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중국발 미세먼지 ‘비상’

입력 2019.10.21 (08:06) 수정 2019.10.21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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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가을 하늘 참 좋았죠.

여기 저기 SNS에 올라오는 풍경 사진은 마음 속까지 깨끗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토록 파랬던 하늘이 어제는 이렇게 달라졌습니다.

한강 잠수교에서 바라본 서초구 일대가 뿌연 하늘에 갇혀 버렸습니다.

맑은 여름을 지나며 잠시 잊고 지낸 미세먼지가 돌아온 것입니다.

기상청 예보대로, 서울에 '나쁨' 수준의 고농도 미세먼지가 나타나는 건 지난 7월 중순 이후 100여일 만입니다.

이번 역시 중국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우선, 중국에서 추수 후 남은 농작물 쓰레기를 태우면서 미세 먼지 배출량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여기에 지난 19일 몽골 남부와 중국 북부에서 황사가 발생했는데, 이 중 일부가 서풍을 타고 넘어와 미세 먼지로 유입되면서 어제부터 농도가 높아졌습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오늘도 중국에서 미세먼지가 들어올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오늘 오후 시베리아 고기압이 확장해 중국 동북 지역에 위치한 미세먼지 띠를 아래로 밀어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미세먼지는 북한을 거쳐 우리나라까지 내려올 전망인데, 어제보다 더 고농도일 것으로 분석됐고요,

내일 아침에 정점을 찍을 거란 예봅니다.

이걸로 끝이면 좋으련만, 다음달부터 중국이 난방 가동을 시작하면 더 심한 미세 먼지가 우리나라로 넘어오게 됩니다.

말 그대로 첩첩산중입니다.

[유승광/환경부 대기환경정책과장 : "겨울철과 이른 봄철에 고농도 미세먼지가 잦아지고 있습니다. 12월과 4월까지는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도입해서 미세먼지 발생의 강도와 빈도를 낮추는 작업을 역점적으로 추진하고요."]

이제 다시, 미세먼지와의 전쟁을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있으면 좋고 없으면 그만이던 환경제품들이 어느덧 생필품으로 굳어진 분위긴데요,

요즘은 중국산 공기청정기까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 1월 소형 가전 온라인 쇼핑몰에서 유독 많이 팔린 공기청정기는 중국산 샤오미제품입니다.

시장점유율이 20%를 넘었습니다.

샤오미는 최첨단 미세 먼지 마스크까지 개발해 팔고 있습니다.

마스크 안쪽에 미세 먼지 필터를 달고 미니 환풍기를 돌려 내외부 공기를 순환시키는 방식인데 가격이 2만원댑니다.

샤오미를 포함해 지난해 한국에서 해외 직구로 들여온 중국산 공기청정기는 29만대로 1년 새 11배나 늘었습니다.

이 모든 게 중국발 미세 먼지 공포 때문이니, 중국이 한국에 병도 주고 약도 팔고 있는 셈입니다.

이런데도 중국은 여전히 미세먼지 책임론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중국 생태환경부는 "서울의 미세먼지는 현지에서 배출된 것"이라고 주장했고 심지어 "중국 탓만 하다가는 미세먼지를 줄일 절호의 기회를 놓칠 거란" 발언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루캉/중국 외교부 대변인/지난 3월 6일 : "이틀간 서울의 초미세먼지(PM 2.5) 농도가 147㎍/㎥에 달했다는 보도를 봤지만, 베이징은 그렇게 심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올해 초 우리나라 법원행정처가 시민단체가 제기한 미세먼지 손해배상과 관련해 중국 정부에 한·중 조약 관련 서류를 보냈지만, 중국 측은 서류를 뜯어 보지도 않은 채 반송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의 미세먼지에 국내 먼지가 혼합된 것도 사실입니다만, 상당 부분이 중국에서 날아온다는 근거 자료는 꾸준히 축적돼 왔습니다.

우리 정부와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의 미세먼지 공동 연구에서는 국내 미세먼지의 48%가 우리나라 밖에서, 그 중 34%는 중국에서 왔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다음달에는 동북아시아의 대기오염 물질 이동과 관련한 한·중·일 공동연구보고서가 공개될 예정이라 하니, 미세먼지, 과연 누구 탓이 큰지 과학적 근거가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빅데이터 분석 결과 지난 5년간(2013~2017년) 우리 사회 키워드 순위에서 미세먼지는 19위에서 6위로 급상승했습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등으로 관심이 집중됐던 '방사능'을 제치고 환경 분야 최고의 관심사로 떠올랐습니다.

미세먼지와의 연관검색어에는 목이 아프다, 기침, 비염 외에도 우울증이 있었습니다.

미세먼지로 인한 우리 국민들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케 합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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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아온 중국발 미세먼지 ‘비상’
    • 입력 2019-10-21 08:07:39
    • 수정2019-10-21 09: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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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가을 하늘 참 좋았죠.

여기 저기 SNS에 올라오는 풍경 사진은 마음 속까지 깨끗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토록 파랬던 하늘이 어제는 이렇게 달라졌습니다.

한강 잠수교에서 바라본 서초구 일대가 뿌연 하늘에 갇혀 버렸습니다.

맑은 여름을 지나며 잠시 잊고 지낸 미세먼지가 돌아온 것입니다.

기상청 예보대로, 서울에 '나쁨' 수준의 고농도 미세먼지가 나타나는 건 지난 7월 중순 이후 100여일 만입니다.

이번 역시 중국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우선, 중국에서 추수 후 남은 농작물 쓰레기를 태우면서 미세 먼지 배출량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여기에 지난 19일 몽골 남부와 중국 북부에서 황사가 발생했는데, 이 중 일부가 서풍을 타고 넘어와 미세 먼지로 유입되면서 어제부터 농도가 높아졌습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오늘도 중국에서 미세먼지가 들어올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오늘 오후 시베리아 고기압이 확장해 중국 동북 지역에 위치한 미세먼지 띠를 아래로 밀어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미세먼지는 북한을 거쳐 우리나라까지 내려올 전망인데, 어제보다 더 고농도일 것으로 분석됐고요,

내일 아침에 정점을 찍을 거란 예봅니다.

이걸로 끝이면 좋으련만, 다음달부터 중국이 난방 가동을 시작하면 더 심한 미세 먼지가 우리나라로 넘어오게 됩니다.

말 그대로 첩첩산중입니다.

[유승광/환경부 대기환경정책과장 : "겨울철과 이른 봄철에 고농도 미세먼지가 잦아지고 있습니다. 12월과 4월까지는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도입해서 미세먼지 발생의 강도와 빈도를 낮추는 작업을 역점적으로 추진하고요."]

이제 다시, 미세먼지와의 전쟁을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있으면 좋고 없으면 그만이던 환경제품들이 어느덧 생필품으로 굳어진 분위긴데요,

요즘은 중국산 공기청정기까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 1월 소형 가전 온라인 쇼핑몰에서 유독 많이 팔린 공기청정기는 중국산 샤오미제품입니다.

시장점유율이 20%를 넘었습니다.

샤오미는 최첨단 미세 먼지 마스크까지 개발해 팔고 있습니다.

마스크 안쪽에 미세 먼지 필터를 달고 미니 환풍기를 돌려 내외부 공기를 순환시키는 방식인데 가격이 2만원댑니다.

샤오미를 포함해 지난해 한국에서 해외 직구로 들여온 중국산 공기청정기는 29만대로 1년 새 11배나 늘었습니다.

이 모든 게 중국발 미세 먼지 공포 때문이니, 중국이 한국에 병도 주고 약도 팔고 있는 셈입니다.

이런데도 중국은 여전히 미세먼지 책임론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중국 생태환경부는 "서울의 미세먼지는 현지에서 배출된 것"이라고 주장했고 심지어 "중국 탓만 하다가는 미세먼지를 줄일 절호의 기회를 놓칠 거란" 발언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루캉/중국 외교부 대변인/지난 3월 6일 : "이틀간 서울의 초미세먼지(PM 2.5) 농도가 147㎍/㎥에 달했다는 보도를 봤지만, 베이징은 그렇게 심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올해 초 우리나라 법원행정처가 시민단체가 제기한 미세먼지 손해배상과 관련해 중국 정부에 한·중 조약 관련 서류를 보냈지만, 중국 측은 서류를 뜯어 보지도 않은 채 반송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의 미세먼지에 국내 먼지가 혼합된 것도 사실입니다만, 상당 부분이 중국에서 날아온다는 근거 자료는 꾸준히 축적돼 왔습니다.

우리 정부와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의 미세먼지 공동 연구에서는 국내 미세먼지의 48%가 우리나라 밖에서, 그 중 34%는 중국에서 왔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다음달에는 동북아시아의 대기오염 물질 이동과 관련한 한·중·일 공동연구보고서가 공개될 예정이라 하니, 미세먼지, 과연 누구 탓이 큰지 과학적 근거가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빅데이터 분석 결과 지난 5년간(2013~2017년) 우리 사회 키워드 순위에서 미세먼지는 19위에서 6위로 급상승했습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등으로 관심이 집중됐던 '방사능'을 제치고 환경 분야 최고의 관심사로 떠올랐습니다.

미세먼지와의 연관검색어에는 목이 아프다, 기침, 비염 외에도 우울증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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