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안전 인사이드] 화재에 무방비 주택…“경보기만 달아도”

입력 2019.12.15 (07:09) 수정 2019.12.15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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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불이 났을때 초기 1분동안 대응이 중요하다고 하죠.

소화기 한대가 소방차 1대와 맞먹는 역할을 하고, 화재경보기가 일찍 울려 대피할 시간을 번다면 소중한 목숨도 구할 수 있습니다.

특히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과는 달리 단독주택의 경우 화재에 대비한 소방시설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곳이 많은데요.

경보기의 경우 2년전부터는 설치가 의무화 됐고, 설치 비용이나 방법도 간단하지만 설치율은 30%대에 그친다고 합니다.

난방기 사용이 늘고 있는 요즘, 아직 경보기 설치하지 않으신 분들은 이 방송 보시고 꼭 설치하시는게 좋겠습니다.

[리포트]

한 주택 창문으로 시뻘건 불길과 함께 검은 연기가 치솟습니다.

소방대가 출동해 진압해보지만 불길은 쉽게 잡히지 않습니다.

서울의 한 단독주택에서 발생한 불인데요.

지난 5년간, 단독이나 연립주택 등에서 발생한 주택화재는 전체 화재의 약 18퍼센트.

그러나 사망자 비율은 전체 화재 사망자 수의 절반에 가까울 정도로 피해가 큽니다.

[진용기/서울소방재난본부 화재조사관 : "단독주택이나 연립주택 같은 경우에는 소방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대상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잠을 자다가 화재가 났을 때 화재를 인지하는 시간이 늦어지기 때문에 인명피해 발생에 좀 취약합니다."]

실제로 최근 5년간 시간대별 주택화재 통계를 보면, 오후에 가장 많은 사고가 발생했지만 사망자 수는 한밤중에 가장 많았는데요.

특히 날씨가 추워지면서 야간에 전열기 등 난방기구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화재가 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화재로 인한 피해를 줄이려면 불이 난 사실을 빨리 아는 것과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한데요.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주택용 소방시설입니다.

수동으로 조작하는 소화기와, 화재를 감지하면 자동으로 경보음이 울리는 단독경보형감지기가 있는데요.

[박미진/영등포소방서 소방교 : "단독경보형감지기란 화재가 발생하면 열이나 연기를 감지해서 감지기 그 자체에서 85데시벨(dB) 이상의 시끄러운 소리를 울려줘 화재를 신속하게 인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화재경보시설입니다."]

그렇다면 단독경보형감지기는 얼마나 빨리 화재를 감지할까요.

실제 연기가 나오는 깡통을 피워 실험을 해봤는데요.

불이 난지 14초 만에 요란하게 경보가 울립니다.

실제로 단독경보형감지기가 인명피해를 막은 사례도 있는데요.

혼자 살던 80대 할머니의 집 주방에서 불이 나자 천장에 설치된 단독경보형감지기가 울리기 시작했습니다.

평소 귀가 어두웠던 할머니는 경보음을 듣지 못했지만 이웃 주민이 듣고 신고한 덕분에 피해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이웃 주민/2018년 11월 : "너무 소리가 오랫동안 나니까 저는 무슨 일인가 하고 문을 열고 나갔더니 화재경보음도 울리면서 연기도 나고 해서 신고하게 됐어요."]

단독경보형감지기의 효과를 인정해 지난 2017년 2월부터 모든 주택에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법이 개정됐는데요.

하지만 아직까지 10곳 가운데 6~7곳은 이런 소방시설이 설치돼 있지 않습니다.

[최영수/영등포소방서 소방위 : "단독경보형감지기는 대형마트나 온라인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해 설치할 수 있고 홀몸노인이나 기초생활수급자 등 화재 취약 계층은 일선 소방서의 지원으로 무상으로 설치할 수 있습니다."]

설치 방법도 비교적 간단합니다.

우선 본체를 분리해 전원 선을 포트에 연결하고 나사를 이용해 천장에 단단히 고정하면 되는데요.

이후 점검 버튼을 눌러 정상적으로 작동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배터리는 10년 정도 사용 가능한데요.

한 달에 한 번 스위치를 눌러 점검하면 됩니다.

[최영수/영등포소방서 소방위 : "단독경보형감지기에는 열 감지 방식과 연기 감지 방식이 있습니다. 가급적 방이나 거실 등 구획마다 설치하는 것을 권장하는데요. 방이나 거실에는 화재 발생 시 좀 더 빨리 울리는 연기 감지 경보기를, 오작동을 막기 위해 주방에는 열 감지 경보기를 설치하는 게 좋습니다."]

화재 취약 계층은 관할소방서 예방과에 문의하면 무상으로 설치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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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난·안전 인사이드] 화재에 무방비 주택…“경보기만 달아도”
    • 입력 2019-12-15 07:10:24
    • 수정2019-12-15 07:16:59
    KBS 재난방송센터
[앵커]

불이 났을때 초기 1분동안 대응이 중요하다고 하죠.

소화기 한대가 소방차 1대와 맞먹는 역할을 하고, 화재경보기가 일찍 울려 대피할 시간을 번다면 소중한 목숨도 구할 수 있습니다.

특히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과는 달리 단독주택의 경우 화재에 대비한 소방시설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곳이 많은데요.

경보기의 경우 2년전부터는 설치가 의무화 됐고, 설치 비용이나 방법도 간단하지만 설치율은 30%대에 그친다고 합니다.

난방기 사용이 늘고 있는 요즘, 아직 경보기 설치하지 않으신 분들은 이 방송 보시고 꼭 설치하시는게 좋겠습니다.

[리포트]

한 주택 창문으로 시뻘건 불길과 함께 검은 연기가 치솟습니다.

소방대가 출동해 진압해보지만 불길은 쉽게 잡히지 않습니다.

서울의 한 단독주택에서 발생한 불인데요.

지난 5년간, 단독이나 연립주택 등에서 발생한 주택화재는 전체 화재의 약 18퍼센트.

그러나 사망자 비율은 전체 화재 사망자 수의 절반에 가까울 정도로 피해가 큽니다.

[진용기/서울소방재난본부 화재조사관 : "단독주택이나 연립주택 같은 경우에는 소방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대상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잠을 자다가 화재가 났을 때 화재를 인지하는 시간이 늦어지기 때문에 인명피해 발생에 좀 취약합니다."]

실제로 최근 5년간 시간대별 주택화재 통계를 보면, 오후에 가장 많은 사고가 발생했지만 사망자 수는 한밤중에 가장 많았는데요.

특히 날씨가 추워지면서 야간에 전열기 등 난방기구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화재가 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화재로 인한 피해를 줄이려면 불이 난 사실을 빨리 아는 것과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한데요.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주택용 소방시설입니다.

수동으로 조작하는 소화기와, 화재를 감지하면 자동으로 경보음이 울리는 단독경보형감지기가 있는데요.

[박미진/영등포소방서 소방교 : "단독경보형감지기란 화재가 발생하면 열이나 연기를 감지해서 감지기 그 자체에서 85데시벨(dB) 이상의 시끄러운 소리를 울려줘 화재를 신속하게 인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화재경보시설입니다."]

그렇다면 단독경보형감지기는 얼마나 빨리 화재를 감지할까요.

실제 연기가 나오는 깡통을 피워 실험을 해봤는데요.

불이 난지 14초 만에 요란하게 경보가 울립니다.

실제로 단독경보형감지기가 인명피해를 막은 사례도 있는데요.

혼자 살던 80대 할머니의 집 주방에서 불이 나자 천장에 설치된 단독경보형감지기가 울리기 시작했습니다.

평소 귀가 어두웠던 할머니는 경보음을 듣지 못했지만 이웃 주민이 듣고 신고한 덕분에 피해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이웃 주민/2018년 11월 : "너무 소리가 오랫동안 나니까 저는 무슨 일인가 하고 문을 열고 나갔더니 화재경보음도 울리면서 연기도 나고 해서 신고하게 됐어요."]

단독경보형감지기의 효과를 인정해 지난 2017년 2월부터 모든 주택에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법이 개정됐는데요.

하지만 아직까지 10곳 가운데 6~7곳은 이런 소방시설이 설치돼 있지 않습니다.

[최영수/영등포소방서 소방위 : "단독경보형감지기는 대형마트나 온라인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해 설치할 수 있고 홀몸노인이나 기초생활수급자 등 화재 취약 계층은 일선 소방서의 지원으로 무상으로 설치할 수 있습니다."]

설치 방법도 비교적 간단합니다.

우선 본체를 분리해 전원 선을 포트에 연결하고 나사를 이용해 천장에 단단히 고정하면 되는데요.

이후 점검 버튼을 눌러 정상적으로 작동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배터리는 10년 정도 사용 가능한데요.

한 달에 한 번 스위치를 눌러 점검하면 됩니다.

[최영수/영등포소방서 소방위 : "단독경보형감지기에는 열 감지 방식과 연기 감지 방식이 있습니다. 가급적 방이나 거실 등 구획마다 설치하는 것을 권장하는데요. 방이나 거실에는 화재 발생 시 좀 더 빨리 울리는 연기 감지 경보기를, 오작동을 막기 위해 주방에는 열 감지 경보기를 설치하는 게 좋습니다."]

화재 취약 계층은 관할소방서 예방과에 문의하면 무상으로 설치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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