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의 눈] ‘先 반환 後 협의’…美 오염 정화 비용 부담은 의문

입력 2019.12.11 (21:39) 수정 2019.12.12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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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강원도 원주에 있는 캠프 이글과 캠프 롱, 인천 부평의 캠프 마켓과 경기도 동두천의 캠프 호비 쉐아 사격장.

4곳 모두 2009년에서 2011년 사이 반환이 결정돼 폐쇄된 주한미군 기지입니다.

하지만 기지 오염 정화 책임 문제를 놓고 한미 양국의 공방이 이어지면서, 반환이 길게는 10년 넘게 미뤄져 왔습니다.

한미 양국이 오늘(11일) 이 미군기지 4곳을 즉시 한국에 반환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와 함께 서울 용산 미군기지 반환을 위한 협의 절차도 개시하기로 했습니다.

미군기지 즉시 반환은 지역주민들의 오랜 요구를 ​고려한 결정이라고 정부는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미군기지를 먼저 반환받고, 오염 정화 책임 문제는 나중에 협의하기로 했다는 점에서 결국, 한국이 부담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박민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미군기지 4곳의 반환이 그동안 지연된 이유는 오염 책임 문제 때문이었습니다.

정부는 미군 주둔으로 인해 환경오염이 발생했고, 미군이 정화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미군은 책임이 없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향후 오염정화 책임 등에 관해 협의를 지속한다는 조건을 달고, 먼저 기지 반환을 택했다는 게 정부 설명입니다.

정화 비용은 우선 정부가 부담하고 앞으로 미국과 비용 분담을 협의하기로 했습니다.

[임찬우/국무조정실 주한미군기지이전지원단장 : "오염 확산 가능성과 경제적 사회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당 지역에서 조기 반환 요청이 끊임없이 제기돼 온 상황을 고려하여..."]

반환된 4개 기지는 기름과 중금속 등으로 오염됐고, 환경 오염을 정화하는 데 1,100억 원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문제는 지금까지 미국이 해외 미군기지의 오염 정화 비용을 부담한 적이 없다는 점입니다.

미국은 소파(SOFA) 규정에 따라 시설을 원상 회복해야 할 의무가 없고, 오염 정도도 심하지 않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향후 미국과의 오염 정화 책임 협의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서재철/녹색연합 전문위원 : "반환 이후에 환경 협의 하겠다는 것은 현재 소파 조항에선 현실적이지도 않고 '우리가 부담하겠다'라는 것을 전제로 한 협상과 결과 발표가 아닌가 싶습니다."]

한미 양국은 용산 미군기지 반환 절차 개시도 합의했습니다.

정부는 2005년 발표한 용산공원 조성계획이 지연되지 않도록 환경조사 등 협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용산기지가 실제 반환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거라는 게 정부의 설명입니다.

KBS 뉴스 박민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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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의 눈] ‘先 반환 後 협의’…美 오염 정화 비용 부담은 의문
    • 입력 2019-12-11 21:40:45
    • 수정2019-12-12 00:3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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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강원도 원주에 있는 캠프 이글과 캠프 롱, 인천 부평의 캠프 마켓과 경기도 동두천의 캠프 호비 쉐아 사격장.

4곳 모두 2009년에서 2011년 사이 반환이 결정돼 폐쇄된 주한미군 기지입니다.

하지만 기지 오염 정화 책임 문제를 놓고 한미 양국의 공방이 이어지면서, 반환이 길게는 10년 넘게 미뤄져 왔습니다.

한미 양국이 오늘(11일) 이 미군기지 4곳을 즉시 한국에 반환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와 함께 서울 용산 미군기지 반환을 위한 협의 절차도 개시하기로 했습니다.

미군기지 즉시 반환은 지역주민들의 오랜 요구를 ​고려한 결정이라고 정부는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미군기지를 먼저 반환받고, 오염 정화 책임 문제는 나중에 협의하기로 했다는 점에서 결국, 한국이 부담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박민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미군기지 4곳의 반환이 그동안 지연된 이유는 오염 책임 문제 때문이었습니다.

정부는 미군 주둔으로 인해 환경오염이 발생했고, 미군이 정화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미군은 책임이 없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향후 오염정화 책임 등에 관해 협의를 지속한다는 조건을 달고, 먼저 기지 반환을 택했다는 게 정부 설명입니다.

정화 비용은 우선 정부가 부담하고 앞으로 미국과 비용 분담을 협의하기로 했습니다.

[임찬우/국무조정실 주한미군기지이전지원단장 : "오염 확산 가능성과 경제적 사회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당 지역에서 조기 반환 요청이 끊임없이 제기돼 온 상황을 고려하여..."]

반환된 4개 기지는 기름과 중금속 등으로 오염됐고, 환경 오염을 정화하는 데 1,100억 원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문제는 지금까지 미국이 해외 미군기지의 오염 정화 비용을 부담한 적이 없다는 점입니다.

미국은 소파(SOFA) 규정에 따라 시설을 원상 회복해야 할 의무가 없고, 오염 정도도 심하지 않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향후 미국과의 오염 정화 책임 협의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서재철/녹색연합 전문위원 : "반환 이후에 환경 협의 하겠다는 것은 현재 소파 조항에선 현실적이지도 않고 '우리가 부담하겠다'라는 것을 전제로 한 협상과 결과 발표가 아닌가 싶습니다."]

한미 양국은 용산 미군기지 반환 절차 개시도 합의했습니다.

정부는 2005년 발표한 용산공원 조성계획이 지연되지 않도록 환경조사 등 협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용산기지가 실제 반환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거라는 게 정부의 설명입니다.

KBS 뉴스 박민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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