식당 직원 : "대전에 혼자 와서 외롭지 않겠냐 같이 보낼 사람도 없고 그래서 깜짝 생일 파티를 해줘서 덕분에 그날 펑펑 울었어요."]

이른 아침 두부 만들기가 시작됐는데요.

북에 있을 때도 순두부를 즐겨 먹었다는 리혁씨, 솜씨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직원들에게도 꼼꼼하게 자신만의 요리비법을 전수하는데요.

["물 끓여야 두부가 타서 붙지 않기 때문에 이 정도 3분의 2 정도 (네 알겠습니다.)"]

저도 한 번 두부를 만들어보았습니다.

뽀얀 콩물을 솥에 붓고 눌어붙지 않게 계속 저어줍니다. 그리고 뜨거운 콩물에 두부를 굳혀줄 간수를 넣는데요.

두부의 맛을 좌우하는 이 과정만큼은 꼭 리혁 씨의 손을 거칩니다

[강리혁/식당 운영 탈북민 : "아직은 저희 직원들이 이 단계까진 못 왔어요. 여기 간수 치는 건 제가 아직 하고 있습니다."]

어느새 몽글몽글함이 살아있는 순두부와 부드러운 모두부가 완성됐는데요.

갓 만든 따끈따끈한 두부를 보니 군침이 도네요.

["엄청 고소한데요. 따끈따끈하고, 약간 짭조름한 맛도 나는 거 같아요."]

두부를 만든 후 이들이 어디론가 향합니다.

본격적인 손님을 맞기 전에 신선한 식자재를 구매한다고 하는데요.

어느 것 하나도 허투루 넘어가지 않습니다.

[강리혁/식당 운영 탈북민 : "아무리 같은 거라도 신선도가 있잖아요. 최고로 괜찮은 거 최대한 깔끔한 거로 골라서 사고 있어요."]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 장사 준비가 이제야 끝났습니다.

아직은 어설프고 부족한 모습의 초보 장사꾼이지만 열정만큼은 어디에 내놔도 빠지지 않습니다.

몽글몽글한 순두부처럼 탈북민들의 꿈도 몽글몽글 피어납니다.

점심시간이 되자 식당 직원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입니다.

뚝배기에서는 순두부찌개가 보글보글 끓고, 손님상으로 나가기 바빴는데요.

음식을 앞에 둔 손님들의 표정이 밝습니다.

[이혜연/손님 : "정말 맛있어요. 되게 고소하고 부드럽고 맛있어요. 앞으로 자주 와서 먹을 거 같아요."]

[김주성/손님 : "저도 북에서 왔거든요. 북에 있을 때 두부를 많이 먹었는데 그땐 두부가 먹기 싫었는데, 대한민국에선 감칠맛으로 살아난 그런 느낌이에요."]

["빨리 식사해요."]

한바탕 손님들이 지나간 뒤 직원들이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모였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네 맛있게 드세요.)"]

처음 식당을 열 때부터 사장님과 함께한 김진명 씨!

오늘은 손님이 많지 않아 힘이 나질 않는다고 하네요.

[김진명/식당 직원 : "다른 이유로 손님이 없을 때가 힘들고, 많으면 더 에너지도 나고 더 재미있게 잘하는 거 같습니다."]

다들 비슷한 경험을 한 덕분일까요? 힘들 때면, 서로를 의지한다고 하는데요.

직원들은 순두붓집을 기반으로 또 다른 미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김진명/식당 직원 : "저도 더 열심히 해서 빠른 시일 내에 저도 창업을 해서 보란 듯이 멋있게 사는 게 목표입니다."]

강리혁 씨 또한 순두붓집을 차렸을 때의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다짐합니다.

[강리혁/식당 운영 탈북민 : "지금은 어렵지만 앞으로 우리 직원들이 직접 식당을 가질 수 있도록, 체인점 2호점 3호점 이렇게 내서 지금은 직원이지만, 앞으론 사장이 돼서 자체로 운영할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가게끔 노력할 겁니다."]

탈북민들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 문을 연 순두붓집!

어려움 속에서도 서로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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